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가문의 비극
한스는 그렇게 수녀원장을 따라 걸어갔다. 지금 한스는 20년 전, 프랑스군의 전차를 노획하러 갈 때보다 더 두려웠다. 한스는 자신이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던 미사카가 자살한 것에 대해 아직도 심장을 긁어놓는 것 같은 죄책감이 있었다. 중부집단군이 승리를 거듭하고 있을 때에도, 그 일만 머리 속에 떠오르면 기분이 좆같아졌다.
한스는 자신이 그 여자를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그 여자는 죽었을거라고 10년 전부터 정신 승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피크 핑커라는 여자도 어차피 얼마 안 가서 자살할거라고 한스는 생각했다.
'어차피 죽을 여자다...편하게 죽게 해주는게 낫다..'
한스는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지구본을 떠올렸다.
'이제 조금 있으면 신무기가 만들어진다...그 무기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설령 진격이 늦어지는 한이 있어도 이 전쟁은 백프로 승리다!!!'
현재 독일은 가공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한스는 기계 공학은 공부했지만 물리학과 화학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에, 이 무기에 대해서는 아들 카를의 설명을 들어야 했다. 한스는 모스크바 점령만 끝나면 전쟁을 마무리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무기에 대해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프랑스와 영국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한스는 지구본에 많은 영토가 독일 제국의 것이 되는 것을 상상했다. 프랑스와 영국에 수 많은 식민지까지 독일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그야말로 독일제국은 대영제국도 갖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영토를 차지하게 될 것 이었다.
한스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나는 여태까지 수 많은 사람을 죽였다...그 여자도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고 얼마 안 가서 자살하겠지..괜히 문제 일으키기 전에 고통 없이 죽여주는 것일 뿐이다...'
한스는 자신의 원수봉을 꽉 쥐었다.
'독일 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독일 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백작님! 식사 하시겠어요? 백작님!!"
"아!! 하겠습니다!"
수녀원장의 목소리에 한스는 깜짝 놀랐다. 한스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있어서 누가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수녀원장과 다른 수녀들은 한스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수녀원 식당에서 다른 수녀들이 쑥덕거렸다.
"예전에도 전쟁 피해자들을 위해 수녀원에 막대한 금액을 기부했대!"
"전쟁 영웅이라 사악할 줄 알았는데.."
"나름의 속죄를 하는건가봐!"
"무서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키가 작네."
한스는 식당에서 자우어 크라우트와 오이 샐러드를 먹었다. 그 때, 식당에 앙뚜완과 피크 핑커가 들어왔다.
'!!!'
앙뚜완은 동부전선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피크를 만나러 온 것 이었다. 앙뚜완은 피크가 살 집을 마련할만한 돈이 없었기에 피크는 여전히 수녀원에 기거하고 있었다. 앙뚜완은 여태까지 모아 둔 적은 금액을 모두 피크를 위하여 쓰라고 피크의 계좌에 넣어둔 상태였다. 한스는 자우어 크라우트를 씹던 입을 당구공이 들어갈만큼 크게 벌린 채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이럴 수가...'
앙뚜완은 정신이 나간 피크를 위해 의자를 빼주고 있었다. 피크는 여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이기는 했지만 놀랍게도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앙뚜완 녀석은 놀랍게도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마..말도 안돼...'
피크 핑커는 웃지는 않았지만 상태가 분명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수녀원장이 말했다.
"저 가여운 아이는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있답니다. 의사들은 힘들거라고 했지만 1년만 지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순간 앙뚜완이 한스를 쳐다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식사가 끝나고 앙뚜완이 피크를 병실로 돌려보낸 다음 감사 인사를 했다.
"가...감사합니다!!"
'나...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신거다!! 내 아내를 위하여!! 그 프랑스 새끼가 했던 말은 분명 거짓말이다!!'
한스는 앙뚜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네. 자네는 언제 전선으로 가나?"
"내일 전선으로 갑니다."
앙뚜완 같은 혼혈 장교들은 독일 제국군으로 인정 받고 싶어했지만 독일 제국군 내부에서 차별을 받고 있었다. 대다수의 독일 제국군은 이들을 동료로 대했지만 진급에 있어서 이들은 분명한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
"지금은 독일 제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일세. 귀관은 독일 제국의 장교로서 이 성전을 승리로 이끌어낼 &%$*"
상투적인 말이 끝나고 앙뚜완은 존경이 담긴 눈빛으로 한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스는 이를 외면했다. 앙뚜완은 결국 그렇게 병영으로 돌아갔다. 한스는 수녀원의 화장실에 들어간 다음 주머니 속에서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알약을 꺼냈다. 이등병 시절부터 겪었던 수 많은 전투가 떠올랐다. 전차 궤도로 짓밟고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져서 죽인 병사들의 얼굴과 표정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이 저질렀던 추악한 짓거리로 자살한 미사카라는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스는 자신이 동조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그 여자는 자살했을거라고 애써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인류를 볼셰비즘으로부터 해방해야 한다...나는 볼셰비즘으로부터 유럽을 지키고 수 많은 러시아인들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다!!'
한스는 청산가리를 들고 있는 약통을 들었다. 이 약통은 혹시나 전쟁이 패배할 경우에 대비해서 가지고 다니던 것 이었다. 화장실 밖으로 나가서 복도 끝에 방으로 들어가서 피크 핑커가 먹는 약통에 이 청산가리를 한 알만 집어넣는다면 성공할 것 이었다.
'이는 독일 제국을 위하여...'
하지만 아까 전에 보았던 앙뚜완과 피크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스로서는 도대체 왜 자신이 죄를 저질렀던 여자는 죽었는데 피크 핑커 그 여자는 점점 회복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스는 거울을 바라보았고 그 안에는 살인자가 있었다.
'으아아아악!!!!!!!!!!!!'
결국 한스는 약을 바꿔치지 못하고 돌아왔다. 수녀원장은 다시 한 번 한스에게 감사 표시를 했다. 한스는 차를 타고는 집으로 출발했다. 거리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1차대전 참전 용사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 참전 용사의 군복에는 철십자 훈장이 달려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군가 '에리카'를 연주하는 그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있었다. 한스는 잠시 차를 세우고는 그 자의 모자에 지폐를 넣었다. 그 참전 용사가 웃으며 한스에게 경례를 하며 말했다.
"고맙소!"
한스는 다시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저 의족을 차고 있는 참전 용사가 이렇게나 부러울 수 없었다. 길거리에 보이는 수 많은 사람들,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집시, 그 누구와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 싶었다. 한스는 자신의 옆좌석에 놓아둔 원수봉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마야는 새끼 호랑이와 놀고 있었다. 에밀라가 환하게 웃으며 한스를 반겼다.
"왔어?"
하지만 한스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로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에밀라가 의아해했다.
'왜 저러지?'
그 날 한스는 서재에 틀어박혀서 멍하니 있었다. 문이 열리고 에밀라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
"이게 뭐야?"
에밀라는 한스의 집무실 책상에 놓여있던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다. 그 서류 뭉치에는 피크 핑커라는 여자에 대한 보고서가 있었고, 그 보고서에 따르면 피크 핑커는 전차 부대에서 포로로 잡혔는데 집단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오토에게 소포를 보내는 에밀라는 이 부대가 오토가 있는 부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스가 피크 핑커가 머무르는 수녀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그 수녀원에 기부금을 낸 영수증을 집무실 책상에 올려두었었고 에밀라는 이를 모두 확인했다.
에밀라가 말했다.
"아..아니지?"
한스는 멍청하게 입을 뻐끔거렸다.
"그...그게..."
멍청한 한스는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려다가 결국 실토했다. 한스가 청산가리 통을 꺼내고는 울부짖었다.
"이게 알려지면 내가 이룬 모든게 끝날거야!! 독일 제국과 인류의 명운이 달린 시기에 이런 일로 발목을 잡혔어! 그 여자를 내가 죽이려고 했는데"
짜악!!!
에밀라는 한스의 싸대기를 갈겼다. 2분 뒤, 한스는 자빠진 채로 누워있었고 에밀라는 한스의 위에 올라타서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이 악마 같은 새끼!!!"
한스는 에밀라에게 쥐어터지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에밀라의 눈물이 한스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흐흑...흐흐흑..."
에밀라는 입술을 깨물고는 애써 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한스의 청산가리 약통을 집어들었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할거야. 이런 짓거리는 절대 하지 마."
사실 한스와 에밀라는 오토가 밀리나와 사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둘이 결혼까지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도 더 훨씬 많은 권력을 누릴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이 사건이 공론화가 되지 않더라도, 밀리나 귀에 들어간다면 밀리나의 올곧은 성격으로 추정해보면 결혼은 물거품이 될 것이 분명했다. 독일 제국은 전쟁의 명분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이 사건이 커지지 않도록 다른 쪽에서도 묻을 것 이었다.
하지만 한스의 자리는 완전히 날라갈 것 이었다. 그러면 한스는 더 이상 이 원수봉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된다. 에밀라 또한 여태까지 수 많은 사회 활동을 하며 만들어놓은 이미지, 그리고 에밀라가 운영하는 사회 운동 단체들 또한 끝장날 것 이었다.
그렇게 에밀라는 한스의 청산가리 약통을 자신의 방에 가서 서랍 속에 넣고 잠가 버렸다.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다음 날, 에밀라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핑계로 피크가 있는 수녀원을 찾았다. 에밀라는 여태까지 정치적인 활동을 하며 많은 봉사활동을 했고, 은막의 성녀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에밀라는 자신의 아들이 저지른 죄악과 마주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손이 달달 떨렸지만 태연한척 연기했다.
'미국이나 이태리에 가서 살 수 있도록 돈을 지원해주는거야! 내가 설득할 수 있어!'
에밀라는 수녀들과 함께 피크 핑커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한 어린 수녀가 말했다.
"지금은 자고 있어요."
에밀라는 피크 핑커가 있는 방에 들어갔다. 고작 20살 밖에 안된 이 불쌍한 여자는 아이를 임신한채로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에밀라는 난생 처음 크나큰 비통함을 느꼈다.
'세...세상에...'
에밀라의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렀다. 에밀라는 수건에 물을 적셔서 피크의 손과 얼굴을 닦아 주었다.
'어떻게던 외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줄거야. 오토 때문에 누군가가 인생이 망가지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돼!'
에밀라는 난생 처음으로 오토, 한스, 그리고 전쟁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을 느꼈다. 에밀라는 솔직히 말해서 한스가 전쟁 영웅이고 오토가 수 많은 전공을 세우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에밀라는 이런 전쟁의 현실을 전혀 몰랐던 것 이다.
'이 여자가 뭘 잘못했다고...도대체 왜 이런 짓을...'
에밀라는 애써 아랫 입술을 물며 울음을 참았다. 한스가 독소전이 터지기 한참 전부터 전쟁을 준비했다는 것을 에밀라는 알고 있었다. 에밀라 또한 이 전쟁이 볼셰비즘으로부터 러시아인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라 생각했다. 분명히 신문과 독일 주간 뉴스에서는 러시아의 모든 민간인들이 독일군을 환영하고 있다고 나왔었다. 독일 주간 뉴스에서는 러시아의 여자들 또한 독일군을 반기고 있었다. 에밀라는 오토가 러시아 여자와 사귀게 되어 밀리나와의 관계가 잘못될까봐 우려하곤 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서..설마 이런 여자들이 더 있는 것은 아니겠지?'
에밀라는 엄청난 공포심을 느꼈다. 어쩌면 이 여자는 이제라도 치료를 받게 되었으니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었다. 에밀라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어떻게던 해결할 수 있을거야...전쟁 범죄 피해 여성들을 위한 단체를 세우면...'
에밀라가 물에 적신 수건으로 피크의 얼굴과 손을 계속 닦았고, 피크가 눈을 떴다. 에밀라가 어설프게 배운 러시아어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저는 독일에서 전쟁 피해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어요."
피크의 검고 큰 눈은 여전히 멍했다. 에밀라는 손이 떨리지 않도록 주먹을 꽉 쥐고는 말을 이었다.
"미국이나 이탈리아에서 살 수 있도록 집을 살 돈을 드릴게요. 지금 동부전선에 남편이 있죠? 남편과 미국에서 사는 것은 어떤가요?"
피크가 에밀라의 눈을 바라보았다. 에밀라의 눈은 오토 파이퍼와 똑같이 생겼다. 순간 멍하던 피크의 얼굴이 공포로 바뀌었다.
"오토 파이퍼?"
에밀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리고 잠시 뒤, 병실에서 피크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꺄아악!! 꺄아아악!!"
수녀들이 달려와서 피크를 진정시켰다. 에밀라는 뒷걸음치다가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 피크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꺄악!!!"
수녀원장이 와서는 에밀라에게 말했다.
"죄...죄송합니다!"
에밀라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에밀라는 정원의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날 저녁은 독일 장병들을 위한 자선 모금 음악회 공연 일정이 있었다. 에밀라 또한 이 공연을 보러 공연장으로 갔다.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베토벤 9번 교향곡 연주가 5분 뒤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뒷자리에서 사람들이 쑥덕거렸다.
"합창은 연말에 들어야 제맛인데 말일세!"
"언제 들어도 좋지!"
잠시 뒤, 카라얀의 지휘와 함께 베를린 필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4악장 합창이 시작되었다.
"보다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환희여!! 환희여!!"
다들 공연에 빠져들었지만 에밀라는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받은 자여, 다 같이 환희의 노래를 부르세! 그렇다! 비록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땅 위의 그를 믿는 자는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 조차 갖지 못한 자는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떠나라!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신다! 모든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장미빛 오솔길을 환희 속에 걸어간다!"
빠바바밤 빠바바밤 빠바바밤 빠~바밤~
그 날 에밀라는 자택으로 돌아와서 열쇠로 서랍을 열고는 청산가리 약통을 꺼냈다. 일주일 뒤, 다시 에밀라는 수녀원에 가서 봉사를 했다. 그리고 잠자고 있던 피크의 옆에 놓여있는 약통에 청산가리 약 한 알을 집어 넣었다. 가능하면 늦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약통 맨 밑바닥에 청산가리 약 한 알을 집어 넣었다.
한 시간 뒤, 에밀라는 수녀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수녀원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던 에밀라는 점점 걸음이 빨라졌다. 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앙뚜완은 동료 오토 카리우스, 비트만과 함께 전선에 있다가 소포와 함께 검은 편지 봉투를 받는다.
'뭐지?'
앙뚜완은 소포를 받을 곳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소포는 익명으로 온 것이었고 그 안에 담배와 식량이 가득 담겨 있었다.
'수녀원장님인가?'
그 다음으로 앙뚜완은 검은 편지 봉투를 뜯었다.
카리우스는 어머니로부터 받은 담배를 자신의 부대원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앙뚜완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악!! 아아악!!!"
앙뚜완은 티거 안으로 들어가서 권총을 꺼내고는 자신의 머리를 겨누려고 했다. 앙뚜완의 부대원들이 간신히 권총을 빼앗았지만 앙뚜완은 땅에 머리를 박으려고 했다.
퍽!! 퍼억!!
"저 새끼 말려!!!"
카리우스와 비트만이 양쪽에서 앙뚜완을 간신히 막았다. 하지만 앙뚜완은 피를 토하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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