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개방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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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그림/삽화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7.20 08:19
최근연재일 :
2024.08.10 11:1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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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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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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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장묵 일당의 방해

DUMMY

“무기를 사용하면 다칠 우려가 있으니 권각법만으로 대련을 하자.”


장묵이 크게 선심쓰듯 말했다.

조무가 주먹을 풀며 홍강을 비웃었다.


“울지나 마라.”


조무는 홍강을 우습게 봤지만 홍강은 이길 자신이 있었다.

회귀하고 세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홍강도 놀고만 있지 않았다.

단전을 만들어 정순한 내력을 쌓고 무공을 수련하기 위해 근력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불과 세 달 수련한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입문한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백의개들에게 질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조무 사형이 남들보다 덩치가 좀 크다고 안하무인인 것 같은데.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방주님께 직접 무공을 전수 받았어.”


홍강이 자신만만하게 방주에게 무공을 전수 받았다고 말하자 조무도 조금 움츠러들었다.


“쫄지마라. 방주님께 무공을 전수 받았대도 고작 한두 달인데 무슨 대단한 무공을 전수 받았겠냐.”


장묵의 말에 조무는 이내 자신을 되찾았다.

그말대로 한두 달 사이에 무슨 대단한 무공을 배웠겠는가.

기초 운공을 하고 쇄비권이나 몇 수 전수 받는게 고작일 터였다.


홍강과 조무는 넓은 수련동 건물 중앙에 마주보고 섰다.

그 북쪽에 장묵이 서서 심판을 봤다.

백의개 제자들은 구석에 원을 그리며 빙 둘러서 두 사람의 대련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별다른 자극이 없는 백의개들로서는 싸움구경만큼 재밌는게 없었다.


“대련 시작!”


장묵이 선언했다.


조무는 파옥권으로 홍강을 공격했다.

재빠른 주먹이 연속해서 홍강을 때려댔다.

그러나 홍강은 가볍게 조무의 공격을 쳐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신 공격을 해대는 조무에게 홍강이 주먹 한 번 못 내미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조무는 계속 헛 주먹질만 하는 것일 뿐 실속이 없었다.


장묵은 조무의 공격이 전혀 안 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사부님이 눈독 들일 만한 재능은 있구나. 조무가 백의개 중에서는 단연 무공이 높은데, 들어오자마자 조무와 붙어서 우위를 점하다니. ’


조무는 당황했다.

홍강이 별로 대단할 게 없어 보였는데 대련을 해보니 마치 몇 수 위의 고수와 싸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앗!


홍강의 무심한 다리걸기에 조무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조무는 금방 벌떡 일어 섰지만 주위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구경하던 백의개들도 조무가 홍강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조무는 실제 몸으로 겪고 있으면서도 이 상황이 이해가지 않았다.

조무는 수치심과 자괴감에 얼굴이 붉어졌다.


“이야압!”


급한 마음에 막무가내로 주먹을 내지르다 보니 오히려 더 틈이 많아졌다.


‘더 볼 것도 없구만.’


홍강은 쇄비권을 사용해서 조무의 명치를 세게 내리쳤다.


‘크허헉!“


급소를 맞은 조무가 침을 토하며 숨을 못 쉬고 수련동 바닥에 쓰러졌다.


“케헥헥!”


명치를 세게 엊어맞아 순간적으로 숨이 막힌 듯했다.

승부는 난 것이다.

홍강은 손을 털며 장묵에게 말했다.


“장묵 사형. 이걸로 나한테 더 간섭할 일은 없는 것 같은데. 난 이만 갈게.”


홍강은 아무 말 못하고 벙쪄있는 장묵 패거리를 뒤로하고 수련동에서 나갔다.

조무의 동생 조창이 쓰러진 형의 상체를 안아서 일으켜 세웠다.


“형 괜찮아?”


조무는 귀신에라도 홀린 듯한 얼굴이었다.


“그 홍강이라는 놈. 보통이 아니다. 나보다 두세 수는 앞서 있는 것 같았어.”

“형, 그놈이 생각보다 강하기는 했지만 두세 수는 위라니.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야?”


조창의 말에 조무는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싸운 사람과 옆에서 관전을 한 사람은 느끼는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무가 보았을때 홍강의 실력은 자기가 몇년 수련한다고 해서 도저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조무야. 조창이 말대로 네가 너무 겁먹은 것 같다. 놈이 싸움 동작이 재능이 있어서 유연하고 적절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내공이나 육체를 단련한 면에 있어서는 너보다 떨어졌다. 이번에는 네가 방심해서 졌을 뿐이지 절대로 그놈이 너보다 몇 수나 위에 있지는 않다.”


장묵이 훈계하듯 말했다.


‘사형이 뭘 안다고···!’


조무는 반발하는 마음이 앞섰다.

비단 내공이나 신체능력만으로 무공 실력의 전부를 가늠할 수 없는 법이었다.

조무는 홍강을 상대하면서 마치 완숙한 노고수를 상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제들이 다 보는 앞에서 홍강에게 당한 것을 계속 말하는 게 부끄럽기도 했고 자기가 홍강에게 겁먹은 것처럼 보일 것 같기도 했다.

조무는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


“홍강, 그놈이 사부님이 예뻐한다고 너무 안하무인으로 나오는구나. 우리가 말해봐야 듣겠느냐. 또 우리가 그놈을 바르게 인도한다고 해서 그놈이 쪼르르 사부님께 달려가 고자질하면 우리가 힘 없는 어린 사제를 괴롭힌 모양새가 되니 그것도 좋지 않을 거다.”


“장 사형. 그럼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그 건방진 놈을 이대로 두고 볼 수도 없지 않습니까?”


조창이 분개하며 말했다.


“그놈이 오자마자 우리가 사부님께 쪼르르 달려가서 고자질 한다는 것도 사부님 보시기에 한심해보일 거다. 일단 이 달 중순이 될 때까지 놈을 타일러보고 정 안되면 내가 사부님께 고할 생각이다.”


장묵이 조창을 달랬다.



***



다음날부터 홍강은 백의개들의 수련에 참가했다.

백의개들의 수련은 총타의 매듭 3개를 묶은 삼결개들이 사범 역할을 했는데 그들은 총타가 아닌 다른 곳이라면 분타주의 역할을 했을 배분의 개방도들이었다.


홍강은 다른 백의개들과 같이 개방의 내공심법인 백결현공을 익혔고 회선장법과 백결신권 등의 무공을 익혔다.


원래 점심을 먹고 미시까지는 삼결개 사범들이 수업을 맡고 이후 신시부터는 매듭이 2개 이하인 개목들이 백의개들을 수련시키고 생활을 관리했다.


홍강은 미시까지는 삼결개들의 말을 들으며 육체단련에 힘썼지만 신시 이후로는 개인 훈련을 했다.

홍강들 백의개를 관리하는 개목이 바로 장묵이었기 때문이다.

홍강은 장묵의 명령을 듣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열흘 가까이 장묵을 무시하고 인근 뒷산으로 올라갔다. 뒷산에서 공터를 찾아 개인 수련에 매진했다.

장묵은 부아가 치밀었지만 열흘이 지날 때까지 시간을 두었다가 사부인 제 걸개에게 고자질할 생각이었으므로 홍강과 크게 부딫히지는 않았다.



*



열흘 쯤 지나자 장묵도 더 이상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홍강이 열흘이나 사형인 자신을 개무시했으니 기사멸조 죄에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장묵은 방장실로 사부 제 걸개를 찾아갔다.


“무슨 일로 날 찾아왔느냐?”


제 걸개의 말에 장묵은 토해내듯 홍강의 자질구레한 비위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형을 만나도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하고, 언행이 오만 불손하며, 시키는 수행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어디 혼자 짱박혀서 자기 멋대로 수련을 한다.

열불이나서 못 살겠다. 등이 주된 성토 내용이었다.


“사부님. 그 건방진 녀석을 내치셔야합니다! 수련동 돌아가는 꼴이 아주 개판입니다! 백의개들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장묵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홍강을 욕했다.

제 걸개가 장묵의 말을 들어보니 홍강이 좀 제멋대로 구는 것 같았다.


“알겠다. 내가 녀석을 불러서 혼내겠다. 이만 물러 가라.”


장묵은 당장 사부가 홍강을 내쫒으라 명하길 바랬지만 하늘같은 사부 앞에서 명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장묵은 오늘만 기회는 아니라 생각하며 방장실에서 나갔다.



홍강은 사부가 자신을 부른단 말을 듣고 방장실로 향했다.


“너는 왜 사형의 말을 안 듣고 오만방자한 것이냐!”


제 걸개가 홍강을 꾸짖었다.

하지만 홍강은 별로 잘못했다는 태도가 아니었다.


“네놈이 본 방의 규율을 어지럽히려 하는 것이냐?”


그저 홍강을 꾸짖고 돌려보내려던 제 걸개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사부님. 저는 방의 규율을 어지럽히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장묵 사형의 지시를 따르는게 비효율적이라 여겼을 따름입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제자는 나름대로 저녁 시간에 이제껏 배웠던 무공을 수련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했는데 장묵 사형이 자꾸 막무가내로 체력 훈련을 하고 쓸데없는 청소나 사형들의 뒤치닥거리를 시키려 드는 것 아닙니까? 본방의 규율에 사형들의 속옷을 사제들이 빨래하는 규율이 없는데도 그런 일을 시키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홍강이 되려 장묵의 부조리한 행동을 공격했다.

제 걸개도 장묵이 사제들에게 빨래 심부름까지 시키는 것은 몰랐으므로 한탄했다.


“장묵이 좀 도를 넘어서 사제들을 부리는 것은 알겠다. 그래도 장묵이 사형으로 너보다 사형인데 그애한테 뭐라도 하나 배워갈 생각을 해야지 어찌 건방지게 사형이 시키는 훈련이 쓸데없다 단언하느냐.”


제 걸개의 어조는 처음보다는 부드러워졌으나 여전히 홍강을 나무라고 있었다.


“사부님. 저보다 약한 사형에게 뭘 배우란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빨리 강해져서 천하제일인이 되는 것이 목표인데 사형의 말에 따르면 수련에 방해만 됩니다.”


홍강의 자신감넘치는 말에 제 걸개는 헛웃음만 나왔다.


“네 녀석이 천하제일인이 되겠다고?”

“안 그러면 무공을 뭣하러 배우겠습니까. 무공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응당 천하제일을 노려야지요.”


그거야 맞는 말이기는 했다.

현실성이 있건 없건 무공을 배우는 사람중에 천하제일을 한번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였다.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네가 장묵보다 강하다는 말이냐?”


제 걸개가 어이없다는듯 되물었다.

홍강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묵은 나이가 어려 아직 이결개지만 벌써 본방에 들어와서 무공을 수련한지가 십 년이 되었다. 개목들은 물론이고 왠만한 삼결개들 중에서 그 아이보다 실력이 나은 사람이 몇 없다. 그런데도 네가 장묵보다 낫다는 것이냐?”


제 걸개는 홍강의 말이 너무 어이없어서 화조차 나지 않았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고아인 장묵 사형을 사부님께서 거두셔서 지난 십 년간 아들이나 다름없이 애지중지 키우셨다는 걸요.”

“무슨 아들이냐. 내가 그놈을 데려 왔지만 그놈은 다른 제자들과 다를 것 없다.”


제 걸개가 겉으로는 자신이 공평하게 장묵을 대하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개방도들 중에서 제 걸개가 장묵을 편애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제 걸개는 갓난아기 시절부터 직접 기른 장묵을 마치 친 아들처럼 생각했다.

그렇기에 다른 개방도들도 내심 제 걸개가 장묵을 후개로 지목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를 특별히 대했다.


“사부님. 정에 이끌려서 눈이 흐려지시면 안됩니다. 장묵 사형이 십 년을 수련했는데 고작 삼결개들과 무공 수준이 비슷하다면 그건 장묵 사형이 대단한 게 아니라 수련을 게을리한 게 아닐까요?”


홍강의 말이 정확하진 않았다.

물론 10년 동안 수련해서 삼결개의 실력이라면 문제가 있었지만 장묵은 어린 시절부터 개방에 들어온 것이 10년이란 것이지 성장해서 제대로 수련한지는 5년 남짓 되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또래 소년들 중에서는 장묵의 실력이 손꼽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수련을 한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핵심적으로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단련했는지가 중요하지요.”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코웃음만 쳤을 얘기였다.

그러나 제 걸개는 두 눈으로 홍강이 한 번 본 무공을 복사하듯이 따라하는 것을 보았고 무공을 배운지 불과 며칠만에 산적을 손쉽게 제압하는 모습도 보았다.

제 걸개는 홍강의 재능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생각했으므로 흥미가 일었다.


“그럼 장묵과 대련해서 이길 자신이 있다는 말이냐?”

“어려울 건 없지만 사형과 대련해서 제가 얻는게 무엇입니까?”


홍강이 삐딱하게 받았다.


“네가 이긴다면 장묵에게 네 수련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겠다.”


제 걸개의 말에 홍강이 씩 웃었다.


“그렇다면 장묵 사형과 한 번 대련해 보겠습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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