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나의날에
작품등록일 :
2024.08.26 21:52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555
추천수 :
135
글자수 :
143,269

작성
24.08.29 22:00
조회
207
추천
6
글자
12쪽

훈련소

DUMMY


지난 100년간, 아무런 능력도 얻지 못하고 낯선 땅에서 떨어진 순간부터 도한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때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여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자신의 손으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줬던 사람의 목숨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 고난과 역경의 순간 속에서 도한의 오감은 아무런 마나의 작용 없이도 하나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이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저희는 이 훈련소를 안내하고 지키는 경비원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 훈련소 건물에서 안내해줄 테니 곧장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반복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도한은 느껴지는 이질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분명 대화를 하고 있지만,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은 이 기분은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를 읊는 듯한 저 경비원 특유의 말투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 어딘지 모르게 인위적인 미소까지


‘마치 인형 같군’


도한은 과거 떠돌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마을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마을에서는 하나같이 무엇인가 틀에 박혀있는 것처럼 행동했고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조사를 하다 보니 마을에 인형술사가 있었고, 그 마을 전체가 그녀가 억지로 인형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때는 수준이 높지 않아 미력한 마나의 실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나의 양이 적어졌다고는 한들 감각은 유지되고 있는데···. 그 어떤 장치도 보이지 않는군.’


자신을 바라보고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도한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마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저들에게 물어봤자 같은 말만 반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저들의 말대로 훈련소장을 만나 물어보는 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찝찝한 기분을 애써 억누르며 마을 안에 진입한 도한은 신기한 풍경을 마주했다.


분명 토양 색이나 주변 풍경은 사일라 대륙의 것인데 올라와 있는 건물들은 지구의 현대식 건물이었다.


비록 층은 높지 않은 3~4층 건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용된 자재들이며 디자인들이 지구의 건물들과 같았다.


그때, 빵모자를 쓰고 갈색 멜빵바지에 수박이 너끈히 3개는 들어갈 것 같은 크기의 사이드 백을 찬 한 청년이 그에게 헐레벌떡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도한씨 되시죠?”


청년은 눈 밑까지 내려온 짙은 다크서클에 며칠은 씻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목소리만큼은 힘있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맞아. 넌 누구지?”


갑작스러운 인사였지만 도한은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몽상가] 길드장 수진에게 들은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저와 1:1로 자주 만나고 저희 길드 은신처에서 지내셨기 때문에 다른 길드에서 접촉이 없었지만, 탑에 들어가면 여러 길드에서 접촉하려고 할거에요. 조금 그럴 수도 있지만 잠든자들은 신상이 모두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도한도 자신의 신상에 대해선 포기한 지 오래였다. 이미 뉴스에서부터 자신의 얼굴이며 모든 것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었으니까.


“물론 도한씨가 언제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들어가자마자 접근하진 않겠지만, 금방 이런저런 조건들을 가지고 도한씨를 만나러 올 거예요. 일단 수락하지 마시고 조건을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저희도 최대한···.”


틈만 나면 영입을 시도하는 수진의 말도 뒤에 이어졌지만 도한의 생각은 거기에서 멈췄다.


눈앞의 청년이 90도로 인사하며 다시금 큰 소리로 말했기 때문이었다.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길드! [그림자] 소속 3급 길드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원입니다! 도한씨에게 도움도 드리고 겸사겸사 정보도 얻고 싶어서 왔습니다!”


정보길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고 파는 것으로 돈을 버는 길드를 이야기한다. 여러 정보길드가 있지만 그 중 [그림자]길드가 제일이라는 것을 도한 역시 수진에게 들은 바 있었다.


도한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주원을 바라보았다.


도한이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주원은 초조함에 등 뒤에서 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반드시···! 특종을 물어야 해!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어. 무조건, 무조건 도한님을 따라다녀야 한다!’


주원은 현재 그림자 길드에서 말단 3급 길드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말이 3급 길드원이지 실제적으로 정식 길드원으로 인정받는 것은 2급부터이며 3급은 심부름꾼이나 다름없었다.


조금 일하다가 버려지기 일쑤인 그런 자리.


탑을 오르다가 높은 난이도에 등반을 포기하고,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 선택한 직업이었다. 20대 초반에 다른 경험도 없고 특별히 강하지도 않은 자신을 써주는 곳은 많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당장 급히 돈이 필요한 이유도 있었으니까.


뭔가 하나를 해내지 않으면, 그래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길드에서 방출당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언제부터지?”


“네?”


갑작스러운 도한의 물음에 주원은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나를 기다린 게 언제부턴지 물어보고 싶군. 그것만 대답해주면 같이 다니지. 나도 안내해줄 사람은 있는 게 좋으니까.”


도한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한의 말에 주원의 눈이 크게 떠졌고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고작 3급 길드원인 자신의 제안을 지금 떠오르는 별과 같은 존재인 도한이 딱히 받아줄 이유도 없었다. 그저 도박한다는 심정으로 도한을 만나러 온 것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허락해줄 줄은 몰랐다.


“그···. 오늘까지 딱 1주일 되는 날이었습니다!”


1주일. 잠까지 설쳐가며 지낸 시간으로써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지만, 도한이 깨어난 지는 2달이 다 돼가는 시점. 그런데 1주일 전부터 기다리기 시작했다?


언제 탑에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1주일만 기다리고 도한을 만났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그냥 운이 좋거나 아니면 머리가 비상하게 좋거나.


“왜 1주일 전부터였지? 내가 언제 들어올지 알고?”


도한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청년에게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한이 수련하면서 생각했던 퍼즐의 한 조각이 될 만한 자를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청년의 능력이 운은 아니라는 전제하였지만.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청년의 능력은 운보다는 머리 쪽이었다.


“1주일 전에 [몽상가] 길드에서 낸 기사를 봤습니다. 도한님께서 2달 후쯤 탑 공략에 참여하실 거라는 기사를요. 다만 타이밍이 이상하더라고요.”


도한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보라는 듯한 표정으로 주원을 바라봤다.


역시 재능있는 자를 발견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단 [몽상가] 길드에서 도한님 정보를 내는 건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도한님이 그쪽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정보의 내용이 이상했습니다. ‘지금 올라갈 것이다’도 아니고 두 달 후쯤 올라갈 것이다? 특정 정보 길드와 거래를 해서 특종으로 뿌린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동시다발적으로 뿌려진 정보인 것을 생각하면 한 가지 밖에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주원은 자신의 검지손가락 하나를 올리며 말했다.


“미끼다.”


주원의 대답에 도한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몽상가]길드가 도한님과 우호적인 관계라면 굳이 뿌리지 않아도 될 정보였어요. 그럼 두 달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테고 도한님이 귀찮아지겠죠. 그런데 갑자기 그런 정보를 뿌린다? 가짜 뉴스로 시선을 돌리는 거구나. 왜? 아 곧 탑에 들어오려고 하시는구나. 그렇게 생각이 된 거죠. 그래서 기사가 난 1주일 전부터 계속 여기에 죽치고 있었어요.”


“나와 [몽상가]길드의 우호적인 관계가 틀어졌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기사가 발표되기 전날에도 [몽상가]길드 훈련장에서 나오시는 게 포착됐으니까요.”


완벽한 추리. 정보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고 주어진 다른 정보들과 결합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이 상당했다.


“좋아. 당분간 같이 다니도록 하지.”


도한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안내하겠습니다!”


주원은 연신 90도로 인사하며 크게 대답했다.


“일단 훈련소로 바로 가자. 아무래도 훈련소장을 만나봐야 할 것 같거든.”


“저 그런데 도한님.”


도한의 요청에 주원이 조심스럽게 도한을 쳐다보며 말했다.


“훈련소장은 누군가를 바로 만나주지 않습니다.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서 훈련을 수료하는 게 아니라면 보기 쉽지 않아요. 커리큘럼을 다 끝내는 데도 최소 1달에서 2달은 걸릴 거고요.”


도한도 수진이 줬던 책에서 보고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 훈련소장을 바로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괜찮아.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원래 목적은 면담신청이니까.”


“며..면담을요?”


면담. 훈련소장과 1:1 대화로 이를 신청하게 되면 훈련소장을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이 대화가 말로 하는 대화가 아닌 몸으로 하는 대화라는 점이었지만.


즉. 1:1로 싸우는 것으로 이 대결에서 이기면 훈련소 커리큘럼을 거치지 않고 곧장 2층에 올라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커리큘럼을 밟지 않고 면담을 신청한 사람은 종종 있었지만, 단 한 명도 면담을 통과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잠든자라고 하더라도 지구의 마나는 너무 탁해서 훈련할 수 없고, 탑에서 훈련할 수 밖에 없는데 1층에 들어온 직후에는 아직 힘을 거의 되찾기 전이고 그 상태에서 왠만한 길드장 급 힘을 가진 훈련소장과 1:1로 싸워서 이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 그리고 선물이다. 지금 내가 면담하러 가는 걸 [그림자] 길드에 보고해. 쓸만한 기삿거리잖아? 아까 내 질문에 열심히 대답해준 보답이다.”


도한의 제안에 주원은 입을 떡 벌렸다. 쓸만한 기삿거리? 고작 그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건 특종이다. 전 세계 이목이 쏠려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훈련소장과 면담신청을 한다는 건 특종 중의 특종이었다.


“그···. 그래도 될까요? 리스크도 크실 텐데···.”


하지만, 기사를 뿌려놓고 도한이 실패를 하게 된다면 도한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컸다. 아마 자만심에 도전했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기사가 도배될 터였다.


“괜찮아.”


도한의 대답에도 주원은 망설였다. 자신의 안위만 생각한다면 일단 [그림자] 길드에 해당 내용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도한의 실패와 성공은 주원에겐 큰 상관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주원은 도한까지 생각해서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주원의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 도한은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정 그러면 나한테 한 번 빚진 거로 하지. 내가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것으로.”


주원은 도한의 말을 듣고 울컥했다. 자신 따위가 프로 늦잠러, 전세계가 주목하는 예비 S급 등반자에게 도움이 될 일은 없다. 도한의 저 말은 자신을 배려해주는 말이라고 여긴 것이었다.


물론 도한은 다른 생각이 있었지만.


“네! 감사합니다.”


도한이 그렇게 까지 말하자 주원은 [그림자] 길드에 비상 연락을 하나 넣고는 도한과 같이 훈련소로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야생의 작가몬은 손가락 흔들기를 사용했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공략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연휴 연재공지 24.09.13 7 0 -
공지 작품명 변경 공지 <초월급 마나를 가진 귀환자의 탑 공략법> 24.09.01 18 0 -
공지 연재 시간 24.08.26 130 0 -
26 요정 마을의 위기 NEW 40분 전 9 0 13쪽
25 장난꾸러기 요정 힉스 24.09.17 37 2 12쪽
24 폭죽과 별(3) +2 24.09.16 48 2 13쪽
23 폭죽과 별(2) +1 24.09.15 57 3 14쪽
22 폭죽과 별(1) 24.09.14 64 4 11쪽
21 방어전(2) +1 24.09.13 65 4 11쪽
20 방어전(1) 24.09.12 78 4 12쪽
19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2) 24.09.11 84 4 12쪽
18 드워프 마을의 인간 제자 +1 24.09.10 98 4 11쪽
17 대장장이 마을의 주정뱅이 촌장 +2 24.09.09 100 4 13쪽
16 새로운 기술 [몽상] 24.09.08 109 5 12쪽
15 누구보다 빠르게 2층 공략 완료 24.09.07 115 6 12쪽
14 달카무스 +1 24.09.06 117 5 12쪽
13 살아있는 미궁 공략법 +1 24.09.05 126 5 11쪽
12 살아있는 미궁 +1 24.09.04 146 6 12쪽
11 1층 클리어 24.09.03 155 5 12쪽
10 후회 24.09.02 161 6 13쪽
9 면담의 시작 24.09.01 169 5 12쪽
8 탑의 제약 +3 24.08.31 183 6 13쪽
7 뜻밖의 만남 24.08.30 182 7 12쪽
» 훈련소 24.08.29 208 6 12쪽
5 탑으로 +2 24.08.28 218 7 13쪽
4 초월급 마나 24.08.27 233 10 13쪽
3 호랑이 배꼽 24.08.26 230 6 12쪽
2 깨어난 프로늦잠러 24.08.26 250 10 13쪽
1 죽음 그리고 잠든자 24.08.26 309 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