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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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초리初理
그림/삽화
퐌베어
작품등록일 :
2024.07.08 11:48
최근연재일 :
2024.09.04 14: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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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50
글자수 :
175,431

작성
24.07.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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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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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7쪽

제2 장 대항(3) - 그리고 그곳엔 충정한 군인의 유서가 있었다.

DUMMY

* * *



상동 청년회에서 시작되어 궁궐과 해외의 지사들이 함께한 이번 임무는 전국적 규모의 체계적 조직의 필요성을 우당 선생에게 가르쳐 주었다.

우당 선생이 만주에서 보재 선생을 만나고 돌아온 무렵 미국에서 한 청년이 대한매일신보의 우강 선생을 찾아왔다.

그는 체계적 독립운동의 조직 설립에 대하여 역설하였고 상동교회 동지들은 다시 한번 모였다.


“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회를 운영하고 있는 도산이라고 합니다. 작금의 일본에 대항하기 위하여 우리 민족은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일본의 침략을 막고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국적 조직을 설립하여 체계적인 실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야 할 때입니다.”


수려한 외모의 그는 무엇에도 흔들릴 것 같지 않은 결연한 눈빛으로 모두에게 자신을 소개하였고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대하여 열변을 토하였다.


상동교회에 모인 독립투사들은 이 젊은 청년의 의견에 동의하였고 새로운 백성이란 의미의 신민회란 조직을 창설하였다.

총책에는 운강 선생, 재무는 전목사, 보재 선생이 헤이그로 떠날 때 국내로 다시 돌아온 석오 선생이 서기를 맡았고 촌철살인의 필력을 날리는 역사학자 단재 선생이 새로운 조직의 규약을 작성하였다.

신민회의 주목적은 교육 계몽, 신식 학교 설립, 신학문 수용이었고 만주에 독립군 양성을 위한 기반 마련을 추진하였다.

도산 선생은 평양에 대성학교를 남강 선생은 정주에 오산학교를 설립하여 백성들에게 신학문에 기회를 열어주는 등 신민회는 국권 회복을 위한 민족 운동을 다시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 * *



한편 일본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우리 민족이 점점 하나로 뭉치며 단결되는 것을 의식한 그들은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인 고종 황제를 처리하는 방안을 구상하였다.

그들은 헤이그 밀사 파견을 핑계로 고종 황제를 퇴위시켰다.

황태자였던 순종 황제에게 자발적으로 황제 자리를 양위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양위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없는 유래가 없는 양위식이 진행되었다.

이런 기이한 양위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백성은 없었지만 일본은 그들만의 타당성을 갖기 위해 유치한 연극을 하였다.


그들은 이어서 을사늑약을 통해 외교 업무 만을 담당하던 통감부가 모든 내정에 관여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 정미늑약을 맺고 일본인들을 본격적으로 주요 관리로 임명하였다.

이미 을사늑약을 통하여 대한 제국의 내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던 그들이었지만 공식적으로 더 많은 분야에 관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나라를 뺏어가는 다음 단계를 밟았다.

이전과 같이 나라를 배신한 대한 제국의 신료들이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강제 조약은 체결되었다.

농상공부 대신 송병준, 군부대신 이병무, 탁지부 대신 고영희, 법부대신 조중응, 학부대신 이재곤, 내부대신 임선준 그리고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 이 일곱 명의 주요 대신들은 을사년과 마찬가지로 자기들의 안위를 위하여 나라를 팔아먹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들은 정미칠적으로 불리며 을사오적과 마찬가지로 평생 매국노로 불리며 살아야 했다.

특히 이완용은 을사년에도 정미년에도 나라를 팔아먹기에 바빴으니 조상을 뵐 면목이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그들이 새로운 조약을 맺으려는 목적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각 조항에는 비밀 조치서가 숨겨져 있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인 대한 제국 군대의 해산이 포함되어 있었다.

고종 황제의 강제적인 퇴위에 대한 민족의 분노로 각지에서는 백성들이 봉기했고 전국 구석구석에 의병들이 파도처럼 쏟아져 나왔다.

대한 제국군이 봉기해 의병들과 합세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일본은 비밀스럽게 군대를 해산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었다.

화포, 기관총 등의 중화기를 보관하던 육군 병기창을 미리 점령한 뒤 순종 황제의 이름으로 칙서를 내렸다.


황실 경비와 수도 방위를 담당하던 대한 제국 시위대 제1 연대 1대대 대대장실에는 적막한 침묵만이 가득했다.

대대장인 참령 운파 장군은 미동조차 없이 굳어진 얼굴로 자신의 책상에 놓여 있는 서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상관이자 얼마 전 앞장서 나라를 팔아먹은 군부대신 이병무에게서 온 서신이었다.


‘무기를 놓고 모든 병력을 집결시켜라. 혹여 모를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병사들을 철저히 단속시켜라.’


군부의 일인자인 군부대신이 강제적 조약 체결에 앞장설 때부터 들어온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황실과 수도를 책임지고 있던 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모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너무 자명했다.

대대장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미동조차 하지 않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날이 밝아왔고 새로운 황제로부터의 칙서가 도착하였다.

병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훈련원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그때 참령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며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 본인의 머리에 발사하였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하였으니, 만 번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매국노로부터 온 더러운 명령서가 있던 책상엔 나라를 지키지 못한 한으로 가득 찬 충정한 군인의 유서가 대신 자리하고 있었다.


“참령 어르신께서 자결하셨습니다.”


훈련원으로 향하던 참위 인옥 장군은 자신의 상관의 비보를 접했다.

이미 훈련원에서는 군대를 해산한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계급장을 때고 그들에게 황제의 하사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비분강개한 참위는 1대대원들을 이끌고 무기 창고를 부수어 반납했던 총과 실탄을 꺼내어 일본군과 교전을 시작하였다.

며칠 전 참령이 군을 통제하는 회의에서 해임되어 격앙되어 있던 제2 연대 1대대 또한 전투에 합류하였고 훈련원의 병사들 또한 그들에게 지급된 하사금을 찢어버리고 가세하였다.

하지만 일본은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로 남대문 문루 위에 두 정의 기관총을 배치해 놨다.

중화기로 무장한 일본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대한 제국의 군대를 무너트리고 있었지만 그들의 집념까지 무너트리지는 못했다.

그들은 불리한 상황에서 패배하면서도 일본 9중대장 가지와라 요시히사를 포함한 일본군들을 사살하였다.

참위 인옥 장군을 포함한 많은 병사들이 전사하였지만 그들의 기개는 꺾이지 않았다.

이 전투에서 살아남은 병사들은 의병으로 합류하여 전국 각지에서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였고 그들의 기개는 일본이 패망을 할 때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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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4 장 운산(2) - 봉오동 독립군 기지와 정예 독립군 ‘독군부’ 24.07.15 73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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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3 장 망명(1) - 서간도로 가는 길 24.07.10 109 5 9쪽
7 제2 장 대항(4) - 경술년에 일어난 나라의 수치 24.07.09 128 4 10쪽
» 제2 장 대항(3) - 그리고 그곳엔 충정한 군인의 유서가 있었다. 24.07.09 240 3 7쪽
5 제2 장 대항(2) - 헤이그의 영웅들 24.07.09 188 6 12쪽
4 제2 장 대항(1) - 백악관의 밀약 24.07.09 217 6 9쪽
3 제1 장 우당(2) - 을사늑약 24.07.08 284 4 8쪽
2 제1 장 우당(1) - 괜찮습니까? 24.07.08 425 9 12쪽
1 프롤로그 +1 24.07.08 608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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