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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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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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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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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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미궁

DUMMY

절망의 탑 제 2층.


그곳은 한국의 탑이 ‘절망’이라는 호칭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등반자들은 1층 훈련소에서 2~3달 정도의 시간을 보내며 간신히 시험에 통과해서 본격적인 성장과 부귀영화를 꿈꾸며 2층에 올라가기 마련이다.


몬스터들과 싸우고 아이템을 챙기고 그것들을 팔고 명예를 얻어가며 성장해가는 것. 그것이 등반자들의 삶이었으니까.


하지만 절망의 탑 2층은 그런 등반자들의 바람을 가볍게 짓밟는 곳이었다.


통칭 ‘살아있는 미궁’


2층은 말 그대로 몬스터들이 나오는 미로이다. 몬스터들을 잡아가며 미로의 끝에 도달해야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 있다. 당연히 몬스터도 나오니 성장도 할 수 있고 아이템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빠져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미궁이 살아 움직이며 스스로 미로를 계속해서 바꿔나가기 때문이다.


들어왔던 입구마저 위치가 바뀌어서 한 번 미궁에 들어가면 미궁을 엄청 헤매다가 운 좋게 3층 입구를 발견하여 위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1층으로 돌아가는 입구를 발견해 다시 내려가는 경우밖에 없었다.


2층의 평균 공략 기간 ‘약 3개월’


운이 좋아 한 달 만에 클리어 한 사람들도 있다고 간혹 뉴스로 소식이 나올 때도 있지만 평균 공략 기간은 대략 3개월이었다. 3개월 동안 미궁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열심히 돌아다녀야 겨우 3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말이 평균이지, 운이 안 좋으면 5~6개월간 미궁에 갇혀 있거나 거기서 식량이 부족해 굶어 죽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그런 곳을 숙련된 등반자들이 아닌, 이제 거의 처음으로 실전에 나서는 등반자들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최대한 준비를 하고 가도 갑작스러운 미궁의 변화, 이론으로만 보던 몬스터들과의 첫 실전 등의 이유로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층 1위로 뽑힌 곳이 바로 이곳이 바로 절망의 탑 2층 [살아있는 미궁]이었다.


미궁에 들어온 도한은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처음 층에 들어오면 무작위로 위치가 정해지기 때문에 다른 등반자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도한은 자신의 계획을 위해 다른 이들을 만나지 않기를 원했다.


“저번에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기로 한 약속 기억하나?”


주변 탐색을 마치고 도한이 주원에게 말했다.


“네! 그럼요. 물론입니다 뭐든 말씀하세요!”


도한이 소장과 면담신청을 할 것이라는 걸 길드에 알리는 조건으로 걸었던 약속. 주원이 그걸 잊을 리가 없었다.


그 특종을 하나 길드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2급 길드원으로 올랐다. 드디어 정식 길드원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고, 2층에 오르기 전에 자신이 도한과 같이 간다는 사실을 들은 길드에서 앞으로 정보만 잘 전달해주면 1급 길드원으로 빠르게 승진시켜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얼마 전까지 고작 3급 길드원이었던 사람에게는 과분한 제안이었지만


마지막 잠든자. 훈련소장을 꺾은 유일한 등반자. 도한이 데리고 다니는 ‘유일한’ 정보 길드원에게는 전혀 과분하지 않은 너무나 당연한 제안이었다.


‘이 속도면 분명 여동생은 유학도 보내고 하고 싶은 공부시키면서 살게 할 수 있을거야. 어떻게든 도한님 옆에 계속 붙어 있어야 해.’


주원은 도한이 자신이 죽으라는 것만 아니라면 그 어떤 부탁이든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아니, 자신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을 위해서라면 그의 말을 따를 각오가 있었다.


“근데, 내 부탁을 들어주기엔 지금의 넌 턱없이 부족해. 알고 있지?”


도한이 주원을 바라보지도 않고 미궁 주변을 살피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갑자기 훅 들어온 말일 수도 있지만, 주원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주눅 들지 않았다. 사실엔 상처받지 말자. 더 나아지자. 그것이 주원의 신조였다.


“네. 알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대답하는 주원을 보며 도한은 속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러면서도 자만하거나 너무 위축되지 않는 자세. 칭찬할만한 마음가짐이었다.


“그래서 일단 너를 ‘블랙 카드’로 만들 거야.”


“...네?”


블랙 카드. 전 세계 정보길드 중에서도 손에 꼽는 정보력을 지닌 [그림자]에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 다룰 수 있는 자.


그러면서도 외부의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자율성까지 보장받은 이들을 ‘블랙 카드’라고 한다.


정보는 곧 힘이자 권력이었다. [그림자] 길드의 모든 정보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큰 힘을 가진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고, 그래서 ‘블랙 카드’로 인정받는 사람은 [그림자] 길드에서도 열 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제 막 2급에 올라선, 자신에게 ‘블랙 카드’를 목표로 하라니.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세계 1위 등반자가 되어라! 하는 것보다 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아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지만, 자신은 이미 어른이었으니까.


입을 떡 벌리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 주원을 보고는 도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앞으로 최소 2년 안에 난 이 탑을 정복할 거다. 그리고 그 모든 정보를 오직 너에게 넘길 거야. 너는 그걸 [그림자]에 전달하면 돼. 그럼 그림자에서도 너를 블랙카드에 올리지 않을 수 없겠지.”


“아···!”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었다면 코웃음을 치고 들었겠지만, 다른 이도 아니고 도한의 말이었다. 설령 그가 탑을 점령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는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는 제안이었다. 블랙카드가 못되더라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그런데 만약 정말 도한이 지금껏 고작 6층까지밖에 열리지 않은 이 절망의 탑을 2년 만에 열고 그 모든 정보를 자신을 통해 전달한다면···.


‘최연소 블랙카드. 꿈이 아닐 수도 있다.’


등반자들에게 고층의 정보들은 천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것들이었다. 고층의 마나는 그만큼 정순했고 그 마나는 등반자들을 강하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지 지켜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층의 정보였으니까.


그래서 지금도 각 층에 대한 고급 정보들은 정보 길드를 통해 비싸게 팔리는 중이었다.


하물며 아직 열리지도 않은 7층 8층 9층 그리고 마지막 10층의 정보라면? 전 세계에서 억만금을 제시하고서라도 살려고 혈안일 것이다.


“그러면 그때부터 너는 나를 위해 일해줬으면 해. 저번 세상에서 살면서 정보의 중요성은 뼈저리게 느꼈지. 하지만 정보길드를 운영하는 건 또 귀찮더라고. 그래서 네가 블랙 카드가 돼서 나의 눈과 귀가 되어줬으면 한다. 그게 내 부탁이야.”


“도한님.”


주원은 고개를 떨군 채로 울먹이며 말했다. 말이 부탁이지, 얼마 전까지 고작 3급 길드원이었던 자신에게는 정말 과분한 아니 천운과 같은 제안이었다.


“대신, 블랙 카드가 됐다고 기세등등해져서는 나를 배신하면 그때는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도한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려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협박하는 말이었지만 주원에게 만약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사실이 된다면 도한을 배신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어떻게든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할 존재가 될 것이다.


최초로 절망의 탑을 정복한 사람이 될 테니까.


그때쯤이면 얼마나 강해질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주원은 턱 끝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참고 울먹이며 말했다.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평생 도한님께 충성을 다 할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오. 그럼 지금부터 충성을 다한다는 거지?”


감동에 젖어 눈물까지 그렁거리며 이야기하는 순간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도한이 때는 이때다 하고 주원에게 되묻자 주원은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네...네 그렇죠.”


씨익


“좋아. 그럼 지금부터 형님이라고 불러라.”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도한의 미소에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드는 주원이었다.







미궁에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다. 미궁은 웬만한 도시보다 큰 규모를 자랑했고 안에 다양한 식물들과 동물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몬스터들이 무리를 이루어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다만 주기적으로 위치가 바뀌어서 한 번씩 집단 간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말이 전쟁이지 소규모 전투에 불과했지만, 어쨌든 그들에게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리자드맨 ‘바웃’은 자기 가족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취잇! 죽어라 도마뱀 취잇!”


미궁이 모습을 바꾸며 오크 무리 15여 마리가 오순 도순 모여 살고 있던 곳을 침범해왔기 때문이었다.


‘크뢋. 이쪽은 고작 다섯. 아이를 빼면 싸울 수 있는 리자드맨은 셋뿐이다. 크뢋.’


리자드맨은 육체적 성능에서 오크보다 압도적이다. 동수라면 아니 오크가 2배가 많더라도 리자드맨이 질 가능성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투 인원 기준으로 5배. 거기에 어린 리자드맨들을 지키며 싸워야 했다.


방법은 없었다. 바웃은 다른 리자드맨들과 함께 오크 무리에 달려들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뒤로 물러가며 좁은 지형을 찾아가며 싸우는 것이 숫자가 적은 쪽에 유리한 방법은 맞지만 오크는 비열한 종족이었다. 물러나면서 싸우려고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어린 리자드맨들을 노릴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들이 죽더라도 어린 리자드맨들이 살아남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하지만 결국 현실은 현실이었다. 리자드맨 3명이서 무려 12마리의 오크를 죽이는 것엔 성공했지만 2명의 리자드맨이 죽었고 바웃도 거의 죽어가는 상황이었다. 바닥에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남은 오크 3명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무기를 들고 자신의 아이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러면서 잔인하게 웃는 녀석들의 모습을


바웃은 움직일 수 없는 몸을 저주하며 간절히 빌었다. 제발. 제발 신이 있다면 저 오크들을 죽여주길. 자신이 엄청난 고통에서 헤엄치다가 죽어도 괜찮으니 제발 제발 저 오크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주길.


그때. 발걸음 소리와 함께 인간들의 말 소리가 들렸다.


“형님. 그 드디어 한바탕 한 곳을 찾은 것 같은데요?”


“오.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주원아 오크는 잡을 수 있고?”


“형님. 제가 이래 봬도 훈련소 필기 만점에 실기도 꽤 잘 봤습니다. 피투성이 오크 3마리는 쉽죠.”


“그럼 처리해봐.”


순식간이었다. 목숨을 건 전투로 힘이 빠져있는 오크 3마리가 순식간에 죽어 나가는 것은. 주원이라 불린 인간이 짧은 단검으로 오크들을 손쉽게 죽였다. 오 신님 감사합니다. 바웃은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속으로 몇 번이고 외쳤다.


바웃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망을 이뤄준 인간들의 얼굴을 보려고 있는 힘을 다해 눈꺼풀을 올렸다.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보인 마지막 장면은


“자 그럼 여기서 죽어보자.”


“예···.”


시무룩한 표정으로 온몸에 자신의 손으로 잡은 오크들의 피를 바르고 시체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눕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아마추어 작가몬이 등장했다!


아마추어 작가몬은 추천과 선호작을 기대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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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요정 마을의 위기 NEW 41분 전 9 0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37 2 12쪽
24 폭죽과 별(3) +2 24.09.16 48 2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57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64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65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79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84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 +1 24.09.10 98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00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09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15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17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26 5 11쪽
»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47 6 12쪽
11 1층 클리어 24.09.03 155 5 12쪽
10 후회 24.09.02 161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69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83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82 7 12쪽
6 훈련소 24.08.29 208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18 7 13쪽
4 초월급 마나 24.08.27 233 10 13쪽
3 호랑이 배꼽 24.08.26 230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50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0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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