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천재 투수의 재능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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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떡
작품등록일 :
2024.08.27 11:21
최근연재일 :
2024.09.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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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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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 괴물 신인

DUMMY

꿈에 그리던. 꿈에서만 설 수 있었던 마운드에 오르자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왼 어깨에 부상이라곤 전혀 없는 깨끗한 상태로 말이다.

난 모자를 벗어 1,2,3루 쪽으로 한번씩 고개를 숙였고 팬들은 그런 신인 선수의 모습에 부산팬, 창원팬 할 것 없이 박수를 보내주었다.

부산 웨이브의 1번 타자 한민길이 타격폼을 잡고 타석에 들어섰다.


전시즌 타율 0.305에 출루율 0.389이자 도루왕을 3번이나 수상한 한민길은 160대의 빠른 페스트볼이 날아올걸 가정하고 배트를 짧게 쥐었다.

대부분 신인들이 프로 리그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할 때 자신의 가장 큰 무기를 바로 꺼낸다.


특히 투수들은 99%라도 생각해도 될 정도로 가장 많이 쓰고 자신있는 구종을 사용하고 김민수의 경우 160대의 빠른 페스트볼이 올거라 생각했다.


후웅!


“스트~~~롸잌!”


“128km의 체인지업! 이야, 저도 바로 페스트볼이 나올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김민수 선수가 한번 꼬았는지 아니면 포수인 진서훈 선수가 지시했는지 한민길 선수가 완벽하게 속아넘어갔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던지는 폼을 보시면 고등학생 시절에 던진 오버핸드가 아닌 쓰리쿼터로 던지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하지 않고 개인 훈련 동안 투구폼을 바꿔온건가요? 이거 대단합니다!”


[김민수 투구폼 바꿈?]

↳ 설마 투구폼 바꿀라고 개인 훈련한다고 했던거임?

↳ 아니, 애초에 저게 가능함? 5개월만에 투구폼 바꾸는게?

↳ 우리 민수는 야구천재라 쌉가능임 ㅋㅋ

↳ 공 하나 던졌는데 바로 ‘우리’ 민수 ㄷㄷ

↳ 급하게 투구폼을 바꿨는데도 제구 무슨 일임?

↳ 거의 시나몬 침대급으로 안정적인데?

↳ 중학교 때부터 던져온 폼을 바로 바꾼다고?

↳ 원래 쓰리쿼터로 던질 수 있던거 아님?

↳ 그게 더 대단한거임. 오버핸드랑 쓰리쿼터랑 똑같이 던지는데. 두 폼 다 쓸 수 있다는 뜻이잖아.


두 번째엔 페스트볼이 존바깥으로 날아갔고 한민길은 또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159km/h. 그걸 보자 창원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봉황대기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을 똑같이 프로 리그에서 보여주자 중계진들도 빠른 구속에 감탄을 했다.


“투구폼을 바꾼것도 신기한데 구속도 여전히 160대에 근접한 김민수의 공입니다!”

“여기 사직 구장에서 창원팬들이 김민수의 이름을 계속 부르고 있습니다!”


[(라이브) 부산 웨이브 0 : 0 창원 스틸스]

[3구 – 스트라이크(161km/h)]

[삼구 삼진]

↳ 자, 아까 허위 매물이라고 똥글 싸지른 새끼 나와주세요

↳ 누가 감히 김민수님님님님에게 의심을 품은거냐?

↳ 와 폼을 바꿔도 저 구속이 나올 수가 있는거구나...

↳ 체인지업 페스트볼 페스트볼. 그냥 미쳤네 ㅋㅋ

↳ 한민길 존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가는 것봐라 ㅋㅋㅋ

↳ 방금 1회초 스틸스 공격 때 연속 3아웃 생각 안나는 스틸스 팬이면 개추 ㅋㅋ

↳ 와 진짜 1도 생각 안남 그냥 민수 공만 하루 종일 보고 싶음.

↳ 우리 공격했었음? 이거 1회초 아님?

↳ 기억상실급 이펙트였어? ㅋㅋㅋ



난 아웃카운트를 하나 깔끔하게 잡아놓고 손에 송진을 한번 묻혔고 포수인 진서훈은 난생 처음 160km대의 공을 받아보곤 글러브가 뚫리진 않았는지 한번 확인을 해봤다.

이게 호들갑 떠는 거로 볼 수 있지만, 글러브에 공이 들어오는 감각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공 끝이 더러워서 글러브에 잡히기 전 충격이 상당하다.

지금까지 받아본 스틸스의 그 어떤 투수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공에 그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12년차 포수인 그가 잡기 힘들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는 거다.


‘진짜 괴물이 들어왔네.’


웨이브의 2번 타자인 한준호는 타석에 들어서자 포수인 진서훈에게 물었다. 고등학교 후배인 준호는 160대의 공은 살면서 처음 본다며 물었고 그도 똑같이 답해줬다.


“나도 처음 받아본다 새끼야.”

“아... 맞네요.”


진서훈은 민수에게 같은 손 타자가 왔으니 슬라이더 하나는 깔고 시작하자 사인을 날렸고 고개를 끄덕이며 몸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들어가는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가지고 왔다.

순간 몸에 맞는 듯 싶어 움찔한 준호를 보곤 서훈이 웃으며 쫄았냐고 물었고 그는 머쓱한 듯 헬멧을 고쳐 쓰며 배트를 쥐었다.


“볼!”


바깥으로 많이 벗어나는 직구에 준호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다음 투구는 똑같은 자리에 커터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퍼팩트!”


덕아웃을 지켜보고 있던 로버트는 박수치며 오늘 막 데뷔한 신인에게서 절대 볼 수 없는 볼배합을 보곤 감탄을 했다.

일부러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지는 직구를 하나 심어두고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가는 변화구를 던진다. 좌타자인 준호에겐 이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주고 헛스윙을 유도해 유리한 카운트를 가지고 간다.

그걸 보고 있던 중계진도 흥분하며 지금 김민수 선수가 어떤 볼배합을 했는지 언급하며 창원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따악!


4구는 내야 땅볼로 처리가 되었고 1루에서 포스 아웃이 되었다. 주자를 한명도 내어주지 않고 1회말을 성공적으로 끝낸 내가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모두가 첫 홈런 세리머니라도 해주는 듯 헬멧을 한번씩 치며 축하해주었다.

첫 삼진공은 덤이었고 난 얼른 가방에 넣었다.


“민수, 좋았어.”

“감사합니다.”


로버트는 나에게 주먹 인사를 건넸고 옆에 있던 제이크도 주먹을 내밀었다.


“행님! 점마 괴물입니다. 괴물!”

“나도 안다. 내 프로 경력 16년 동안 160던지는 놈은 너가 처음이다.”


신재승은 호들갑을 떨면서 내 손을 잡고 흔들고 있었고 스틸스의 큰형인 홍백두는 큼지막한 손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현수와 대한도 나한테 와서 미친거 아니냐며 칭찬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고 팀의 주장인 선우는 내 머리를 한번 헝클어주었다.


“이거 하나 먹을래?”


검은 봉투에서 크림빵을 하나 꺼낸 박지민은 나에게 건네주었고 난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하다 말했다. 내가 웨이브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낸것과는 다르게 창원 스틸스의 공격은 여전히 약했다.


4,5,6번 타자. 홍백두, 박현수, 진서훈이 1회초와 같이 차례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아웃되자 스틸스 팬들의 탄식이 들려왔다.


“니들이 프로가? 어! 뭐 어떻게 하면 그리 못치는데?”

“민수한테 부끄럽지도 않나? 어?”

“투수들이 잘 던지면 뭐하나. 타자들이 다 개죽쒀서 주는데.”

“그따위로 하면 신인들이 선배대접 해주디?”


그중 특히나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은 스틸스의 4번 타자 홍백두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스틸스의 간판타자이자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해결사의 느낌이 강했더라면 지금은 그저 개업한 식당 앞에서 움직이고 있는 풍선 인형만큼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홍백두! 가만히만 있지 말고 좀 치라고!”

“니 피지컬로 타율이 3할이 안나오는게 말이 되나!”

“공이 무서우면 은퇴를 해라 임마!”

“어째 저런 몸으로 배트 하나를 못 휘두를까?”


그는 팬들의 야유를 들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왔고 벤치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점수를 잘 못 내는 팀일수록 당연히 장타력이 높은 선수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이 대부분 3,4,5번 치중되어 있고 1,2번 타자가 어떻게든 출루를 한 걸 이어 받아 점수를 내야 하는 게 그의 숙명이다.


[(라이브) 부산 웨이브 0 : 0 창원 스틸스]

[공수 교대]

↳ 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한숨만 나오네.

↳ 신인은 그렇다고 쳐. 근데 프로 10년 이상 한놈들이 매번 저러니...

↳ 특히 홍백두. 생긴건 조선시대 장수처럼 생겨서 왜케 배트를 못 휘두르냐?

↳ 조선시대 장수 ㅋㅋㅋㅋㅋ

↳ 피지컬보면 메이저에 가져다 놔도 아무 거리감이 없는데.

↳ 진짜 KBO 피지컬 1등이긴 함. 외국인 타자들이 러시아 혼혈이냐고 묻던데

↳ 이게 꼴등팀의 숙명이지 ㅇㅇ;;

↳ 우리 꼴등 아니다. 9등이다.

↳ 9등특 꼴등이라고 하면 기를 쓰고 9등이라고 답함.

↳ 그럼 9등인데 10등이라고 하냐? 이거 미쳤네?



창원 스틸스는 로버트 감독이 오고난 후 3년 만에 한국 시리즈 결승으로 향하고 그 다음해에 우승을 한다. 좀 부끄러운 말이지만, 스틸스는 창단 이래로 단 한번의 우승이 없는 유일한 KBO팀이다.

우승은 무슨 가을 야구의 명맥이 끊긴지도 벌써 10년 이상 되었다.

로버트가 감독으로 부임하고 스틸스는 대규모 리빌딩? 하지 않았다. FA로 풀린 몸값 수십 수백억 대의 선수 영입? 하지 않았다.

매년 들어오는 신인 및 원래 가지고 있는 선수로 우승까지 갔기에 로버트는 KBO에서도 명장 중 명장이라 불리게 된다.

그걸 다시 말하면 뭐냐. 지금 팬들에게 수년째 욕을 먹고 있는 스틸스의 타선 및 투수진들은 잠재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뜻이 된다.

그건 나도 쉽사리 믿을 순 없다. 난 스틸스의 미래를 알고 있지만, 프로에서 십년 이상 뛴 이들이 갑자기 변하여 우승까지 간다? 쉽게 믿을 수 없긴 하다.

현수는 내가 1년 안에 그의 전성기 시절의 타격폼을 입혀줄 수 있다. 난 6년 동안 그의 개인 코치로 일했으니까. 하지만 그 이외의 선수들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기왕 새로운 삶을 시작했는데 이미 정해진 미래보다 조금 더 앞당겨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으면 나나 팀으로나 감독으로나 다 좋을 거다. 1석4조? 정도 될만큼 도울 수 있는 선에선 모든 걸 도와줄 생각이다.


‘지금 내가 할 건 그저 로버트 감독이 선수들의 잠재능력을 끌어 올려줄 때까지 버텨주는 것.’


투수 한 명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순 없다. 하지만, 유일하게 점수를 내어주지 않을 수 있는 포지션이 바로 투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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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조용하지만, 착하고 단순한 투수 +2 24.09.16 322 16 13쪽
20 20. 홈런 굳이 때리지 않아도 됩니다. +2 24.09.15 423 19 13쪽
19 19. 국대 선우 vs 최강철 +1 24.09.14 47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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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정말 이상한 팀. +1 24.09.07 862 22 14쪽
11 11. 이정도면 연봉 더 받아야 겠는데? +1 24.09.06 932 24 12쪽
10 10. 경력직 신입 +1 24.09.05 989 19 11쪽
9 9. 5년 만의 위닝시리즈 +1 24.09.04 1,008 22 11쪽
8 8. 4번 타자의 무게. +1 24.09.03 1,066 21 12쪽
7 7. 야구는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하는 스포츠다. +1 24.09.02 1,126 23 11쪽
6 6. 괴물 신인 (2) +1 24.09.01 1,196 28 11쪽
» 5. 괴물 신인 +1 24.08.31 1,252 22 10쪽
4 4. 첫번째 증명 +2 24.08.30 1,270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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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다른 시작. +4 24.08.28 1,410 32 11쪽
1 1. 다시한번 +2 24.08.27 1,518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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