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최근연재일 :
2024.09.15 10:29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1,316
추천수 :
1
글자수 :
374,590

작성
24.02.06 12:05
조회
17
추천
0
글자
13쪽

Step 17 : You're right

DUMMY

점심시간이 되자 라디오에서 노래가 들린다.

이 날 거지 같은 꿈을 꿔서 기분이 우중충하고 찜찜하다.


'어서 이 게임에서 풀려났으면 좋겠다...'


이곳의 생활은 가혹하고 부조리하다.

하지만 상관없다. 왜냐면 이 또한 결국 지나갈 것이고 오늘은 방을 옮기는 날이라서 그렇다. 덕분에 난 기대에 부풀어 있기도 했다.

난 점심시간이 지나 전 날 했었던 행위와 냈었던 보고 전에 따라 오후 주임 면담을 하러 갔다.


......


"악인들이 장악해 버린 부조리한 세상.

그 속에서 핍박받는 노예들...

어쩌다가 이리된 건지 알 순 없지만

확실한 건 이 모두 가짜란 것!

누가 정해놨나? (엉터리 규칙!)

누가 만들었나? (모순뿐인 사회!)

누가 조종하나? (부패한 관료!)

더럽고 추한 세상!" - ???


주임이 있는 현장에 들어서자 록 음악 소리가 들렸다.


"주임님 면담하러 왔습니다."


......


머리카락이 긴 사내...


......


내가 지난번에 한 번 마주한 사람이다.


"운영자님?"

"951번 왔어?"


운영자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운영자는 지금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다.

운영자의 손에는 담배 1개비가 들려있다.


"지금 왔습니다. 오래간만이네요."

"일주일 정도 됐나?"


......


"사기, 날조, 선동뿐인 드러난 모든 것.

그 속에 세뇌당하는 노예들...

다들 자유로워지길 희망할 테지만

결국 선택은 당신들의 몫!

누가 정해놨나? (엉터리 규칙!)

누가 만들었나? (모순뿐인 사회!)

누가 조종하나? (부패한 관료!)

썩어빠진 이 세상!" - ???


"그런 것 같습니다."

"방 옮기고 싶다고 했지?"

"네."

"이제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가 됐지..."


'다음 장?'


운영자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방 옮기게 해 줄 게."

"감사합니다."


드디어 다른 방으로 옮길 수 있게 된 건가?

알 수 없는 기대감이 북받쳐 올랐다.


"내일..."


......


"네?"

"방은 내일 옮기게 될 거야. 내가 팀장한테 말해서 착한 사람들 있는 곳으로 넣어줄게. 어차피 감방에서 착한 연놈들이 있을 리는 없지만 적어도 네가 지냈던 곳보다는 순하고 체감 덜할 거야."


난 방을 내일 옮기게 된다는 운영자의 말에 잠깐 멈칫했다.


"오늘은 안 되나 봐요?"

"나도 내용 전개상 얼른 방을 옮겨주고 싶기는 한데 이 세상 사람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지. 지금 설정상으로는 그렇게 돼 있어서 말이야. 이 규칙은 내가 설령 운영자라도 멋대로 깰 수 없어."


괜찮다. 그걸로 충분하다.

결국 방을 옮기고 저곳 말고 다른 곳에서 생활하게 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운영자가 내 편의도 봐 주니 든든했다.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


"두려워하지 말고 두 날개를 하늘 향해 펼쳐 봐.

자 이제 시작이야.

검은 네 날개와 함께..." - ???


'이 노래 낯이 익는데 뭐였더라?'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낯익은 가사가 들렸다.


"왜 그래?"


운영자가 담배를 마저 피우고 나서 물었다.


"이 노래 낯설지가 않아서요..."

"내가 작사해서 만든 곡이야. 괜찮아?"

"네. 요즘 가요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다행이네..."


운영자가 담배를 끄며 씩 하고 웃었다.


"작사도 하시나 봐요?"

"작사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다양히 해 나가는 중이지. 이게 심심해서 시작한 일이기도 한데 재미있어. 덕분에 온종일 정신없고 바쁘더라..."

"전 방에서 항상 심심해요..."

"감방 안에 갇혀 지내니 확실히 그럴 만도 하겠네. 거기는 여자도 없고 거시기도 세우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못 세우잖아?"


운영자가 씩 하고 웃으며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그렇죠..."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게이는 없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아요."

"게이는 없어도 개 이상한 새끼들이 많기는 할 거야. 요즘에는 온라인에 특히 그런 부류가 차고 넘치지. 정신병자들 말이야."

"피곤하죠..."


......


"지난번에 봤을 때는 안색도 안 좋고 뭔가 다급해 보였는데 이젠 괜찮은 것 같네?"

"그런가요?"


모르겠다.

지난번에는 방은 못 옮기고 이번에는 방을 옮길 수 있게 돼서 그런 건가?


"이제 감옥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해서 그런가 보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조급해하지 마. 네가 간절히 바라고 조심하고 반성하면 금방 풀릴 거야."


나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네 마음먹기에 달렸어. 그 어떤 상황에 처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좋게 풀려나갈 거야."

"알겠습니다."

"궁금한 거 없어?"


'궁금한 것...'


......


"(La Cha Cha) 엉덩일 흔들어 봐,

(La Cha Cha) 다 함께 춤을 춰 봐,

(La Cha Cha) 음악에 몸을 맡겨 봐.

(La Cha Cha) 엉덩일 흔들어 봐,

(La Cha Cha) 다 함께 춤을 춰 봐,

La Cha Cha, La Cha Cha, La Cha Cha, OH!" - ???


"지난번에 물어볼 건 다 물어본 것 같아서 궁금한 건 없습니다."

"좋네. 그러면 심심하니깐 대화나 잠깐 더 나눌까? 아무 얘기나 해 봐."


'무슨 얘기를 하는 게 좋으려나?'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


"제가 오늘 재수 없는 꿈을 꿨어요."

"재수 없는 꿈?"

"학창 시절에 관한 내용인데 제가 어릴 때 소심하고 내성적이라서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거든요. 게다가 생긴 것도 잘 생긴 편은 아니라서 자주 놀림 당하고 지냈어요."

"누구한테?"

"어릴 땐 생김새로 놀리던 건 대부분 이성이었어요. 그중엔 제가 좋아하는 상대도 있었고요..."

"어릴 때 여자애들이 너 생김새 가지고 놀렸나 이거지?"

"네."

"시팔년들이 지네 면상은 얼마나 비너스 같길래 생김새로 놀려? 걔네 얼굴 예뻤어?"

"그냥 평범했던 것 같아요. 아닌 부류도 있었고요."

"인성 빻은 애들이나 저러는 거지. 원래 진짜 예쁜 여성들은 외모로 누구 지적하거나 뭐라고 하지 않아. 저런 건 주로 열등감에 시달려 지내는 거지 같은 것들이 하는 행위지."


운영자가 입이 험한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욕을 적절히 섞어서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 나가니 시원하기도 했다.


"제가 외모 문제인지는 몰라도 학교 다닐 때 자주 소외되고 따돌림당하면서 지내고는 했어요."

"왕따 당하고 지냈단 거지?"

"네. 아닌 때도 있기는 했었는데 거의 자주 그랬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왕따라는 건 보면 그럴 만하니깐 그러는 것도 있는데 왕따 시키는 이유 중 대부분이 별 거 없어. 누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에 별 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야. 심심하니깐 심심풀이하려고 괴롭히고 못 살게 구는 거지. 그 배후에는 주동자가 한, 두 명씩 꼭 있고 말이야."

"이런 일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많이 멀게 느껴지고 아늑하고 때로는 멍해지기도 해요. 어떤 단체, 사회, 타인 등이 낯설기도 하고요. 덕분에 어딘가에 소속돼서 뭔가를 해 나간다는 게 쉽지 않아요. 물론 저도 어딘가 소속돼서 단체랑 하나가 돼서 어울리고 싶기는 한데 그럴 때마다 종종 전 이게 아마 기분 탓일 거라 생각하지만 다들 절 안 좋게 보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아요."

"뭔가 트라우마 같은 게 있는 모양이네?"

"전 저럴 때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


"눈을 떠 봐! (Oh!)

소리쳐 봐! (Oh!)

내일은 네 두 손에 달렸어.

다가올 내일의 눈 부신 햇살이 널 위해 뜬다는 걸 잊지 않길 바라.

눈을 떠 봐! (Oh!)

소리쳐 봐! (Oh!)

결국엔 네 맘먹기에 달렸어.

이제는 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행동해 나가는 너 자신이 되길 바라." - ???


운영자가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그럴 땐 네 마음에 맡기면 돼..."


운영자가 담배를 피우고 나서 말했다.


"본능에 충실하란 말도 있잖아."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상황에 따라 네 입장에서 봤을 때 최선을 고르면 돼. 만약 네가 뭔가를 하고 싶다면 하면 되는 거야. 만약 네가 뭔가를 하기 싫다면 안 하면 되는 거지. 네가 어딘가 속하고 싶다면 그때 속하면 되는 거고 그러기 싫다면 그러고 싶을 때 하면 돼. 네가 누군가를 상대하고 싶다면 상대하면 되는 거고 무시하고 싶다면 그냥 무시해 버려."

"저도 그러고는 싶은데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저게 했던 어떤 특정 행위로 인해 불쾌해하지 않을까요?"

"네 말대로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너 자신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야. 남 신경 쓰고 일일이 살피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 이 세상은 그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아. 현실적이 관점에서 바라보면 네가 지금 뭔가 충분하지 않은데 그런 상태로 뭔가를 해 나가면 문제만 더 늘어날 뿐이야. 남 돌보고 신경 쓰는 건 우선 너 자신부터 그럴 만한 여유가 될 때 해도 늦지 않아. 그로 인해 뭔가 어긋나거나 불편해진다면 그 상태로 끝내면 돼. 어차피 관계라는 건 애초에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구도라서 영원하지도 않고 얽매일 필요도 없어. 단지 저마다 필요하거나 필요해지는 때가 있을 뿐이니깐..."

"제가 만약 누군가를 죽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죠?"

"죽여."

"제가 만약 죽고 싶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죠?"

"죽어."


난 막힘없고 직설적이고 핵심을 찌르는 운영자의 대답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


"네 스스로 해야 해.

그렇게 움츠려 있지 말고...

넌 주체가 돼야 해.

눈치 따윈 개나 줘 버리고...

알아서 해 나가 봐.

너 자신을 믿고 한번 해 봐.

이제 일어날 때야.

그 무엇도 널 멈출 수 없어." - ???


"넌 어쩌고 싶어? 생존할래 아니면 죽일래?"

"저는 죽이고 싶지도 않고 죽고 싶지도 않아요..."

"그걸로 된 거야. 그런 상태로 지내면 돼. 내 생각에는 복수도 부질없고 남 인생 신경 쓰고 챙기는 것도 의미 없어. 저마다 주어진 대로 자신의 주제에 맞게 지낼 뿐. 지난 일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어.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과거가 어떻든 지금이 어떻든 지 간에 현실에 충실해야 돼. 네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보내."

"감사합니다."

"이제 방에 가서 짐 챙겨두고 앞으로 옮기게 될 방에서 잘해 봐. 아마 네가 여태껏 겪은 일들이 마냥 의미 없는 건 아니었을 거야."

"알겠습니다."


난 방으로 향했다.


......


방에 도착하고 나서 변하는 건 없었다.

방장이 내게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난 주임이 다음 날 방 옮겨주게 해 줬다고 말했다.

방 안의 NPC들은 그제야 안심하듯이 제발 어서 나가라며 아우성이다.

보채지 마라.

나도 너희 같은 쓰레기들과 더는 마주하고 싶지도 않고 상종하기 싫다.


......


난 이 순간이 싫지만 한편으로 안도하고 행복했다.


......


여태껏 지내면서 종종 드는 생각은 한국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희한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 세계 12위 정도 되는 경제국이며 부자나라나 다름없고 지금은 한류가 할리우드, 세계 각국에 퍼져선 양놈들도 후려치고 지내는 상태인데 행복하지 않으니깐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건 지극히 본인 기준이니깐 그렇지 않은 것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하지만 확실히 한국 사람들 뭔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건 다 저러한 가정환경과 무심한 어른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애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가정불화에서 오고 쌓인 여러 가지를 풀기 위해서 누구 왕따를 시키고 못살게 굴고 괴롭히고 사랑받고 자라지 못했으니깐 누군가를 스토킹 하거나 데이트 폭력을 하면서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을 오로지 남들에게만 표출하고 남 탓만을 일삼으면서 지내고 있는 게 아닐까?

이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저러고 지낼 필요 없고 저마다 소중한 매개체 중 하나일 텐데 말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했지만 내 가정도 그다지 순탄치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단지 그런데도 불구 나는 내 엄마를 사랑하고 내 아빠도 사랑하고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두 분 다 용서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

저런 부분은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면 모든 건 결국 돌고 돌아서 그렇다.

내가 만약 나중에 누군가를 양육한다든지 할 일이 생긴다면 난 절대 한국의 부모처럼 뭘 해도 '하지 마, 안 돼.'라고 일관하며 애 주눅이 들게 하거나 기를 죽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Prison Gam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Step 39 : VR...? 24.03.11 12 0 13쪽
40 Step 38 : SunShine 24.03.10 10 0 12쪽
39 Step 37 : move on 24.03.09 9 0 11쪽
38 Step 36 : Butterfly Effect 24.03.08 9 0 13쪽
37 Step 35 : February 24.03.07 14 0 11쪽
36 Step 34 : Reset 24.03.06 14 0 13쪽
35 Step 33 : put off 24.03.05 10 0 12쪽
34 후기 24.02.23 27 0 3쪽
33 Step 32 : The Day 24.02.21 15 0 12쪽
32 Step 31 : Two Days 24.02.20 38 0 13쪽
31 Step 30 :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24.02.19 33 0 10쪽
30 Step 29 : It will be fine 24.02.18 16 0 12쪽
29 Step 28 : Lunar New Year 03 24.02.17 17 0 10쪽
28 Step 27 : Lunar New Year 02 24.02.16 14 0 12쪽
27 Step 26 : Lunar New Year 01 24.02.15 17 0 11쪽
26 Step 25 : 2 + 1 24.02.14 15 0 11쪽
25 Step 24 : Start Up 24.02.13 15 0 13쪽
24 Step 23 : I don't care 24.02.12 42 0 12쪽
23 Step 22 : Hint 24.02.11 14 0 13쪽
22 Step 21 : Time & Signal 24.02.10 15 0 12쪽
21 Step 20 : Optimization 24.02.09 13 0 13쪽
20 Step 19 : Whereabouts 24.02.08 15 0 17쪽
19 Step 18 : Room Number 702-03 24.02.07 46 0 12쪽
» Step 17 : You're right 24.02.06 18 0 13쪽
17 Step 16 : Kill or Suicide or 24.02.05 14 0 18쪽
16 Step 15 : Change & Choice 24.02.04 5 0 15쪽
15 Step 14 : Change & Rise 24.02.03 5 0 17쪽
14 Step 13 : World War III 24.02.02 17 0 12쪽
13 Step 12 : EBS / EAS 24.02.01 37 0 15쪽
12 Step 11 : Walk & Work 24.01.31 17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