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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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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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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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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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막상 종이를 펼쳤지만 뭐라고 써야할지 막막하다.


/진선생 보시오./


이 문장에서 멈춘지 한참이 지났다.


무엇을 쓰고 싶었던걸까?

쇠약해진 내 뇌처럼, 그와의 기억이 과거의 심연으로 깊숙이 가라앉아서 그럴수도 있겠다.


/선생이 사망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소./


며칠전, 오래된 CIA친구가 여기까지 찾아와 그의 죽음을 알려줬다.

그것도 상당히 오래전에 죽은걸 이제야 자기들도 정보를 접했다고 했다.


워낙 폐쇄적인 사회라 그러겠지.


오랜 상념끝에 머뭇거리는 펜을 억지로 종이 위에 움직이게 했다.


/그 소식을 전해들으니 옛날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더군요.

선생을 처음 만난지도 벌써 이십년이 넘었소이다.

격동하던 시절 아니오?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나는 선생 덕분에 우물 바깥을 알게 되었고, 우물 위로 보였던 작은 하늘이 얼마나 크고 두터운 거였는지 비로소 체감하게 되었소.

그렇소, 선생이 내 스승인 셈이었소./


젖먹이가 첫 발걸음을 떼는건 찰나라고 할만큼 짧은 순간이지만 앞으로의 일생에 중요한 것처럼, 고작 6개월이라는 짧은 만남은 내 인생을 관통할 만큼 진한 흔적을 남긴 순간이었다.


/정말 짧은 만남 아녔소?

그후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소.

선생의 놀라운 얘기는 들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했었소.

다시 나에게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오./


광복이 되자 조선 반도는 남북으로 갈라졌고, 남북 모두가 이데올로기의 늪에 빠져 혼란이 극심했던 소용돌이 시대였다.


우리는 서로를 잊은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전력질주를 해야만 했다.


나 역시 신생 국가에서 새로운 군대를 창군하려는 시대적 소명에 매몰되어 그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간혹 대륙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는 선생의 소식을 간간이 들을수 있었으나,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먼일이었다.


그런 선생이 다시 적장이 되어 내앞에 나타났다.


그날이

1950년 6월 25일이었다.


/중국 내전을 통해 이미 전쟁 영웅이었던 선생이 625내내 했던 활약은 대단한 것이었소.

하지만 그걸 막을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었소.

국가의 명운을건 전쟁 아니겠소?

덕택에 전쟁 이후 우리는 각자 국가의 최고 영웅이 되었소이다./


이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고통스러운것이었다.

수많은 군인이, 아무 죄없는 양민들이 이데올로기 앞에서 처참히 도륙되었다.


그속에서 선생의 활약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전쟁에서 보여준 선생의 신묘한 전술은 아군을 절망에 빠트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결코 감상에 빠져 물러설 수없는 절박한 현실이기도 했다.

얻어맞을수록 배가되는 고통으로 정신이 나가게되는 잔혹한 현실.


목구녕까지 차오르는 핏물을 다시 삼키고 고통으로 아득해지는 정신을 바짝 세운채, 힘겹게 짜낸 온몸의 힘을 주먹에 담아 적에게 다시 내질러야하는 끔찍한 현실을 나는 꿋꿋하게 감당해냈다.


온몸에 피투성이가 되어 성한곳이 한군데도 없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적의 목덜미를 악착같이 물어 뜯었다.


그렇게 나는 국가를 구한 영웅이 됐다.


북에서 선생도 인민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했다.

한때는 선생의 공을 기리는 동요도 나오고,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영웅이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참 묘한 일이요.

전쟁이 없는 세상은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것인데 말이오.

그런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같은 사람을 제일 껄끄럽게 생각하는 법이오.

선생의 죽음이, 나의 삶이 그렇게 말하는것 같지 않소?/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채 평온한 세상의 길거리를 활보할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몸에 배여있는 전장의 혈향은 어떤 이에게는 두려움을 주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우리를 배격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영웅이라고 떠받쳐지는걸 그들이 더욱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있다.


/그리고 전쟁없는 세상은 꼭 평화로운 세상은 아니었소.

우리가 무식해서 몰랐던 것이지./


이제 전쟁은 없다.


포탄에 몸이 터지고 총알에 살갗이 뚫릴지도 모른다는 계속된 공포, 그런 공포마저도 익숙해지는 그런 잔인한 전쟁은 이제 없다.


그런데 왜 세상은 더 잔혹해졌을까?


/하지만 선생, 후회하시오?

아니오, 난 지금도 믿소.

결국은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걸./


그걸 잊는다면 우리가 해온 일이 뭐가 되겠는가.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을 일이다.


세상은 선생이 전쟁을 일으킨 원흉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절반만 맞는 소리다.


선생은 단순한 전쟁광이 아니다.

실제로 전쟁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건 맞지만, 그의 꿈은 더욱 원대한 것이었다.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그래. 실패했기 때문에 죽었겠지만.


/선생.

평화로운 세상이 되는걸 저승에서도 꼭 지켜보시길 바라겠소./


어쩌면 일찍 세상을 떠난 선생이 더 나을수도 있지만.

이제 모든 미련을 버리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덤덤히 볼수있기를.


/아프리카 오지에서

벗, 한현/


펜을 놓자 아련한 기억들이 하나씩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금 막 붓을 놓은것처럼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

아니면 세월로 두껍게 덧칠해져 이미 흐릿하게 지워지고 있는 기억


생각해보면 625전쟁때는 선생과 직접 마주칠 일은 없었다.

서로 총과 포를 날리는게 인사였을뿐.


선생과의 인연중에서 제일 또렷이 생각나는건 무엇일까?


만주에서의 모습이었을까?

이름모를 사당에서 날 구해줄 때의 첫 만남.

화평에서의 전투

부인을 잃고 오열하는 선생의 마지막 모습.


아니다.


선생이 적이 되어 내앞에 다시 나타났을 때였다.


지금 내목을 긋고있는 칼의 주인이 선생이라는걸 막 알았을때.

죽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차려야 한다는 절박감을 막 깨달았던 때.


그 섬뜩하던 순간.


그래, 유월의 어느날이었다.

그날은 파란만장했던 전쟁의 시작일이었다.


그 순간을 제일 먼저 꺼내는게 순서이리라.







작가의말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떨리네요.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헤헷...


그저 한국전쟁을 영웅 내지는 전쟁 소설처럼 쓰고자 했습니다.

흔히 아는 것처럼 한국전쟁은 국군이 지리 멸렬하게 당하다, 미군 구원해준 전쟁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치밀하게 준비한 적이 기습하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초반에 밀리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미군이 참전할 때까지 공간을 내주고 시간을 벌겠다는 국군 지휘관들의 전략과 전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피를 흘렸던 젊은 영웅들의 뜨거운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한국전쟁은 한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 4개 국가의 전쟁 영웅이 펼치는 거대한 서사시였습니다.



프롤로그 격인 전쟁 첫 이틀 간을 먼저 다룹니다.

프롤로그가 10여 편으로 조금은 길 것 같습니다.


그 후에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갑니다.

짧은 중국 시절 그리고 남한의 창군과 북한의 치밀한 전쟁 준비 과정을 거쳐 한국전쟁을 담을 예정입니다.


남북한. 미군과 중공군. 4개국 전쟁 영웅들이 모두 얽혀서 등장합니다.





그래서 당시 인물이나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역사적 평가나 철 지난 이데올로기는 소설의 방향이 아닙니다. 부디 헤아려 주소서.

남한의 인물에 한해선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무서워서요..ㅠㅠ


공모전에 상관없이 완결을 향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독자제현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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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79 하무린
    작성일
    24.05.10 09:10
    No. 1

    잘보고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k5******..
    작성일
    24.05.19 07:34
    No. 2

    흥미로워요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k5******..
    작성일
    24.05.22 10:26
    No. 3

    재미있네요 받아드리는게
    편했어요 좋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k8******..
    작성일
    24.06.03 18:40
    No. 4

    어릴적 친정어머님께서
    칠남매 옹기종기 모아두고
    전쟁 이야기 해 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이모님들과 콩밭에서 밭 매고
    있는데
    콩밭위로 총알이 날아다녀서
    콩밭속에 누워 계셨다고
    하시던 말씀을 들으며
    무서워 하던
    어릴적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하무린
    작성일
    24.07.05 10:46
    No. 5

    작가님 잘보고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흑전사
    작성일
    24.08.27 14:38
    No. 6

    아무리 주관성이 개입되어 쓰더라도 그 글을 객관화하여 보는 것도 독자의 지혜. 너무 왜곡된게 많아서. 자칭 전문가의 탈을 쓴 짐승들 때문이죠. 이해를 못할바는 아니죠. 어차피 각색 편집되니까. 그나마 지금은 소수자의 목소리도 솔솔 나오죠.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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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2 24.09.16 15 0 10쪽
144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24.09.15 20 0 10쪽
143 발등의 불 24.09.14 19 0 10쪽
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20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20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2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2 0 10쪽
136 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24.09.07 24 0 10쪽
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1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7 0 10쪽
133 음성전투, 덫을 놓다 24.09.04 25 0 9쪽
132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9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8 0 10쪽
130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1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2 0 9쪽
127 무정, 독침 두개를 쏘다. 24.08.29 28 0 9쪽
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2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2 1 9쪽
124 스미스 특임대, 미국 참전의 신호탄 24.08.26 33 1 8쪽
123 풍덕천 전투, 희망의 불씨는 이어지고.. 24.08.25 31 1 9쪽
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2 1 9쪽
121 한강방어전, 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24.08.23 2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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