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드실래요
칼국수 드실래요
비가 오거나 궂은 날 이면 칼국수가 생각난다.
따끈한 국물이 그립다.
그런 날 어머니는 홍두깨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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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박에
밀가루 한 바가지 퍼 넣고
생콩가루 적당량 집어넣고.
날계란 몇 개 깨트려 넣고,
물과 소금 적당히 넣고,
치대고 치대다가,
반죽이 말랑말랑하니 끈기 있게 되면,
방바닥에 넓은 무명 보자기를 깔고
그 위에 안반을 얹고 안반 위에 반죽을 얹고
요리조리 치대면,
손길에 따라
수없이 형태를 바꾸다가.
반죽을 서서히 넓적한 반구(半球)의 모습이 되면······.
밀가루를 뿌리고 반죽을 돌려가며 요리조리 밀다가······.
홍두깨로 감아서 앞으로 밀 때
손을 옆으로 좌우로
밀고 당기며 손을 안으로 당기다가 ······.
펼쳐 밀가루를 뿌려
또 밀고 밀면 밀고 미는 데로 자꾸~~자꾸 커진다.
마침내 종이처럼 얇은 것이 멍석처럼 커질 때
반죽을 반으로 접고 또 접어 손등 넓이만 해진 다음
밀가루를 솔솔 뿌린 뒤 부엌칼로 실팍하니 썰어
채반에 살살 흩어가며 서리······. 서리 담아서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팔팔 끓이다가 썰은 국수를 집어넣고
애호박이며 풋고추며 감자를 넣고
다시~ 한번 확~ 끓어오르면 먹음직한 국수렸다.
한 사발씩 떠서 소반에 차려 놓으면
마늘과 파를 다져 넣은 양념 간장 한 숟가락 떠 넣고
열무김치와 함께 후후 불어가며 젓가락으로 먹는 그 맛이여······!
졸~ 깃~~ 졸깃하며······.
담백하고도 구수하며······.
얼큰하며 개운한 그 맛······.
입으로 후~후~ 불어가며
후~~~루~~~루~~~ 소리를 내며
격식을 차리지 않아야 더 격에 어울리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수건을 굳이 찾지 말고 손으로 쓰윽 훔치면서
체면을 차리지 않아야 더 품위가 있고........
달려드는 모기며 하루살이를 동무 삼아
피워둔 모닥불의 연기에
눈물 질질 흘리며 퍼먹어야 더욱 운치가 있고.........
약이 오를 대로 올라 붉을락말락 하는 풋고추를 된장에 푸~욱 찍어
와삭거리며 씹다가 입안이 얼얼해지면
학학거리며 혓바닥을 날름거리다가
국수한 젓가락 입에 물어야 더욱 얼큰한 맛이 있고······.
땀 냄새······. 국수 냄새······.
연기 냄새 어울리며,
한 그릇 더하시오.
권하거니 만류하거니 하는 인정 속에 향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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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
뜨끈, 뜨끈하고, 칼칼한
맛있고 배부른
칼국수 한 그릇 드시지요~
찾아 오셔서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재미있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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