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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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4.08.26 21:52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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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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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폭죽과 별(3)

DUMMY


북문이 정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황금빛 빛이 몇 차례 번쩍였다.


3층이 클리어됐다는 신호였다.


도한과 별, 그리고 수진 일행은 북문에서 내려와 함멜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함멜도 클리어 후에 마을 중앙에서 다시 대장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별아!”


함멜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별이에게 달려왔다. 별이도 함멜에게 달려가 그를 꽉 안았다.


별이 몬스터들이 막 등장한 곳 근처 오두막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도한이 달려나가긴 했지만, 지난 5년간 유일하게 자신과 같이 기억을 잃지 않으며 지낸 소중한 제자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마음 졸이고 있었다.


심지어 클리어를 알리는 황금빛이 하늘을 가득 물들였을 때도 함멜은 기뻐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클리어가 아니라 별이었으니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존재는 함멜에게 부담스럽고 불편한 존재였다.


종족이 달랐고, 태어난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애초에 어린 인간 아이를 맡아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 별을 만났을 땐 매일 매일이 불편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무너져도 다시 나타나는 이 마을의 안위 따위보다 이 인간 소녀 한 명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됐다. 자신의 모든 기술을 알려줘도 아깝지 않은 그런 진짜 제자가 되어버렸다.


별은 함멜을 바라보며 밝게 웃으며 말했다.


“촌장님! 제가 한 건 했어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별을 보면서 함멜은 그녀가 참 반짝이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정말 저 하늘 위에 떠있는 별처럼.


구름에 가려서 안보일 때도 있지만, 언제든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는 그런 별 말이다.


“그래... 봤다. 마을 중앙에서도 보이더구나. 엄청 큰 폭죽 너가 한 거겠지?”


함멜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의 얼굴엔 지금껏 잘 보인 적이 없는 어색하지만 따스한 미소가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고맙네. 정말 고마워.”


함멜이 도한과 수진 일행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한 명의 제자를 둔 스승의 깊은 감사를 담아서.





마을의 한 술집.


방어전이 끝나면 항상 성공적인 방어를 축하하는 축제가 열린다. 등반자들에게는 매번 반복되는 축제이지만, 마을 드워프들에게는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성대한 분위기의 축제가 진행된다.


사실 술판만 벌어지는 축제이지만 이 시기엔 항상 즐거운 웃음소리와 시끌벅적한 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이번 축제에는 지금까지는 비교도 안되는 숫자의 등반자들도 참여해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동안 3층은 공략이 지나치게 고착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공략이 정말 효율적이었으므로 수월했다 혹은 조금 어려웠다 정도의 느낌만 받을 뿐, 승리를 만끽하는 분위기는 멀어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새로운 공격 패턴에 더 많고 다양한 몬스터들.


등반자들은 그 자체로 모험가임과 동시에 도전자였다. 공략 난이도가 이 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지만, 그 높은 난이도가 이들에게 더 열의를 심었고 등반자들끼리 단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와는 달리, 처음 보는 문제 상황을 같이 헤쳐나가고 결국 승리해내면서 등반자들의 공략욕구를 충족시켜줬다.


그래서 지금 마을 곳곳의 술집에서 많은 등반자들이 정말 오랜만에 승리를 만끽하며 자리하고 있었다.


도한과 주원, 수진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건배~!”


수진이 큰 목소리로 잔을 들고 소리쳤다.


“술집을 통으로 빌려서 다행이지.”


주리가 신나게 술을 들이키는 수진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전투 때는 더 없이 냉철하고 차분해지지만 술자리에서는 항상 너무나 뜨거워지는 수진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술집을 통째로 빌렸다.


함멜이 아는 술집의 자리를 마련해준 것도 있지만, 대관비는 모두 [몽상가] 길드에서 부담했다.


“와 근데 술집 전체를 대관하다니 이런 경험은 처음이네요”


주원이 술을 홀짝거리며 말했다. 이번에 도한이 다급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북문 쪽에서의 활약을 놓쳐 아쉬웠지만, 도한이 북쪽에서 있었던 일을 어느 정도 요약해서 이야기 해줘서 [그림자] 길드에도 보고할 수 있었다.


아마 내일이면 북문을 도한과 [몽상가]길드 4명 만으로 막았다는 기사가 탑에 널리 퍼질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별에 대한 것은 쏙 빠져있었다. 도한이 주원에게 그 내용은 빼달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내용이 퍼진다면 그녀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려는 이들이 생길 수 도 있고 그러면 앞으로의 별의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럼~ [그림자] 길드 양반, 우리가 이정도 재력은 있거든 당신네들의 정보와는 다르게 말이야.”


술을 원샷하고 있던 지환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입안에 털어놓고 잔을 쾅하고 내려놓으며 주원에게 말했다.


그림자 길드에서 과거에 [몽상가] 길드를 유명 10대 길드 중 가장 재력이 부족한 길드로 꼽았었기 때문에 [그림자]길드에 호감이 낮은 지환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 그게...”


주원이 어쩔 줄 몰라하며 말을 더듬자, 방금까지 신나게 주리와 도한을 붙잡고 이야기하며 술을 마시던 수진이 지환을 사납게 노려보며 말했다.


“아까 도한씨가 한 이야기 못 들었어? 그림자 길드에서 일은 하고 있지만, 도한씨를 도와주고 있다니까? 그리고 우리가 제일 재력이 부족한 건 맞잖아. 뭘 그런 걸로 쪼잔하게 그래”


“크흠”


수진의 말에 지환은 멋쩍은 듯 헛기침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몽상가]길드가 가난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길드원 전체 규모가 작아서 그렇게 기사가 났을 뿐, 소수 정예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1인당 예산 규모는 다른 곳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나저나 감사합니다.”


도한의 옆자리에서 술을 홀짝이던 물을 다루는 검사 지호가 도한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도한은 고개를 저으며 별거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선뜻 내려와 도와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아니요. 이번엔 최소 A급 확정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고작 이정도 일로 A급 무기를 받는 건 솔직히 너무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네요.”


이번 3층 방어전에서 공적을 제일 많이 세운 사람은 역시 도한이었다. 공적 측정은 3층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지게 된 시스템이었는데 도한은 단 2방으로 수천의 병력을 날려버렸고 마지막에 트윈헤드 레드오우거까지 죽였으니 그의 공적치를 따라올 사람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도한은 1등 상품으로 부촌장에게 장비를 의뢰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도한은 1등 상품 장비를 [몽상가]길드에게 선물해주기로 결정했다.


처음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수진을 비롯한 주리, 지호, 지환은 모두 깜짝 놀라 도한을 말렸다. 물론 자신들이 도와주러 온 것은 맞지만, 사실 도한을 실제로 보고싶어서 온 목적이 컸고,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았는데 그에 비해 A급 장비는 너무나 과분한 선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한의 결정은 단호했다. 그는 그동안 [몽상가] 길드에서 자신의 편의를 여러 차례 봐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도한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자, 이들은 회의를 거쳤고 결국 지호가 장비를 받기로 했다.


수진은 이미 A급 장비가 있었고, 주리는 현재 자신의 장비를 마음에 들어했으며 지환의 경우 잘 쓰고 있는 대검 말고는 장비를 특별히 착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개인적으로라도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대가를 바라고 한 선물은 아니고 지금도 대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긍하지 않으면 지호가 계속해서 이런 저런 제안을 계속할 것 같아 도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한씨 4층 준비는 어떻게 할 예정이에요? 아무래도 준비를 좀 더 철저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


수진이 손에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도한에게 물었다.


3층에 뭔가 변수가 생겼다는 건 다른 층에서도 충분히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 당장은 등반자들이 저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지만, 아마 내일부터는 탑이나 지구나 꽤나 혼란스러워질 것이 분명했다.


지금까지 믿고 따랐던 공략집을 더 이상 맹신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으니까.


더군다나 4층의 경우 2층의 살아있는 미궁 보다 더 준비가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을 정도로 어려운 층이었다.


2층의 경우 도한이 클리어하기 전까진 미궁이 계속 변해 얼마나 오랫동안 미궁에 있어야 할지 몰라 식량 위주로 준비하느라 힘들었다면 4층은 오래 걸리진 않아도 준비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케이스였다.


4층은 [요정의 숲]


10M 정도 되는 나무가 빼곡하게 모여있는 울창한 숲으로 각종 몬스터들을 상대하며 한달간 버티면 자연스럽게 클리어가 되는 곳이었다.


원래는 죽음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몇 몇 등반자가 요정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탑이 열리고 3년 후에 요정의 숲이라고 이름이 바꾸어 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죽음의 숲으로 불렸던 이유가 바로 독충과 독초가 지천에 널려있기 때문이어서 해독재료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을 많이 준비해 가야했다.


물론 현지조달도 가능하다지만, 숲의 어느 곳으로 떨어질지 모르고 만약 준비를 안하고 갔다가 현지 조달이 안되면 목숨에 위험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다들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도한에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애초에 탑을 들어오기 전에, 수진이 준 공략집을 보면서 가장 쉬워 보였던 층이 4층이었다.


미세한 마나 조종 능력과 백염을 통해 얼마든지 독을 분해 배출할 자신이 있었다. 사일라 대륙에서도 어렵지 않게 해냈던 일들.


하지만 4층에 대한 걱정이 없는 이유는 대처 능력이나, 자신의 실력을 맹신해서가 아니었다.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말이죠.”


도한은 딱 거기까지만 말하고 술을 들이켰다. 오랜만에 녀석을 만날 생각을 하니 반가운 기분까지 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도한의 모습에 수진은 작게 미소짓고는 술을 주문했다.


그들이 머문 술집은 그날 밤 내내 불이 오랫동안 켜져 있었다.




“혀...형님. 그런데 정말 이렇게 준비를 안하고 와도 괜찮은 거 맞을까요? 솔직히 형님이야 강해서 그렇다 치신다지만 저는 불안합니다... 이제 식량도 거의 떨어져가는데요.”


주원이 이번에도 잔뜩 쫄아있는 얼굴로 도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불쌍한 표정까지 짓는 도한은 주원의 등짝을 한 대 쳤다.


“블랙 카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녀석이 고작 이정도로 징징댈거야?”


도한의 말에 주원은 주원은 억지로 시무룩해져있는 표정을 피느라 더욱 이상한 얼굴이 되었다.


이들은 현재 4층에 올라와있었다. 회식후에 3층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장비제작등의 이유로 1주일 정도의 시간이 더 있었고 도한과 주원은 함멜과 별이 있는 대장간에서 더 머물다가 4층에 올라왔다.


별이 자주 들려달라는 부탁을 했고, 함멜도 장비가 안 좋아지면 언제든지 봐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4층에 진입해서 1주일 째, 계속 별다른 말 없이 한 방향으로만 걷고 있는 도한이 불안한 주원이었다.


‘어제부터는 심지어 계속 같은 곳을 도는 것 같은데...’


차마 도한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던 주원이 꾹참다가 이제 말해야하나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도한이 자리에 멈춰서며 말했다.


“이제야 왔네. 마중이 너무 늦은 거 아니야?”


도한이 아무것도 없는, 아니 정확히는 지금까지 계속 보고다녔던 나무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혀..형님?”


갑자기 도한이 머리가 이상해진 건가 걱정이 되는 순간.


도한의 시선이 꽂혀있는 나무가 기이하게 일렁이더니 그곳에서 자신보다 더욱 죽을상을 짓고있는 요정이 한 마리 튀어나와 말했다.


“왜 너가 여기 있는거야...?”


요정은 항상 밝고 쾌활하기로 유명한 종족이었다. 그 특유의 웃음소리가 유명해 공략집에서도 요정이라는 종족을 ‘웃는 표정 말고는 본적이 없는 종족’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요정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은 미소조차 보이지 않는 울상을 짓고 도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4층 진입!!





글을 쓰다보면 이 이야기를 독자님들과 어서 나눴으면 하는 느낌이 매번 듭니다.





오늘도 이 글이 독자님들의 즐거운 하루에 아주 약간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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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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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작품명 변경 공지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 공략법> 24.09.01 18 0 -
공지 연재 시간 24.08.26 136 0 -
26 요정 마을의 위기(1) +1 24.09.18 31 2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48 3 12쪽
» 폭죽과 별(3) +2 24.09.16 59 3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64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72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73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88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94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1) +1 24.09.10 109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11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20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27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29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39 5 11쪽
12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58 6 12쪽
11 1층 클리어 24.09.03 168 5 12쪽
10 후회 24.09.02 175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83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95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94 7 12쪽
6 훈련소 24.08.29 217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31 7 13쪽
4 초월급 마나 24.08.27 245 10 13쪽
3 호랑이 배꼽 24.08.26 243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65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27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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