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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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909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7.16 22:04
조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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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마약 스캔들

DUMMY

새로운 기획대로 프로젝트를 만들려면 다양한 출연진이 필요하다는 지한의 생각에 강 피디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한은 제일 먼저 출연을 확정지은 태민과 예지를 인터뷰하겠다고 나섰다. 강 피디는 그동안 우현과 함께 유명 운동 선수와 유튜버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다행히 병지는 더 이상 폭주하지 않았다.


강 피디와의 회의가 끝나자 지한은 병지를 데리고 휴게실로 갔다. 지한은 병지가 의자에 앉자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병지가 지한의 전화를 몰래 듣는 것을 녹화한 것을 보여주었다. 병지는 화들짝 놀라 지한을 쳐다보았다.


“지, 지한 씨. 이거는......”

“병지 씨가 혼자서 이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테고...... 김 이사님의 뜻인가요?”


지한은 병지의 의도를 알면서도 일부러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했다.


“사, 삼촌은 이번 일과 아무 상관 없어요. 그냥 누군가 지한 씨를 조사한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되어서......”


파랗게 질린 얼굴로 병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미안합니다. 나는 또 지한 씨가 혼자서 위험한 일을 할까봐...... 한 배우 일도 지한 씨가 혼자서 다 알아내고 해결하려 했잖아요. 그래서 권 작가에게 찍히고 회사에서도 힘들어졌으니까......”

“물론 그 사람에게 밉보인 건 맞죠. 하지만 그건 내가 선택한 겁니다. 병지 씨나 김 이사님이 마음 쓸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득 본 건 맞잖아요? 게다가 삼촌이 유 작가를......”


병지는 말을 끝내지 못하고 지한의 눈치를 힐금 살폈다. 지한은 병지가 우진 앞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김 이사님은 내가 마음에 든다고 했죠? 그런데 이유가 뭔가요? 난 그 분에게 딱히 해드린 일은 없는데.”


오히려 지한은 명훈이 자신의 뒷배가 되길 원하는 형섭과 만나게 해주려고 했다.


“......지한 씨는 능력도 좋고 인성도 나쁘지 않아서 사람들의 호감을 살 만 하죠. 그게 누구든.”

“.....혹시 김 이사님은 저나 권 작가 같은 능력을 원하는 건가요?”


지한의 말에 병지는 정곡을 찔린 듯 움찔 몸을 떨었다.


“권 작가가 FN에서 기세가 좋은 것도 컨텐츠를 성공시키는 능력 때문이니까요. 그걸로 투자도 받을 수 있고 작가, 피디 그리고 배우나 가수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더 크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FN 창업주가 자신의 할아버지이기도 하니 권 작가가 기고만장하는 거겠지만요.”

“삼촌도 FN의 2대 주줍니다. 할아버지가 FN 창업주라도 권 작가에게 꿀릴 게 없죠...... 다만 지금 열세인 건 컨텐츠 성공 능력이기는 하죠.”

“김 이사님이 FN의 2대 주주라고요?”

“권 작가의 할아버지가 FN을 세울 때 할아버지가 자금을 댔거든요. 아빠는 FN에 관심이 없어서 땅을 물려받고 삼촌은 주식으로 상속받았죠. 그래서 지금은 삼촌이 FN 2대 주줍니다.”


병지는 무슨 선언이라도 하는 사람처럼 잠시 목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


“혼자는 힘들지만 이쪽과 같이 한다면 권 작가가 함부로 못할 겁니다. 그러니까 이쪽 라인으로 오지 않을래요?”


병지의 말을 듣고 지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FN의 2인자가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건 분명 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지한은 혼자서 움직이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정보력에서도 그렇고 이번처럼 가족들에게까지 위험이 닿을 수 있는 것에서도 그랬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라도 진성이 누나뿐 아니라 부모님에게 해를 끼칠 수 있어.’


명훈과 병지가 지한에게 호의는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한은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지한의 최종 목표는 진성이 대가를 받는 것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제멋대로 군다고 해도 진성은 FN에 필요한 사람이었다. 단지 FN에 소속되었다는 것만으로 정현을 걱정했던 명훈이 기꺼이 진성의 파멸을 받아들여 줄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현수에 대해 미련을 가졌던 만큼 1인자가 되고 싶은 그의 욕망을 알 수 있지만 회사가 망가지는 것보다 자신의 욕망을 버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에 지한은 명훈의 도움을 거절하기 위해 병지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 순간 처음 만났을 때 명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권 작가의 입지가 이처럼 단단해진 데는 서 작가의 역할이 컸어요.’


명훈은 그렇게 말했다. 회사에서 힘을 얻는 데 큰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진성은 현수를 모함해서 자살하게 했다.


‘형이 당연히 받아야 할 것들을 이제라도 받아내야지. 그래야 진짜 복수했다고 할 수 있지. 그러기 위해서라도 명훈이 필요해. 마침 명훈도 내 능력을 원하니까 이쪽에서 꿀릴 것도 없지.’


지한은 두어 번 심호흡을 한 뒤 병지를 돌아보았다.


“좋아요. 같은 라인 사람으로서 잘 부탁합니다.”


지한의 말에 병지의 굳었던 얼굴이 순식간에 풀어졌다.


“맡겨만 주세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




*

예지는 잠을 편히 못 자고 있었다. 간간이 있던 불면증은 대본 리딩 이후로 심해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을 쳐다보던 다른 배우들의 눈빛과 경멸의 시선을 보낸 정현이 계속 떠올랐다. 정수는 특별히 표정 변화는 없었지만, 예지는 그의 평가가 제일 겁났다.


‘분명 기수라는 사람의 연기를 본 뒤부터 내 연기가 되지 않았어. 이제껏 배우도 아니었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연기할 수 있는 거야? 신경 쓰여서 집중이 안 되잖아.’


대본 리딩 때 만났던 배우들을 떠올리자 예지는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머릿속에서 누가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 예지는 거실 장식장의 서랍을 미친 듯이 열기 시작했다.


“진정제! 진정제가 어딨는 거야!”


예지의 신경질적인 목소리를 듣고 가사 도우미와 형섭의 자리를 대신한 매니저가 달려왔다.


“또 이러신다!”


서랍 속 물건들을 거실 바닥에 마구잡이로 내던지는 예지 앞에서 허둥대며 가사 도우미가 비명을 질렀다.


“예지 씨, 왜 이러십니까? 정신 차리세요.”


예지는 멍하니 딱딱한 인상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새 매니저를 보는 동안 예지는 온몸에 으스스한 무언가가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다.


‘누가 형섭 씨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는지는 뻔해. 보나 마나 권 작가 짓이지. 어떻게 그 사람에게 그럴 수 있지? 형섭 씨는 권 작가의 비밀을 알고 있는데. 자신의 비밀을 아는 사람도 그렇게 처리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나 아니야?’


예지는 서랍 안을 마구잡이로 뒤진 끝에 의사에게서 처방받은 진정제를 찾아냈다. 성분이 독해서 자주 먹으면 안 되기에 가사 도우미가 아침에 꺼내주고 감춰둔 약이었다. 에지는 가사 도우미의 손길을 뿌리치고 진정제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러고는 냉장고로 달려가 생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약 덕분에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예지는 다시 불안증을 느꼈다.


‘나도 필요가 없어지면 형섭 씨처럼 목숨을 잃을 수 있어. 권 작가가 한 피디를 살펴보라고 했어. 그럼, 그 말을 따라야지. 하지만 한 피디가 나를 드라마에서 빼겠다고 하면? 난 권 작가의 지시대로 할 수 없잖아?’


이번에는 속이 울렁거렸다. 두통도 다시 시작되었다. 예지는 다시 진정제로 손을 뻗었지만 가사 도우미가 먼저 진정제를 낚아챈 뒤였다.


“이 미친년이!”


예지는 가사 도우미에게 으르렁대며 덤벼들었다. 매니저가 예지를 떼어놓으며 소리쳤다.


“진정하세요! 자꾸 이러시면 권 작가님에게 보고할 겁니다!”

매니저의 말을 듣고 예지는 허공에 두 손을 뻗은 그대로 딱 멈춰 섰다.


“권 작가님은 안 돼. 권 작가님에게 말하면 안 돼.”

“예, 예, 말하지 않을 테니까 정신 차리세요!”


예지는 숨을 몰아쉬었다.


‘권 작가 눈 밖에 나면 안 돼. 명 작가님은 며칠째 연락이 안 되고......’


예지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드라마 문제라면 유 작가에게 방법이 있을 거야.’


매니저에게 한쪽 팔이 잡힌 예지는 버둥거리며 소리쳤다.


“폰 줘! 내 휴대폰 갖다 달라고!”

“아, 알았어요!”


가사 도우미는 소파 위에 던져두었던 휴대폰을 집어 들고 급히 예지에게 건네주었다. 예지는 폰을 낚아채서는 미친 듯이 번호를 눌렀다.


카페에서 예지를 보고 지한은 상당히 놀랐다. 화장으로 가리려고 한 것 같지만 예지의 눈가의 짙은 다크서클이 또렷하게 보였다. 며칠 굶은 사람처럼 볼이 홀쭉했고 광대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예지는 쉴새 없이 눈동자를 움직이다가 입술을 물어뜯다가 뜬금없이 몸을 떨기도 했다.


“예지 씨, 무슨 일 있었어요?”

“무슨 일은요. 별일 없었어요.”


예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지한의 눈에 너무 어색하게 보였다.


“저번에 봤을 때보다 더 야윈 것 같은데.”

“그래요?”


예지의 눈동자가 경련을 일으키듯 떨렸다.


“아, 맞다. 요새 드라마 신경쓰느라 피곤해서 그래요.”

“드라마야 늘 하던 것 아니었나요? 크게 압박받을 일도 없을 텐데......”

“그, 그러게요. 너무 이상하죠...... 이상해서 웃겨요.”


예지는 느닷없이 큰 소리로 웃었다. 지한은 이상해진 예지를 관찰하듯이 쳐다보았다.


“그런데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요? 연기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너어무 잘하게 된 게 진짜 웃겨요. 배우도 아니면서......”


지한은 예지가 기수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수 씨, 연기 잘하죠?”

“기수 씨? 예, 연기 잘해요. 그런데 그 자식 때문에 내 연기가 이상해져서......”


예지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 때문에 한 배우가 나를 우습게 봐서.....”


예지는 테이블에 고개를 박는가 싶더니 벌떡 몸을 일으키며 큰 소리로 빈정거렸다.


“그 눈! 지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고 사람을 그렇게 야리는 거야? 지는 태어날 때부터 연기를 잘했나 봐?”


카페 안의 사람들은 전부 예지를 쳐다보았지만, 예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흔들리는 동공으로 지한을 흘금거릴 뿐이었다.


지한은 예지의 말을 듣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예지의 상태가 비정상적이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아, 예지 씨, 미안합니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네요.”


지한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러고는 예지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화장실로 향했다. 예지는 멍한 눈빛으로 지한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지한이 화장실로 간 뒤 십여 분이 지났을 때 모자를 푹 눌러쓴 외국인 남자가 예지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예지를 보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대뜸 손바닥 만한 종이 상자를 탁자 위에 올렸다.


“누구.....?”


예지가 입을 채 다 때기도 전에 남자는 다른 데이블에 앉은 사람들 앞에 종이 상자를 놓았다. 카페 안의 사람들은 남자가 잡상인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무도 상자에 손을 대지 않았다. 심지어 눈길을 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예지는 상자를 집어들어 흔들어보았다. 안의 내용물이 상자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호기심이 생긴 예지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속에는 알록달록한 사탕처럼 생긴 과자가 들어있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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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윤 피디 24.08.05 25 1 12쪽
65 영역 싸움 시작 24.08.03 27 1 12쪽
64 영역 싸움 시작 24.08.02 27 1 12쪽
63 영역 싸움 시작 24.07.31 28 1 12쪽
62 함정 24.07.30 29 1 12쪽
61 함정 24.07.29 26 1 12쪽
60 함정 24.07.27 27 1 13쪽
59 함정 +2 24.07.26 27 1 12쪽
58 함정 24.07.24 29 1 12쪽
57 함정 +2 24.07.23 29 1 12쪽
56 함정 24.07.22 28 1 12쪽
55 함정 24.07.20 31 1 13쪽
54 마약 스캔들 24.07.19 31 1 12쪽
53 마약 스캔들 +2 24.07.17 29 1 12쪽
» 마약 스캔들 24.07.16 31 1 12쪽
51 마약 스캔들 24.07.15 32 1 11쪽
50 마약 스캔들 24.07.13 37 1 12쪽
49 권 회장 24.07.12 31 1 13쪽
48 권 회장 24.07.10 30 1 13쪽
47 권 회장 24.07.09 35 1 12쪽
46 화상회의 24.07.08 35 1 11쪽
45 화상회의 24.07.06 35 1 12쪽
44 요구 24.07.05 36 1 11쪽
43 요구 24.07.03 39 1 12쪽
42 요구 24.07.02 37 1 11쪽
41 미끼 24.07.01 39 1 12쪽
40 미끼 24.06.29 38 1 12쪽
39 미끼 24.06.28 42 1 11쪽
38 미끼 24.06.26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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