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4.08.26 21:52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579
추천수 :
136
글자수 :
143,265

작성
24.08.26 22:06
조회
231
추천
6
글자
12쪽

호랑이 배꼽

DUMMY

마몬은 날개와 뿔을 가진 인간형 몬스터로 크기는 인간의 1/3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빠른 속도와 교활한 사냥법으로 꽤나 까다로운 녀석이었다.


물론 수도 없이 마몬을 죽여본 도한이기 때문에 도한이 나중에 6층에 가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겠지만, 과거 마몬을 처음 만났을 때는 정말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었던 기억이 있었다.


“저게 두 마리라는 걸 알아차리는 것만 해도 오래 걸렸었는데.”


마몬은 꼭 둘이 짝지어 다니며 한 마리는 다른 한 마리의 그림자에 숨어서 사는 습성이 있었다.


그러다 적들과 싸울 때면 숨어있던 녀석이 그림자에서 손만 뻗어 적의 발목을 부여잡는다던가, 몰래 발아래를 미끄럽게 만들어 넘어뜨리는 등 교활한 방법을 쓰는 것이 녀석들의 특기였다.


그런데 녀석들 중 숨어사는 쪽은 은신능력까지 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숨어있는 녀석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도한도 처음엔 은신을 구분할 수 있었던 그의 언데드 덕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사실.


[헉!]


티비에서 싸우던 남성이 갑자기 미끄러지며 넘어지고


[크악!]


마몬은 그런 남자의 위에 올라가 사정없이 들고 있던 도끼를 내려찍었다.


카메라에 잡힌 화면상 남들이 보기엔 마몬과 싸우던 등반자가 혼자 넘어져서 죽음을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 마몬 그림자에 있는 다른 마몬의 짓이었다.


티비에서 탑에 관한 영상이 중단되었고 아나운서의 얼굴이 다시 나오자 도한은 관심이 떨어진 듯 티비를 끄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분명 1주일 전 [몽상] 길드장이라고 했던 수진이 자신에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탑은 아직 경험한 사람이 없었다.’


만약, 저곳이 사일라 대륙과 같은 환경이 맞다면, 사일라 대륙에 간 것은 자기뿐이라고 하니 경험한 자가 없는 게 맞았다.


“그렇다는 것은···.”


도한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의 머리를 무참히 짓밟았던, 50년간 그토록 이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참히 져버리고 만 그 녀석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르칸”


얼마나 꽉 깨물었는지 도한의 입술에선 한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닦을 법도 했지만, 도한은 아직도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은 다르칸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느라 신경쓸 틈이 없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패배.


수많은 연구와 10년을 바친 대규모 언데드 군단이, 훨씬 적은 언데드를 데리고 갔었던 과거의 도전보다도 손쉽게 쓰러졌을 땐 정말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죽기 직전, 더 이상 자신과 싸울 일이 없다고 생각한 그 녀석이 자신에게 그 이유를 말해줬었다.


[프라칸] 신의 축복이라 말하며.


그 축복은 아주 간단명료했다.


[그 축복은···. 브에온의 갑옷이다.]

그때서야, 머리가 터져 죽기 1초전이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더 많은 언데드 군단을 데려갔을 때, 더 처참하게 질 수 밖에 없었는지.


네크로맨서인 자신이 왜 50년간 그를 이길 수 없었는지 말이다.

브에온, 그는 사일라 대륙 신화에서, 다수의 적과 전투할 때 그 진면목을 발휘하며 더욱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유명한 거인족이었기 때문이다.


즉, 다르칸은 다수랑 싸울수록 더욱 더 강해지는 축복을 받았다는 이야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도한은 생각에 잠겼다.


물론 이번에도 네크로맨서가 되기로 결심한다면 빠르게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절망의 탑이 사일라 대륙과 환경이 같기도 하고, 이미 한 번 지나온 길을 달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착오 따위는 모두 없는 것처럼 오로지 성장만 보고 달릴 수 있다.


물론 까다로운 몬스터긴 하지만 겨우 마몬 따위에게 저 정도로 고전하는 게 대한민국 1위 길드의 현실이라면, 1년 정도면 적어도 한국의 모든 등반자를 제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대한민국 1위가 된다고 하더라도 아니 시간을 좀 더 들여서 세계 1위가 된다고 하더라도


“다르칸은 이길 수 없다···.”


세력을 불리는 네크로맨서의 특성상 다르칸에게는 절대 이길 수 없었다.


선택지는 하나다. 이미 결론은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일라 대륙과 완전히 같은 환경인 탑이 있고 그곳에 사일라 대륙의 녀석들이 나온다면 다르칸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1%라도 존재할 수 있다는 듯.


그리고 그 1%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안 이상, 도한은 네크로맨서의 길을 걸을 수 없었다.


네크로맨서의 길을 다시 걷다가 그녀석을 만나면 정말 정말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후...”


도한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분노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 복잡해진 머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네크로맨서를 포기하고 어떤 방식으로 강해질 것인지 생각이 난 것이 있다. 과거 자신이 네크로맨서를 걷기로 결심했을 때, 포기했던 길이 있었으니까.


그 길은 걸어보지 않은 길이고 무척 힘든 길이겠지만 지금은 그 길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한은 방에 있는 시계를 바라봤다. 빨리 퇴원해서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서.





이틀 후


도한은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로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도한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도한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은발 머리의 여자, 병원에서와는 다르게 마스크도 안경도 착용하지 않은 수진이 그에게 속삭였다.


“사람들이 도한씨를 알아보나 봐요. 역시 유명인!”


빠직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수진의 모습에 도한은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 중얼거렸다.


“지금 제가 아니라 수진씨를 알아보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 도한이 마지막으로 잠든자이기 때문에 유명하긴 하지만 그렇게 특별히 잘생겼거나 눈에 띄게 생긴 것은 아니었다.


평범한 외모 수준. 뉴스에 얼굴도 간혹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었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지금 자신이 거리를 활보한다고 해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주변이 이렇게 북적거리는 건 바로 [몽상]의 길드장인 수진 때문이었다.


등반자가 아이돌이나 다름없는 요즘 소수 정예 [몽상]길드의 길드장인 그녀는 온 국민이 알아보는 인기인이었으니 말이다.


분명 사람들이 꼬이는 것이 귀찮아 조용한 곳에서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수진에게 보냈었고 수진이 사람을 보내 그를 데리고 왔다.


그런데 조용한 곳은커녕 서울 강남 핫플 카페에 데리고 온 것이 아닌가.


도한은 장난스러운 수진의 반응에 낮게 중얼거렸다.


“이제 적당히 하시죠. 저도 확 다른 길드에 들어가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정색한 도한의 반응에 수진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빠르게 바꿨다. 그리고는 카페 주인을 향해 손짓을 했고 카페 주인은 그들에게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지하를 열어줬다.


1층에 비해 그리 넓진 않은 공간이었지만 10명 정도는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운데 큰 원형 테이블이 있었다.


“저희 길드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요. 아무래도 다른 곳들은 보안에 우려가 있어서 여기로 모시게 됐습니다.”


수진은 장난을 쳐서 미안하다는 듯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하지만 사실 수진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지금 당장 사람들이 도한임을 눈치를 못 챘더라도 적어도 자신과 정체를 가린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 그게 도한이라고 소문이 날 가능성이 컸다.


‘도한씨가 어떤 결정을 할진 모르겠지만, 친한 것처럼 보여서 나쁠 건 없지.’


수진은 속으로 작게 웃으며 도한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국가에선 어느 정도까지 해준데요? 제가 얼마 제시받았는지 알려드릴까요?! 저보다는 많이 받아야죠. 그래도 10년이나 자다 일어나셨는데”


“돈은 안받고, [호랑이 배꼽]에 한 번 다녀왔습니다.”


호랑이 배꼽. 등반자들 사이에서도 아는 이들만 아는 곳으로 웃긴 이름이지만 그 곳은 엄청난 값어치를 하는 곳이었다. 바로 국가에 귀속된 탑에서 나온 장비들 중 최소 B등급 이상의 것들만 모아 놓은 창고였다.


호랑이 배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호랑이라고 부르는 우리나라의 모습에서 배꼽의 위치에 해당하는 곳에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돈도 안 받고요? 돈 있으면 살 수 있는 영약도 있고 얼마나 좋은데요!”


영약, 먹기만 해도 가지고 있는 마나를 폭발적으로 늘려주는 희귀한 약품을 말했다. 영약도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제일 높은 S등급의 영약은 부르는 게 가격이라고 할 정도.


국가에서 제시한 돈이면 최소 B에서 운이 좋으면 A급까지 살 수 있을 텐데, 그것을 거절한 도한이 수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제가 드린 자료 안 읽어보셨어요?”


수진은 병원에서 나오고 나서 도한에게 한차례 적응에 도움이 될 자료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나라에서 최소 도한에게 제시해야 할 금액과 그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영약까지 알려줬었는데.


“매 페이지마다 길드 홍보가 되어있는 그 자료라면 진즉 다 읽었습니다.”


도한이 진절머리난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영약은 저에게 필요가 없습니다.”


도한의 힘은 [마나 정제]부터 시작한다.


마나 정제란, 대기 중에 있는 마나를 받아들이면서 불순물은 최대한 거두고 깨끗한 순도 100% 마나만 흡수하는 도한만이 가지고 있는 특기였다.


그리고 그렇게 마나정제를 통해 쌓은 마나가 일정치를 넘었을 때, 마나에 성질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도한이 최강의 네크로맨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저 쪽 세상에서 부여한 마나의 성질이 바로 [확장의 마나] 였기 때문이다.


[확장의 마나] 는 스스로 공간을 넓히며 확장하여 끊없이 많아지는 특성을 가진 마나다. 그래서 도한은 남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끝없는 마나의 양을 얻을 수 있었고 그 마나로 홀로 수많은 언데드 군단을 조종할 수 있었다.


‘물론 이번엔 [확장의 마나]를 선택하진 않을 거지만.’


그런데 영약을 섭취하게 되면 미처 정제되기 전에 몸속으로 탁한 마나들이 들어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마나에 성질을 부여하는 데 큰 차질이 생긴다.


수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더 물어도 도한이 대답해줄 것 같지 않았기에 어깨를 으쓱 한 번 하고는 다시 물었다.


“그럼, 그 돈을 마다하고 얻은 건요?”


도한은 처음 자신이 제안받은 것을 떠올렸다. 100억과 호랑이 배꼽 3층 이용권. 총 5층까지 있는 호랑이 배꼽에서 3층이면 A급 장비 중 조금 낮은 수준의 것들은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도한은 돈을 거부하고 다른 것을 요구했다.


“4층 이용권”


“4층?!!”


수진이 깜짝 놀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호랑이 배꼽 4층. 5층이 최고층이니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말이 5층이지 5층은 고작 3개의 장비밖에 없는 곳이었다. 국가에서 귀속한 S급 장비 3개.


S급 장비는 전세계 등반자를 통틀어도 가진 자들이 몇 명 없을 정도로 희귀했다.


4층은 A급 중에서도 최상의 능력을 자랑하는 장비들이 있는 곳. 자신이 간신히 구한 장비도 A급 무기이기 때문에 수진은 도한이 받은 제안이 파격 제안임을 알 수 있었다.


“뭐 물론, 평생 다른 나라로 귀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어차피 다른 나라는 갈 생각이 없으니 큰 상관은 없습니다.”


국가에서 잠든자들에게 그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인재를 타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래도 다들 평생 계약은 안 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국가에서 4층까지 내어주는 것도 이해가 됐다.


수진은 자리에 다시 털썩 주저앉으며 도한에게 말했다.


“그래서···. 뭘 가져왔는데요?”


도한은 손목에 차고 있던 보랏빛 팔찌를 빼 내려놓았고, 팔찌는 어느새 보랏빛 구체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수진은 또 다른 의미로 다시 소리쳤다.


“아니 4층에서 고작 이걸 가져왔다고요?!”



작가의말

백곱하기백곱하기백곱하기백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연휴 연재공지 24.09.13 7 0 -
공지 작품명 변경 공지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 공략법> 24.09.01 18 0 -
공지 연재 시간 24.08.26 131 0 -
26 요정 마을의 위기 NEW 52분 전 9 1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37 2 12쪽
24 폭죽과 별(3) +2 24.09.16 49 2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57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64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66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79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84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 +1 24.09.10 98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01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10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16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18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27 5 11쪽
12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47 6 12쪽
11 1층 클리어 24.09.03 156 5 12쪽
10 후회 24.09.02 162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71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84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83 7 12쪽
6 훈련소 24.08.29 208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19 7 13쪽
4 초월급 마나 24.08.27 234 10 13쪽
» 호랑이 배꼽 24.08.26 232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51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13 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