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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초리初理
그림/삽화
퐌베어
작품등록일 :
2024.07.08 11:4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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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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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장 운산(2) - 봉오동 독립군 기지와 정예 독립군 ‘독군부’

DUMMY

봉오동이 설립되고 발전하던 이 무렵은 급변하던 시기였다.

일본 제국주의는 그 야욕을 드러내고 한일 합방이라는 미명하에 대한 제국을 식민지화했다.

얼마 후 중국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화민국이 건국되는 신해혁명이 일어났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각 지역에서는 군벌들이 일어나서 그 지역의 실질적 지배자가 되었다.

간도가 있던 동북 삼성 지역에는 장작림이란 군벌이 큰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아직 어린 막내를 제외한 운산 삼 형제는 장작림의 군대에 들어가 이 지역의 실세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이는 훗날 독립 전쟁에 있어 여러 이로움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항상 진지하고 과묵한 첫째는 좀 웃으라는 의미의 기쁠 희, 긍정적이고 너그러운 여유가 있던 둘째 운산은 풍성할 풍, 언제나 즐겁고 주변 사람을 웃게 만드는 셋째는 흥할 흥이라고 불렸다.

희, 풍, 흥 세 장군은 장작림 군대의 핵심적인 인물로 활약하였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바탕으로 군사 훈련을 책임지는 장교로 복무하기도 하고 전투에서는 장작림의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주는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

풍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으니 삼 형제는 장작림을 포함한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


그 시절 북간도에도 서간도와 마찬가지로 마적들이 기승을 부렸다.

삼 형제 장군은 그들의 본거지인 봉오동을 마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장작림 군대를 나와 자경단을 조직하였다.

그들의 인품에 반한 군사 백여 명이 그들과 함께 하기를 원했고 장작림은 병사들이 그들과 함께 떠나는 것을 허락하였다.

대규모의 군사가 떠나는 것조차 용인할 정도로 삼 형제에 대한 장작림의 신뢰는 컸다.

그들과 같이 떠난 병사들은 대부분 조선인이었으나 무술 실력이 좋은 몇 명의 중국인도 있었다.

운산 장군은 러시아에서 신식 무기를 구입해 병사들을 무장시켰고 동북 삼성의 가장 큰 군벌의 정규군이었던 그들은 최강의 정예 자경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시간이 지나자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두만강을 건너온 젊은 청년들이 봉오동으로 몰려들었고 기존 정예 병사들은 신병들에게 훌륭한 교관이 되어 주었다.

운산 장군의 경제력은 새로운 병사들 모두 신식 무기로 무장시키기에 충분하였고 삼 년이 흐르자 몇 백 명의 정예병이 탄생하였다.

이제 그들은 단순한 자경단이 아닌 정규 독립군으로 조직되었고 그렇게 만주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한 ‘독군부’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정식 독립군 부대로 발전함에 따라 체계적인 운영과 그에 따른 부대시설의 확충이 요구되었다.

북만주 곳곳에 지방국을 설립하여 입대를 원하는 젊은 청년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그들이 일본의 눈을 피해 봉오동으로 모일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였다.

일본의 밀정이 활개 하던 시기라 검증이 안된 사람을 봉오동에 들이는 것과 신병들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일본에 노출이 되는 것은 위험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병사 훈련을 위한 연병장이 건설되었다.

산 중턱을 개간해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연병장을 만드느라 베어낸 나무로는 독립군들의 숙소인 막사를 지었다.

또한 일본군의 습격에 대비해 본부 근처에 3000평 규모의 토성을 쌓았다.

진흙과 짚을 섞어 쌓은 뒤 커다란 맷돌을 굴려 쌓인 흙의 강도를 높였다.

강도가 높아진 흙 위에 다시 진흙과 짚을 섞어 쌓고 맷돌을 다시 굴렸다.

이 작업의 반복으로 두께가 일 미터에 달하는 견고한 토성이 건설되었다.

웬만한 포탄에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강한 방어 시설이었다.

토성의 귀퉁이에는 높이 포대를 쌓고 대포를 배치하여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대비하였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정예군의 공병 능력으로 무사히 완성하였다.

이런 대규모의 독립군 조직이 운영되었지만 장작림 군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기에 일본조차 쉽게 방해를 할 수 없었다.


봉오동 독립군 기지와 정예 독립군 독군부는 그렇게 완성되었다.



* * *



여기까지가 동민 형이 나중에 봉오동에 대해 해준 이야기였다.


동민 형은 신흥 무관 학교 특별과를 졸업하고 독립군 장교로서 백서농장이라는 곳에서 복무하였다.

백서농장은 신흥 무관 학교 출신들이 설립한 독립운동 전진 기지이자 독립군 양성소였다.

백두산 서쪽에 위치하여 백서가 되었고 중국인들이 만주에서 독립운동 단체 조직을 금하였기에 농장이라고 불렀다.

백두산 서쪽, 길이 없는 첩첩산중을 따라 한참을 가다 보면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고원 평야가 펼쳐졌다.

일송 선생을 필두로 신흥 무관 학교 주요 인물들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380명의 독립투사들은 이 험란한 길을 헤치고 나가 백서농장에 도착하였다.

그곳에 우물을 파고 집을 짓고 땅을 개간하여 대규모의 부대가 주둔할 수 있는 군영을 건설했다.

일송 선생은 백서농장의 장주가 되었고 독립투사들은 그곳에서 오직 훈련과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를 지으며 일본과 무장 투쟁을 준비하였다.


동민 형 또한 많은 졸업생들이 그러했듯이 졸업을 하자마자 백서농장으로 떠났다.

하지만 형이 그곳에 도착할 즈음 백서농장은 굶주림에서 오는 영양실조와 전염병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 시기 그곳에서는 훈련보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했다.

결국 형은 무슨 방법이라도 찾으러 눈밭을 헤치고 북간도로 향했다.

북간도의 한인 사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형성되었기에 그곳으로 가면 왠지 무슨 방법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막연한 희망을 품고 떠난 길이었지만 가난한 독립운동가를 환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시절 일본은 독립운동을 신고하면 거액의 포상금을 주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민족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였다.

너무나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이라 이런 유혹에 못 이기고 밀고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처음 본 낯선 젊은 청년은 독립운동가로 보이기에 충분했고 가는 마을마다 동민 형은 신고당하는 바람에 몸을 피해야만 했다.

다행히 특유의 경계심과 눈치 덕에 일본 순사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산속으로 피신할 수 있었기에 큰 봉변은 모면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동민 형은 한의사 군의관이 참모로 있는 정규군 규모의 독립군 부대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아 저곳이다. 저곳에 가면 무엇이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생겨났지만 딱히 방도를 찾지 못했다.

그 부대에 대한 소문을 찾아 헤맸지만 밀정의 존재 때문에 아무에게나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툭하면 밀고를 피해서 산속으로 달아나야 했기에 점점 몸이 상해 갔다.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인지 더 이상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수중에 가진 돈도 없어서 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없었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젠 누군가 밀고를 하여도 피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옆에서 부축을 해주며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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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5 장 전쟁(5) - 형님. 행복하십니까? 24.07.21 60 3 8쪽
18 제5 장 전쟁(4) - 전투의 시작, 사람을 죽이다. 24.07.20 66 4 8쪽
17 제5 장 전쟁(3) - 봉오동 저격수의 탄생 24.07.19 78 4 8쪽
16 제5 장 전쟁(2) - 무술을 배우다. 24.07.18 70 4 7쪽
15 제5 장 전쟁(1) - 슬픈 운명의 소녀 24.07.17 66 4 7쪽
14 제4 장 운산(3) - 동민 형의 결심 24.07.16 64 4 8쪽
» 제4 장 운산(2) - 봉오동 독립군 기지와 정예 독립군 ‘독군부’ 24.07.15 73 3 8쪽
12 제4 장 운산(1) - 북간도의 사 형제 24.07.14 81 4 8쪽
11 제3 장 망명(4) - 어린아이의 호기심이 세상을 바꾸다. +2 24.07.13 111 4 9쪽
10 제3 장 망명(3) - 신흥 무관 학교 24.07.12 104 4 8쪽
9 제3 장 망명(2) - 대고산에 울려 퍼진 한민족의 기개 24.07.11 108 4 9쪽
8 제3 장 망명(1) - 서간도로 가는 길 24.07.10 108 5 9쪽
7 제2 장 대항(4) - 경술년에 일어난 나라의 수치 24.07.09 128 4 10쪽
6 제2 장 대항(3) - 그리고 그곳엔 충정한 군인의 유서가 있었다. 24.07.09 239 3 7쪽
5 제2 장 대항(2) - 헤이그의 영웅들 24.07.09 188 6 12쪽
4 제2 장 대항(1) - 백악관의 밀약 24.07.09 216 6 9쪽
3 제1 장 우당(2) - 을사늑약 24.07.08 283 4 8쪽
2 제1 장 우당(1) - 괜찮습니까? 24.07.08 424 9 12쪽
1 프롤로그 +1 24.07.08 606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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