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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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4.08.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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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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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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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클리어

DUMMY


그 이후로도 둘은 한참을 대화를 이어갔다.


사일라 대륙에서의 추억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지크는 사일라 대륙에서 본 도한의 모습이 얼마나 냉랭했는지, 그래서 자신의 부하 기사들이 도한을 어떻게 불렀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했고, 도한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까지 싸가지가 없었다고?”


“싸가지 없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만···.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군요. 하하”


생각해보면 그때는 항상 더 날카로웠었나 싶었다. 지구에서와 다르게 항상 목숨을 위협받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길거리 골목에서 갑자기 살해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 사일라 대륙이었다.


아무도 자신을 건드릴 사람이 없게 된 후에도 그런 행동들이 습관으로 남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나저나 3가지 속성을 그렇게 완성도 높게 사용하는 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마나 성질적인 측면에서나 운용 측면에서 난이도가 엄청 높았을 텐데요.”


마나에 속성의 성질을 부여한 다음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양손으로 각각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은 난이도다.


예를 들면 오른손으로는 연필로 글씨를 쓰면서 왼손으로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각 속성마다 속성을 부여하기 위한 마나 운용이 달랐다.


불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라면


얼음 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드럼을 치는 것이고


바람 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가야금을 켜는 식이다.


이렇듯 각 속성의 마나를 다루기 위해 해야하는 연습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속성을 다루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물론 마나 운용에 천재적인 재능을 넘어서 괴물적인 재능을 가진 도한에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칼람의 기술은 3가지 속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럴만한 재능은 없었다.


“칼람이 사용했던 속성은 딱 하나야.”


“네?”


도한이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지크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분명 자신의 눈으로도 칼람이 불과 얼음 그리고 전기 속성을 똑똑히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도한도 불과 전기 속성을 사용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속성이 하나라니.


그런 오해를 많이 받았다. 많은 사람이 알아봐야 좋을 것은 없었던, 어찌 보면 칼람의 히든카트와 같은 비밀이었기 때문에 지금껏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어차피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고.


지크도 인상을 찌푸리며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역시 도한의 말을 믿지 않는 듯 보였다.


도한은 작게 미소지으며 진실을 공개했다.


“칼람이 사용했던 속성은 ‘금속’이야.”


도한은 건틀릿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 그의 손에 하얀빛이 돌기 시작했고 큰 변화가 생긴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도한이 손뼉을 치자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아니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깡!


“신호등도 금속의 성질을 이용한 거야. 금속은 쉽게 달궈지고 쉽게 차가워지지. 거기에 약간의 외부의 도움만 주는 거야.”


도한이 손을 빠르게 비비기 시작했다. 마찰열로 인해 도한의 손은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거기에 마나를 조금 흘려보내자 두 주먹에는 불꽃이 일어났다.


지크는 그제서야 전투 중에 도한이 했던 행동들이 이해가 갔다.


갑자기 손을 맞대고 비비는 동작이나 먹구름을 향해서 손을 들어 올리는 동작.


각각 열과 전기를 외부에서 얻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었다.


“잠깐, 그럼 그때 그렇게 날씨가 변하지 않았더라면 전기 힘을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겁니까?”


탑 1층의 날씨는 변덕스럽지 않다. 가끔 비가 내리지만, 대부분은 화창하고 시원한 초봄 같은 날씨를 유지하고 있다.


하필 도한이 전기의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날씨까지 도와준 것이냐고 생각하던 그때, 도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맞지. 근데 그 날씨 내가 만들어 낸 거야.”


아까 한 속성을 사용했다고 이야기했을 때와 똑같은 표정으로 변하는 지크를 보면서, 도한은 지크가 되묻기 전에 말을 이어갔다.


“우리 세계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내용인데. 따뜻한 공기가 위로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하면 저런 구름이 생겨. 물론 공기 중에 입자도 많아야 하고 하지만, 여긴 사일라 대륙이랑 같은 환경이잖아. 예전에 칼람한테 말해서 시켜봤는데 잘 되더라고.”


“...?”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한 지크의 표정이었지만 도한은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입을 닫았다.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입자, 공기의 이동 등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칼람도 (물론 칼람은 이유를 들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사용하는 방법만 도한에게 배워서 요긴하게 전기의 힘을 사용했었다.


“결국,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군요. 처음부터 그것까지 생각하신 거고요···.”


“맞아. 그리고 상대를 끌어당겼다가 밀칠 수 있는 것도, 다 이 금속과 관련된 기술이지. 보통 몸에 금속은 다 두르고 다니니까.”


도한의 말을 듣고 지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원래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그는 도한을 설득할 생각이었다.


다시 네크로맨서의 길로 돌아가라고. 빠르게 강해지고 이미 보장된 길을 왜 포기하고 새로운 길로 가려고 하느냐고.


솔직히 지크는 이 지구에서 희망을 보지 못했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꽤 보였고 그들은 항상 열심히 성장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 어떤 이들도, 결국 넘어야 하는 ‘그’에 비하면 결국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 도한을 보며 지크는 생각이 바뀌었다.


‘죽음의 지배자의 새로운 힘이라···.’


어쩌면 이 방법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한님.”


지크가 한참 생각을 정리하고는 그를 불러 이야기했다.


“이 탑을 정복하시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다시 훈련소를 방문해주십시오. 선물 드릴 것이 있습니다.”


“선물?”


“아마, 그때 제가 도한님 상황에 가장 필요한 최고의 선물일 겁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지크에게 제약이 걸려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도한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사일라 대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모처럼 도한에게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그날, 탑 밖 지구에서는 큰 난리가 났었다. 지금껏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그래서 단 한 번도 2층으로 가는 열쇠를 준 적이 없는 그 훈련소장이 ‘마지막 잠든자’에게 패했다는 소식이 전국 뉴스를 넘어 전 세계에 퍼졌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훈련소장은 웬만한 길드의 길드장급이라는 전력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니까.


아무리 잠든 자라고 한들, 2달 정도 만에 거의 10년간 단련해온 길드장급을 이겼다는 것이 사람들에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도한의 승리가 사실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오히려 훈련소장이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였다.


하지만 많은 논란은 대한민국 1위 길드 ‘청송’의 길드장 청림의 기자회견으로 인해 일축되었다.


“제가 그 현장에서 직접 봤습니다. 훈련소장은 온 힘을 다해 싸웠고, 그는 자신의 실력으로 열쇠를 따냈습니다.”


순식간에 논란이 종결됐다. 청송의 청림은, 대한민국 1위 등반자의 발언은 그만큼 힘이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도한의 몸값은 치솟았다.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청림의 발언 때문이었다.


“청림씨께서 프로늦잠러와 붙으신다면 이길 수 있겠습니까?”


다분히 도발적인 질문이었다.


10년간 1위를 지켜온 청송 길드의 길드장. 대한민국 1위 등반자에게 고작 2달된 초보 등반자를 이길 수 있냐고 묻다니.


그저 도발에 걸려 넘어온 청림의 말을 사용해 자극적인 기사를 쓰려고 하는 전형적인 그런 질문이었다.


하지만 청림은 그 기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일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솔직히 진짜 모르겠습니다. 이번 전투에서 그는 정말 대단했고, 심지어 전력을 다한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쉽게 지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겠지만···.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길드 전용 비행기에서 와이파이로 실시간 방송으로 보고 있던, ‘몽상가’길드의 길드장 수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꽉 쥐고 소리를 질렀다.


“역시!”


도한이 처음 6층까지 1년을 잡았다고 했을 때, 수진은 도한이 훈련소장에게 면담신청을 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 방법이 아니라면 1층에서만 2~3개월을 소모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6층까지 1년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보러 가고 싶었지만, 길드 일로 인해 바빠서 따라갈 수 없었다. 아무 신경 안 쓰고 탑에서 훈련하고 탑공략에만 집중하고 싶었지만, 길드장이라는 자리는 여러 공식적인 만남을 가져야 하는 자리였고 수진은 원치 않는 움직임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수진은 굉장히 열성적으로 길드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평소 길드원들에게 일을 좀 제대로 하고 다니라는 말을 들으며 혼났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수진에게 한 가지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도한씨와 같이 탑에 오르고 싶다.’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한은 인기인이 맞았다. 잠든자들은 원래 유명했고, 그중 가장 늦게 일어난 도한이 당연히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잠든자들에서 도한의 인기는 조금 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잠든자들은 모두 다른 세계에서의 경험이 있다.


그 다른 세계라는 곳이 이 지구보다 얼마나 더 각박하고 위험한 곳인지. 그들은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단 1년을 버티기도 힘든 곳에서 100년을 버티고 온 도한이 어떤 생을 살았을지, 얼마나 강했을지 궁금해하고 더 기대하게 됐다.


다른 세계에서 살아봤다는 그 사실이 그들의 감정을 더욱 도한에게 빠져들게 했다.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수진은 도한이 얼마나 강한지 실제로 붙어본 경험이 있었다. 대련을 해보면서 도한이 얼마나 강해질지 더욱 궁금해졌고 그의 옆에서 탑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처리하는 중이었다. 빨리 탑에 들어가기 위해.


“이걸 가져가면 도한씨가 좋아하시겠지?”


수진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옆에 있는, 전체가 보랏빛인 한 권의 책을 들고 중얼거렸다.




훈련소장과 면담을 통해 열쇠를 얻어내고 1주일 뒤.


도한은 지크가 마련해준 훈련소장 안 한 방에서 주원과 함께 2층을 올라갈 모든 준비를 마친 채로 서 있었다.


“이제 출발한다.”


도한 혼자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편했지만, 그는 나중에 주원이 해야 할 역할을 위해 그를 데려가는 것을 선택했다.


“이.. 이정도 준비만 하면 되는 거 맞아요? 그래도 악명 높은 미궁인데···. 너무 준비가 적은 거 아니에요?”


주원이 자신이 메고 있는 가방을 힐끗 뒤돌아보며 말했다. 마을이 있는 1층과는 다르게 2층부터는 정말 탐험이므로 여러 가지 물자를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도한이 적게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준비하라는 건 잘 챙겨왔지?”


도한의 질문에 주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도한은 열쇠를 들어올렸다.


허공에 열쇠를 끼우는 듯이 앞으로 밀고 돌리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 문이 하나 나타났다. 그리고 도한은 그 문을 가볍게 열어냈다.


붉은빛이 쏟아졌고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도한과 주원은 그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층, ‘살아있는 미궁’의 첫 진입이었다.





작가의말

탑 1층 클리어!


이제 내일은 2층으로 갑니다! 2층은 더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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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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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추석 연휴 연재공지 24.09.13 7 0 -
공지 작품명 변경 공지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 공략법> 24.09.01 18 0 -
공지 연재 시간 24.08.26 130 0 -
26 요정 마을의 위기 NEW 43분 전 9 0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37 2 12쪽
24 폭죽과 별(3) +2 24.09.16 48 2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57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64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65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79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84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 +1 24.09.10 98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00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10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15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17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27 5 11쪽
12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47 6 12쪽
» 1층 클리어 24.09.03 156 5 12쪽
10 후회 24.09.02 161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69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84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82 7 12쪽
6 훈련소 24.08.29 208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18 7 13쪽
4 초월급 마나 24.08.27 233 10 13쪽
3 호랑이 배꼽 24.08.26 230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51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09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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