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붉은 옥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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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신
작품등록일 :
2024.08.27 13:28
최근연재일 :
2024.09.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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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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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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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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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회전목마 아이들

DUMMY

“오빠? 여기 어디야?”


“몰라.”


승우의 대답은 짧았다.


“모른다고?”


여동생의 목소리가 떨렸다. 울음이 터지기 직전이라는 걸 알아챈 승우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잠깐만 기다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안해하는 여동생에게 해줄 말을 열심히 찾았지만 적절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보다 못한 여동생이 물었다.


“여기 귀신의 세계 아니야?”


“귀신 세계?”


“놀이동산 안에 귀신 세계가 있잖아.”


“귀신의 세계...”


승우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려다 멈칫거렸다.


여동생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어두운 굴속을 지나면 눈앞에 딱 드러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장소로 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머리 위로는 시커먼 구름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멀리 삐죽이 솟아 있는 산, 불 꺼진 상점과 주택들. 그리고 도로 위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


12살 승우, 그리고 8살 승희. 아이들만 남겨놓은 괴이한 이세계.


무엇보다 어른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승우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그것은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된 건지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았다.


승우는 여동생과 함께 회전목마를 타고 있었다.


아이는 그걸 타기가 싫었지만, 사진을 찍어야 한단 엄마의 말에 회전목마에 올라탄 게 실수였다.


...참혹한 결과였다. 하지만 아이는 후회하지 않았다. 만일 여동생 혼자 이곳으로 건너왔다면? 결과는 뻔했다. 8살짜리 여자아이가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승우는 비록 어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8살짜리 아이보단 자신이 훨씬 더 어른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여동생을 잘 돌봐야 해.’


‘위험한 곳엔 가지 말고.’


부모님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몸이 떨렸다. 지금 당장 엄마, 아빠를 소리쳐 부르면 이 모든 상황이 멈출 것만 같았다.


승우아! 놀랐지? 널 위한 깜짝파티였어!


환하게 웃는 엄마, 그리고 여동생 승희를 위로 번쩍 안아 올리며 ‘우리 예쁜 딸!’ 하고 말하며 제자리에서 핑그르르 한 바퀴 돌며 큰 소리로 웃던 아빠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어른들이 말하는, 나쁜 사람 조심하기, 위험한 곳엔 가지 말기. 사나운 개 조심하기. 불량식품 먹지 않기... 같은 것들보다 훨씬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오빠?”


여동생의 목소리에 승우는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혔다.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는 모습을 내보일 순 없었다. 그건 오빠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


“우린 회전목마를 타고 있었어.”


“근데?”


“그렇다고.”


“회전목마는 어딨어? 엄마랑 아빠는?”


여동생은 이제 울음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나 하고 싶은 놀이를 못 하게 됐을 때 짓던 불길한 표정이 아이의 얼굴을 스쳤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던 승우가 황급히 여동생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레 이름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곳으로 와버렸다는 사실보단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힘껏 소리를 내지르며 울음을 터뜨리는 여동생의 모습이 더 끔찍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30분이든 1시간이든 기분이 다 풀릴 때까지 막무가내로 울음을 터뜨리는 그 모습은 승우에게 있어 인생 최대 시련이자 고난이었다.


“오빠도 무섭지?”


“아니.”


...무서웠지만, 솔직하게 대답할 순 없었다. 동생을 잘 돌봐야 줘야 한단 엄마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감정은 내비치지 않는 게 좋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울지 않는다.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세상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 알겠지?’


‘넵!’


아빠와 놀던 때가 그리웠다. 아빠는 강한 사람이었다. 체격도 건장했고, 주먹도 컸으며, 목소리는 굵고 우렁찼다.


12살 승우는 아빠의 말대로 울지 말고 겁먹지 말고, 용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꾸워어!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화들짝 놀란 승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누군가 움직이고 있었다. 어기적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는 그것은 낡은 누더기 같은 옷을 걸치고 있었고, 머리칼은 잔뜩 헝클어졌으며 눈동자는 무덤 속 해골처럼 뻥 뚫려있었다.


온몸에 벌레들이 득시글거린다 하더라도 이상할 게 전혀 없어 보일 만큼 흉측한 모습이었다.


... 승우는 알았다.


재빨리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걸.


아이는 여동생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서둘러 몸을 숨길 곳을 찾기 시작했다.




***



이세계 지도 획득의 순간이었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먹을 걸 잔뜩 쌓아 놓은 편의점에 이어 지도까지 손에 넣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내 모습을 지켜보며 나를 조종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지도를 던져 주면서 날 어느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수작질 같은 거 말이다.


A4용지 크기를 가진 그것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가짜 지도일 거라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판단했다.


특이하게도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그것은 절반가량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짙은 물감칠을 한 듯 얼룩져 보이는 지도위로 글자가 박혀 있었는데,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그런지 한동안 그것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붉은 옥수수밭.


이세계에도 옥수수밭이 있는 걸까? 방향은 동쪽이었다. 오른쪽 절반을 거의 다 차지할 만큼 넓은 지대인 그곳엔 다른 건 아무것도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붉은 옥수수밭. 그게 전부였다.


내게 지도를 건네준 보이지 않는 존재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는 옥수수밭을 싫어하는 듯했다. 동족을 잡아먹는 좀비들보다 훨씬 더 끔찍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 무엇이 있길래? 좀비들보다 더 무섭고 흉측한 것들이 살고 있는 걸까?


정답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내가 서 있는 위치로 짐작되는 곳은 서쪽 방향으로, 붉은 옥수수밭이 펼쳐진 지대와는 정반대였다.


검은 화살표는 북쪽을 향해 나 있었다. 마치 그곳으로 가면 나의 안전을 보장하기라도 할 듯. 아주 친절하게 군데군데 늘어서 있는 편의시설이나 좀비들의 위치가 드러나 있었다.


매우 노골적으로 말이다.


피식. 또 한 번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여긴 정말 끝내주는 세계였다. 데굴데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신없이 굴러떨어지는가 싶더니 이젠 대놓고 화살표대로 움직이라고 엉덩이를 걷어차이고 있었다.


이세계 창조자...라고 해두자.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빌어먹을 이 세상을 창조한 존재는 분명 제정신이 아닐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제멋대로, 재미도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내고, 상대의 의견 따윈 무시한 채, 억지로 날 이곳에 가둬버릴 순 없을 테니까.


제정신 박힌 놈이라면 절대 이런 짓을 벌일 리가 없었다.


“악마 같은 놈.”


찌푸린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


만나면 단단히 손을 봐줄 작정이었다. 그게 악마든 뭐든 간에 말이다.


편의점을 지나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도에 그려진 화살표 방향대로 북쪽이 나을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말이다.


...이 모든 게 다 그 흉악한 놈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자 다시금 분노의 불길이 온몸을 집어삼켰다.


다시 또 놈을 마주치면 그땐 목뼈를 부러뜨리고 머리통을 날려버리리라, 다짐했다.


그때, 골리앗이 앞발로 내 다리를 툭툭 쳤다.


-깡!


어서 빨리 여길 벗어나자고. 신나는 곳으로 이동하자고 말하려는 듯 헥헥거리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래, 어서 가자.”


딱딱하게 일그러진 인상을 풀었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난 딱히 뭐라 부를 수도 없는 애매한 곳으로 굴러떨어졌다.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회색빛 세상. 밤이면 시뻘건 달이 떠오르는 흉측하고 괴이한 곳.


빗물은 뼈를 부러뜨릴 만큼 격렬하게 바닥으로 내리꽂혔고, 마녀의 피처럼 싸늘하고 차가웠다.


짙은 회색빛으로 물든 음산한 하늘 위로는 번개가 번쩍거렸고, 귀를 찢는 천둥이 연신 그르렁거리고.


한마디로 여긴.


빌어먹을 놈의 세상이란 거였다.


어쩜 이렇게 대충 아무렇게나 만들어 놓을 수가 있는지. 보이지 않은 그 어떤 존재가 또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려다 실패한 곳이 맞을 거라는 생각은 점점 확신으로 변했다.


지도를 접어 바지 주머니 속에 넣었다. 필요할 때 재빨리 꺼내 확인해 볼 참이었다.


“떠날 시간이야.”


-깡!


고개를 들고 밖을 보았다.


역시나 보이는 건 주택과 흐릿한 하늘이 전부였다. 생동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죽은 자의 세상.


아무리 보아도 익숙해질 수 없는 광경이었다.


원래 그런 곳이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배를 채운 뒤라 그런지 몸에 힘이 넘친다는 거였다.


...골리앗과 함께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거리는 조용했고 아무도 없었다.


좀비들도 보이지 않았고, 사나운 들개나 시체를 파먹는 까마귀 따위도 없었다. 골리앗과 내 발소리, 그리고 이따금 들려오는 헥헥, 거리는 소리가 전부였다.


건물 안은 텅 비어 있어서 가봤자 건질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는 불길한 상상을 뒤로 한 채 묵묵히 걸음을 옮기고 있던 그때였다.


길 한복판에 큼지막한 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인간? 아니면 좀비?


놈은 검은 로브 자락으로 온몸을 휘감고 있었고,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을 어깨 위로 늘어뜨리고 있었는데, 정신이 나간 듯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좀비는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인간일까.


급히 움직임을 멈췄다.


반갑다는 느낌보단 본능적으로 몸이 얼어붙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놈이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전에 골리앗을 안아 들고 잽싸게 몸을 숨겼다.


바로 근처, 아치형 대문 앞에 서 있는 낡은 자동차 뒤였다.


다행히도 골리앗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고, 얌전히 내게 몸을 내맡겼다.


자신이 사자나 늑대가 아닌, 작고 귀엽고 앙증맞은 강아지일 뿐이라는 걸 인지한 모양이었다.


평온하던 주위가 갑자기 어두워진 느낌.


저건... 피 묻은 망치를 휘두르는 미치광이 거인이야.


그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흥분으로 인해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당황했지만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배낭 속 나이프를 확인했다.


골리앗을 쳐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혹여나 꼬맹이가 시끄럽게 짖거나 헥헥 거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영특하게도 지금은 일단 가만히 이곳에 숨어 있는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듯 했다.


손으로 꼬맹이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고 나서 자동차를 벗어났다.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긴 후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놈.


바로 그놈이었다.


가면을 벗고 있었고, 손에 쇠망치를 들고 있지 않을 뿐 저 앞에 서 있는 저것은 내가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보았단 바로 그 미치광이 거인 놈이 맞았다.


어찌 저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있을까.


날 이런 곳으로 밀어 넣은 몹쓸 새끼.


난 이젠 좀비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좀비들은 어디론가 사라졌으니까. 어젯밤 붉은 달이 떠오를 무렵 마법 피리에 이끌려 몽유병에 걸린 것처럼 떼거리로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보았으니까.


지금 내 앞에 나타날 확률은 거의 없었다.


만일 내 살을 뜯어 먹으려 좀비들이 떼거리로 덤벼든다고 하더라도 일단 저놈 목부터 따버려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미치광이 거인 놈은 미처 날 알아채지 못한 채 연신 주위를 둘러보기 바빴다.


그럴 만도 했다. 나 또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얼빠진 얼굴로 사방을 살피며 어정쩡한 자세로 한동안 오도 가도 못 한 채 서 있었으니까.


중세 수도승의 그것처럼 기다란 로브 자락이 놈의 발치에서 커튼처럼 흔들렸다.


널찍한 소매 사이로 길쭉한 손가락이 튀어나와 있었다.


유난히 하얗게 보이는 얼굴, 커다란 눈동자. 지금 당장 비명이라도 지를 것처럼 허둥거리는 모습.


어렵지 않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놈 또한 나처럼 엘리베이터를 탄 게 분명했다.


끝까지 내 머리통을 부숴버릴 작정으로.


그렇다면 더더욱 놈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어차피 가만히 내버려 둬도 좀비들이 알아서 처리할 게 뻔했지만.


놈을 그것들에게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저 미치광이가 날 이 꼴로 만들었으니 그에 대한 벌은 내가 내려야만 했다.


그것이 세상 이치였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곧장 놈을 향해 움직였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꾸물거리며 서 있던 놈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가면 속으로 본 그것처럼 유난히 크고 검은 눈동자였다.


빗자루처럼 거칠어 보이는 머리칼이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렸고,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더욱 하얗게 보이는 얼굴은 희다 못해 핏기 하나 없어 보였다.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놈이 나를 쏘아보았다. 내뿜는 살기가 느껴졌다.


공격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타다닥!


나이프를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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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붉은 옥수수밭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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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불의 힘 루드락샤 24.09.17 5 1 14쪽
21 데빌의 정체 2 24.09.15 8 1 13쪽
20 데빌의 정체 24.09.14 8 1 13쪽
19 또 다른 이세계 방문자 2 24.09.13 10 1 14쪽
18 또 다른 이세계 방문자 24.09.12 9 1 13쪽
17 깜짝 파티 24.09.11 9 1 13쪽
16 회전목마 아이들 2 24.09.10 9 1 12쪽
» 회전목마 아이들 24.09.09 12 1 13쪽
14 이세계 편의점 24.09.08 10 1 13쪽
13 토머스의 수첩 4 24.09.07 11 1 12쪽
12 토머스의 수첩 3 24.09.06 9 1 14쪽
11 토머스의 수첩 2 24.09.05 12 1 13쪽
10 토머스의 수첩 24.09.04 12 1 12쪽
9 은신처 2 24.09.03 11 1 12쪽
8 은신처 24.09.02 12 1 13쪽
7 웰컴 투 헬 2 +1 24.09.01 18 1 12쪽
6 웰컴 투 헬 +1 24.08.31 19 2 14쪽
5 그것들 2 +1 24.08.30 19 3 13쪽
4 그것들 24.08.29 26 3 13쪽
3 엘리베이터를 타고 2 +1 24.08.28 35 3 12쪽
2 엘리베이터를 타고 24.08.27 42 3 14쪽
1 쇠망치를 들고 뭘 하겠단 걸까 24.08.27 6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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