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on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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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11is
작품등록일 :
2024.01.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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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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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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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29 : It will be fine

DUMMY

20ㅗㅗ.01.25


설 연휴가 지나 수요일이 됐다.

난 최근 들어서 잠을 일찍 자는 편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정이 넘을 시간 동안 오래도록 앉아서 글을 적었던 적 있었다.

난 그때 A4 용지에 적은 일기 공책에 옮겨 적고 반성문 적고 집에 편지를 보내면서 지냈다.

이걸 속도 내서 했더니 금세 끝나기는 했다.

난 지금 일기만 적고 반성문, 편지는 설 연휴 때 보내서 여유롭다.


......


이날 오전에는 몸 상태가 괜찮았다.

전날에는 뭔가 몸살이라도 걸린 것처럼 감기 증세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목만 뭔가 부어오른 느낌이 있지 괜찮다.

여기가 가상현실이라서 그런지 특정 어딘가 아픈 느낌이나 기분은 없다.

이것까지는 괜찮은 것 같은데 뭔가 찜찜하다.

내가 요즘 잘 때 땀이 자주 난다. 그런데 그게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땀을 흘려주는 게 좋기도 한 것 같다.


......


내가 이날부터 다시 막내 일을 도맡아 하게 됐는데 주로 설거지, 쓸고 닦기 위주다.

나머지는 기존에 4번 업무를 그대로 해서 어려울 건 없다.

난 원래 조금만 일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이것을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하게 될지 몰랐다.

내가 일단 받는 건 있으니 도와주면서 일을 단기로 한다는 생각으로 해 보려고 한다.


......


여기서 다시 말하지만 난 그게 설령 단기라도 저 때 저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


난 과거 단기로 일을 다닌 적 있었다.

이건 그것과 비슷한 거라고 보면 된다.

단지 현장이 감옥이고 시간제 같은 게 아닌 하루 설거지 3번 외 쓸고 닦기일 뿐이지만 간단히 용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며 지내려고 한다.

이것을 한 달 이상 할지는 모르겠다.


......


이날 오전에 식사를 하고 나서 설거지를 했다.

난 이 일을 하며 지난 3주 정도 일했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

난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수월하다.

이런 곳에서 설거지랑 잡일을 하고 지내는 건 달갑지 않다.

감옥은 사람 지낼 곳이 못된다.

난 얼른 출소할 것이다.


......


이날 오전에 식사를 할 때 신입들이 농담으로 매달 얼마해서 징역 대신하기에 대한 대화를 나왔다.

일을 하기 싫거나 거지, 노숙자에게는 이런 게 괜찮을지도 모른다.

난 금전도 좋지만 자유롭고 싶다.

일상생활에서 많지는 않아도 소소한 행복, 한 때를 보내면서 즐기고 싶다.

난 출소할 것이다.


......


점심 먹을 때가 됐다.

여기는 식사가 오전 11시 전에 나오는데 문득 어떤 기류가 느껴졌다.

여기에서 누군가가 빠질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 예상으로는 앞으로는 물갈이가 빠르게 일어날 것 같다.

방 인원이 12명이니 물갈이하기 전 몇이 빠지기는 하는 게 맞다.

기간은 아마 그렇게 길지 않을 것이다.


......


난 식사를 하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난데없이 단수가 됐다.

이런 이유로 잠깐 있다가 설거지를 했는데 물이 나오는 것도 그렇고 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밖에 날씨는 좋았고 기온도 전날보다는 따스해서 기분은 괜찮았다.

날씨는 여전히 겨울이지만 전날보다는 덜한 것 같다.

하지만 방의 인원들은 춥다고 말했다.

그건 아마 무슨 이유가 있으니 그런 것일 거다.


......


이날 설거지를 할 때 물이 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온수로 씻을 수는 있었다.

원래는 전날 화요일에 씻어야 했지만 설 연휴라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난 오래간만에 뜨거운 물로 씻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시간이 짧은 건 아쉬웠다.


......


저런 일이 있고 나서 난 책을 읽었다.

이건 그중 일부다.


......


어제 잠깐 장을 보려고 어딘가에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길을 나아가고 있었는데 양말이 보였다.

그곳은 트럭 안에 양말을 진열해 둔 하나의 작은 양말 전문 매장이었다.

나는 호기심에 그곳에 전시된 양말들을 살펴봤다.

일단 가격은 어떤 건 한 쌍에 1,000원 정도이며 국산이었다.

나는 안 그래도 양말을 좀 사려고 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어서 양말들을 둘러봤다.

어떤 아줌마가 내게 다가왔다. 그러고 나서 양말에 관해 설명했다.

그 아줌마에 대해 말하자면 중년쯤 돼 보이고 자식 딸린 것 같은 토종 한국산 아줌마였다. 그런데 그 아줌마에게 냄새가 났다.

나는 바로 직감했다.

나는 그 아줌마한테 이렇게 질문했다.


"주사 맞으셨나 봐요. 화이자 접종받으셨어요?"

"AZ 맞았어요. 2차까지 접종했어요."


나는 그 대답을 듣고 나서 흠칫했다. 왜냐면 저것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AZ는 그중 특히 독하다고 들어서 그렇다.

나는 저런 대답을 듣고 나서 아줌마랑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양말 3켤레 정도 사 주고 나서 다른 장소로 향했다.

원래 저것 말고도 더 있는데 상황상 더 설명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저기까지 밖에 이야기하지 못했다. 물론 별 의미 없는 대화였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말하기 앞서 그게 10CM인지 12CM인지 15CM인지 21CM인지 24CM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단지 이것은 어느 날 하루 장을 보려고 집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 방문했다가 생긴 우연한 만남에 관한 얘기다.


나는 최근 백화점에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그곳에서 약을 샀다.

그것은 주로 비타민에 관련된 영양제가 그 예인데 나는 요즘 이런 것을 챙겨 먹으며 지낸다. 물론 영양제 같은 것을 즐겨 먹어 봤자 딱히 좋을 건 없고 건강한 상태라면 그냥 지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건강한 것 같지도 않았다.

내가 저 때 뭘 샀는지 일일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일단 먹거리를 샀다.

나는 백화점에 가면 거의 먹거리 위주로 산다.

나는 과거에는 백화점 같은 곳에 자주 방문하는 편은 아니었다.

난 요즘 들어서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저곳에 자주 들리게 된다.

집 주변에 있는 백화점은 주로 먹거리를 사려고 들리지만 거리가 어느 정도 되면 그곳 구경을 하려고 방문한다.

저 날은 가까운 곳에 갔다.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물품 다 고르고 나서 계산대 쪽에서 경상도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내가 저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서 만난 건 아니고 말 그대로 계산하려고 계산대에 갔다가 마주한 것이다. 그리고 저분이 나한테 경상도에서 올라왔다니깐 아마 경상도 할머니가 맞을 것이다. 대신 경상도 할머니라고 해서 말투가 경상도 사투리를 구상하는 건 아니었다.

경상도 할머니인지 아닌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본인이 경상도에서 올라왔다고 하니깐 경상도 할머니 일 것이다.

여기서 궁금한 건 저 경상도 할머니가 뭣 하러 경상도에서 위쪽 지역까지 올라온 걸까?

그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그런 걸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혹은 어딘가 방문하려고 그런 걸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설마 나를 보려고 올라온 걸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여기서 단언컨대 그럴 리가 없다.

나는 학창 시절에 친구가 딱히 없었고 인기도 딱히 없었고 반장 선거 나갔을 때 한 표 정도만 받았고 따돌림당하는 게 일상이고 삥 뜯기는 게 일상이고 맞고 지내기 일쑤고 일진들 셔틀 하면서 지냈고 현실에서 이성 친구 사귄 경험 역시도 딱히 없었고 어느 초록색 외계인처럼 간담 조립모형 만들면서 라노벨 즐겨 읽는 방구석 히키코모리 오타쿠 생활하면서 지내지는 않았지만 저건 아닐 거라고 본다.

미친 건가?

이건 피해망상과 다름없다.

그렇지 않나?

예로 한 지역에서 지내는 사람이 나랑 옛날에 잠깐 랜선이나 어딘가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다고 해서 외출할 때나 어딘가 다니거나 할 때 나타나거나 한다면 그건 할 짓거리 없는 정신 나간 스토커이고 범죄자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저런 정신병자들이 어디 있겠나? 그러니 우스갯소리로 흘려 넘기면 된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를 보려고 경상도에서 올라온 건 아닌 할머니가 저곳에서 물품을 산 이유는 다름 아닌 할아버지한테 주려고 그런 것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깐 할아버지 속이 안 좋아서 어쩌고 하면서 여기 와서 뭐 어쨌다고 했나? 아무튼 뭔가 사정이 있으니깐 저리 한 거겠지...


'지극 정성이다.'


이것은 아름답고 눈물겨운 하나의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 때 내 가슴이 뭉클해지거나 감명받거나 눈물이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런가 보다 했다.

애초에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난 저때 잠깐 이런저런 쓸데없는 대화를 나눴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쓸데없는 대화였던 것 같다.

시답지 않은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이렇게 잠깐 장을 보고 나서 귀가했다.

보람찬 하루였다.


......


여기에서 지내다 보면 종종 무슨 체질이라고 말하는 인원이 있다.

난 체질이고 나발이고 그런 게 어디 있나 싶다.

예로 한 장소에서 한 달 이상 지내며 매일 같은 일과 반복하고 비슷한 식단으로 끼니를 때우면 그 누구라도 그런 일과에 능숙해지고 다양한 행위를 해 나가며 지내지 않을까?

내가 봤을 때는 무슨 체질 같은 건 없고 그냥 저마다 익숙해지고 적응하는 것뿐이며 그 속에 제각기 여러 행위를 하는 게 맞다.


......


난 이날 하나의 가능성을 봤는데 이번 달 말에 내가 아마 바로 풀려날 것 같은데 이 일을 신속하게 진행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일을 회피하려는 생각을 했다가 이렇게 된 것도 맞다.

결국 이 일을 신속히 진행하면 이런 걸로 생긴 안 좋은 순간도 금세 지나갈 것이다.

얼른 처리해 버리자. 간단한 일이다.

내가 이런 확신이 들고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꽤 많은 흘렀다.

난 그동안 하루라도 일찍 감옥에서 나가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감옥에서 지내는 중이며 크게 의미가 없었는데 이 모든 게 사실 필요한 일이니 그런 것 같았다.

난 실제로 이곳에서 마음가짐도 변하고 성장했다. 그것도 단기로 말이다.

난 이런 일이 희한하고 신기하다.

이 세상은 이런 알 수 없는 구도로 이뤄져 있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겪는다면 그건 필요한 일이며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날 이끌어주려고 이렇게 전개되는 것 아닐까?

그것도 더 나은 방향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감옥 생활이 그랬다. 그런데 그건 이제 과거일 뿐이다.

내가 지금 지내는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감옥에서 지내는 이 순간도 과거로 남을 것이다.

5일 뒤 재판을 보는 그 순간도 과거로 남을 것이다.

출소하고 귀가하며 게임에서 풀려나는 순간도 과거로 남을 것이다.

군대에 다녀오는 순간도 과거로 남을 것이다.

그 어떤 순간도 공통적으로는 과거로 남을 것이다.

결국엔 지나간다.

난 어찌 보면 이런 게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게 뭐냐면 징역 1~2년 정도 받고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46일 정도 감옥에서 공부랑 수행하고 나서 풀려나고 신속하게 더 나아진 상태로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이것도 괜찮은 일 아닌가?

난 이런 생활이 좋지는 않아도 안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럴 만하고 지금의 내게 필요하니 생긴 우연을 가장한 필연과 무대...

난 이 속에서 한 단계 혹은 그 이상 성장하고 다음 장으로 신속히 넘어갈 것이다.


......


재판까지 앞으로 5일.

모든 건 예정대로 막힘없이 진행될 것이다.

걱정할 필요 없어.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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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Step 38 : SunShine 24.03.10 10 0 12쪽
39 Step 37 : move on 24.03.09 9 0 11쪽
38 Step 36 : Butterfly Effect 24.03.08 9 0 13쪽
37 Step 35 : February 24.03.07 14 0 11쪽
36 Step 34 : Reset 24.03.06 15 0 13쪽
35 Step 33 : put off 24.03.05 10 0 12쪽
34 후기 24.02.23 27 0 3쪽
33 Step 32 : The Day 24.02.21 15 0 12쪽
32 Step 31 : Two Days 24.02.20 38 0 13쪽
31 Step 30 :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24.02.19 34 0 10쪽
» Step 29 : It will be fine 24.02.18 17 0 12쪽
29 Step 28 : Lunar New Year 03 24.02.17 17 0 10쪽
28 Step 27 : Lunar New Year 02 24.02.16 14 0 12쪽
27 Step 26 : Lunar New Year 01 24.02.15 17 0 11쪽
26 Step 25 : 2 + 1 24.02.14 15 0 11쪽
25 Step 24 : Start Up 24.02.13 15 0 13쪽
24 Step 23 : I don't care 24.02.12 42 0 12쪽
23 Step 22 : Hint 24.02.11 14 0 13쪽
22 Step 21 : Time & Signal 24.02.10 15 0 12쪽
21 Step 20 : Optimization 24.02.09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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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Step 18 : Room Number 702-03 24.02.07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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