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무사가 아카식레코드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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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작품등록일 :
2023.10.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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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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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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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결투

DUMMY

7화 결투



장의호의 본래 얼굴을 보자마자 강규는 주변을 살폈다.


“꼬리를 달고 오지도 않은 것 같고......하. 하긴 너 같은 촌구석 애송이에게 뭐가 있겠냐만은.”


“......”


“그래서.....더 알 수가 없구나. 용기냐? 만용이냐. 그도 아니면.....미쳐버린 거냐.”


진득한 살기가 공간을 잠식해간다. 어찌나 농밀한지 마치 공기마저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


“글쎄.”


“큭큭큭. 정말이지. 얕보인 것 같군.”


미소를 보이는데도 오히려 그것이 더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흥분해서 제대로 싸울 수 있겠어?”


“크........”


한 번 웃음을 낸 강규가 손가락을 으득으득 풀었다.


“한 번 제대로 쳐 맞고 나더니 돌아버린 거군. 그렇지 않고서야.....”


강규의 말이 잠시 끊긴 순간 그가 돌진했다.


“이렇게 어정어정 나타날 리가 있겠느냐!!!”


강규의 발이 무서운 기세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이런. 시작부터 무섭게 나오는군.”


빠박!


메마른 음향이 터져 나오며 두 사람의 신형이 근접거리에서 주춤했다.


‘애송이 놈, 이제 막 한 달이 되어 가는데....’


강규는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과는 전혀 다른 반응. 발이 찌릿찌릿 할 정도였다.


방금 전의 공격은 오 성의 내기가 실려 있었다. 한달 전에는 삼 성의 내력에도 당해내지 못했던 놈이....


힘을 숨겼던가....그도 아니면 힘을 늘렸....아니 그럴 리는 없었다. 설령 놈이 무골기재라 한들 한 달 동안에 어찌할 수 없는 힘의 차가 존재했거늘.


공력이란 게 그렇게 쉽게 늘어나면 누군들 고수가 되지 못하겠는가.


무언가....무언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왜 그래? 예전에 비하면 힘이 그다지 실리지 않은 것 같은데?”


값싼 도발이었다. 허나 분노가 머리까지 차오른 강규는 그 도발을 무시할 수 없었다.


“...네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알량한 힘으로 뭘-”


“방금. 그거? 전력이었나? 이쪽은 낭비할 시간 따윈 없으니까 전력으로 와라.”


강규의 말을 잘라버린 채 자신이 할 말만 내뱉는 장의호.


으드드득.


강규의 몸이 분노에 반응했다.


저런 하룻강아지에 무시당하기 위해 무공을 닦아온 게 아니었다. 흑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해왔다.


지금 이 자리에 살아 있기 위해 몇 번이나 죽음의 위기를 극복해왔던가.


이런 모욕은 처음이었다. 마치 자신의 인생이 통째로 부정당한 느낌.


“.....”


강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내기를 운용했다. 좀 전까지 오성 정도의 내공만을 사용했지만 더욱더 끌어올려 팔성의 공력을 끌어냈다.


‘지금부터가 진짜군.’


성급하게 분노에만 몸을 맡긴 좀 전하고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장의호 또한 내기를 끌어올렸다.


지금까지는 팔성으로 상대했으나 십성의 모든 공력을 끌어냈다.


홰액!


강규가 다시금 들려들었다.


투두두둑!


강규의 발이 한순간에 네 번의 타격을 날렸다.


‘크읍.’


장의호는 한발 한발 막아낼 때마다 손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리 삼재 심법의 소성, 절반에 해당하는 성취를 넘어서서 자유자재로 내기를 부리게 됬다고 한들 착실하게 기본공에 입문하고 상위의 심법으로 넘어간 강규와는 어쩔 수 없는 세월의 차, 즉 공력의 차이가 있었다.


오히려 무공을 익힌 지 두 달 밖에 안 되는 이가 강규와 맞상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한 발로 날리던 연타가 끝나고 강규가 발을 바꾸며 다시 발차기를 날렸다. 제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강규의 실력은 마치 엄니를 드러낸 짐승과도 같았다.


장의호가 허리를 숙이며 발차기를 피한 후 앞으로 나아갔다. 장의호는 비어있는 허리를 노리고 귀신처럼 달려들었다.


‘여기서 승부다!!’


장의호가 손을 뻗는 것과 동시에 강규의 몸을 지탱하던 발이 회전하며 몸이 틀어졌다.


‘아뿔싸’


상대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빠르고 냉정했다.


노리던 회심의 공격이 빗나가자마자 강규의 주먹이 장의호의 얼굴을 강타했다.


쾅!!!


장의호의 몸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삼장이나 뒤로 달아갔다.


부르르르.


바닥에 엎어진 장의호가 일어나기 위해 바닥에 손을 짚었다.


콱!!


바닥을 짚은 손이 강규에 발에 짓밟혔다.


“마지막으로 말하지. 내 밑으로 들어와라.”


강규가 발로 장의호의 손을 지근지근 짓밟았다.


“크으으윽.”


“하나뿐인 목숨만은 건져야 할 텐데.”


“크.....크크크.”


퍼억.


강규의 발이 무자비하게 엎드려 있는 장의호의 가슴을 타격했다.


“뭐가 웃기지?”


“쿠헉..컥....쿨럭....”


‘하나뿐인 목숨이란......크...’


한 번 죽어봤던 장의호에게 있어선 웃긴 얘기였다. 특히나 자신의 반도 살지 못한 애송이가 죽음을 논한다니...


“크크...”


“.....어디 언제까지 웃나 두고 보자.”


퍽. 퍼억. 퍽.


일방적인 구타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공격이 가해질 때마다 장의호는 바닥을 굴렀다.


“......마지막이다. 내가 네놈하나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후우우욱.”


계속해서 몸을 웅크리며 몸 안에 들어온 상대의 내기를 간신히 몰아낸 장의호가 숨을 내쉬었다.


“네놈이 누워있는 사이 나는 네놈을 수십 번은 죽일 수 있었다. 설령 네놈이 몇 년 후 나를 능가 할 수 있다손 쳐도, 지금 이순간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을 텐데.”


그 말대로였다.


강규는 쓰러진 장의호에게 공력을 그다지 싣지 않은 채로 공격을 가했을 뿐이다. 제대로 공격했다면 몇 번은 죽었을 터.


“그....그럼 실수였군. 날 죽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 텐데.”


“건방진 놈. 더 이상의 자비는 바라지 마라.”


강규는 간신히 일어난 장의호에게 달려들었다. 지금까지완 달리 살심을 가득 품은 일격.


여기가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직감한 장의호가 호흡을 고르며 기다렸다.


콰앙!


살심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 공격의 목표가 훤히 보였다. 장의호는 양 손을 겹쳐 목에 들어오는 일격을 막았다.


“크으윽.”


제대로 받아낸 왼손은 이미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것에 주저할 틈은 없었다.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장의호가 다시금 달려들었다.


장의호의 뇌리 속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전생에 누군가에 들었던 말이었다.


-생사가 오가는 결투 중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있다. 필살의 순간이.-


강규는 상대를 마무리하기 위해 자세를 크게 잡아서 공격한 탓에 빈틈이 뻔히 드러나 있었다.


십성의 공력을 마무리에 사용하기 위해 뽑아낸 탓에 잠시 고갈되어 버린 단전.

과도한 기의 운용에 자그마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육체.


이것들이 맞아 떨어져 꼼작도 할 수 없었다.


장의호의 묵직한 지르기가 강규의 가슴 중앙 전중혈을 꿰뚫었다.


“커억!!!”


묵직한 일격에 강규가 처음으로 타격을 입는 순간이었다.


“하아......하아..”


장의호가 왼손을 늘어트린 채 하늘을 올려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끝난 건가.’


육신의 힘과 심력을 있는 대로 소모한 탓에 장의호도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


“쿠헉.”


강규가 피섞인 기침을 토했다.


“커허헉. 후우....”


정신을 차린 강규가 천천히 일어섰다.


“.....”


강규가 천천히 장의호에게 다가섰다.


그러자 장의호는 억지로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들어 올리며 자세를 취했다.

그것도 모질라 다가오며 다시 붕권을 내질렀다.


“하압!!”


장의호의 붕권을 상반신을 옆으로 숙이며 피한 강규가 주먹을 날렸다. 장의호는 또다시 바닥을 뒹굴었다.


“후우.....아직도 나를 이기려도 하다니. 꿈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 않나?”


찌잉.


일어나자마자 움직임 탓에 통증이 강규를 덮쳤다.


‘크읏.....젠장.’


부르르르.


장의호가 바닥을 움켜쥐며 간신히 일어서고 있었다.


“.....일어서지마라. 더 이상은 진짜 죽는다.”


강규 또한 지친 탓이었다. 아니 지친 것 이전에 끝없이 전의를 불태우는 장의호에게 질려있었다.


“킥......당신도 이미 간신히 서있는 수준인데 뭘.”


“감히- 큿.”


강규는 소리를 지르기만 해도 가슴이 쑤셔왔다.


‘제기랄...’


그는 한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을 다스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모르겠나. 힘을 거의 다 써버린 내가 당신의 공격을 받고도 이렇게 일어난 이유를? 내 마지막 승부수가 제대로 들어간 탓이지.”


“......기적이 일어났어. 기적이.....네놈 따위가....허나 그 기적도 여기까지다.”


‘이 일격에 모든 걸 건다.’


서로가 주먹을 들며 상대의 급소를 노렸다. 공력도 바닥난 이들끼리의 마지막 의지. 누구의 정신력이 강한가로 판가름 날것이 틀림없었다.


콰직!


실낱같은 공력을 운기한 양 측의 주먹은 서로 다른 곳에 명중했다. 강규는 장의호의 얼굴을, 장의호는 다시 한 번 상대의 전중혈에.


다시 한 번 가슴의 급소를 얻어맞은 강규가 정신을 잃고 잠시 후 뒤로 넘어갔다.


철푸덕.


쿵!


그에 반해 장의호는 무릎을 꿇었다. 의지와는 상관없는 힘이 다한 탓이었다.


“하아.......하아..”


승부의 여운을 느낄 틈도 없이 장의호는 숨을 몰아쉬었다.


승부를 가른 것은 마지막까지 공격할 곳을 놓치지 않은 정신력의 차이였다.

그저 상대를 맞히기 위해 주먹을 날린 강규와 달리 장의호는 이미 한번 타격한 곳을 다시금 노렸다.


아무리 삼류무인이라지만 수십 년을 죽음의 위기를 겪으며 밑바닥에서 굴러온 자와 흑도라곤 하나 사부라는 우산 밑에서 커온 자.


다른 모든 요소를 뛰어넘는 삶에 대한 갈망, 그것의 차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젠장...눈이 감겨오는군.’


아무리 장의호가 승리했다곤 하나 그 또한 희생을 치른 것이 너무나도 컸다.


강규를 마무리 짓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지만 한계였다.


몇 발자국 걸은 장의호가 걸음을 멈추었다.


“젠...장.”


다리가 너무나도 무거웠다.

왼팔은 왼팔대로 붙어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감각이 없고, 눈마저 감겨왔다.


‘여...기까지....인가.’


아무리 버티려고 해도 버틸 수가 없었다.


‘멍청이.’


거역할 수 없는 수마가 몰려오는 가운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장의호의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


짝짝.


경쾌한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사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죽은 것처럼 잠을 잘 뿐이었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멍청아!!”


“크으윽.”


뺨을 부여잡으며 사내가 일어났다.


“아프지 않습니까!!”


“허?”


사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불만의 음성에 동녀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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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이름 23.11.12 160 4 13쪽
15 15화 갈등 23.11.10 164 3 11쪽
14 14화 대성 23.11.09 171 2 12쪽
13 13화 흑령회의 경합 23.11.07 1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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