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천재 투수의 재능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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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떡
작품등록일 :
2024.08.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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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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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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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에이스의 빈자리

DUMMY

강동하가 부상으로 좌익수 자리를 비웠고 그 자리에는 오늘 복귀한 박태양이 들어갔다.

박태양은 좌익수 쪽 관중석에서 욕을 내뱉은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한번 숙였다.


“점마, 저거 왜저러노?”

“박태양이 고개를 숙여? 뭐 잘못먹은거 아닌가?”

“끄지라! 은퇴나 해라!”


팬들이 욕을 내뱉어도 박태양은 그저 고개만 숙일 뿐 따로 행동하지 않았고 아웃 카운트 하나가 남은 상황에서 베어스의 7번 타자 임창훈이 땅볼로 아웃이 되자 신재승이 제일 먼저 덕아웃으로 달려가곤 동하를 걱정했다.


“동하형은 괜찮데요?”

“최소 3주는 안정을 취해야한데.”


연락받은 선우는 앞으로 4주 정도는 복귀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편할거라 말했다. 스틸스의 점수를 내는 지분의 절반 정도를 가지고 있는 강동하가 부상으로 빠진 타격은 클거다.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타석에서 안타를 칠 확률이 거의 50퍼인 그의 빈자리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자리를 박태양이 메꿔야 했으며 로버트는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팀 내의 화합,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에게 박태양은 잠잠한 호수에 들어온 생태계 교란종과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준비된 선수가 없기에 급히 투입을 했지만, 강동하가 부상을 당한 걸 보자마자 제이크에게 2군에서 괜찮은 타자 있는지 알아보라 지시를 내렸다.

분위기가 붕뜨자 로버트는 박수를 한번 치며 아직 경기 중이라 말했다.


“동하가 자기 갈비뼈 희생해서 아웃카운트 하나 만들어줬는데 이겨서 병문안 가야지. 안그러냐? 어!”


홍백두가 배트를 쥐고 타석으로 향하며 오늘 무슨 일이 있던 무조건 이겨서 병문안 가자고 말했다. 선우도 그의 말에 동의했고 부상당한 것도 속상한데 경기까지 지면 뭐가 되냐며 분위기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광주 베어스와의 3점 차이. 아직 4회초라 공격 기회는 많이 남았지만, 강동하 선배의 부상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맴돌 거다.

그런 걱정을 단번에 쓸어버릴 수 있는 건 당연히 홈런이 좋다. 눈에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며 번트, 희생 플라이, 안타로 주자로 나가지 않아도 점수를 확정적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안타.

그리고 1회초 좋은 기회를 날려먹은 홍백두 세 번 연속 선풍기 스윙으로 삼진 아웃을 당했다.

덕아웃에서는 신재승과 이선우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다.


“그걸 휘두르라고 진짜 휘두르냐!”

“하여간 생긴 건 조선 시대 장수처럼 생겨 가지고 안타 한방이 어렵나?”

“안타도 못치는데 홈런을 어떻게 칠려고? 저게 왜 4번 타자냐?”


스틸스 팬들의 화를 잠재우는 듯 유석진의 안타를 시작해서 타선이 쭉쭉 안타를 만들어 냈다.

스틸스의 주측이라 부를 수 있는 강동하가 구급차에 실려갔지만, 스틸스 선수들은 전혀 기가 죽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강하게 몰아붙이며 공격적이게 움직였고 베어스는 그런 스틸스의 모습에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2사 주자 만루! 이 기회를 오늘 선수단에 합류한 박태양의 배트에서 결정납니다.”

“최근 3개의 시즌 동안 1할 대의 타율을 보여줬지만, 강동하 선수 바로 다음으로 득점권 주자가 나가있을 때의 타율이 높습니다.”



[(라이브) 광주 베어스 3 : 0 창원 스틸스]

[2사 주자 만루]

[타석. 박태양]

↳ 양아치 나왔다.

↳ 그냥 시원하게 말아먹고 은퇴 ㄱㄱ

↳ 안쳐줘도 되니까. 그냥 나가라. 그게 팀에 도움되는 거다.

[1구 - 헛스윙]

↳ 그렇지. 그렇게 2번만 더해.

↳ 그럼 그렇지. 1할대 타자가 여기서 치는게 말이 안되지.

↳ 열 번 중 한번이 여기서 터진다? 복권 사러가야지 뭐.

[2구 – 스트라이크(137km/h)]

↳ 이걸 안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스트라이크 중앙에 들어왔는데 이걸 걸러? 넌 진짜 나가라.

↳ 실시간으로 로버트 감독 표정 썩고 있을 듯?

[3구 – 볼(141km/h)]

↳ 그냥 홈런 때려주고 은퇴하면 안될까?

↳ 그래, 차라리 그게 났겠다. 만루홈런으로 은퇴식 ㄲㄲ

[4구 – 타격]

↳ 오? 잘쳤는데?

↳ 이걸 좋아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

↳ 진짜 애매하네.

↳ 근데 박태양이 뭐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괜찮지 않나?

↳ 프로 의식이 없잖아. 술쳐먹고 다음날에 경기하는게 말이 됨?

↳ 스틸스 애들이 야구를 개같이 못해도 프로의식은 있잖냐.

↳ 박태양은 개같이 못하고 프로의식도 없어서 문제지.

↳ 음주 경기는 씨발 진짜 ㅋㅋㅋ 퇴출 안당한게 신기할 정도임.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떨어진 안타로 2,3루에 있는 두 주자가 홈으로 여유있게 들어왔고 박태양은 1루 나대한은 3루로 동점 득점권 흐름이 이어졌다. 분명 좋아해야 할 상황이지만, 팬들은 평소보다 절반 정도 적어진 함성을 내뱉으며 뭔가 찝찝한 기분을 느꼈다.

분명 2점짜리 적시타가 터져 나오면 평소보다 더한 함성과 응원소리가 들려야 정상.

평소 같았으면 있는 꼴깝 없는 꼴깝 다 떨었겠지만, 박태양은 차분히 1루 베이스에 한발을 걸치며 경기에 집중했다.


“재승아! 한번만 해줘!”

“안타 한방이 필요하다 제발!”

“동점! 가즈아!!!”


따악!


1루 방향으로 불규칙적으로 바운드 되어 1루수 정우재가 제대로 잡지 못했고 서둘러 홈으로 송구했지만, 나대한의 슬라이딩으로 동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동시에 홈으로 던진 공을 보고 박태양은 있는 힘껏 달렸고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

신재승! 신재승! 신재승!


“신재승의 1타점 안타! 박태양은 홈으로 송구하는 사이에 3루까지! 이야, 방금은 게임을 완벽하게 읽었죠?”

“맞습니다. 발이 워낙 빠른 신재승 선수는 이미 볼을 잡은 순간 베이스를 밟고 있었고 급하게 홈으로 송구하는 모습에 곧바로 박태양 선수가 3루까지 달렸습니다.”

“아까... 아닙니다.”

“말씀하시죠.”

“제가 잠시 착각을 했습니다. 하하하하.”


광동기는 박태양에 대한 칭찬을 더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거의 7년 동안 주장을 맡았고 그동안 박태양이 한 행동들이 하나씩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가장 극대노한 게 바로 음주 경기. 일주일에 월요일만 쉬는 야구선수 특성상 음주가 되는 날은 일요일만 가능하다.

그것도 과하게 마셔서 화요일 경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건 프로 의식이 없는 선수다.


‘어쩌자고 그러는거냐. 태양아.’


3루 베이스에 서 있는 태양을 보곤 동기는 그저 소리 없이 한숨만 쉴뿐이었다.


*


3대3의 균형은 8회초까지 이어졌고 로버트는 강수를 하나 두었다. 남은 공격 기회는 단 한번. 그리고 점수는 동점. 반대로 베어스의 공격 기회는 두 번.

평소와 같았으면 절대 8회말에 김민수를 마운드 위로 올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다.

팀의 에이스인 강동하가 부상으로 빠진 이 공백을 복귀전까지 어떻게든 채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미 부산 웨이브에게 위닝시리즈를 한번 가지고 왔고 그 다음 베어스까지 어떻게든 위닝 시리즈를 가지고 올 수만 있다면 강동하의 공백을 채워내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 9회초에 점수를 내지 못하면 최악이다.’


이대로 불완전한 불펜 투수를 내보내는 건 사실상 지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확정적으로 지느냐 아니면 조금의 가능성에 기대를 거냐. 이 둘의 차이.


“민수!”

“네, 감독님.”

“도박을 한번 걸어보려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저도 마침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9회초에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곧바로 바꿔줄테니. 걱정말고 던지도록.”


8회말 난 평소보다 한 이닝 빠르게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이게 스포츠인이라면 생각보다 단순한 사람들이 많다. 당장에 재승 선배랑 백두 선배만 봐도 사람이 저렇게까지 단순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종종든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탄력을 쉽게 받는다. 지금의 내 역할은 9회초 시작 타선인 저들에게 기세를 이어주는 것과 점수는 내어주지 않는 클로저의 역할.


“전시즌 타격왕 정우재와 이번 시즌 전혀 신인답지 않은 김민수와의 첫 대결입니다! 광동기 해설위원님, 뼈를 묻은 스틸스에 저런 신인 선수가 들어온 기분이 어떻습니까?”

“정말 기쁩니다. 제가 현역으로 뛰었을 때 매번 문제가 되었던 마무리 투수의 자리를 단기간에 저렇게 완벽히 소화했다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말씀 드린 순간!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163km/h!! 김민수 선수가 전시즌 타격왕을 상대로 기선 제압에 나섭니다!”


‘뭐지? 방금 공이 지나간건가?’


정우재는 방금 공이 지나간 건지 헷갈릴 정도로 빠른 속도에 전광판을 봤고 163이라는 구속이 찍힌 걸 보곤 헛웃음을 내뱉었다.


“서훈아, 손 안아프냐?”

“아프죠. 근데 기분이 좋아요.”

“너 맞는 거 좋아했냐?”

“형이 포수면 알 걸요? 이 기분.”


진서훈은 웃으면서 인터뷰에서 말한 거 빨리 보여주라고 깐족 거렸다. 진서훈이 국대 서브 포수로 지명되었을 때 정우재와 꽤 많이 친해졌고 지금까지도 타석에서 만나면 간단한 농담 정도는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저걸 어떻게 치라는 건데.’


163 직구 후 132의 체인지업. 웨이브 전에서 보여준 패턴이지만, 이게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30km/h 차이가 나는 공을 곧바로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숨에 스트라이크 2개가 들어왔고 정우재는 투수의 손끝에서 날아오는 공에 집중하였고 볼이라 생각하여 스윙을 하지 않았다.


“스트~~롸잌!!”


“와... 씨발. 저거 괴물이네.”


삼구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정우재는 어이가 없어 웃었고 그 장면이 카메라에 찍혀 커뮤니티에 “정우재 어이없는 짤”로 퍼져나갔다.


“방금은 쓰리쿼터라기엔 팔의 각도가 조금 낮았죠?”

“느린 화면으로 보니까. 완벽한 쓰리쿼터도 사이드암도 아니지만, 그래도 쓰리쿼터에 좀 가까운 투구폼입니다.”

“좌투수인 김민수 선수가 좌타자인 정우재 선수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 깎아온 폼일까요? 이건 저도 정말 궁금하군요.”


정우재가 어이가 없다는 듯 욕을 내뱉고 나간 걸 본 진서훈은 속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163의 직구 후 133의 체인지업 그리고 같은 손 타자에게 유리한 슬라이더를 사이드암 투수처럼 던졌다.


‘같은 팀인게 다행이다.’


이어서 들어온 박우연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류한결이 친 땅볼로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내며 8회말 베어스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은 김민수에게 팬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9회초 베어스도 마무리 투수 허병헌을 올려보내면서 맞대응을 했고 신재승을 완벽하게 삼구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박현수의 좌측을 깊게 파고드는 페어볼로 2루까지 달려갈 수 있었다.

역전 주자까지 만들어지자 스틸스 팬들은 이전 타석에서 배트만 돌리다가 끝난 홍백두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백두야!! 한번만 쳐도!!”

“딱 한번이면 된다. 진짜 내가 이렇게 부탁한다!”


결과는 고의 사구.

홍백두는 1루로 뛰어갔고 타석에 들어선 유석진은 담장바로 앞에 떨어지는 뜬공을 쳤고 아웃 카운트가 하나 더 올라갔다.

진서훈과의 치열한 승부 끝에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고 허병헌의 마지막 투구가 크게 벗어나며 2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7번 타자 최재훈이 초구를 올려치자 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날아가는 타구를 보았고 몇몇은 눈을 감고 양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었다.

좌익수 송경모가 달려갔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고 그 사이에 2,3루 주자가 전버 홈으로 들어왔다.


“최재훈의 타구가! 스틸스의 두 주자를 홈으로 불러냅니다! 최재훈의 2타점 적시타! 스코어는 3대5.”

“베어스의 경기에서 홍백두 선수가 정말 많이 뛰네요. 하하하하.”

"그만큼 스틸스는 점수가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맞습니다. 베어스의 경기까지 위닝시리즈로 가져갈 수 있다면 정말 성공적인 초반 기세를 탈 수 있을 겁니다."


헉헉대며 홈으로 달려 들어온 백두를 보고 광동기는 뿌듯하게 웃고 있었고 역전에 성공한 스틸스는 9회말 김민수의 완벽한 마무리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것도 4년 만에 5위권 안쪽 팀을 상대로 두 번 연속 위닝시리즈라는 값진 결과를 말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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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된 천재 투수의 재능폭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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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수정) 주7회 연재, 시간 12시 20~25사이로 고정 내용無 24.08.27 519 0 -
22 22. 스틸스 너라는 팀은 도대체... NEW 1시간 전 42 0 11쪽
21 21. 조용하지만, 착하고 단순한 투수 +2 24.09.16 321 16 13쪽
20 20. 홈런 굳이 때리지 않아도 됩니다. +2 24.09.15 423 19 13쪽
19 19. 국대 선우 vs 최강철 +1 24.09.14 472 23 12쪽
18 18. 국대선우! 국위선우! +1 24.09.13 586 20 13쪽
17 17. 스틸스의 5선발 +1 24.09.12 709 22 12쪽
16 16. 용서 그리고 다짐 +1 24.09.11 740 24 13쪽
» 15. 에이스의 빈자리 +1 24.09.10 755 22 13쪽
14 14. 팀의 문제아 (2) +1 24.09.09 787 21 11쪽
13 13. 팀의 문제아 (1) +1 24.09.08 822 20 12쪽
12 12. 정말 이상한 팀. +1 24.09.07 862 22 14쪽
11 11. 이정도면 연봉 더 받아야 겠는데? +1 24.09.06 932 24 12쪽
10 10. 경력직 신입 +1 24.09.05 989 19 11쪽
9 9. 5년 만의 위닝시리즈 +1 24.09.04 1,008 22 11쪽
8 8. 4번 타자의 무게. +1 24.09.03 1,066 21 12쪽
7 7. 야구는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하는 스포츠다. +1 24.09.02 1,126 23 11쪽
6 6. 괴물 신인 (2) +1 24.09.01 1,196 28 11쪽
5 5. 괴물 신인 +1 24.08.31 1,251 22 10쪽
4 4. 첫번째 증명 +2 24.08.30 1,270 24 13쪽
3 3. what the...? +1 24.08.29 1,349 29 13쪽
2 2. 다른 시작. +4 24.08.28 1,409 32 11쪽
1 1. 다시한번 +2 24.08.27 1,517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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