인간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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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박이
작품등록일 :
2024.08.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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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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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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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15화



우리 같은 존재가 감정이란 것이 저렇게 살아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리 오래 살아도 감정이 아직 살아있을 수 있구나.


나는 그런 것을 잊은 지 오래 된 것 같은데, 이승에서 오래 살면 나도 다시 살아날까?

나는 그 순간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필요 없다.

나의 이득을 위해서 감정은 그저 쓸모 없는 감정이다.

그 것뿐만 아니라, 더 좋은 방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하지만 저렇게 감정이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 할 뿐이다.

민이가 이미 방을 나갔으니, 나 또한 더 이상 미르와 할 이야기가 없으니 방에서 나가려 했다.


"잠시만, 기다려."

미르가 나를 붙잡았다.


"왜? 너랑 나는 할 이야기가 없는 걸로 아는데?"

하지만 미르의 표정을 보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분명히 나는 지금 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더 좋은 것이다.

하지만 왜 이러지. 민이와 미르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상하게 일단은 듣게 된다.


"하."


나는 한 숨을 내쉬었고, 다시 자리에 편하게 앉았다.

"그래서 할 이야기가 뭔데."


이제는 귀찮다는 듯 한 자세를 취했지만 미르는 그런 자세는 딱히 신경을 쓰지 않으며

"민이를 미워 하지 말아줘."


나의 표정은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고작 저런 말을 하려고 나의 발을 잡은 것인가?

그리고 그런 표정까지 지으면서?


나를 놀리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지?

내가 더 뭐라 하려 할 때, 미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것도 뭐라 할 수 없게 만드는 표정을 지으면서,

"우리가 아는 모습이랑 많이 달라졌으니까, 저러는 거야."

"누가? 내가? 나는 그대로인데."

"그래, 너는 그대로야."


이상하게 저 말에 불편함을 느꼈다.

"나는 네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너는 과거에 나랑 아는 사이였나?"


미르는 나의 질문에 웃으며 답을 하지 않았다.

미르 또한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참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 착각이겠지.

호랑이까지는 그렇다 쳐도 용까지?


예의는 하나 씩 존재하는 법이다.

하지만 예외가 하나가 아니다?


그건 더 이상 예외가 아니게 된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한반도의 영물들이 많이 변했나?"

"우리만 이런 것이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미르는 눈을 감아버렸고, 나는 그런 반응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그냥 어색한 시간이 흘렀고, 내가 질문의 주제를 돌렸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

"뭔데."

"15팀은 왜 만든 거야?"


미르는 눈을 뜨며 대답했다.

"무슨 질문이지? 회사에서 팀을 만드는 데 필요에 의해서 만드는 것이지."

"모순이 있는데? 회사는 이득을 우선 시 하지 않나? 그럼 15팀의 존재는 회사에 이득이 아니지. 웅남 팀장은 인간 치고는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배후 또한 뛰어나다. 하지만 하람이는 아니지. 재능이 있다고 한 들 배후가 없다면 악귀를 상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회사는 15팀을 만들 바에는 웅남 팀장을 다른 유력한 팀에 보내고 하람이를 자르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지."


나의 말을 듣고, 미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맞아, 네 말이 맞지. 그래. 그게 맞아."


미르는 말을 계속 반복할 뿐이었고, 나는

"하람이가 재능이 있다면 너희가 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너희 정도 되면 많은 인간들에게 힘을 빌려줄 수 있잖아."


미르는 웃으며

"맞아, 하지만 그 말은 틀렸어. 우리 정도 되면 인간들에게 힘을 빌려주는 것이 힘들거든. 과거부터 연이 있던 존재가 아니라면 우리의 힘을 버틸 수 없지. 그리고 사용도 할 수 없어."

"그런가."

"아기에게 칼을 준다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그런 거야, 전생에 인연이 없다면 우리의 힘을 받아봤자 아기가 칼을 휘두르는 것 밖에 안돼."

"아기는 칼을 휘두를 수 없는데."


미르는 나를 노려보듯 짧게 시선을 주었고,

"그러니 인간들이 우리의 힘을 받을 수 없는 거지."

"그럼 하람이는 너희 말로는 재능은 있는데 왜 배후가 없는 건데."

"네가 하람씨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네."


미르는 옅게 웃었지만, 나는

"그냥 팀에 약한 자가 있으면 내가 힘들어져서 그런 거다."

"그렇다고 치자. 아무튼 없는 이유라."


끼익.


눈가가 붉어 진 민이가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런 민이를 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미르 또한 민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민이는 그저 방 안에 들어와 다시 의자에 앉을 뿐이었다.


미르는 민이가 앉는 것까지 보고, 말을 이어갔다.

약간 어두워진 듯 보였고, 다시 밝아진 것 처럼 보이는 것이 반복 되었지만 어차피 내가 궁금한 것은 저런 미르의 표정이 아닌 하람이 어째서 배후가 없는 지에 대한 이유였다.


"조금 이야기가 길어질 거야."

"괜찮다. 어차피 우리에게 시간은 많지 않은가."


그 말을 들은 미르와 방에 들어와 계속 고개를 돌리고 있던 민이의 표정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민이는 그렇다 치고, 미르는 어떻게 든 표정의 변화를 버텼던 자이다.


그런데 저런 반응을 보인다고? 그것도 둘 다?

그 뒤로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미르는 그저 말을 이어갔다.

"하람이의 전생으로 가야 해."

"너희는 전생을 알고 있나?"

"그때 하람이와 알고 지낸 사이었으니까."


미르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하는 듯 보였고, 다시 눈을 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때, 하람이에게는 지금의 오늘이에게는 나와 같은 이가 하나 있었지. 그 자는 어리고 거지로 살고 있던 하람이를 주워 집에서 키웠어. 그 때 무슨 생각으로 키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르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자신의 추억에 잠긴 듯이.

"그렇게 몇 년을 같이 살면서 하람이는 점점 성장하였고, 그 자도 점점 인간에 대해서 배워가며 인간들의 감정 등 모든 것을 하람이에게 배웠지. 그 자도 점점 웃는 일이 많아졌고, 우리에게 자랑까지 했었지.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계속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일이 생긴 것이지."

"무슨 일이?"

"하람이가 죽었네."

"그게 무슨 말이지?"

"하람이가 살던 곳. 즉 그 자의 집이 있던 곳의 지역에서 가장 강한 세를 가진 귀족이 있었네. 하필 그 귀족의 망나니 자식에게 걸려 죽었네."

"정확한 이유는 모르는 건가?"

"우리 또한 그 일에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너무 과거의 일이기도 하고 그 이유를 알 수도 없었지."


미르의 마지막 말이 이상했다.

"알 수 없었다? 이 한반도 위에서 너희가 할 수 없는 것이 있나?"

"있었지. 하람이가 죽고 다시 돌아 온 자가 한반도를 멸하려 했으니."

"그게 가능하면 상제거나, 염라 겠지. 한반도 위에 있는 자들은 그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너희가 가장 잘 알지 않나?"

"그래, 하지만 그 자는 그걸 하려 했다는 것이지. 자신의 연인을 지키지 못했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았다, 자리를 비운 자신에 대한 분노 등 모든 것 때문에 그 자의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근데 그 때 그 자를 막을 수 있던 건 우리 둘 밖에 없었으니, 아무런 정보도 모른 채 우리는 막을 수밖에 없었지. 자신의 목숨을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덤비는 상대를."


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멍청한 놈이 있다면 바로 죽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 들 두 명을 상대로 한다면 그리고 죽인다면 쉽게 막을 수 있었을 것을."


민이는 완전히 고개를 숙였고, 미르는 쓰게 웃으며

"우리의 친구였으니까. 우리의 손으로 죽일 수 없었다. 아무리 정신이 나가버렸어도 분노에 눈이 멀어버렸어도 친구니까 죽일 수 없었다. 그저 막을 수밖에 없었지."

"이렇게 보면 너희도 멍청이들 이군. 너희를 죽이려는 상대가 친구라고? 그런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우리들 같은 존재에게 친구는 있을 수 없다. 그저 이득 때문에 가지는 관계일 뿐."

"그래, 지금의 너는 그렇게 보고 있구나."

"지금?"


미르는 나의 말을 듣지도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 때문에 많은 인간들이 죽었다. 귀족가는 멸했고, 그 지역의 사람들은 우리의 싸움 때문에 죽음을 마지 했지. 많은 사람이 죽으니 저승에서는 그 자를 없앨 수밖에 없었다. 수 많은 저승 사자들이 소멸하고 다치며 그 자를 데리고 갔고, 그 이후는 우리도 모르지. 그 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지금 이승에 왔을 수도 있지."

"그래서 그 자 때문에 하람이가 배후를 못 얻는 다는 것이지?"

"맞아."


드디어 나의 질문의 답을 얻었다.

이 답을 얻기 위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은 것이지.


지끈.

"후."

갑자기 아파 온 가슴 때문에 표정이 구겨졌고, 이상하게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럼 그 자를 찾아서 그 자에게 하람의 배후가 되게 해라. 그리고 그 자에게 교육 시켜. 나에게 시키지 말고. 너희라면 찾을 수 있잖아."


그 말에는 둘 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나를 바라볼 뿐이었고, 나는 그 시선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아무런 힘도 없는 그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었지만, 이상하게 무거웠고, 몸이 떨렸다.


이래서 싫다. 나를 제외한 다른 존재들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나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며, 최선의 선택을 못하게 된다.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민이와 미르는 내가 나갈 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닌가, 무슨 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신경을 쓸 것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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