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개방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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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그림/삽화
헌앙
작품등록일 :
2024.07.20 08:19
최근연재일 :
2024.08.10 11:1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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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수 :
118,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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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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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타구쌍격진

DUMMY

홍강과 양수 두 사람은 고생 끝에 협곡 바닥에 닿을 수 있었다.

바닥에 내려보니 이곳은 풀숲이 우거지고 나무열매도 많이 열려있었다.

꼭 지상낙원 같았다.


“음산하게 귀신이라도 나올법한 협곡 아래에 이런 동산이 펼쳐져 있다니 믿기지 않는군요.”


양수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을 거요.”


양수가 홍강의 말을 듣고 협곡 절벽을 올려다 봤다.

끝없이 높은 절벽은 안개에 가려져 있어서 어느정도 높은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안개에 가려진 높이를 제하고도 300장은 족히 넘을 것 같았다.


“저희가 이 절벽을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요?”

“쉽진 않을 것 같군.”


홍강도 양수처럼 맨손으로 높은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좀 쉬고 생각합시다. 옆구리가 쑤시는 군.”


홍강이 눈썹을 찌푸렸다. 황상에게 공격당한 옆구리도 쑤시고 귀골곡주와 겨루다 내상까지 입어 몸이 걸레짝 같았다.


“주변의 물가를 찾아보겠습니다. 좀 쉬고 계세요.”


양수가 주변을 살피러 떠났다.

홍강은 근처 커다란 나무에 기대 앉았다.


얼마 후 양수가 돌아왔다.


“근처에 계곡이 있습니다. 상처를 씻어내지요.”


양수는 홍강을 부축해서 계곡으로 향했다.

홍강은 흐르는 물로 옆구리의 상처를 닦아내었다.

상처가 마른 후에 소지하고 있던 금창약을 발라서 응급처치를 끝냈다.

두 사람은 아침해가 뜰 때까지 근처 평평한 땅을 찾아 드러누웠다.


*


해가 뜨자 양수가 몸을 일으켰다.


“근처에 과일과 산 열매가 많은 것 같은데 그걸로 대충 끼니를 때우죠.”


마침 과일이 열릴 때라 두 사람은 걸어오며 주렁주렁 열린 과일을 많이 봤었다.

양수는 과일과 산열매를 따러 갔다.

홍강은 앉아서 가부좌를 틀어 운공을 시작했다.


반 시진 쯤 지나서 양수가 돌아왔다.

그가 품은 행낭에 산 열매와 과일이 가득 들어있었다.


“좀 더 큰 바구니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바닥에 행낭을 펼치고 과일과 산열매를 늘어놨다.

그런데 과일 중에 홍강의 눈에 띄는 과일이 있었다.

껍질이 빨간 빛이 나는 참외 비슷하게 생긴 과일이었다.


“이건 주과朱果네요.”


홍강이 신묘하다는 표정으로 과일을 이모저모 뜯어봤다.


“저는 처음보는 과일인데요?”

“이 과일은 주령화신단朱靈化伸丹이라는 영단을 만드는 재료요. 내력을 담고 있어서 정제해서 약으로 먹어도 효험이 좋지만 그냥 먹어도 좋지요.”

“홍 걸개는 아는게 많으시군요.”


양수가 감탄했다.


“개방도로 살다보면 이래저래 아는게 많아집니다.”


두 사람은 허겁지겁 과일과 산열매를 먹었다.

어제 저녁 이후 기운을 많이써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팠다.


“주과가 진짜 내력을 많이 담고 있네요. 여기서 몇 달 보내면서 이것만 먹으면 내력이 많이 증진될 거 같습니다.”


양수가 주변에 널린 주과 나무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게 전화위복인가 보오.”


두 사람은 잠시 기분 좋게 웃었다.


“처녀들이 천주산을 잘 내려갔을지 걱정이군요.”

“협곡 사이가 넓고 깊으니 새로 다리를 놓지 않는 이상은 따라가기 힘들거요. ”

“처녀들이 잘 내려갔으면 다행이지요.”


두 사람은 얘기를 주고 받으며 하루를 보냈다.

그날 저녁, 해가 떨어졌다.

양수가 무심코 오른쪽 협곡을 보았는데 위쪽에서 작은 횃불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우릴 찾으려고 수색을 하고 있는 것 같소.“


양수의 말을 듣고 절벽 위쪽을 올려다본 홍강이 말했다.


“여기 계속 숨어있을 수도 없겠군요.”

“어차피 졸개들은 문제가 안 되지만 귀골곡주를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가 문제군.”

“귀골곡주의 무위가 대단하던데 우리 두 명이 같이 덤빈다고해도 이기긴 힘들 것 같습니다.”


양수가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두 명이 그냥 덤빈다면 당연히 승산이 없소. 다만 진법을 이루어서 완벽하게 합을 맞춘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진법이요?”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공격할때 힘을 보태는 진법을 사용한다면 힘이 두 배가 아니라 그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오.”


홍강의 제안에 양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귀골곡주를 이대로 둘 수 없으니 무슨 방법이든 곡주를 상대할 수만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귀골곡의 인원이 많으니 우리가 다 상대하긴 무리요. 귀골곡주만 집중적으로 노려야합니다. 곡주가 없으면 귀골곡 놈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할 거에요.”

“밤에 기습하자는 얘기군요.”

“틈을 봐서 협곡을 올라가 귀골곡주가 있는 본전으로 잠입합시다. 원래 도적 두목들은 최상층을 좋아하니 가장 높은 곳에 있을 겁니다.”


양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귀골곡 입구에 보초가 있고 본전 건물에도 보초가 있으니 귀골곡주가 숨어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오늘부터 단련을 시작합시다. 내가 알려줄 진법은 타구쌍격진打狗雙擊陣이오.”


원래는 개방 제자에게만 전수해야하는 무공이었다.

하지만 홍강은 자잘한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자잘한 규칙을 지키는 것보다 협을 행하는 것이 중요했다.

제 걸개가 홍강의 입장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거라 여겼다.


홍강은 일어서서 시범을 보였다.


“내 옆에 서서 동작을 따라하시오.”

“알겠습니다.”


양수는 홍강의 오른편에 서서 홍강이 보여주는 동작을 따라했다.


“원래는 나무봉을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진법이지만 검을 사용해도 위력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오.”


양수는 홍강이 알려주는 동작을 따라하며 연신 감탄했다.


“진법이 오묘하군요. 서로 약점을 가려주고 공격은 도와주니, 정말로 몇 수 위의 상대와 맞서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강의 타구쌍격진은 원래 무공에 홍강이 동작을 더 추가하고 변형해 완성도가 크게 올랐다.

양수가 볼때 형산파의 무공 중에서도 이와 견줄 무공이 없었다.


두 사람은 칠주야 동안 타구쌍격진을 수련했다.

밤에 횃불들이 주변을 왔다갔다 했지만 협곡 아래까지 내려오는 일은 없었다.


“협곡 절벽이 너무 험준해서 아래까지 내려올 생각을 못하는 것 같구려.”

“저희에겐 다행인 것 같습니다. 무공을 수련할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요.”


두 사람은 식사로 산열매와 주과를 섭취했다.


“밥먹고 운기행공을 합시다. 먹고 바로 내력을 돌리면 주과의 내력을 낭비 않고 흡수 할 수 있을 거요.”


홍강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주과와 산열매를 먹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 번씩 반시진 동안 운기행공을 했다.

칠주야가 지나니 적지않게 내력이 증진된 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우리 두 사람이 충분히 합이 맞는 것 같소. 슬슬 협곡 절벽을 올라갈 방법을 찾아 봅시다.”


홍강이 양수와 타구쌍격진의 합을 맞춰보고 수련이 충분하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한 식경 동안 어떻게 협곡 절벽을 올라갈지 고민했다.

협곡 절벽의 경사는 거의 직각에 가까웠다.


“저희한테 있는 쇠붙이는 장검 한 자루와 단검 두 자루군요.”


양수의 무기로 사용하는 장검 한 자루와 두 사람 다 호신용으로 단도를 한 자루씩 휴대하고 있었다.


“칠주야 동안 주과를 먹고 저희 내공도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내공을 주입해서 단검을 벽에 꽃으며 오르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홍강이 생각해도 그 방법 외에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절벽을 오르다 힘이 빠지면 그때는 10장 넘는 높이에서 떨어질 수 있소. 목숨을 걸어야 할 거요.”

“별 수 있습니까. 이 협곡 바닥에서 한 평생 보낼 수도 없지 않습니까.”


홍강이 조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저쪽에 덩굴이 자라고 있더군요. 엮어서 우리 둘 몸에 묶고 기운이 있는 쪽이 위에서 끌어줍시다. 그러면 좀 나을지도 모르지요.”

“좋은 생각인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은 남서쪽에 있는 덩쿨이 많이난 곳으로 가 덩쿨을 잘라냈다.

얽힌 덩쿨을 잘라내서 묶으니 꽤 괜찮은 밧줄이 완성되었다.


두 사람은 덩쿨로 만든 밧줄로 서로를 묶고 가장 마지막에는 장검을 묶었다.

장검을 말뚝처럼 사용해서 먼저 박아 넣고 박힌 장검에 의지해서 절벽을 오를 계획이었다.


두 사람은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양수가 절벽에 장검을 꽃았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위로 올랐다.

홍강은 그 아래서 양수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조심조심 돌을 하나씩 고르며 위로 올라갔다.


후두두둑.


양수가 짚으려던 돌무더기가 약해서 무너져 내렸다.


‘휴우···.’


양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침착하게 갑시다. 한 발 한 발 오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소.”


양수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절벽 위를 올랐다.

두 사람은 한 식경 가까이 절벽을 올랐다.

둘 모두 땀 범벅이 되고 기운이 많이 쇠잔해졌다.

절벽은 절반 정도 올랐다.


양수는 위를 올려다보고는 진저리가 났다.

도저히 절벽 위까지 오를 자신이 안 났다.


“위쪽을 보면 더 힘들거요. 그냥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해요.”

“...예!”


홍강의 말에 양수는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손 한 발 절벽을 올랐다.


땀은 계속 흘러 내렸고 절벽은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슬슬 내력도 바닥이 보이고 있었다.


“여기서 멈추면 더 위험해요. 빨리 정상까지 오르는 것만 생각합시다.”


힘이 빠진 양수를 대신해서 홍강이 더 위쪽으로 올라 자리를 바꿨다.


“홍 걸개님은 대단하시군요. 똑같이 힘드실 텐데 어떻게 그렇게 굳은 마음을 가지시는지··· 존경스럽습니다.”


“뭘요··· 그냥 어릴때 부터 험한 일을 많이 겪다보니 왠만한 일은 끄떡없게 되었습니다.”


홍강의 말을 듣고 양수는 생각했다.


‘홍 대협은 제일 미천한 거지로 태어났지만 저렇게 곧은 마음을 가지고 협의를 실천하는 구나. 나랑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나는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양수의 친가는 호남의 도시 장가계의 부유한 상가였다.

어릴적부터 돈 걱정을 하며 지낸적이 없었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호남에서 제일 유력한 형산파의 제자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 양수는 자신이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데 조금 죄책감이 있었다.

무공을 배우는 동료 제자들 중에 부유한 집 아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기 때문이다.

양수는 홍강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어도 올곧게 뜻을 펼치는 무인들을 존경했다.


‘나는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홍 대협보다 못 하다. 더 정진해야지.’


양수는 속으로 그렇게 마음 먹었다.


*



두 사람은 계속해서 절벽을 올랐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 끝에,


“저기 끝이 보입니다!”


양수가 기뻐하며 말했다.

그의 말처럼 홍강의 눈에도 절벽의 끝 부분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남은 거리는 대략 2,3장 정도.

조금만 더 힘내면 되었다.


그렇게 한 손을 뻗고 다른 손을 뻗는 와중에···.


콰직!


“으악!”


돌연 양수가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후두두둑!


양수가 발을 디뎠던 곳이 무너지면서 양수가 공중에 붕 뜨게 되었다.


“양 형!”


홍강이 가까스로 양수의 손을 잡아 절벽으로 옮기려는 때.


-끼이이이···..


둘의 몸무게가 갑자기 쏠리자 말뚝처럼 사용했던 장검에 건 밧줄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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