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천재 투수의 재능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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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떡
작품등록일 :
2024.08.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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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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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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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가을의 바람이 조금씩 분다.

DUMMY

회귀 후 나의 목표는 간단하다. 나를 혹사시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만든 김명신의 앞길을 막아버리는 것. 단순히 청주 썬더스보다 순위가 높아선 의미가 없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로 거듭나도 그 정도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 KBO에 명장이라 불리는 김명신과 로버트.

난 창원 스틸스의 우승을 원한다.

창단 이후 단 한번의 우승이 없는 스틸스.

창단 이후 단 한번도 한국 시리즈를 가보지 못한 스틸스.

7시즌 연속 KBO 최저 승률을 갱신 기록한 스틸스.

이런 어마무시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을 마이너리그에서 온 로버트와 함께 우승하여 명장으로 만든다면 아마 KBO 감독 중 가장 큰 업적을 달성한 감독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나아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었다. 회귀 전 현수의 코치로 일을 하고 있을 때 시도 때도 없이 메이저리그 마운드 위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긴 어떤 느낌일까?’

‘세계 최고 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은 어떨까?’

‘메이저리그 타격왕 상대로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

지금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현수와 함께 메이저로 날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두명의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그날이.

상상만 해도 온몸에서 전율이 흘렀고 그 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지금의 문제는 일단 이 스틸스라는 팀을 어떻게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니까.


“드실래요?”

“고맙군.”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 제이크에게 오렌지 주스를 건네며 창틀에 기대어 밤하늘을 보았다.

스틸스의 문제는 뭐 오늘 경기를 본다면 확실히 알 거다. 그리고 제이크도 그것 때문에 골머리가 너무나 아팠다.

특히 오늘 11점을 준 경기의 임팩트가 너무나 커서 잠이 제대로 올지도 모르는 상황.


“오늘 점수 내준 것만큼 별이 잘 보이네요.”

“민수, 그런 말 하지 말아줘. 미칠 것 같거든.”


난 웃으며 이미 지나간 경기를 복기할 순 있지만, 아쉬운 감정은 빨리 떨쳐버리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물었다.

야구는 일주일에 딱 한번 쉬는 스포츠다. 우천 취소나 다른 자연재해로 쉬는 날이 더 있을 순 있으나 그것까지 전부 생각하여 일정을 짜지 않는다.

그렇기에 정비를 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당연히 선수 대체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스틸스라 더 어려운 면도 있다.

그래도 다음주에 코치 2명이 와서 선수들의 폭 자체는 넓힐 수 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마른 오징어를 쥐어짜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말인데. 나랑 같이 다음주 월요일에 2군에 좀 갈 수 있나?”

“물론이죠.”

“정말? 고맙군. 이런 못난 코치의 말도 잘 들어주고.”


스스로 못난 코치라고 말했지만, 로버트와 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스틸스는 전 시즌과 같이 저 아래에 박혀 있을 거다.






***







박태양은 친구 강동하의 도움을 받아 팀 내에서 그나마 녹아들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팀 동료들이 살갑게 대해주냐? 그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들어온 후배들이 와서 말을 걸어주기 시작한 뒤로 천천히 팀에 녹아들고 있는 중이다. 특히 김민수와 박현수가 정말 많이 말을 걸어준다.

자신과 같이 비시즌에 전혀 같이 훈련 받지 않다가 시즌이 시작함과 동시에 팀에 합류했지만, 수년 간을 같이 활동한 것처럼 미친 친화력을 보여주었다.


“너 진짜 민수한테 잘해라. 그런 애 없다. 진짜로.”

“알았다고. 몸관리나 잘해.”

“야구도 잘해 인성도 좋아 쓰레기 선임도 잘 챙겨....”

“동하야. 왼쪽 갈비뼈 하나 더 부셔줄까?”

“너 말을 살벌하게 한다?”


너무 잘 챙겨주는게 의심스러워 동하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원래 그런 애라고 전해 받았을 땐 자신답지 않게 감동 받았다. 분명 다른 선배들한테 자기가 팀에 어떤 짓을 했는지 다 전해 들었음에도 말이다.

최근 스틸스 홈구장에서 입소문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민수 세트를 양손 가득 들고 오더니 제일 먼저 태양에게 건네주지 않는가.


“여기 가장 큰 형님이 있는데 나부터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백두형, 요즘 애들 그런 거 안 가려요. 그냥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먼저 간다고요.”

“나때는 팀에서 가장 큰... 웁! 웁!”

“꼰대 짓 하면 사람 취급도 안 해주던데 그러다가 민수가 말도 안 걸어주면 어쩔라고요?”


선우의 말에 백두는 흠칫 놀라더니 얌전히 소시지를 받아먹었고 재승은 자신이 꼰대 짓을 했는지 안했는지 생각을 하느냐 들고 있던 소시지에서 케찹이 흘러내리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박지민은 소시지를 이리저리 보다가 한입에 넣었고 마음에 드는 듯 눈동자가 평소보다 1cm 더 벌어졌다.

팀 선수들과 한 테이블에서 서로 웃고 떠들며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거 민수 어머니랑 누나분이 만들어주시는 거다. 애들아.”

“진짜요? 어쩐지 맛있더라.”

“그럼 푸드코트에서 만들고 계신 두 분이 어머님이랑 누나분이셔?”


재승과 석진이 호들갑을 떨면서 빨리 가서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백두가 둘을 다시 앉히며 줄이 하도 길어서 인사하려면 2시간은 걸릴 거라 말했다.

장과묵과 박범재는 조용히 내 등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엄치를 치켜 세워주었고 난 고개를 꾸벅 숙였다.


“뭐야 이거! 오늘 파티야?”


뒤늦게 구장으로 들어온 진서훈이 가방을 던지며 테이블로 달려왔고 포장지에 박혀 있는 민수 얼굴에 이게 뭐냐고 물었다.

백두는 손날로 머리를 한번 내려치며 민수 세트를 모르는 그를 단죄했다. 그 모습에 모두가 웃었다.



*


오늘의 선발 투수는 유능한. 저번 베어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아쉽게 정우재에게 홈런을 맞았고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그래도 팬들은 그때는 스틸스의 공격이 너무나 저조해서 불가능한으로 불러주었다.

유능한>>>불가능한>>>>>>>무능한.

팬들이 유능한을 평가하여 경기마다 부르는 호칭이 달라진다.

대개 호투를 하며 승리투수가 되면 유능한. 호투했지만,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해 경기에서 지면 불가능한.

둘 다 해당되지 못하면 무능한으로 불린다.

로버트와 제이크는 오늘 유능한에게 실점을 좀 내어줘도 괜찮으니 자신있게 던지라고 말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유능한 스틸스의 투수 유능한!”

“늑대 새끼들한테 루징 시리즈가 웬말이냐! 우린 곰새끼, 인어새끼들 잡고 올라왔다!”

“원정에서 잘했으니까 홈에서는 더 잘해야지!”

“어제처럼 하면 다신 직관 안 온다! (이번 시즌 직관 개근 중.)”


유능한은 1회초 울프즈의 타선을 차례대로 삼진 뜬공 뜬공으로 잡아냈고 3번 타자 최강철의 타구는 거의 담장 근처까지 가며 스틸스 팬들의 등골을 싸늘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박태양이 잘 잡아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울프즈는 아직 불완전한 선발 순번을 가지고 있는 상황 속 최근 급하게 4선발로 올라온 송영서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재승의 땅볼을 1루수가 처리했지만, 박현수에게 장타를 한번 허용했고 이어지는 한경표에게도 3유간을 가르는 안타를 허용했다.

야구에서 초반 득점은 경기 자체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선발 투수에게 부담감을 낮추고 불펜 투수의 교체 타이밍을 뒤로 늦출 수 있으며 타선도 탄력을 받게 된다.

그리고 로버트는 지금 이 기회를 어떻게든 잡아야 했다. 불안정한 불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스틸스는 최대한 선발 투수의 호투를 끌어냄과 동시에 불펜 투수가 적은 이닝의 수를 감당하게 만든 후 마무리를 투입하는 게 승률이 가장 높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


‘레드 가이. 너가 해줘야 한다.’


로버트의 생각과 스틸스의 모든 선수 및 팬의 생각이 일치했다. 스틸스가 이긴 경기 중 선취점을 가지고 가 경기 끝까지 이어져 승리를 한 경기가 대다수.

그리고 그 경기에는 홍백두의 한방이 들어 있었다.


[(라이브) 창원 스틸스 0 : 0 대구 울프즈]

[4번 타자 홍백두.]

↳ 보여줘라. 너가 왜 스틸스의 4번 타자인지.

↳ 와 존나 오글거려 ㅋㅋㅋㅋㅋㅋ 너.

↳ 강동하가 없는 지금 믿을 건 홍백두 밖에 없음.

↳ 솔직히 홈런은 바라지도 않고 장타 한방만 어떻게 안되나?

↳ 4번 타자인데 홈런 쳐야지 장타로 만족이 되냐?

↳ ㅇㅈ, 이럴 때 홈런 한방씩 쳐줘야지 스틸스 팬들 민심 잡지.

[1구 – 볼(133km/h)]

↳ 쫄?

↳ 고의사구 하려나?

↳ 최근 들어 장타 좀 치긴 하는데 고의 사구할 정도는 아닌 듯?

↳ 고의사구도 나쁘진 않은데 석진이 타율이 좀...

[2구 - 헛스윙]

↳ 아... 이새끼야!!

↳ 백두가 헛스윙할 때마다 나만 진 빠짐?

↳ 나도 그럼 ㅋㅋㅋㅋ

↳ 저거 대형 선풍기 한번 돌 때마다 걱정이랑 기대가 동시에 머릿속에 들어옴.

↳ 딱 한번이면 된다. 제발.

[3구 – 스트라이크(148km/h)]

↳ 이것도 안치면 도대체 뭘 치겠다는 거냐?

↳ 거의 존 중앙이었는데 진짜...

↳ 4번 타자도 바꿔야 하나?

↳ 강철아. 우리 스틸스는 어떠하니?

↳ 이젠 늑대 새끼 타자까지 스틸할라고 하네 ㅋㅋㅋ

↳ 우리 민수 있다. 진짜 너만 오면 가을 야구 가능할 것 같아.

↳ 가을 야구가 선수 두 명으로 되는 거였음?

[4구 – 타격(146km/h)]

↳ ??????

↳ 백두야!!! 믿고 있었다고!!

↳ 스틸스의 영원한 4번 타자 홍백두! 난 너를 믿었다. 너도 팀을 믿으며...(더보기)

↳ 와 씨발 저거 어디까지 날아가냐?

↳ 장외? 와 장외 홈런인데?

↳ 대형 선풍기 작동 시작합니다!


“이 타구는! 저멀리!! 더멀리! 어디까지~~~. 담장을 넘어서 경기장 밖으로~~~! 날아갑니다!!”

“홍백두의 쓰리런! 스틸스가 오늘의 리드를 1회말부터 가지고 갑니다!”

“홈런이 좀 잠잠했는데 이걸 장외 홈런으로 홍백두 선수가 자신이! 스틸스의! 4번 타자임을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킵니다!”

“지금 스윙은 정말 간결했습니다. 힘을 거의 주지 않은 모습에도 정확하게 배트에 맞아 장외까지 날아갔습니다.”

“그렇죠. 홍백두 선수는 피지컬이 워낙 좋기 때문에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큰 힘을 주지 않고도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입니다.”

“실제로 홈런왕을 했던 시절에도 힘을 많이 주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백두 선...”

“백두 혀...”

“축하합...”

“으아아아아!! 민수야!! 너 진짜 미친 거 아니냐!!”


홈플레이트를 밟고 모두를 제친 홍백두는 거구의 몸을 나에게 날렸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긴 했지만 저렇게 밝게 웃으며 달려오는 그를 뿌리칠 수 없었다.

나를 들고 이리저리 펄쩍펄쩍 뛰는 홍백두를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카메라엔 홍백두가 김민수를 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게 잡혔고 팬들은 민수 다치면 책임질거냐며 홍백두에게 음료가 들은 컵과 소시지를 던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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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수정) 주7회 연재, 시간 12시 20~25사이로 고정 내용無 24.08.27 588 0 -
» 23. 가을의 바람이 조금씩 분다. NEW +1 16시간 전 242 12 11쪽
22 22. 스틸스 너라는 팀은 도대체... +1 24.09.18 378 15 11쪽
21 21. 조용하지만, 착하고 단순한 투수 +2 24.09.16 489 19 13쪽
20 20. 홈런 굳이 때리지 않아도 됩니다. +2 24.09.15 552 22 13쪽
19 19. 국대 선우 vs 최강철 +1 24.09.14 594 24 12쪽
18 18. 국대선우! 국위선우! +1 24.09.13 704 21 13쪽
17 17. 스틸스의 5선발 +1 24.09.12 824 24 12쪽
16 16. 용서 그리고 다짐 +1 24.09.11 862 26 13쪽
15 15. 에이스의 빈자리 +1 24.09.10 877 23 13쪽
14 14. 팀의 문제아 (2) +1 24.09.09 913 23 11쪽
13 13. 팀의 문제아 (1) +1 24.09.08 959 21 12쪽
12 12. 정말 이상한 팀. +1 24.09.07 1,005 23 14쪽
11 11. 이정도면 연봉 더 받아야 겠는데? +1 24.09.06 1,081 25 12쪽
10 10. 경력직 신입 +1 24.09.05 1,155 20 11쪽
9 9. 5년 만의 위닝시리즈 +1 24.09.04 1,174 23 11쪽
8 8. 4번 타자의 무게. +1 24.09.03 1,239 22 12쪽
7 7. 야구는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하는 스포츠다. +1 24.09.02 1,319 25 11쪽
6 6. 괴물 신인 (2) +1 24.09.01 1,396 33 11쪽
5 5. 괴물 신인 +1 24.08.31 1,462 24 10쪽
4 4. 첫번째 증명 +3 24.08.30 1,492 26 13쪽
3 3. what the...? +7 24.08.29 1,578 32 13쪽
2 2. 다른 시작. +4 24.08.28 1,657 35 11쪽
1 1. 다시한번 +4 24.08.27 1,783 3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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