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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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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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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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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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tep 32 : The Day

DUMMY

20ㅗㅗ.01.29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건조하고 목젖은 부어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특정의 아픔은 없다.

예로 춥다면 그냥 춥다는 문구가 보이거나 그걸로 인해 무슨 증상을 겪는다 정도일 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느낌이 있는데 주로 맛이나 향에 대한 것이 그렇다.

이런 증상은 여기에선 흔하며 이런 일이 자주 있어서 이제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그저 거슬리고 불편할 뿐이다.


......


오전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벽지가 헐렁거리더니 떨어져 나갔다.

이게 원래 저랬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방에 와서 저런 일은 처음이었다.

이 방 인원이 다시 붙이려고 했지만 의미 없었고 그냥 방치해 둔 상태다.

벽이 습기가 차서 젖어 있어서 저렇게 된 것일 테지만 하필 시점이 지금인 게 뭔가 미심쩍었다.

이건 좋은 의미로 하는 말이다.


......


오전 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나왔는데 NPC들이 내 재판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다.

이전에 오전에 재판을 받고 나서 오후에 출소한 인원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런 식으로 나가거나 최소 2주 안에 결과가 나온다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것은 판사 마음이라서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 재판 내용 자체는 솔직히 별 거 없고 군대에 갈지 말지에 대한 문제이며 난 병역 기피할 생각이 없으니 아마 당일 출소하지 않을까?

다른 인원도 대부분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한 NPC는 얘는 여기 있을 애가 아니니깐 판사가 군대로 바로 보낼 거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


점심시간이 되기 전 난 책을 읽었다.

이건 그중에서 한 부분이다.


......


부탁


누군가가 당신에게 뭔가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당신은 그 부탁을 들어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신 마음이지만 누가 뭔가를 해 달라고 해서 굳이 다 해주고 들어줄 필요는 없다.

아무런 대가가 없으면 더 그렇다.

사람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

뭔가를 해 줄 때는 좋아하다가 그런 행위가 예전보다 덜 해지거나 멈췄을 때 태도가 변한다.

이런 때 필요한 건 뭘까?

그건 저마다 알아서 할 일이지만 애초에 잘해주지 않거나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저런 현상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대게 그러지를 못하는 게 태반이다.

실제로 이 세상에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으르렁 거리면서 서로 상종 않고 지내는 부류가 있다.

저들은 서로 좌, 우로 찢어져서 극과 극으로 나뉘고 대립하고 그런 채로 지내며 자신의 세력이면 그 사람이 어떤 비리가 있고 죄를 저질렀어도 감싸기 급급하다.

만약 상대 진영이라면 물어뜯지 못해서 안달이 난 상태로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지낸다.

선택지가 꼭 둘인 건 아닐 텐데 좌랑 우, 선과 악, 빛과 어둠, 흑과 백 같은 이분법에 사로잡혀서 지낸다.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

내가 잘났고 넌 못났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

이들은 엄마냐 아빠냐 하는 수준 낮고 저급한 초등학생 지능 수준에 머물러 정체돼 지내며 꼰대짓거리만 일삼는다.

이 세상에는 꼰대라고 부르는 부류가 있다.

저들도 결국 그런 소리를 들을만하니깐 그런 것 아닐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꼰대라고 부르는 건 아닐 테고 말이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이 모를 것이다.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고 무슨 이유로 꼰대 소리를 듣는지 말이다.

대다수가 그런 식으로 배우고 자라서 그런 것일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삶의 방식이 있다.

먹고 자고 알고 자란 환경적인 부분 말이다.

이건 주로 부모, 가정환경, 학교, 직장, 사회생활 등으로 구성되고 만들어지는데 한번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되면 그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예시로 좋은 사례를 들자면 부모가 부유하면 자식도 부유하게 지낸다.

반대로 부모가 가난하면 자식도 가난하게 지낸다.

거의 대다수가 이런 실정이다.

하지만 저 중에서 다른 식으로 전개되는 부류가 간혹 있다.

이런 부류는 부모가 가난하고 주변 상황이 암울하고 학대당하고 왕따 당하고 남에게 도움을 받지 못해도 홀로 묵묵하게 자신의 갈 길을 나아가며 고집이 정말 세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하자면 어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를 필요로 한다.

음지에서 자라난 생물이 꽃을 피우기까지 기간적으로 다른 생물에 비해 현저히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고 치자.

하지만 어느 날 성장이 더뎠던 식물에 빛이 비치기 시작했고 결국 그 어떤 꽃보다 화려하게 자라났다.

다들 저 식물에 관심이 없고 저런 환경에서 자라났으니 얼마 못 가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저 식물은 그저 묵묵히 지낼 뿐이었다.

남에게 뭔가 부탁하거나 해 달라고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할 일에 충실한 것이다.

이건 정말 놀랍고 경이로운 현상이다.

꽃도 못 피고 시드는 것도 있기는 해도 공통적으로는 포기하지 않는다.

여기서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당신 주변에도 혹시 뭔가를 바라고 요구만 하는 염치없는 상대가 있나?

이런 때 당신은 어떻게 하나?

거절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며 선택은 결국 당신의 몫이다.

때로는 할 말도 해야 한다.


......


점심 식사를 하기 전 등기를 걸고 윷놀이를 했는데 이걸로 방장한테 받았던 등기를 다 날렸다.

하지만 재미있었고 후련했다.

또한 오후에 개인전을 한다길래 마침 등기가 한 장 남은 상태라서 이건 그냥 편지 쓸 일도 없고 난 곧 출소를 할 테니 여기에 뿌리기로 했다.

난 원래 남은 등기 1장과 편지지를 나중에 쓸까 했었는데 감옥 물건을 괜히 남겨뒀다가 부정탈지도 모르니 다 낭비하고 나서 필요한 것만 챙기기로 했다.

나는 다음 날 재판을 하러 갈 때 속옷, 관복만 입고 오전에 식사도 안 하고 갈 예정이다.

난 점심시간쯤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해야 햄버거를 사 먹고 든든하게 한 끼 챙겨 먹을 수 있어서 그렇다.

여기서 궁금한 건 이 게임이 끝나면 로그아웃이 되는 건가? 어찌 되는 걸까? 과연 햄버거를 사 먹을 수나 있을까?

현실의 내 몸은 지금 어떻게 돼 있을까?

여기에서 지낸 지 시간도 깨나 지난 것 같은데 현실의 시간은 얼마나 흘러 있으려나?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재판 보고 나서 얼른 출소할 생각만 하자.

난 불필요한 행위는 최소화하고 텅 비운 상태로 몸만 가서 재판을 볼 것이다.

출소를 할 생각만 하자. 이걸 제외한 나머지는 싹 지우고 비울 생각이다.

난 결국엔 출소를 할 것이다.


......


윷놀이 개인전에서 등기를 뿌리고 나서 결승전이 됐을 때 들켰다.

윷은 빼앗기고 만들어둔 판만 폐기하고 끝났다.

역사는 반복이 된다고 했나?

결승에서 멈춘 상태로 게임이 멈췄는데 이건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서 그냥 넘기려고 한다.


......


저녁 식사를 하기 전 방 인원 중 하나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문제가 생겼다.

결국 약 먹고 나서 괜찮아졌다.

이 NPC는 지난 신입 방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이 있었으며 여기에 와서 또 그랬다고 한다.

일단 별 일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인데 오늘 무슨 날인가?

벽지가 뜯어져 나가고 NPC 하나는 저러고 주변에서 이래저래 문제가 생기니 고개가 갸우뚱하다.

난 이게 아마 기분 탓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딘가에서 들은 얘기로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때는 마도 함께 끼어서 들어온다고 한다.

예로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엔 안 좋은 일부터 먼저 치고 들어오는데 이것을 매끄럽게 잘 처리해서 넘겨야 좋은 일이나 현상을 원만하고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난 이런 이유로 자잘한 건 그냥 신경 끄고 그러려니 하며 넘기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난 남 인생은 신경 끄고 지내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제 코가 석자인 상태에서 남까지 일일이 챙기고 하면 정신이 없어서 그렇다.

이것은 남에게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그러라는 것도 아니다.

주제넘은 일을 자제하라는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를 돕고 지원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이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정도를 넘어서고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면 이제 그것은 문제로 이어진다.

나부터 제대로 하고 돌아보자.

그게 무엇이든 나부터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남에게도 뭔가를 제대로 해줄 수 있게 된다.

괜한 동정이 섞인 나약한 감정으로 남을 대하면 오히려 그 대상만 비참해질 뿐이다.

하나의 예로 길고양이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이 얘네 먹이를 주던데 이건 사실 불필요한 행위다.

그냥 내버려 두면 알아서 지낸다. 그러나 다들 가만히 둘 줄을 모른다.

결과적으로 번식하고 번식하고 번식하고 번식만 계속하며 비참한 떠돌이 생활이 지속된다.

사람들이 저러는 이유가 뭘까?

불쌍해서? 귀여워서?

다 맞을 테지만 할 짓이 없으니 그러는 것도 맞다.

난 저런 부분이 아니꼽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단지 저런 일은 영원하지 않으며 저런 행위가 끊기면 남게 된 부분만 비참해져서 그렇다.

저 NPC도 저러고 싶어서 저러는 건 아닐 것이다.

이것을 현실적인 관심으로 보자면 재수가 없고 어쩔 수 없고 안타까울 뿐이다.

동정할 필요는 없다.

나머지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마다 그럴만하니깐 그런 것이라서 그렇다.

나도 그렇지만 누가 이런 곳에서 생활을 하고 싶어 할까?

이건 군대도 마찬가지인데 누가 징병돼서 군대에서 생활하고 싶을까?

저기에서 다치고 죽으면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난 이기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우선 나부터 챙기고 제대로 하기로 했다.

누가 친하든 정이 들었든 어쩌든 일단 싹 배제하고 오로지 날 위해서 내 갈 길을 나아가야겠다.

난 반드시 출소할 것이다.


......


20ㅗㅗ.01.30


오늘은 1심 심리 재판날이다.

난 오전에 일어나서 볼 일 보고 나서 씻고 나왔다.

재판받으러 가는 시간은 오전 8시 50분이라고 한다.

난 나가기 전에 주임이 부른다고 해서 그를 만나러 갔다.


......


"주임님 부르신다고 해서 왔습니다."


난 주임이 있는 곳에 들어서며 말했다.


"951번 왔어?"


주임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


머리카락이 긴 사내...


......


운영자다.


"네."

"오늘 재판날이지?"

"맞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기분 어때?"


......


"떨립니다."

"긴장할 거 없어."


운영자가 씩 하고 웃었다.


"결과는 어떨 거 같아?"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결과가 나와도 긍정적으로 받아넘기려고 합니다."

"좋은 마음가짐이네."

"감사합니다."

"네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최선을 다 했다면 그걸로 된 거야. 앞으로 남은 건 하늘의 뜻이겠지."

"네."

"오늘 제대로 해 봐. 네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라."

"알겠습니다."

"앞으로 더는 이런 곳에 들어오지 않게 조심해."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가 봐. 그동안 고생했어..."


운영자의 마지막 말에서 뭔지 모를 아련함이 들었다.


"네..."


난 다시 방으로 향했다.


......


난 재판을 보러 갔다.


......


집행유예


......


주변에서 윙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자 모니터가 보인다.


'뭐지?'


난 방금 전까지 분명 법원에서 재판...


......


'재판?'


난 내 옷과 얼굴을 봤다.

일상복을 입고 있고 머리카락과 얼굴도 평소 그대로다.


......


'꿈이었나?'


꿈 치고는 생생하다.

또한 어안이 벙벙하다.


'그건 뭐였지?'


정말 뭐였을까?

난 다시 의자에 앉았다.

상 위에 입영통지서가 보인다.


'군대...'


......


"다녀와야겠지?"


군대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감옥은 더 들어가고 싶지 않다.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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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Step 33 : put off 24.03.05 12 0 12쪽
34 후기 24.02.23 28 0 3쪽
» Step 32 : The Day 24.02.21 17 0 12쪽
32 Step 31 : Two Days 24.02.20 39 0 13쪽
31 Step 30 :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24.02.19 35 0 10쪽
30 Step 29 : It will be fine 24.02.18 17 0 12쪽
29 Step 28 : Lunar New Year 03 24.02.17 17 0 10쪽
28 Step 27 : Lunar New Year 02 24.02.16 15 0 12쪽
27 Step 26 : Lunar New Year 01 24.02.15 1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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