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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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초리初理
그림/삽화
퐌베어
작품등록일 :
2024.07.08 11:48
최근연재일 :
2024.09.04 14: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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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5,431

작성
24.07.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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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5 장 전쟁(6) - 전쟁의 시작, 삼둔자 전투

DUMMY

* * *



내가 새로운 임무를 맡던 무렵 드디어 운산 장군이 준비하던 대통합이 이루어졌다.

대한군무도독부, 대한국민회, 군정서, 신민회, 광복단, 의군단 여섯 개 단체 대표들이 봉오동에 모여 18개 항목의 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북간도의 대표 독립 단체의 연합을 이루어 냈다.

이어서 대한군무도독부와 대한국민회가 통합을 하여 '대한북로독군부'가 창설되었다.

1200여 명의 대부대가 봉오동에 탄생한 순간이었다.

희 장군은 대부대의 사령관이 되었고 국민회의 청전 장군이 부관이 되었다.

참모장 운산 장군은 대부대의 재정, 행정의 모든 업무를 총괄할 뿐 아니라 군사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전투 지휘관으로의 역할까지도 수행하였다.

흥 장군이라는 우수한 참모의 보좌가 있었기에 그 많은 업무를 수월하게 완수하였지 않았나 싶었다.

운산 장군의 처는 여덟 대의 재봉틀을 구매하여 밤낮없이 군복을 제작하고 식량 보급을 책임졌다.

신 선생과 동민 형은 군사 훈련 및 작전에서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에 충실하였지만 군사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장순 아저씨도 부대에 소속된 병사로서 그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수행하며 결전의 순간에 대비하고 있었다.


운산 장군이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일본군은 이제 국경 지대에 집결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국경을 넘어 불법적인 침입을 감행할 수 있다고 했다.

최후의 결전이 가까워지자 봉오동은 완전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이제 이곳은 최고 사령관인 희 장군의 통행증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해졌다.

봉오동은 국경에 가까운 입구로부터 하촌, 중촌, 상촌 세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국경에 가장 가까운 하촌의 주민들은 모두 대피하였다.

허둥지둥하지 않고 가재도구까지 가지고 피신할 정도로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중촌에 위치한 운산 장군의 저택은 자경단 시절부터 군사 본부로 쓰였고 이곳 주위로 거대한 규모의 견고한 토성이 지어져 있었지만 매복 작전을 위하여 본부를 연병장이 있는 상촌으로 옮겼다.

중촌과 상촌의 주민들은 병사들을 도와 상촌을 둘러싼 산 위에 새로운 진지를 구축했다.

진입로가 잘 보이는 위치에 교통호 형태의 참호를 파고 주요 위치에는 기관총을 배치하였다.

전시 체제로 편성된 각 부대들은 필요시 각자 맡은 진지에 매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중촌과 상촌의 주민들도 완벽히 대피하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시연이를 데리고 근처 마을로 떠났다.

이제 봉오동은 완벽하게 전투를 위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운산 장군이 십 년 넘게 준비해 온 최고의 전투가 시작되고 있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고 하였다.

단단한 성채로 둘러싸인 봉오동에는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일제의 밀정이 잠입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했다.

일본군은 이곳의 군사력은 물론이고 봉오동의 지형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 골짜기로 그들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되었다.

가장 깊숙한 곳까지 끌고 와서 한 방에 잡아 버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의병장 출신의 여천 장군은 치고 빠지는 유격전에 아주 능숙한 지휘관이었다.

포수 출신의 여천 장군은 국내에서 의병 활동을 하다가 일본에게 나라의 주권이 강탈당하자 해외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이어 나갔다.

연해주와 북만주에서 활동을 하던 그의 부대는 대한국민회와 연합을 하였고 대한국민회와 대한군무도독부의 대통합이 이루어지면서 대한북로독군부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여천 장군 본인은 물론 그의 부대는 사격술이 아주 뛰어났기에 국내 진입 작전의 유격전에서 큰 활약을 하였다.


유격전에 최적화된 여천 장군의 부대와 희 장군 예하 한 개 소대는 아주 은밀하게 국경 지대인 삼둔자로 진격하였다.

모두 잠들어 있던 이른 새벽에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강양에 일본군 헌병 국경 초소를 기습하여 주둔하고 있던 한 개 소대를 전멸시키고 삼둔자로 다시 복귀하였다.

우리의 예상대로 약이 잔뜩 오른 일본군 남양수비대는 불법적으로 중국의 국경을 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복귀한 부대는 신속하게 삼둔자 서남쪽 언덕에 매복을 하여 일본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니이미 중위가 이끌던 남양수비대의 한 개 중대와 헌병들은 거침없이 삼둔자에 쳐들어 왔으나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매복에 걸려 괴멸당하였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

좀 더 확실한 작전을 위하여 화일 분대장이 이끄는 소규모의 추가 병력이 삼둔자에 파견되었다.

모든 부대들은 삼둔자 근처 언덕인 범진령의 주요 지점에 매복하여 일본군을 유인하려 하고 있었다.


나와 철이는 아무도 모르게 삼둔자에 파견되어 있었다.

우리의 임무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본부에 정보를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것이었다.

운산 장군은 출발 전에 일본군의 정보, 우리의 작전을 세세히 설명해 주었고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의 정체가 절대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일본군은 독립군을 토벌한다는 미명하에 19사단 예하 나카무라 소좌가 지휘하는 토벌대를 편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전의 날이 가까워지자 그들은 야스카와 소좌가 이끄는 월강추격대란 부대를 새롭게 편성하였다.


추격대란 이름답게 먼저 나선 쪽은 야스카와였다.

삼둔자에서 첫 교전이 벌어지고 이틀 뒤 월강추격대의 일부 부대가 추가적으로 국경을 건너 진격했다.

그들은 매복해 있는 우리 부대의 바로 앞까지 추격해 왔지만 우리의 유격 전술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고지대에서 집중 사격으로 한 개 중대를 사살한 우리의 유격 부대는 봉오동 입구를 향해 안산 방면으로 퇴각을 하며 그들을 유인하였다.

두 번의 교전에서 많은 병사를 잃은 그들은 이제 조급한 마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월강추격대 전 부대는 두만강을 건너기 시작했고 다음날 새벽 안산에 집결했다.

화일 분대장이 이끄는 유격대는 그들이 집결하는 틈을 노려 근처 야산에서 몇 번의 교전을 하였다.

치고 빠지는 전술로 그들을 유인하기 위함이었다.

동이 틀 무렵 그들은 전위 부대를 고려령의 산길을 따라 전진하여 기습을 하려 했으나 오히려 고지에 매복해 있던 화일 분대장의 부대에 역습을 받았다.

일본군을 유인하는 임무를 받고 투입된 화일 분대장의 활약은 대단하였다.

단지 유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위 부대를 전멸시키고 일본군을 혼란에 빠트리고는 본대로 돌아왔다.


계속되는 패전에 일본군은 더욱더 쫓기게 되었다.

새로이 전위 부대를 꾸려 고려령을 넘었다.

봉오동 골짜기 입구에서 복병에 대비하여 그들의 전위 부대는 산속으로 들어갔고 뒤이어 본대가 길을 따라 봉오동으로 진격하였다.

일본군의 전진 상황을 깊은 산속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와 철이는 그들이 하촌을 지나 중촌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일본 전위 부대는 중촌에 도착할 때까지 매복 부대가 없는 것을 확인하자 본대와 합류하였고 그들이 중촌에서 잠시 머무르며 정비할 때는 정오가 미처 못 되었다.

텅 비어 있던 마을을 수색하던 그들은 운산 장군의 마구간에 우리가 남기고 간 말들을 발견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백마에 일본군 장교가 올라탔고 나머지 말들은 기관총과 대포가 실려 있는 무거운 수레를 끌어오느라 지친 말들과 교체되었다.


‘신 선생님의 말대로 되어 가는구나.’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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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 장 전쟁(6) - 전쟁의 시작, 삼둔자 전투 +1 24.07.22 60 3 8쪽
19 제5 장 전쟁(5) - 형님. 행복하십니까? 24.07.21 61 3 8쪽
18 제5 장 전쟁(4) - 전투의 시작, 사람을 죽이다. 24.07.20 66 4 8쪽
17 제5 장 전쟁(3) - 봉오동 저격수의 탄생 24.07.19 78 4 8쪽
16 제5 장 전쟁(2) - 무술을 배우다. 24.07.18 70 4 7쪽
15 제5 장 전쟁(1) - 슬픈 운명의 소녀 24.07.17 67 4 7쪽
14 제4 장 운산(3) - 동민 형의 결심 24.07.16 64 4 8쪽
13 제4 장 운산(2) - 봉오동 독립군 기지와 정예 독립군 ‘독군부’ 24.07.15 73 3 8쪽
12 제4 장 운산(1) - 북간도의 사 형제 24.07.14 82 4 8쪽
11 제3 장 망명(4) - 어린아이의 호기심이 세상을 바꾸다. +2 24.07.13 112 4 9쪽
10 제3 장 망명(3) - 신흥 무관 학교 24.07.12 105 4 8쪽
9 제3 장 망명(2) - 대고산에 울려 퍼진 한민족의 기개 24.07.11 108 4 9쪽
8 제3 장 망명(1) - 서간도로 가는 길 24.07.10 108 5 9쪽
7 제2 장 대항(4) - 경술년에 일어난 나라의 수치 24.07.09 128 4 10쪽
6 제2 장 대항(3) - 그리고 그곳엔 충정한 군인의 유서가 있었다. 24.07.09 239 3 7쪽
5 제2 장 대항(2) - 헤이그의 영웅들 24.07.09 188 6 12쪽
4 제2 장 대항(1) - 백악관의 밀약 24.07.09 217 6 9쪽
3 제1 장 우당(2) - 을사늑약 24.07.08 284 4 8쪽
2 제1 장 우당(1) - 괜찮습니까? 24.07.08 425 9 12쪽
1 프롤로그 +1 24.07.08 608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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