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개방 방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헌앙
그림/삽화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7.20 08:19
최근연재일 :
2024.08.10 11:1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655
추천수 :
41
글자수 :
118,795

작성
24.08.01 11:15
조회
103
추천
3
글자
12쪽

결말

DUMMY

“뭐야? 무슨 일이냐!”


정안민이 소리쳤다.

하지만 지하통로 아래쪽에서는 끔찍한 신음만 날 뿐 대답이 없었다.


“횃불을 가져와라!”


무당파 제자가 허둥지둥 횃불을 가지러갔다.


“내려가봐야겠다.”


정안민은 제자가 가져온 횃불을 들고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 커다란 공간이 있었는데 인공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들어 둔 것 같았다.

가로 세로로 10장이 좀 넘는 공간으로 혼자서 지내기에 충분히 넓은 공간이었다.

공간 북쪽에 성인 남성이 간신히 지날 공간이 나 있었다.


정안민은 그 주변을 살피다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을 발견했다.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선명한 핏자국이었다

정안민은 횃불로 앞을 밝히고 계속 앞으로 나갔다.


상체를 숙이고 계속 걸어가니 좀 넓은 공간이 나왔다.

그곳에서 정안민은 수상한 사내를 발견했다.

50세 쯤 되어보이는 초최한 외모의 남자였는데 옷도 낡고 머리는 봉두난발이었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다.

수상한 남자가 들고 있는 창에는 선혈이 잔뜩 묻어있었다.

그 발치에는 탐색하러 들어갔던 무당파 제자가 널부러져 있었다.

사내의 창에 찔려 죽은 듯했다.


“넌 누구냐!”


정안민이 장검을 꺼내며 남자와 대치했다.

남자도 피묻은 창을 정안민을 향해 곤두세웠다.

섬뜩한 광경이었다.


“네놈! 이 창을 뺏으러 온 거지?”


수상한 남자는 아무래도 호창문 문주 가총인 것 같았다.

핏발선 눈으로 정안민을 노려보는게 아무래도 제 정신인 것 같지 않았다.


“가 문주. 무당파 제자를 죽여놓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소!”

“무당파··· 이 놈이 무당파 놈이었나?”


가총이 발치에 널부러져 죽은 무당 제자를 힐끗 쳐다봤다.


“무당파 놈들도 내 창을 노리는구나!”


정안민은 흠칫했다. 가총이 정신은 헤까닥해 보여도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짚고 있었다.

“좋은 말 할때 신창을 내놓으시오. 그럼 목숨까지 빼앗진 않으리다.”


가총은 정안민의 말은 듣지 않고 창을 찔러 공격했다.


파창!


놀랍게도 가총이 신창을 휘두르자 정안민의 장검이 막아내지 못하고 두토막이 나서 부러지고 말았다.

과연 신창이라 불릴만한 좋은 창이었다.

장검이 부러져 반토막이 나자 정안민의 기세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호창문주 가총의 무공은 기껏해야 삼류 후기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창을 휘두르는 초식이 전에 없이 날카로웠다.

게다가 손에 신창까지 쥐여 있으니 공격을 막아내기가 더 힘들었다.

반쯤 잘린 장검으로 가총의 공격을 몇 수 막아낸 정안민의 뒤통수에 식은땀이 흘렀다.


‘안 되겠다. 일단 바깥 쪽으로 후퇴해야겠다.’


정안민은 무당파의 경공심법인 제운종신법을 활용해서 날아가듯 뒤로 뛰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한 장 반이상 벌어졌다.


정안민은 체면 불구하고 바깥쪽 통로로 냅다 뛰었다.

다행히 가총이 목숨 걸고 정안민을 잡으려고 하진 않았다.

가총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호창문 도장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사숙 어찌 되었습니까?”

“윤길이는 찾으셨습니까?”


정안민이 지하통로로 이어지는 구멍에서 나오자 사질들이 그를 둘러싸고 물었다.


“윤길이는 적의 손에 죽었다.”


정안민의 말에 사질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다들 무기를 손에 쥐어라! 언제 흉적이 위쪽으로 나올지 알 수 없다!”


무당파 사람들이 데려온 인부들은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에 무서워하며 짐을 싸서 도망갔다.

정안민은 인부들이 도망가게 내버려뒀다.

이미 가총을 찾았으니 더는 인부들이 필요없었다.


무당파 사람들은 각자 손에 장검을 쥐고 지하실로 통하는 통로를 빙 둘러쌌다.

그러나 일 다경이 지나도록 가총이 나올 낌새는 없었다.


“지하실에 이곳 말고 밖으로 통하는 통로가 따로 있어서 그쪽으로 빠져나간 건 아닐까요?”


무당파 사질 중 가장 배분이 높은 공손섭이 물었다.


“내가 봤을 때 밖으로 나가는 통로는 여기 사다리가 유일했다. 놈은 아직 지하에 숨어있는게 틀림없어.”

“어쩌실 겁니까?”


정안민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마른 장작과 부채를 가져와라, 지하실에 연기를 집어넣어서 놈이 제 발로 나오게 해야겠다!”


무당파 제자들이 부엌에서 마른 장작과 불쏘시개 부채를 가져왔다.


“불을 붙이고 구멍으로 연기를 흘려 넣어라.”


무당파 제자들이 열심히 부친 연기가 지하통로로 흘러들어갔다.


“연기가 가득 매워지면 놈이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튀어나올거다. 그때 놈을 잡으면 돼.”


무당파 제자들은 한동안 계속 연기를 지하통로로 흘려보냈다.

지하통로 안쪽에서 콜록거리며 괴로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덮개를 부술듯이 가총이 밖으로 튀어 나왔다.


“일제히 공격해라!”


무당파 제자들이 각자 검을 뽑아서 가총을 공격했다.

가총은 마치 팽이처럼 몸을 회전시키며 공중으로 뛰었다.


“으어억!”

“크헉!”


두 명의 무당파 제자가 가총의 창에 맞아 쓰러졌다.


“진을 무너뜨리지 말고 녀석을 몰아 붙여라!”


정안민이 목이 쉬어라 외쳤다.

무당파 제자들은 가총을 둥글게 포위했다.

하지만 가총은 진법에 둘러싸여도 전혀 움츠러 들지 않았다.

핏발 선 눈으로 폴짝폴짝 뛰며 기괴한 자세로 창을 찔러댔다.


“으악!”

“컥!”


겉보기에는 미친놈이 마구 날뛰는 것 같아보이는 동작이었다. 그러나 가총이 휘두르는 창에 벌써 네 명의 무당파 제자가 쓰러졌다.


‘대체 무슨 무공이 저리 괴상하지?’


정안민이 볼 때 가총은 분명 제정신이 아닌듯했다.

미쳤으면 초식이 어지러워지고 제대로 공격과 방어가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가총의 무공은 정신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희안하게 창의 움직임이 앞뒤가 맞아 떨어졌다.


“이 창은 절대 안 뺐긴다! 다 죽여버리겠다!”


‘가총이 단설통의 비급을 찾아서 익힌 것이 아닐까?’


그러다 무공을 잘못 수련해 주화입마되어 미쳐버렸다면 얘기가 맞는 것 같았다.


“둥그렇게 감싸지 말고 한데 모여서 서로가 서로를 방어하시오!”


홍강이 어느새 지붕에서 내려와 외쳤다.

무당파가 가총을 막아내지 못할까봐 한 마디 보탠 것이다.


“포위하는 진법은 틈이 많이 벌어져 실력 차이가 많이나면 불리하오!”


정안민이 불쾌한 표정으로 홍강을 제지했다.


“외부 사람이 무당의 진법에 훈수 두지 마시오.”


정안민은 신창을 빼았는 것이 중요했다.

진법을 풀었다간 무당파 제자들이 안전해질 지는 모르나 그만큼 가총이 도망가기 쉬워졌다.

장로님들이 심혈을 기울여 찾는 신창을 놓칠 수는 없었다.


“어떡해서든 신창을 뺐어야한다!”


정안민이 무리하게 무당 제자들을 몰아세웠다.

무당 제자들이 일제히 가총을 향해 검을 찔렀다.

가총은 이곳저곳 찔려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크아악!”


가총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와 동시에 신창이 뱀처럼 꾸물거리게 휘어지며 무당파 제자들을 날카롭게 찔렀다.


마치 피로 만들어진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했다.

무당파 제자들이 신창에 맞아서 절명하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잡아라! 놓쳐선 안 된다!”


정안민이 무당파 제자들을 헤치며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가총을 막아섰다.

가총이 자기 앞을 막아서는 정안민을 향해 번개같이 창을 찔렀다.

정안민은 급하게 막으려 했지만 가총의 창이 너무 빨랐다.


“으어어어!”


정안민이 검을 채 휘두르기 전에 신창이 정안민의 심장을 꽤뚫었다.

눈 깜짝할 새의 일이었다.


“크아아악!!”


정안민이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몇 번 부들거리더니 눈을 까뒤집고 절명했다.


홍강은 끔찍한 광경에 눈을 질끈 감았다.

무공이고 신창이고 그것들이 중요하다지만 욕심에 눈이 멀어서 죽고 죽이는 꼴을 보니 토악질이 올라왔다.


“아, 아버지!”


도장 입구에 가평이 서 있었다.

가총의 악귀같은 모습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가평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평은 집에서 누워있다가 도장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큰 사건이 일어난 것을 직감하고 마혈이 눌려 잘 안 움직이는 발을 질질 끌며 도장에 도착했던 것이다.


“너도 내 창을 뺐어가려고 왔느냐?”


가총의 눈은 총기를 잃고 흐릿해져 있었다.


“아버지 무슨 소리세요. 저 가평입니다. 모르시겠어요?”


가총이 괴성을 내지르며 가평에게 창을 찔렀다.

그와 동시에 홍강이 지팡이를 내밀어서 가총의 창을 밀어냈다.

가총의 창이 가평의 옆구리를 살짝 찢으며 비껴나갔다.

가평의 옆구리에서 피가 베어나왔다.


“아버지···!”


홍강이 창 머리를 공격해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가평은 창에 심장이 꿰뚫려 죽었을 터였다.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옆구리를 찌르는 통증이 현실을 보라고 주장했다.

미치광이로 변해버린 아버지 가총의 모습에 가평은 어찌 해야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소문주! 아버님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오. 조심해요!”


가총을 향해서 다시 무당파 제자들이 들이닥쳤다.


“형제의 원수를 갚아라!”


그들은 사형제와 사숙 정안민등 다섯 명의 죽음을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가총에게 덤벼들었다.

네 명의 무당파 제자들이 가총을 둘러싸며 공격했다.


‘이 상황에서도 도망칠 생각을 하는 자가 없다니··· 무당파가 다르긴 다르구나.’


홍강은 무당파 제자들에게 감탄했다.

왠만한 삼류 문파의 무인이었다면 사형제의 복수고 뭐고 도망가기 바빴을 것이다.


무당파 제자들에게 협공 당하고 있는 가총도 왼 손목과 양쪽 정강이가 칼에 찔려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가총은 피가 많이 났지만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창을 휘둘렀다.


무당파의 네 명은 앞뒤 제지 않고 가총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가총의 신들린 것 같은 창술에 하나 하나 심장이 꿰뚫려 죽었다.


“워, 원통하다···!”


순식간에 세 명의 제자가 저승으로 향했다.

이윽고 마지막 무당파 제자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도장 바닥에는 아홉 명의 무당파 제자의 시체가 널부러졌다.

지옥도가 따로 없었다.

가총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그도 여기저기 검에 찔려서 멀쩡한 모습이 아니었다.

무당파 제자들을 홀로 다 죽였으나 무당파 제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가총은 그들의 검에 온몸에 자상을 입고 피칠갑을 한 모양새가 되었다.

아마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다.

가총은 다 죽어가면서도 신창은 꼭 붙들고 있었다.


“이 창은 누구한테도 못 넘긴다···.”


가평은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소문주, 위험해요!”


홍강이 말렸으나 가평은 홍강의 손을 뿌리쳤다.


“아버지! 이깟 창은 버리십시오! 다 죽게 생겼는데 창이 대체 무어란 말입니까!”

“다가오지 마라··· 너도 이 창을 뺏으러 온 거지···.”


가총은 여전히 아들을 못 알아봤다.


“아니에요! 저는 그 창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버지, 제발 정신 차리세요.”


하지만 가총은 숨을 거둘 때까지 창에서 손을 떼지 못 했다.


홍강도 울적한 기분이었다.

신창 때문에 10명의 사람들이 하루만에 시체로 변하고 말았다.


*


일에 매듭은 지어야했다. 홍강이 가총 앞에 주저앉은 가평에게 다가갔다.


“어떡하실 겁니까? 신창은 원래 아버님이 가지고 있었으니 소문주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홍강의 말에 가평은 지친 기색으로 신창을 바라봤다.


“제가 신창을 가지겠다고 하면 홍 걸개님과 또 한바탕 혈전을 치러야지 않겠습니까?”


홍강은 말이 없었다.

그도 눈앞의 신창이 욕심나서 이 곳에 온 사람 중 하나였다.


“저는 신창에 관심이 없습니다. 홍 걸개님이 알아서 처분해 주십시오.”

“괜찮겠습니까?”

“저 창은 저희 아버지를 죽게 만든 원수입니다. 저는 저 창을 가지고 싶지 않습니다.”


가평은 창에서 고개를 돌렸다.


홍강은 가총의 시체에서 신창을 빼냈다.

아직 사후 경직이 시작되지 않아서 창을 빼내기 어렵지 않았다.


홍강은 신창을 바라봤다.

이 창을 가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죽인것을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면서도 과연 신창에 천하제일의 무공에 대한 단서가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

무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다.


홍강이 피묻은 창을 천으로 닦았다.

창날을 닦자 피에 가려진 부분이 훤히 드러났다.

창날의 뿌리 부분에 한자가 음각으로 빼곡히 새겨져있었다.


‘설마 이게 단설통이 숨겨놓은 단서인가?’


홍강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8월달 시작!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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