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개방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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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그림/삽화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7.20 08:19
최근연재일 :
2024.08.10 11:1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654
추천수 :
41
글자수 :
118,795

작성
24.07.30 11:15
조회
113
추천
2
글자
12쪽

더 큰 도둑놈

DUMMY

“네놈은 뭐냐!”


불량배들이 홍강을 둘러쌌다.


“너희들이 너무 악독해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나왔다.”


불량배들이 보니 홍강은 거지 차림이었으나 분명히 무공을 익힌 사람이었다.


“이 거지놈 개방 방원입니다.”


긴 얼굴의 불량배가 홍강 허리춤에 매달린 붉은 매듭을 보고 말했다.


“개방 놈이 우리 적무문의 행사에 왜 훼방을 놓는거냐?”


사각턱이 짜증난 어투로 일갈했다.


“개방은 원래부터 의義 한 글자를 지키며 살아왔다. 너희 사파 놈들이 설치는 꼴이 너무 심해 두고 볼 수 없구나.”


홍강이 허리 춤에서 나무 봉을 꺼내서 적무문 졸개들을 후려패기 시작했다.


적무문 졸개들 수준은 좋게 봐줘도 삼류 무인 수준이었다.

삼류 수준 졸개들이 한 무더기가 모인다고 해도 홍강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홍강은 나무 봉을 마구 휘둘렀다.

격묘봉법의 수법이었다.


격묘봉법이 개방에선 초급 무공이다.

그러나 지방의 이름도 없는 사파 문파 적무문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무공이었다.


사각턱을 비롯한 일곱 명의 적무문 패거리는 홍강에게 대적하기 위해 나름 진법을 짜서 합격合擊해들어갔다.

하지만 홍강의 봉법이 워낙 신출귀몰 해서 막아낼 수가 없었다.


홍강이 봉을 한 번 휘둘러서 세 명의 적무문 무인의 가슴팍을 후려치고 다음 순간 바닥에 봉을 꽃고 물구나무 서듯 해서 하늘로 치솟아 반대편으로 원을 그리면서 이동했다.

그러고는 타다닥, 봉을 휘둘러 순식간에 적무문 패거리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뭣들하는 거냐! 적은 고작 거지 한 명이다! 죽기살기로 덤벼들어!”


사각턱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부하들이 보기에 홍강이 나이도 어리고 대단찮을 게 없어 보였다. 때문에 홍강의 압도적인 무공 앞에서도 두렵다기보다는 짜증난다는 생각이 앞섰다.


‘대충 두들겨패서 돌려보내려 했더니 안되겠군.’


홍강은 좀더 호되게 적무문 패거리를 혼내줘야겠다 여겼다.

그래야 초장에 놈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 듯했다.


홍강은 제일 먼저 다가오는 놈의 다리를 봉으로 세게 후려쳤다.

격묘봉법의 분쇄묘정 수법이었다.


따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무 지어진 도장에 울려퍼졌다.


“끄아아악!”


홍강에게 종아리를 얻어맞은 놈이 비명을 지르며 제 종아리를 끌어안았다.

필시 뼈가 부러졌을 터였다.


홍강은 내력을 실어서 다음 놈의 팔목을 후려쳤다.


“크억!”


얼굴이 넒적한 놈이 손목을 맞고 외마디 단말마를 토해냈다.

이 놈도 손목이 부러졌을 터였다.


두 놈이 연속해서 여기저기가 부러지자 나머지 녀석들도 겁먹기 시작했다.

주춤하면서 홍강에게 함부로 덤벼들 용기가 없어 보였다.


‘한 놈만 더 혼내주면 되겠군.’


홍강은 번개처럼 출수했다.

홍강이 후려친 나무 봉이 제일 앞에 있는 녀석 왼쪽 어깨죽지를 후려쳤다.


“크아악!”


한 놈 더 나동그라졌다.


“더 해보겠느냐?”


홍강이 거칠게 내뱉었다.

적무문 패거리의 대장인 사각턱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것 같았다.


“개방과 우리 적무문은 원래 아무런 은원 관계가 없었는데 대체 왜 우릴 방해하는 겁니까!”


사각턱이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대체 무슨 연유로 호창문의 가 문주를 찾는 것이냐?”

“그건 말할 수 없소.”

“그렇다면 나도 너희들이 이유 없이 죄없는 호창문 사람들을 핍박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너희들이 이유도 없이 양민들을 핍박하는데 내가 네놈들을 그냥 두고 봐야할 이유가 무엇이냐?”


사각턱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홍강의 무공이 적무문 일곱 명보다 월등히 높았을 뿐 아니라 개방이라는 뒷배도 쉽게 볼 수 없었다.

개방의 무공이 천하제일이랄 수는 없었지만 세력의 크기와 인원만큼은 천하제일이었다.

특히 뒷 세계에서 사는 사파 인물들로서는 강호의 정보를 주름잡는 개방과 척 질 수는 없었다.


“오늘은 대협의 얼굴을 봐서 물러가겠습니다. 다만 계속 적무문을 방해한다면 우리도 가만 있진 않을 거요.”


사각턱은 부하들에게 다친 놈들을 부축하게 했다.

적무문 패거리는 도망치듯 도장에서 빠져나갔다.


적무문 놈들이 사라지자, 소문주가 포권을 하면서 홍강에게 인사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저는 호창문의 소문주 가평賈平이라합니다. 은공의 성함은 어찌 되시는지요?”

“이름이랄게 있겠소? 그저 홍 걸개라고 부르시오.”

“홍대협. 덕분에 살았습니다.”


가평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저자들은 뭔데 처들어와서 소협네 식구들을 핍박하는 것이오?”


홍강이 적무문에 대해 묻자 가평이 답했다.


“저자들은 적무문이라고 이 하남 지방에서는 꽤 악명높은 사파 집단입니다. 저놈들도 소문을 듣고 이리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입니다.”

“소문?”

“제 아버님이 육신병기를 손에 넣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왔는지 모를 무림인들이 저희한테 와서 시비를 거는 일이 늘었습니다.”

“그럼 그 소문이 사실이오?”


가평이 의심하는 눈초리로 홍강을 바라봤다.


“홍 걸개도 그 소문을 듣고 이곳에 오신 겁니까?”


홍강은 가평을 속일 생각은 없었다.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내가 이런 다 쓰러져가는 문파에 올 일이 또 뭐가 있겠소. 나 이외에도 이 마을에 그 소문을 듣고 모인 무림인이 많소.”


홍강의 말을 듣고 가평이 한숨을 쉬었다.


“은공께는 진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어디선가 귀중한 창을 얻어오신건 사실입니다. 아마 그게 소문에서 말하는 신창이 맞겠지요.”

“아버지는 신창을 뺐기지 않기 위해 몸을 숨기셨군.”


가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저희도 아버지가 어디로 가셨는지 모릅니다. 말도 없이 자고 일어나니 다음날 사라지셨습니다. 전날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으셨고요.”

‘아버지가 사라진 것이 언제 일이오?“

“벌써 한 달하고도 보름이 지났습니다.”


가평이 사람도 없이 스산한 도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원래는 무술을 배우려는 문하생이 서른 명 가까이 되는 도장이었는데 아버님이 말 없이 모습을 감추신 후로 저렇게 사파 무인들이 행패를 부리니 문하생들도 다 떠나가고 완전 망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분수에 맞지 않는 행운은 불행을 부르기도 하는 법이오. 내가 볼때는 이 가문에는 행운이 도리어 화가 된 것 같군.”


가평은 어두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홍 걸개님 말이 맞습니다. 아버님은 행방을 모르고 저희들은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홍강이 살필 때 가평이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무인이 아니라 경극 배우로 전직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렇다면 호창문 문주 가총은 어디로 사라진 거지?’


가평의 얘기를 들어보니 가총이 신창을 얻은 것은 확실해 보였다.

홍강은 좀더 마을에 머무르며 가총의 행방을 찾아보기로 했다.


“홍 걸개께서 계속 마을에 머무르실 거면 저희 호창문에서 머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가진게 많진 않지만 숙식은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가평이 홍강의 눈치를 보며 권했다.

아무래도 홍강이 자기 집안을 지켜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나도 자네 아버님의 행방을 찾는 사람인데 나한테 의지해도 되겠소?”

“평소 개방의 영웅분들은 협의심이 넘친다고 들었습니다. 오늘보니 홍 걸개도 젊으신데 협의심이 넘치십니다. 생판 모르는 남인 저희 가족을 구해주시기도 했고, 홍 걸개 님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찾고 싶은 마음은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홍강 입장에서도 호창문에 있는게 무언가 단서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좋소. 그럼 남는 방을 하나 주면 당분간 그곳에서 기거하도록 하겠소.”



*



가평은 홍강을 위해서 없는 살림이나마 털어서 돼지도 잡고 새옷도 하나 지어서 바쳤다.

홍강은 오의파 거지로서 옷차림을 정갈하게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더러운 옷차림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그저 옷차림에 구애받지 않고 재물을 탐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을 중요시할 따름이었다.

홍강이 생각하기에 호창문 집안에서 지내며 계속 더럽게 지내면 민폐인 것 같았다.

그래서 좀 씻고 옷도 가평이 새로 지은 것으로 갈아입었다.


홍강은 그렇게 며칠 동안 호창문에 얹혀서 숙식하며 낮에는 하릴없이 동네를 돌아다녔다.

주위에서 보면 그저 무위도식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홍강 나름대로는 무언가 단서를 찾으려고 마을을 도는 것이었다.


홍강이 호창문에서 식객으로 지낸지 이레째 되던 날.

평소처럼 마을을 돌아다니다 정오가 되었다.

홍강은 점심을 얻어먹으로 호창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호창문 도장 부지 마당에 주홍색 도사옷을 입은 자들이 다섯 명 와서 호창문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인 마냥 호창문을 휘저으며 이곳저곳 살피고 다녔는데 걸음걸이를 보니 일반인은 아니고 무림인인듯했다.


가평이 그들 옆에서 어쩔줄 모르고 서있다 홍강이 오자 반가워하며 그에게 다가왔다.


“저자들은 다 누구요?”

“무당파에서 온 무림인들이랍니다.”

“무당파?”

“무당 호남 분타에서 온 자들인 것 같은데 저희 아버지가 호창문 도장을 담보로 무당파에서 돈을 빌렸답니다. 그래서 빛을 못 갚겠으면 도장 건물을 넘기라고 합니다.”


가평이 황망하다는 표정으로 사정을 말했다.


‘무당파가 괜히 온 것은 아닐텐데? 무당파도 육신병기의 소문을 듣고 온 건가?’


그럴 확률이 높았다.

강호에 세력이 큰 무당파인만큼 자체적으로 육신병기에 관한 소문을 입수하고 신창을 찾기위해 호창문을 차지하려고 움직이는 것일 확률이 높았다.


“녀석들한테 아버님이 진짜로 돈을 빌렸소?”

“저야 알 수 없지요. 하지만 무당파에서 가져온 차용증에는 아버님의 직인이 확실히 찍혀있었습니다. 아마도 아버님이 돈을 빌린 건 사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버님이 무당파에 돈을 빌릴 이유가 있소?”

“글쎄요. 저희 호창문이 작긴 하지만 문하생도 적절하게 있고 운영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홍강은 조금 구린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


“아버님 직인은 어디있소?”

“부모님 방에서 보관하고 있을 겁니다. 어머님께 물어보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한 번 찾아보시오. 그 직인이 잘 있는지.”

“그 직인이 중요한 문제입니까?”


가평이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소문주. 강호는 생각보다 치사하고 더러운 짓이 횡행하는 곳이오. 그게 이름난 거대문파라 할지라도 말이오. 한 번 확인해봐서 나쁠 건 없지.”


홍강의 말에 가평은 직인을 확인하러 갔다.


얼마 후 가평이 돌아왔는데 복잡한 표정이었다.


“직인이 잘 있었소?”

“직인이 없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어머님과 같이 안 방을 샅샅이 뒤졌는데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홍강은 역시나 하고 생각했다.


“내가 볼때는 무당파 말코도사 놈들이 뭔가 장난을 친 건 아닌가 싶군.”

“네엣? 설마 무당파에서 저희 도장을 뺏으려고 직인을 훔쳐서 가짜서류를 만들었다는 말입니까?”


가평은 강호 경험이 없을 뿐 머리는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강호에 이름난 명문 정파인 무당파가 설마 그렇게까지 해서 저희 도장을 뺏으려 하겠습니까?”


홍강이 고개를 저었다.


“명문 정파들이 어떻게 그렇게 큰 세력을 갖게 되었겠소? 이름 큰 명문 정파라고 덮어놓고 믿으면 안돼요. 알고보면 그놈들이 더 도둑놈이니까.”


홍강이 호창문을 점거한 무당파 도사들을 보며 차갑게 비웃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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