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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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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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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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마나

DUMMY

도한이 탁자 위에 올려놓은 것은 어떠한 무늬도 없는 야구공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보랏빛 구체였다.


그 어떠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보이는 완벽한 구체.


그리고 그게 뭔지는 수진도 알고 있었다.


“형상 변환 구체. 아무리 희귀한 거라지만 단단하고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거 말고는 특별한 점이 없는 물건인데···. 4층까지 가서 고작 그걸 받아왔다고요?”


“그것뿐만 아닙니다. 정순한 마나일수록 그 능력을 더욱 증폭시켜준다는 성질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물론 그렇긴 하죠. 하지만 이 구체가 의미 있게 쓰이려면 아직 공략되지 않은 최소 6층 정도의 순도 높은 마나가 있어야 할걸요? 많고 많은 A급 중에 왜 하필 이걸···!”


수진은 도한에게 답답해하며 쏘아대다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을 멈추며 도한을 바라봤다.


“저에겐 최고의 선택인 건 확실합니다. 이 장비에 얽힌 스토리도 마음에 들었구요.”


처음 이 장비, 형상 변환 구체를 보았을 때 이 장비에 대한 설명도 들었었다.


중세 시대 느낌이 나는 환경의 탑에서 나온 장비였는데,


그 탑의 세계에서 과거 네크로맨서이면서도 언데드를 많이 만들지 않고 자신이 만든 언데드보다 항상 앞장서서 싸웠다는, 이른바 [선봉의 네크로맨서]라고 불린 한 영웅이 있었다.


그 영웅은 이 구체를 활용해 수많은 무기를 번갈아 사용하며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하는 사악한 네크로맨서와 맞서 결국 승리를 얻어냈다고 했다.


도한은 이 구체가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유용하기도 했지만, 그 영웅이라 불린 이도 네크로맨서지만 지금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처럼 직접 앞에 나서서 싸웠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상 구원에는 큰 관심은 없지만.’


“뭐, 그건 그거고 오늘 보자고 하는 이유는 용건이 있어서입니다.”


도한이 구체를 다시 팔찌로 모양을 바꿔 착용하며 말했다. 본론이 나오자 수진도 자세를 고쳐 앉으며 도한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개인적으로 사용할 훈련실 같은 곳이 필요합니다.”


길드 가입 요청이 아니라 살짝 실망한 수진이었지만, 어찌 됐든 도한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그녀였기에 내색하지 않으며 물었다.


“개인 훈련실이라면 도한씨도 구할 수 있지 않나요? 아무리 돈은 안 받았다지만 기본 생활 지원금이나 주택이나 이런 것은 기본 사항으로 받았을 텐데요.”


도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런 곳 말고, 그 어떠한 기자나 다른 이들의 방해도 받지 않을 곳이 필요합니다. 한 달 정도 오로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최대한 빠를수록 좋습니다.”




수진은 속으로 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퇴원한 지 이제 겨우 하루다. 10년 만에 깨어났다는 소리를 들으면 세상 구경도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적응하느라 바쁠 텐데 곧바로 훈련하겠다니.


하지만 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훈련하는 건 좋은 생각은 아니에요.”


“...?”


“보통 등반자들은 탑 밖에서 따로 훈련을 진행하진 않습니다. 마나가 너무 탁하거든요. 마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죠. 신체활동 기술 심지어 정신력까지도. 그런데 지구는 마나가 너무나도 탁해요. 그래서 훈련을 해도 탑 안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수진의 말에 도한은 그녀가 줬던 자료에서 본 내용을 떠올렸다.


분명 그런 내용이 있긴 했었다.


순도 높은 마나를 몸에 가득 쌓으면, 그렇지 않은 마나보다 신체 능력도 좋아지고 같은 기술이어도 더 강력해진다는 것이 정설.


탑은 오르면 오를수록 그 마나의 순도가 높아지고, 1층이라고 하더라도 지구의 마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맑아서 (정확히는 지구의 마나가 터무니없이 탁한 것이지만) 등반자들은 모두 탑 안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그렇기에 수진도 탑 밖에서 훈련을 진행한다는 도한을 말리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나정제]는 마나가 아무리 탁해도 상관없었다. 탁한 마나라고 해도 그 태생이 질이 안 좋은 것이 아니다. 모든 마나는 순수한 힘을 가지고 있다.


환경오염이나 상황에 따라 얼마나 때를 많이 묻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 마나정제는 마나의 순수함을 한계까지 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오염도는 상관없었다.


물론 탁할수록 정제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긴 하지만, 탑 안에서 다른 등반자들과 엮여 귀찮음을 감내하는 것보단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 탑 밖에서 [마나정제]를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도한은 수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도한의 확고한 눈빛에 수진은 한숨을 쉬고는 몸을 의자 등받이에 털썩 기대며 말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보다 오래 잔 사람에게 제가 뭐라고 할 건 못되니까요. 오늘 당장 장소는 마련해드릴게요. 마침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는 곳들이 있어서요.”


도한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처음 깨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도움만 받네요. 고맙습니다. 저에게 큰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나중에 저도 꼭 도움을 드리도록 하죠.”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더군다나 아직 등반자도 아닌 사람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어이없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도한의 말은 달랐다.


아직은 자신보다 약한 이의 대답이었지만, 수진은 마음 한쪽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꼈다.


잠든 자들 사이에서는 잠든 시간 1년의 차이가 엄청나게 큰 차이를 의미했다.


심지어 그 차이는 잠든 시간이 더 길어질수록 커졌다.


1년이고 2년 차이보다 7년과 8년의 차이는 더 컸다.


그런데 도한은 무려 10년. 자신보다 3년이나 더 잠들었던 자. 심지어 성장에 대한 확고한 플랜까지 있는 것 같은 모습이기에 성장 속도는 자신보다 훨씬 더 가파를 것이 분명했다.


그런 도한이 자신의 도움을 잊지 않는다고 하니 든든할 수밖에 없었다.


‘도한씨한테 따라잡히는 게 얼마나 걸릴까? 2년? 1년?’


사실 처음 도한을 만나러 갔을 때 많은 고민을 했었다.


도한을 죽일지 아니면 살릴지.


잠든자들 중에서는 다른 세상에서 살인마나 범죄자로 이름을 날린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물론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도한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손대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일부로 더 깨어나자마자 찾아간 것이었다.


그가 과연 괜찮은 사람인가 알아보기 위해서.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그의 힘은 이 세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그가 나쁜 사람이라면 그의 힘은 이 세상에 큰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그를 완벽히 아는 것은 아니어서 약간의 불안함은 남아 있지만,


수진은 그를 한 번 믿어보기로 했었다. 그가 세상에 도움이 될 존재라고.


그리고 이왕 믿는 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그를 이렇게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고.


“좋아요. 꼭 그 말을 잊지 않길.”


수진은 속으로 자기 생각이 틀리지 않았길 빌며 대답했다. 그렇게 둘의 두 번째 만남은 마무리가 되었다.




마나를 쌓는 과정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과정과 비슷하다.


자동차마다 기름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도 다르듯, 사람들은 개개인별로 얼마나 많은 양의 마나를 쌓을 수 있는지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등반자들 사이에서는 선천적인 마나 그릇의 크기가 굉장히 중요한 재능으로 여겨진다.


그릇이 작으면 적은 마나 밖에 활용할 수 없어서 많은 마나가 들어가는 기술을 사용할 수 없어지니까.


또, 기름에도 고급유와 일반유가 있듯이 마나도 순도가 높은 마나와 낮은 마나가 있다.


그나마 기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번 주유해줄 필요는 없다는 점이었다. 체내에 마나가 쌓이면 평균적인 순도의 마나가 시간이 흐르면서 자동적으로 재생이 됐다.


일반적으로 탑의 상층으로 갈수록 마나의 순도가 높아지는데 순도가 높은 마나일수록 기술의 위력과 효율이 좋아지는 편이고, 그래서 등반자들은 자신의 실력 내에서 가장 높은 층에 가서 마나를 쌓아 평균 마나 순도를 높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층을 올라가면 체내에 순도가 낮은 마나는 버리고 그 자리에 순도높은 마나를 다시 채워넣는 식으로 자신을 성장시켜나간다.


그것이 지금까지 지구에 알려진 일반적인 마나의 ‘정론’


하지만 도한이 지금 [몽상]길드에서 구해준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나 정제]는 그 마나의 일반적인 정론을 파괴하는 도한만의 능력이었다.


도한은 벌써 열흘째 [마나 정제]를 진행하고 있었다.


마나 정제란, 탁기가 조금이라도 섞인 마나를 순도 100%의 마나로 걸러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마나는 푸른빛을 띠는데 순도가 낮을수록 짙은 푸른색을 높을수록 연한 파란색을 뿜어낸다.


하지만 순도 100%의 마나는 완전히 하얀 빛을 뿜어내기 때문에 도한은 이 마나를 [백염]이라고도 불렀다.


일반적인 마나의 정론에서, 사람마다 마나를 쌓는 그릇의 한계가 정해져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 순도 100% 마나, 백염을 쌓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순도 100%의 마나는 신체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그릇의 크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포 하나하나에 마나를 축적할 수 있게 되고 저번 생에서 실험해본 결과 쌓을 수 있는 마나의 양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그리고 쉽게 압축이 된다.


저번 생에서 도한은 백염을 압축해서 그 질을 높이는 것보단 그릇의 크기를 끝없이 넓혀나가는 쪽을 선택했었다.


백염은 이미 그 자체로 엄청난 효율과 위력을 보장하기 때문에 굳이 압축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네크로맨서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양의 언데드를 다룰 수 있느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포 하나하나에 백염을 밀어넣어 전체적인 백염의 양을 늘리는 데 집중을 했다.


하지만 도한은 무작정 백염을 늘릴 생각은 없었다.


얼마까지 압축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확장보다는 압축에 집중하면서 백염을 쌓을 생각이었다.


물론 이 길의 끝에도 다르칸에게 지는 결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에 최대한 걱정을 떨쳐내고 수련에 집중했다.


그리고 열흘째 되는 날, 도한은 드디어 자신의 체내에 백염이 압축하기에 충분할 만큼 차오른 것을 느꼈다.


도한은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집어넣으며 백염을 한곳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한쪽으로 밀리기 시작한 백염은 처음에는 순간 울렁이며 퍼지려고 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강하게 뭉치기 시작했다.


체내를 가득 메웠던 마나가 어느새 더 밝은 빛을 띠며 반절로 줄었고 시간이 좀 지나자 다시 반절로 줄었다.


3/4에 달하는 마나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지만 남은 1/4의 마나는 더욱 강렬한 하얀빛을 띠며 일렁이고 있었다.


거기까지 마친 도한은 명상을 마치고 눈을 떴다.


남은 부분도 채우며 또 압축해야 했지만 일단 한 번 압축한 백염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해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직 다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마나회로는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신체에 한 바퀴 돌리는 것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우웅


도한의 몸에서 밝은 하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제대로 갈무리를 하며 백염을 돌리면 사실 이렇게 밖으로 빛이 뿜어져 나오진 않지만 1번 압축된 백염이 도한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돌았기 때문에 완벽히 갈무리를 하지 못해 생긴 현상이었다.


하지만 그 어설픈 한 바퀴만으로도 도한은 압축하지 않았을 때와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열흘째 집중하며 쌓였던 피로가 일순간에 날아가는 것과 그걸 더해 온몸에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활기가 넘치는 것을 느꼈다.


과거 많은 양의 백염으로 엄청난 마나를 순환시킬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양은 그때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지금이 훨씬 더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고작 1번 압축했을 뿐인데.’


도한은 아직 하얀빛이 일렁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사실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약간의 불안함도 남아 있었다.


기존에 걸었던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나서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 길이 얼마나 효율적일지 정말 그렇게 강해져도 되는 것일지 불안함이 아예 없진 않았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느껴졌다.


이 길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강해지는 것이 자신이 다르칸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작가의말

야생의 작가가 나타났다!!!!











[아마추어 작가]

열심히 글을 쓰는 포켓몬






선작과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신나서 춤을 추다가 주머니에 소중하게 보관중인 비축분을 떨어트릴 때가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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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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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추석 연휴 연재공지 24.09.13 6 0 -
공지 작품명 변경 공지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 공략법> 24.09.01 18 0 -
공지 연재 시간 24.08.26 130 0 -
26 요정 마을의 위기 NEW 39분 전 9 0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37 2 12쪽
24 폭죽과 별(3) +2 24.09.16 48 2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57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64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65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78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83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 +1 24.09.10 98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00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09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15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17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26 5 11쪽
12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46 6 12쪽
11 1층 클리어 24.09.03 155 5 12쪽
10 후회 24.09.02 161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69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82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82 7 12쪽
6 훈련소 24.08.29 207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18 7 13쪽
» 초월급 마나 24.08.27 233 10 13쪽
3 호랑이 배꼽 24.08.26 230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50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0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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