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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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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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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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DUMMY

헤르만이 하겐에게 말했다.


"혹시 우리 봉급을 올려줄 수는 없습니까?"


하겐이 황당한 표정으로 헤르만을 쳐다보자 페터가 말했다.


"아무래도 위험 수당도 있고...이 임무가 끝나면 다시 미국에 오기 어려울 수 있으니 그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하겐은 토마스 3총사에 대한 보고를 전부 읽고 있었다. 토마스 3총사는 브로드웨이 캬바레에서 공작금을 펑펑 쓰고 매춘부들을 만났다는 보고가 있었다. 토마스 3총사는 공작금을 물쓰듯 낭비하고, 귀국할때는 성병을 가져오는 그런 전형적인 한심한 부류의 공작원이었던 것 이다. 하지만 토마스 3총사는 여태까지 임무는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었기에 하겐이 말했다.


"보상은 확실히 이루어질 것 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리고..."


하겐은 토마스 3총사를 바라보았다.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토마스 3총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이 일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을때가 가장 위험한 법이니 절대 방심하지 말고 기본 원칙은 반드시 지키시오."


하겐은 토마스 3총사가 첫 임무를 하기 전 두 가지 기본 원칙을 알려 주었었다. 기본 원칙 첫 번째는 임무가 실패하거나 발각된 것 같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잡히기 전에 발각되었다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공작원들도 모조리 독일산 소시지가 엮이듯 미국에 잡혀들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도주에 실패할 것 같으면 체포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자살해야 한다는 것 이었다.


토마스가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하겐은 토마스 3총사에게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이번에 우리 측에서 포섭해야 할 인물이오. 브라운 슈미트. 독일계 이민자 2세이고, 미국 국무부에서 말단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소. 이 자가 미국 국무부에서 문서 태우는 작업을 하는데 이 직원을 포섭하면 엄청난 기밀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이오."


페터가 물었다.


"이 친구는 임금은 얼마나 받습니까?"


만약 적은 임금으로 빠듯하게 살아간다면 돈으로 매수하기 쉬울 것이었다. 하겐이 말했다.


"국무부 말단 직원의 봉급은 상당히 적지만 이 친구는 돈으로 매수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오. 조사 결과 이 친구는 독일 제국에 대해서도 여전히 애국심을 갖고 있으며 현재 미국이 독소전에서 소련에 무기를 판매하고 지원하는 것에 확고하게 반대하고 있소. 물론 국무부에서 말단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대놓고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오래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솔직하게 터놓는 법이지."


토마스 3총사는 지난 번에 미국 해군 첩보부 ONI 소속에 도박빚이 있는 해리슨 무어를 포섭하려 했다가 실패한 것을 떠올렸다. 헤르만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 어떤 타겟도 억지로 포섭하는 것은 불가능해. 협조할지 안할지는 타겟이 스스로 정하는거야. 이번 타겟은 자신의 신념이 있으니까 순순히 협조해올지도...'


페터가 물었다.


"독일계 출신이라 하더라도 이민자 2세는 미국을 조국으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이 친구가 자신의 조국을 배신할까요?"


하겐이 말했다.


"좋은 지적이네. 이 친구를 포섭하려면 자신이 하는 일이 결국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게끔 해야 하네."


다음 날, 토마스 3총사는 매사추세추를 떠나 워싱턴으로 향했다. 그리고 토마스 3총사 셋 다 중저가의 양복과 기자들이 들고 다닐만한 가방을 구입한 다음 완벽하게 기자로 위장했다. 그 날 저녁, 토마스는 브라운 슈미트의 집에 전화를 걸어서 독일계 이민자들을 취재하고 있는데 짧게 인터뷰를 해줄 수 있냐고 요청하며 짭짤한 취재료를 제안했다.


"독일계 이민자들의 삶에 대한 기사를 싣고 싶습니다. 짧게 인터뷰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브라운 슈미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 슈미트라는 성실한 공무원은 토마스의 요청을 거절하고 전화를 끊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토마스가 말을 이었다.


"바쁘시면 안하셔도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 취재를 떠나 독소전에 대한 독일계 이민자 2세대의 정치적 의견도 듣고 싶었던 터라 원하신다면 인터뷰 내용은 기사에 싣지 않을 것 입니다."


2~3초간 정적이 흐르고 답변이 들려왔다.


"혹시 익명 인터뷰도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결국 토마스는 브라운 슈미트와의 자리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브라운 슈미트는 정치적으로 확고한 의견을 갖고 있었지만 국무부의 말던 직원이었던터라 독소전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기회가 몇 없었던 것 이다. 다음 날, 토마스는 브라운 슈미트와 술집에서 만났다. 그리고 페터와 헤르만은 술집 다른 좌석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척 하면서 혹시 미행이 따라붙지는 않았는지 감시했다.


브라운 슈미트는 현재 미국이 소련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격렬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제가 독일계 출신이라서 독일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 제국이 볼셰비즘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이 유럽 대륙은 물론이고 인류 문명 전체에 좋습니다. 미국은 세계대전때 영국에 속아서 참전하지 않아도 될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물론 이번 전쟁으로 말미암아 독일이 중유럽 국가들을 자신의 경제적 블록 안으로 넣게 되면 미국의 잠재적 수출 시장을 독일에게 빼앗기는 것으로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없었다면 동유럽 국가들은 소련의 압제에 시달렸을 것 입니다. 그 국가들은 독일의 블락으로 들어가는 것이 미국의 수출 시장에도 훨씬 낫습니다."


토마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좋아...쉽게 넘어오겠어!'


슈미트는 계속해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늘어놓았다.


"루스벨트는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선거 때마다 절대로 미국의 장병들을 유럽의 전쟁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는 독일과 일본을 상대로 불필요한 외교적 강경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나 같은 말단 직원이 알 수 없는 외교적, 정치적 사정이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루스벨트 같은 거물급 정치인이라고 항상 옳은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친 권력을 얻게 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게 마련입니다. 제가 볼 때 루스벨트는 지나친 환상에 빠져있습니다."


취재가 끝나고 토마스는 브라운 슈미트와 함께 술집 밖으로 나갔다. 헤르만과 페터 또한 몰래 술집을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척 하면서 이들을 관찰했다. 토마스가 브라운 슈미트에게 담배불을 붙여주고는 말했다.


"슈미트씨, 미국과 인류를 위하여 일해볼 생각은 없습니까?"


슈미트가 입에 담배를 문 채로 떨떠름한 표정으로 토마스를 바라보았다.


"저는 이미 미국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토마스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는 말했다.


"당신의 조국을 배신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독일은 미국과의 그 어떠한 다툼도 원하지 않습니다. 독일은 미국과 싸워서 얻을 이익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루스벨트는 미국을 유럽의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슈미트는 완전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토마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슈미트는 토마스의 말을 들으면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토마스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잘하면 넘어온다!!'


토마스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현재 루스벨트의 측근들 중에 소련 쪽 스파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루스벨트의 눈과 귀를 막고 있습니다. 아주 약간의 도움만 주시면 인류를 지난 번 세계대전과 같은 참상에서 구해낼 수 있습니다."


슈미트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


슈미트는 아까 전부터 술집에서 자신을 주시했던 헤르만과 페터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취재를 한다고 할때부터 뭔가 이상했는데 노린거였군...'


토마스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손에서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때, 경찰 두 명이 길을 지나갔다.


'...'


토마스는 외투 주머니 속에 있는 권총을 확인했다. 만약 슈미트 이 자가 경찰을 부른다면 슈미트와 경찰들을 모조리 죽이고 바로 튀어야 할 것 이었다. 헤르만과 페터 또한 오른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은 상태로 상황을 주시했다. 슈미트는 길게 담배를 들이마셨다.


저벅 저벅


경찰이 떠나고 슈미트가 토마스에게 말했다.


"진짜라는 증거를 보여주시오."


'???'


슈미트는 혹시나 엿듣는 사람이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당신이 소련쪽인지 영국쪽인지 프랑스쪽인지 나는 알 수 없소. 확실한 증거를 보여부시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가담하지 않겠소."


토마스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KGB도 MI6도 절대 알 수 없는 정보를 줄테니 내일 직접 확인하시오."


토마스는 슈미트에게 몇 가지 정보를 주었다. 다음 날, 슈미트는 퇴근하고 자신의 집에서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에서는 독일 제국 빌헬름 3세의 연설이 번역되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슈미트는 빌헬름 3세 연설의 마지막 문장을 확인했다.


'!!!'


이것은 어제 토마스가 말한 문장과 정확히 일치했다. 빌헬름 3세의 연설문 초안을 하인리히 힘러쪽 인물이 입수했고, 이는 토마스 3총사에게 전달이 되어서 슈미트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었던 것 이다. 하지만 슈미트는 자신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쉽사리 결정할 수는 없었다.


'이걸론 부족하다...역함정일 수 있다!'


그 다음 날, 슈미트는 신문을 통해서 독일 측에서 발표한 몇 가지 정책을 확인했다. 이는 토마스 3총사가 말한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슈미트는 이제 토마스 3총사가 독일 측 첩보원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에 첩보 행위를 하다가 걸리면? 토마스 3총사는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독일로 입국하는 것을 도와준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토마스 3총사는 슈미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셋 다 언제라도 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둔 상황이었다. 페터는 숙소 창가에서 잠망경을 이용해서 혹시 수상한 자가 오지는 않는지 확인했다. 헤르만이 말했다.


"그 새끼 혹시 밀고하는거 아냐?"


토마스는 식은 땀을 줄줄 흘렸다. 금방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연락이 지체되고 있었다.


"포섭에 실패해도 놈이 비밀을 지키면 별 문제없겠지. 다만 놈이 밀고하면 우리 셋 다 죽은 목숨이야."


페터가 말했다.


"다시 찾아가야 하는거 아냐?"


헤르만이 말했다.


"아무래도 약점을 잡아놨어야 했어!"


토마스가 말했다.


"이 놈은 약점을 잡는다고 잡힐 놈이 아니었어. 조금만 기다려보고 연락 안오면 튀는걸로 하지."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ring ring ring


토마스가 수화기를 들었다. 헤르만과 페터도 다가와서 귀를 기울였다. 잠시 뒤 토마스가 대답했다.


"알겠소. 조만간 연락을 줄 것 이오."


토마스가 수화기를 내려놓고 외쳤다.


"성공했어!"


다음 날, 슈미트는 평소처럼 자신이 소각해야 할 문서들을 받은 다음 옥상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문서를 소각하지 않고 주머니 속에 숨겨두었던 카메라로 모조리 촬영했다. 그 날 슈미트는 퇴근하고 2시간 정도 차를 운전해서 외진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이크로 필름을 넣어둔 플라스틱 상자를 꺼낸 다음 전봇대 기둥 안쪽에 부착했다. 플라스틱 상자에는 번개 모양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고압 전류가 흐르는 부품처럼 보였다. 그리고 슈미트는 잽싸게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향했다.


한 시간 뒤, 토마스 3총사는 이 플라스틱 상자를 회수한 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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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네 놈들은 알자스 로렌을 차지하지 못하리라 +40 24.03.08 95 2 12쪽
973 도조 내각 +40 24.03.07 89 3 12쪽
972 교량 탈취 작전 +7 24.03.06 67 3 15쪽
971 결정적 타격 24.03.05 63 3 12쪽
970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기갑선봉대 +10 24.03.04 83 3 16쪽
969 프랑스-소련 회담 +22 24.03.03 89 2 12쪽
968 도이체 보헨샤우 +28 24.03.02 80 3 12쪽
967 셔먼 전차 +12 24.03.01 69 3 13쪽
966 거대한 움직임 +8 24.02.29 83 3 12쪽
965 수송부대 +12 24.02.28 72 3 12쪽
964 두번째 라스푸티차 +2 24.02.27 76 3 12쪽
963 그 누가 적진을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르는가 +52 24.02.26 107 3 14쪽
962 녹아내리는 눈 +41 24.02.25 103 3 13쪽
961 세계정세의 추이에 따른 시국 처리 요강 +6 24.02.24 81 2 12쪽
960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45 24.02.23 113 3 13쪽
959 중부집단군 총사령관 한스 파이퍼 +2 24.02.22 83 3 12쪽
958 붉은 마녀 24.02.21 63 2 12쪽
957 특수부대 나타샤 24.02.20 68 3 13쪽
956 중부집단군 작전 회의 +6 24.02.19 61 1 12쪽
955 롬멜이 우리와 함께 있다 24.02.18 69 3 11쪽
954 제국의 탄생 +4 24.02.17 90 2 12쪽
953 빌헬름 3세에게 불려간 한스 24.02.16 72 2 14쪽
952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1 (完) +2 24.02.15 55 1 12쪽
951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10 + 반역 24.02.14 51 2 12쪽
»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9 24.02.13 43 1 12쪽
949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8 메사츄세츠 공과대학교 24.02.12 45 2 13쪽
948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7 + 경제 구상 24.02.11 55 2 13쪽
947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6 + 1급 외교 기밀 +2 24.02.10 56 3 12쪽
946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5 + 미국 정보조정국 OCI +2 24.02.09 59 3 12쪽
945 엉터리 첩보원 삼총사 4 + 윈스턴 처칠의 예측 +4 24.02.08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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