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천재 투수의 재능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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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떡
작품등록일 :
2024.08.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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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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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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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한번

DUMMY

“민수야, 난 진짜 너무 아쉬워.”

“뭐가 또. 맨날 술만 쳐먹을 때마다 아쉬워하는데.”

“우리 어렸을 때 한 약속 기억나냐?”

“...”

“무조건 메이저로 가자고 했던 약속. 그거 나밖에 못지켰잖냐.”


한숨을 쉬는 현수는 어엿한 메이저리거가 되었지만, 늘 친구놈이 걱정되었다. 고등학생 시절 메이저에서까지 오퍼가 왔을 정도로 김민수는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투수였다.

그에 반에 자신은 그저 그런 평가는 받는 딱 1인분만 하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KBO 투수의 희망이자 미래라 불리는 김민수 그의 전성기는 1라운드 첫 번째 지명을 받고 무너지고 말았다.


“씨발, 그 새끼는 너 인생 망치고 잘만 다니더라?”


얼음잔에 양주를 가득 따른 현수는 사람이 어떻게 그리 뻔뻔한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현수와 술을 마시면 맨날 나오는 맨트가 바로 내 부상에 대한 이야기다.

내 고등학생의 시절은 그 누구보다 빛이 났다 자부할 수 있다. 지금에서야 좋은 추억으로 묻혔지만, 그 당시엔 난 미친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최고 구속은 160km를 넘겼고 다룰 수 있는 구종도 최소 4개 그것도 직구를 제외한 커브, 슬라이더, 투심, 싱커를 프로 레벨과 비슷하게 맞추어 놓았다.

U-18 국대로 선발되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그 누구도 나를 그저 고교 수준의 루키라 부르지 않았다.

그때의 난 현수와 함께 메이저리그로 가자는 목표를 세웠었고 경험이 아예 없는 상태로 갈 바엔 KBO에 남아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가자고 생각했다.


“4개의 팀에서 전부 한국 시리즈를 우승한 명장. 김명신? 에라이, 씨발 새끼.”


나의 야구 선수 생활은 지금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명장. 김명신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처참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누구나 원하는 1라운드 1지명을 받은 나는 그때부터 말도 안되는 혹사에 시달렸다.

대뷔 시작하는 해에 58경기 등판 144이닝을 던졌다. 신인상과 역대 신인 최대 탈삼진 수, 신인 최다 세이브, 승수를 갈아치우며 태양보다 더 빛나는 해를 보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5년 동안 선발, 구원, 마무리를 오가며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고 결국 26세의 어린 나이에 어깨부상이 터지고 말았다. 아직도 그때 의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김민수 선수. 더 이상 던지면 팔 자체를 움직일 수 없을지도 몰라요.”


재활, 치료, 약물 전부 소용없었다. 이미 내 어깨는 망가졌고 완치가 불가능했다. 그렇게 KBO의 미래라 불리던 투수 김민수는 프로씬에서 사라졌다.

그냥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하지만, 내 성격이 그러지 못했다. 시작했으면 무조건 끝을 봐야하는 성격.

아픈 팔을 이끌고 계속 재활 센터로 나갔고 약물과 치료를 병행하며 어떻게든 공을 다시 쥘 그 날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2년이 더 흘렀고 28세에 전혀 나아지지 않은 팔을 보곤 또 한번 좌절했다.

그때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게 바로 내 옆에서 나 대신 욕을 시원하게 박아주는 현수다.

재활하고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난 방 안에서 폐인처럼 지냈다. 우울증 약까지 먹으면서 다친 왼어깨 대신 오른손으로 배트를 들어보기도 했다. 희망을 놓지 않았다.

사실 희망이라는 거짓을 스스로 믿고 있었다.

“괜찮다. 재활하면 나아질거다.”

“다시 마운드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거다.”

“마운드가 아니라더라도 타석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등등.”

하지만, 이미 혹사로 망가진 어깨를 되돌릴 순 없었다. 도저히 이런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한 현수는 현실을 느끼게 해주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었다.

하드볼도 아닌 소프트볼을 왼손에 쥐어주었고 한번 던져보라 말했다.

2m도 날아가지 못하고 땅에 박힌 걸 두 눈으로 보았고 처절하게 울고 또 울었다.

난 그제야 야구를 놓아주었고 6년간의 짧은 선수 생활과 2년이라는 폐인 생활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난 현수를 따라 미국으로 날아갔고 그곳에서 수많은 선수를 만나며 코치로 활동했다. 선수로는 마운드, 타석에 설 수 없어도 그들을 서포트 해주며 그 누구보다 월등히 그날의 경기에서 최상의 폼과 컨디션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처음엔 현수가 속한 휴스턴 에레모스에선 날 거부했다. 여기에 있는 코치들이 수준급 이상인데 굳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경력 한줄없는 날 받아들이지 않는 건 당연했다.

그러자 현수는 곧바로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 파기를 요구했다. 당시 그때의 행보로 현수의 메이저리그 대뷔는 무산이 될 뻔했다.


“현수야, 나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너 데리고 갈라고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이 노력을 무시하면 그냥 안가고 말지.”


그의 뜻은 확고했다. 누가 팀 코치로 받아달라고 했나? 개인 코치 및 컨디션 케어를 해주는 도우미 역할로 데리고 가겠다 강하게 말하자 휴스턴에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2년 동안 현수 개인 코치로 일을 했고 나머지 4년 동안은 실력을 인정 받아 휴스턴의 유니폼을 입고 그곳에 수석 코치가 될 수 있었다.

팀의 코치로 메이저리그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휴스턴은 무려 24년 만에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고 그 중심에는 현수가 있었다.


“해이! 민수! 컴!컴!”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트로피를 올리는 모습을 보고 있던 날 불렀고 휴스턴의 모든 선수들이 나를 데리고 행가래를 해주며 같이 월드 시리즈 승자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고맙다. 현수야.”

“엥? 뭘?”


혼자가 양주 한 병을 거의 다 비운 현수는 눈을 꿈뻑꿈뻑 뜨며 고개를 갸웃했고 난 진심으로 그가 없었더라면 아마 방구석 폐인 생활에서 나오지 못했을 거다.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된 나, 3라운드에 지명된 현수. 고등학생 시절 자체엔 내가 우위였을지 몰라도 그는 아시안 최초로 메이저리그 우승트로피를 올린 선수이다.

마운드와 타석에 오를 수 없어도 팀의 코치로써 성공하게 만들어준 것도 너무 고마웠다.


“나 코치일하게 해준거...”

“크어어어어.... 퓨우...”

“잠들었네.”


왼팔이 망가져 들고 침대로 옮길 수 없기에 이불을 끌고와 덮어주었고 난 휴스턴의 마지막 야경을 눈에 담으며 쇼파에서 눈을 감았다.



***


“2030년 봉황대기 결승전! 예산고등학교가 8대6로 이기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로 김민수 선수가 마운드 위에 섭니다!”

“아마 올해를 넘어서 김민수 선수가 은퇴하기 전까지 가장 화자가 되는 선수가 아닐까싶습니다.”


2030년 봉황대기 결승전 게임을 확정짓기 위해 예산고는 9회초 김민수를 마운드 위로 올렸고 모두의 예상과 같이 게임이 심플하게 흘러갔다.

이미 고등학교 2학년 때 160km를 정복해버린 김민수의 직구를 칠 수 있는 고등학생은 없었고 160km의 직구 다음에 날아오는 변화구를 칠 수 있는 고등학생은 더더욱 없었다.

이미 고등학생의 레벨을 넘어선 그의 모습에 중계진은 환호성을 질렀고 이 경기를 보고 있는 시청자나 야구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라 장담할 수 있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남은 상황 멀뚱히 서 있는 민수를 보곤 예산고 감독 박기숙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포수보고 올라가보라 말했다.


“점마 저거 뭐하노?”


포수가 올라가서 뭐라 말해도 그저 멀뚱히 서있자 감독이 직접 올라갔고 방금 전까지 잘만 던진 민수에게 뭐 문제가 있는지 물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봉황대기에서 민수는 선발, 불펜, 마무리를 번갈아 가면서 던졌다. 단 한번의 우승이 없던 예산고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했다.

어차피 아웃 카운트 하나 남은 거 다른 선수를 투입하면 된다.


“괜찮나? 민수야. 힘들면 내려가도 된다. 마무리로 쓸 애들 많아.”

“박기숙 감독님?”

“그래, 나다. 임마, 이거 눈 풀린 것 봐라.”


눈앞에 고등학생 시절 야구부 감독인 박기숙 감독님이 서 계셨고 주변을 둘러보니 봉황대기 깃발이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타석엔 고등학생 시절 내가 마지막으로 아웃시킨 부산고 4번 타자인 김현성이 있었다.


‘꿈? 꿈인가?’


방금 전까지만해도 현수랑 같이 휴스턴에서 양주를 퍼마시다가 잠들었을텐데 지금은 고등학생 시절 봉황대기 결승전을 치루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만나뵙는 고등학교 시절의 감독님이 너무나 반가웠다.


“...수야!”

“민수야!”

“네? 네!”

“던질 수 있겠나? 아웃 카운트 하나 남았다.”


난 전광판에 들어온 붉은 빛 두 개를 보았고 7년간 움직이지 않던 왼팔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걸 느끼곤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꿈이라도 상관없다. 야구공을 던지는 순간 꿈에서 깨어나도 상관없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다시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그 기분만으로도 난 기쁘다.

왼손바닥에 힘이 들어가면서 차츰차츰 팔을 타고 어깨에 힘이 전달되는 그 느낌을 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고리가 올라갔다.


팡!


“스트~~롸잌!”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164km/h. 김민수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나이에 KBO 최고 구속을 계속 갱신해가고 있고 이번 봉황대기에서 본인의 최고 기록이자 KBO의 기록인 162km/h를 갱신했다.


“164! 이번 대회에서 계속해서 본인의 최고 구속과 KBO의 역사를 갱신해나가고 있습니다!”

“김민수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기대가 됩니다. 이 어린 선수가 과연 한국 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다음 시즌에 정말 기다려집니다.”


164를 보곤 모두가 납득하고 수용했다. 이번 봉황대기 전체 경기 중 MVP는 무조건 김민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그리고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삼구 삼진으로 잡아냈고 예산고 선수 모두가 덕아웃에서 나와 그에게 달려가고 있을 때 마운드 위에서 어깨를 부여잡고 김민수가 쓰러졌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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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조용하지만, 착하고 단순한 투수 +2 24.09.16 323 16 13쪽
20 20. 홈런 굳이 때리지 않아도 됩니다. +2 24.09.15 423 19 13쪽
19 19. 국대 선우 vs 최강철 +1 24.09.14 473 23 12쪽
18 18. 국대선우! 국위선우! +1 24.09.13 586 20 13쪽
17 17. 스틸스의 5선발 +1 24.09.12 709 22 12쪽
16 16. 용서 그리고 다짐 +1 24.09.11 741 24 13쪽
15 15. 에이스의 빈자리 +1 24.09.10 755 22 13쪽
14 14. 팀의 문제아 (2) +1 24.09.09 788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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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정말 이상한 팀. +1 24.09.07 862 22 14쪽
11 11. 이정도면 연봉 더 받아야 겠는데? +1 24.09.06 932 24 12쪽
10 10. 경력직 신입 +1 24.09.05 989 19 11쪽
9 9. 5년 만의 위닝시리즈 +1 24.09.04 1,009 22 11쪽
8 8. 4번 타자의 무게. +1 24.09.03 1,066 21 12쪽
7 7. 야구는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하는 스포츠다. +1 24.09.02 1,126 23 11쪽
6 6. 괴물 신인 (2) +1 24.09.01 1,197 28 11쪽
5 5. 괴물 신인 +1 24.08.31 1,252 22 10쪽
4 4. 첫번째 증명 +2 24.08.30 1,271 24 13쪽
3 3. what the...? +1 24.08.29 1,350 29 13쪽
2 2. 다른 시작. +4 24.08.28 1,411 32 11쪽
» 1. 다시한번 +2 24.08.27 1,522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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