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902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7.06 22:11
조회
34
추천
1
글자
12쪽

화상회의

DUMMY

지한은 휴대폰으로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간밤에 일어난 사고 소식을 찾았다. 밤 11시에 정수가 말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평소에도 사고가 많은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승용차와 형섭이 몰고 가던 차와 충돌 사고가 났다.


형섭이 몰던 차의 연료 탱크가 부서지고 충격에 의한 스파크로 차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했다. 형섭은 차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불에 타 숨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형섭이 몰던 차의 안전벨트가 사고의 충격으로 고장 나 형섭이 차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거라 했다.


형섭의 사망이라는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자 지한은 예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여러 번 울리고 나서야 예지가 전화를 받았다.


“예지 씨, 방금 형섭 씨 사고 뉴스를 읽었습니다.”


지한의 말에 예지는 대뜸 울먹였다.


“유 작가님, 나 어떡해요? 우리 형섭 씨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앞으로 좋은 일만 남은 사람인데......”

“저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도 없고 마음이 안 좋네요. 나와 드라마 이야기를 할 때 들었던 형섭 씨의 밝은 목소리가 잊히지가 않네요. 정말 인생은 모른다더니......”

“형섭 씨를 생각할 때마다 불쌍해서 눈물이 나요.”


지한은 형섭에 대한 예지의 감정이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번에도 느꼈듯이 예지는 형섭을 단순히 로드 매니저 이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한이 예지에게 전화를 건 것은 아니었다.


“현주 씨가 충격이 클 텐데 걱정입니다.”

“현주 씨요? 어, 유 작가님이 내 스타일리스트를 어떻게 알고 있어요?”

“형섭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됐는데요.”

“그런데 현주가 왜 형섭 씨 죽음에 충격을 받아요?”


순간적으로 지한은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형섭이 예지에게 어떤 여지를 준다고 느꼈는데 애인의 존재를 감춘 행동으로 보아 어쩌면 예지가 양다리를 걸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주가 형섭 씨 죽음에 충격을 받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어제저녁부터 연락이 되지 않던데.”

“현주 씨가 어제저녁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요?”

“예. 언제나 내 곁을 맴돌더니 어제저녁부터는 전화도 되지 않더라고요. 아침에 이 일로 FN 소속사에 전화를 하니 오늘 안으로 다른 스타일리스트를 보내준다고 했어요.”

“.....그랬군요......”


지한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을 때 예지가 한숨을 섞어가며 입을 열었다.


“어쨌든 형섭 씨 일을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유 작가님 덕분에 형섭 씨가 요새 기분 좋은 얼굴을 하는 날이 많았으니 그것도 고맙고요.”

“아닙니다. 예지 씨 건강이 걱정되니까 너무 상심하지는 마시고요. 드라마와 관련해서 조만간 만나도록 해요.”

“알겠어요, 유 작가님.”


지한은 통화가 종료된 휴대폰을 한번 힐긋 쳐다보고는 그대로 호주머니에 넣었다.


‘진성이 낌새를 알아차렸군. 그렇다고 형섭을 그렇게 급하게 처리한 이유가 뭐지?’


지하철에서 내리다 지한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김명훈이 오늘 형섭과 만나는 걸 알아냈다면? 진성이라면 김명훈 주위에도 자기 사람을 숨겨놨을 수 있어.’


지한이 작업실에 도착해 노트북을 켜는 동안 유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평소와 달리 병지가 그녀의 뒤를 따라오지 않았다.


“유빈 씨,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지한 씨는 꼬박꼬박 회사 작업실로 나오네요. 지한 씨의 부지런함을 누군가가 배워야 할 텐데.”


유빈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들은 지한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혹시 병지 씨는 오늘 작업실로 나오지 않나요?”

“그 혹시가 맞아요. 삼촌이 회사에 없다고 땡땡이칠 생각을 하다니, 정말......”

“그래요? 유빈 씨 혹시 병지 씨 전화번호 알아요? 병지 씨와 연락을 하고 싶은데.”

“이번에도 그 혹시가 맞았어요. 병지 씨가 멋대로 내 전화기에 입력한 번호긴 하지만.”


유빈은 휴대폰 액정 화면을 몇 번 터치하고는 지한에게 내밀었다. 지한은 휴대폰을 받아 병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러 차례 신호음이 가고서야 이제 막 잠에서 깬 것 같은 병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유빈 씨. 어제 늦게까지 뭘 좀 하느라 이제 일어났.... 후암, 지금부터 씻고 작업실로 갈게요. 작업실에서 나도 지한 씨 못지 않게 열심히..... 후암...... 할게요......”

“병지 씨, 나예요. 유 지한.”


그러자 병지가 숨을 급히 들이마시고는 변명했다.


“어, 지한 씨. 왜 유빈 씨 전화를 지한 씨가......”

“나에게 병지 씨 연락처가 없으니 유빈 씨에게 물었죠.”

“어, 그래요? 그...... 내 전화번호로 지한 씨 폰으로 걸어도 됐을 건데...... 그러는 김에 번호도 저장도 하고......”

“병지 씨 전화번호를 연락처 목록에 저장할게요. 혹시 김 이사님 주위에 권 작가님 라인 사람이 있나요?”

“권 작가님 라인의 사람이요?”


생각을 하기 때문인지 병지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동안 지한은 조금 초조한 기분으로 병지의 대답을 기다렸다. 병지는 몇 번 하품을 하고 몇 번 ‘흠’ 하는 소리를 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글쎄, 딱히 권 작가 라인이 삼촌 주위에 있는 것 같진 않은데...... 아, 참, 저번에 삼촌 비서 형과 수다를 떨다 알게 됐는데요. 삼촌 비서 형이 권 작가 비서와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했어요.”

“.....그 비서가 김 이사님 스케줄을 관리하죠?”

“그렇죠. 그게 원래 비서가 하는 일이잖아요? 오늘 오후에 삼촌과 지한 씨와 한 피디가 같이 만날 거라면서요? 삼촌이 비서에게 한 피디와 전화 연결해달라고 한 뒤 세 사람이 만날 일정을 이야기했죠.”

“.....그 자리에 병지 씨도 있었고요?”

“그렇죠. 삼촌 목소리가 꽤 크니까 어쩌면 비서도 모임 이야기를 들었을 지도 모르죠.”


지한은 머릿속에서 진성의 비서와 명훈의 비서가 만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병지 씨, 내가 김 이사님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도 될까요? 혹시 싫어하신다면 병지 씨를 통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삼촌이 지한 씨 연락처를 궁금해해서 알려줬어요. 지한 씨가 직접 전화 걸면 더 좋아할 겁니다. 삼촌 전화번호는요......”

“잠깐만요.”


지한은 병지가 불러준 번호를 수첩에 휘갈겨 적었다.


“고마워요, 병지 씨.”

“.....있잖아요. 서로 그렇게 나이 차도 나지 않는데 이렇게 예의 안 지켜도 되지 않을까요?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호칭도 그렇고.....”

“병지 씨 말은......?”

“아직 말을 놓기는 그러니까 호칭부터 편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호칭부터요?”

“이제부터는 지한 씨라고 부르죠.”


기대와 불안이 같이 어린 병지의 얼굴을 보고 지한은 피식 웃었다.


“알았어요. 그럼, 오후에 보기로 하죠.”


지한이 스스럼없이 말하자 수화기 너머로 병지가 씨익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나중에 봐요. 유빈 씨에게는 말 좀 잘 전해주고.”


유빈은 할 말이 있는지 통화를 마친 지한을 힐금거렸다.


“유빈 씨, 왜 그래요?”

“병지 씨가 그래 보여도 낯을 가리는 데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한 씨와는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요. 나에게도 그렇게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면 안 될까요?”


지한은 순간적으로 뚱한 얼굴을 할 병지를 떠올렸다.


“미안해요. 여자와 빨리 친해지는 편이 아니라 유빈 씨와는 아직 어색하네요.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게 어떨까요?”

유빈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지한 씨가 원하는 대로 해요.”

“고마워요.”


안도의 기분은 느끼며 지한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


지한은 명훈에게 병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는 말과 함께 통화가 가능한지 묻는 문자를 보냈다. 30분이 지나서야 명훈이 전화를 걸어왔다.


“유 작가, 무슨 일이에요? 오늘 오후에 만나기로 했잖아요?”

“김 이사님, 죄송하지만 톡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을까요? 누군가 엿들을 수도 있어서요.”

“.....유 작가가 이런 요청을 하는 이유가 있겠죠. 그렇게 합시다.”


명훈은 시원스레 지한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지한은 전화를 끊고 명훈을 친구 추가한 뒤 톡을 보냈다.


- 감사합니다. 혹시 김 이사님 주위에 누군가가 있습니까?

- 방금 거래처 사람과 헤어지고 혼잡니다.

- 비서분도 옆에 안 계신거죠?


지한은 만약을 위해 한 번 더 확인했다.


- 비서는 내 차로 먼저 보냈어요.

- 김 이사님, 죄송하지만 오늘 모임을 취소하면 어떨까 합니다.

- 취소요? 왜요?

- 김 이사님에게 미리 말씀 드리지 않았는데 한 배우님에게 일어난 일을 밝혀줄 사람은 이형섭 씨라고 예지 씨의 로드 매니저입니다.

- 그래요?

- 이형섭 씨가 어젯밤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뭐라고요?


실제로 명훈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지한은 명훈이 놀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 형섭 씨가 한 배우님을 궁지로 몬 인물을 밝힐 거라는 정보가 새어 나갔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 아니, 어떻게 정보가 새어 나간 거죠?

- 미리 막지 못한 제 탓이 큽니다.

- 난 유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 지 통 모르겠어요.

- 제가 알아낸 것을 김 이사님과 한 피디님 그리고 한 배우님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오늘 오후 만남을 취소하자면서요?

- 오늘 오후가 아니라 오늘 저녁에 화상 통화를 했으면 합니다.

- 화상 통화요? 우리 네 사람이 전부?

- 예. 그 사람들이 아직은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 아니, 감시라니. 무슨 소리인지 지금 머리가 어질어질하네요.


명훈은 정말로 혼란스러운 듯 곧바로 톡을 보내오지 않았다. 지한은 참을성 있게 명훈의 톡을 기다렸다. 다행히 오래지 않아 명훈은 톡을 보냈다.


- 그 사람들이 누군가요?

- 한 배우님을 궁지로 몬 사람은 권 작가님입니다.

- 뭐라고요?


명훈의 톡이 다시 끊어졌다. 큰 충격을 받았는지 1분이 지나도록 명훈은 톡을 보내지 않았다. 명훈의 톡을 기다리는 동안 지한의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한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문자판에 손가락을 갖다대었다.


- 저녁에 화상 회의에서 들려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알았어요. 그럼, 저녁 8시에 화상 통화를 하도록 하죠. 한 피디에게는 내가 말하죠.

- 알겠습니다. 참, 김 이사님은 오후에 회사로 가실 건가요?

- 그럴 생각입니다.

- 그러면 한 가지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 뭔가요?

- 이틀 동안 회사 안에 조사원이 돌아다녀도 되나요?

- 조사원요? .....유 작가가 필요하다면 이틀 정도 조사원의 출입을 허락하죠. 그 이유를 오늘 밤 들을 수 있겠죠?

- 예.

- 그럼, 오늘 밤에 화상 통화로 만나죠.


지한은 휴대폰을 다시 가방에 넣고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십여 분 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병지가 허겁지겁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병지는 초조한 얼굴로 유빈과 지한에게 손인사를 보냈다. 그런 병지를 지한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7 윤 피디 24.08.06 17 1 11쪽
66 윤 피디 24.08.05 25 1 12쪽
65 영역 싸움 시작 24.08.03 27 1 12쪽
64 영역 싸움 시작 24.08.02 27 1 12쪽
63 영역 싸움 시작 24.07.31 28 1 12쪽
62 함정 24.07.30 29 1 12쪽
61 함정 24.07.29 26 1 12쪽
60 함정 24.07.27 27 1 13쪽
59 함정 +2 24.07.26 27 1 12쪽
58 함정 24.07.24 29 1 12쪽
57 함정 +2 24.07.23 29 1 12쪽
56 함정 24.07.22 28 1 12쪽
55 함정 24.07.20 31 1 13쪽
54 마약 스캔들 24.07.19 31 1 12쪽
53 마약 스캔들 +2 24.07.17 29 1 12쪽
52 마약 스캔들 24.07.16 30 1 12쪽
51 마약 스캔들 24.07.15 32 1 11쪽
50 마약 스캔들 24.07.13 36 1 12쪽
49 권 회장 24.07.12 31 1 13쪽
48 권 회장 24.07.10 30 1 13쪽
47 권 회장 24.07.09 35 1 12쪽
46 화상회의 24.07.08 35 1 11쪽
» 화상회의 24.07.06 35 1 12쪽
44 요구 24.07.05 36 1 11쪽
43 요구 24.07.03 39 1 12쪽
42 요구 24.07.02 37 1 11쪽
41 미끼 24.07.01 39 1 12쪽
40 미끼 24.06.29 38 1 12쪽
39 미끼 24.06.28 42 1 11쪽
38 미끼 24.06.26 45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