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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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작품등록일 :
2024.07.22 16:37
최근연재일 :
2024.09.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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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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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DUMMY

“어째서 그렇게까지 그 자식에게 집착하는 겁니까?”

광기 어린 사장의 표정을 보고, 내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말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나로서는 계속 궁금했던 사실이기도 했다.

나는 그 자식에게 억울하게 두들겨 맞아 죽을뻔했기에 복수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사장이 왜 그렇게 그 자식을 잡으려고 하는지는 솔직히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이 게임이건 뭐건 간에, 플레이어란 녀석들이 세상을 망치고 다니는게 꼴보기 싫어서 잡고 싶을 뿐이야.’


나는 입사할 때 들었던 사장의 동기를 떠올렸다.

그때 당시는 워낙 경황이 없기도 했고, 사장이 얼마나 이 일에 진심인지 깨닫지 못했기에 대충 납득하고 넘어갔지만······.

하지만 비서로부터 이 일 때문에 가문으로부터 절연까지 했다는 말까지 듣고 나서 다시 돌이켜보면, 그 동기는 사장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었다.

사장이 말했다.

“이사 입사할 때 내 이유를 말해줬잖아. 나는 이 세상을, 게임을 플레이어가 어지럽히는 걸 두 눈 뜨고 못보겠다고.”

목까지 올라온 어째서요, 라는 말 대신, 나는 침묵을 택했다.

지금 이런 걸 물을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을 막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막 위험천만한 일을 끝낸 상황에서, 이제와서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는 것은 여러모로 눈치없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는 그런 걸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어째서?”

설유진은 사장에게 물었다. 사장이 말했다.

“어째서라니?”

“한 개인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는 역사적으로 많이 있었어. 그리고 그런 개인의 폭거에 군중이 참지 못하고 투쟁하는 일도 많았지. 하지만 지금 네 말은 그거랑 조금 다르게 들리네. 그런 대의적인 이유보다는, 조금 개인적으로 들리는 걸.”

“당연히 개인적이지. ‘내 것’을 자기 멋대로 망치고 있으니까.”

“세상이 자기 거란 소리야?”

사장은 설유진의 말에 주저없이 말했다.

“당연하지.”

“그럼 확실히 개인적인 이유가 맞네.”

설유진은 납득했는지 더 이상 캐 묻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세상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장의 말이, 세상 모르는 철없는 재벌가 따님의 헛소리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뭔가,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그만.”

경비의 중후한 목소리가, 나를 망상에서 일깨웠다. 경비는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지금은 아무 쓸데 없어. 그런 생각은 일을 저지르기 전에나 하는 거고, 지금은 그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가 더 중요해.”

“난 경비의 그런 점이 좋다니까.”

경비는 사장의 말에 가뜩이나 험악한 인상을 더욱 험악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사장이 전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특히 이번 일로 더더욱.”

“뭐 괜찮아. 원래 사측과 노측은 대립하기 마련이지.”

사장은 그렇게 뻔뻔하게 말하며, 내게 말했다.

“이사는 내편이지? 사측에 가깝잖아?”

“저는 이사가 아니라 집산데요?”

나는 그렇게 대꾸하며, 앞으로 사장에게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물었다.

“일단 미끼의 존재를 인식시키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함정을 파야지.”

“함정을 파놓고 미끼를 던지는게 순서상 맞는거 같은데요.”

“미끼에 날파리들이 꼬였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려는 찰나, 내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장이 말했다.

“슬슬 날파리가 반응을 보일 때가 됐는데.”

나는 내 휴대폰에 찍혀있는 번호를 보았다. 그건 장미의 번호였다.

그것을 본 순간,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장미가 말한, 자신의 위치.

설유진이 말한, 장미의 본성.

사장이 폭로한, 장미의 행동.


······그게 목적이었나.

나는 휴대폰을 들고 식은 땀을 흘렸다. 이 전화 너머의 장미의 기분이 어떨지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사장은 턱을 내밀며 말했다.

“뭐해? 안 받고.”

나는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진짜 받아요?”

“응. 그리고 받고나서 꼭 스피커 폰으로 하고.”

“잔뜩 기죽은 그 년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겠군” 하고 그동안 얌전히 있던 파견이 씩 웃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우리 잠깐 만나서 이야기 좀 하죠.”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 것은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 장미의 목소리였다.

나는 스피커 폰으로 바꾼 뒤,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무슨 이야기?”

“지금 말 장난 하고 싶은 기분 아니에요. 그럴 시간도 없고요.”

나는 어떻게 대답하냐고 휴대폰의 마이크 부분을 가린 채, 소리 죽여 물었다.

하지만 사장은 내 시선을 피해 휴대폰을 보며 딴청을 피웠다. 나는 밀려오는 한숨을 참아낸 후, 장미에게 말했다.

“좋아.”

“시간과 장소는 전처럼 제가 문자를 보낼게요.”

사장은 두 손으로 엑스자를 그렸다. 그리고 내게 휴대폰에 쓴 문자를 보여주었다.

‘우리 쪽에서 정해서 알려주겠다고 해.’

아니, 그럴거면 자기가 그냥 이야기하라고. 어차피 우리 배후에 사장이 있는 건 이제 장미도 알고 있잖아?

나는 사장의 메모한 것을 그대로 장미에게 전했다. 휴대폰 너머에서 들릴 정도로 긴 한숨 소리 이후에, 장미가 말했다.

“뭐, 좋아요. 맘대로 해요. 이제와서 제가 뭘 할수 있진 않으니까.”

“그럼 나중에 따로 연락하지.”

장미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분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통화를 끊기 전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다 들리니까 거기 웃는 소리 좀 그만내라고 해요.”

뚝 하고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내내 숨을 죽여 킥킥대던 파견은 차문을 두드리며 폭소하기 시작했다.

사장은 웃지 않았다. 대신 통화가 일찍 끝난 것을 아쉬워했다.

그게 더 악질이었지만.

나는 사장에게 말했다.

“사실 오늘 미팅의 진짜 목적이 이거였군요. 사실 조직의 협력을 얻는 건 덤이고, 우리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장미를 고립시켜 궁지에 몰아넣는 거요.”

“도박에서 큰 패를 냈으면, 최대한 많이 따야하는 게 정석 아니겠어?”

특히 그 패가 나라면 말이야, 하고 사장은 자신의 손톱을 바라보며 능글 맞게 웃었다.

설유진이 말했다.

“조금 있으면 내가 살아있다는 걸 SNS를 통해서 블루문 조직이나. 플레이어가 알게 될거야. 그러면 장미가 가지고 있던 정보는 무용지물이 되는 거지. 우리가 먼저 공짜로 뿌려버렸으니까.”

요컨대 너무 욕심을 부린 탓에, 아무것도 건질 수 없게 되어버린 거라고, 설유진이 덧붙였다.

사장이 말한 약점을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한다는 것이 이런 의미였나.

파견이 킬킬 거리며 말했다.

“날파리가 너무 높게 날다가, 사자한테 한 대 맞은거지. 그러게 분수를 알았어야지.”

나는 새삼, 내가 엄청 무서운 여자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들이 적이 아니라 동료라는 것에 감사하며, 사장에게 장미와의 미팅에 대해 언제 결정하는지 물었다.

사장이 손톱을 보며 말했다.

“이미 다 정해져있어. 이틀 뒤, 철거 예정지인 상가 건물에서 할 거야.”

아니 그걸 우리 상의도 없이 정했냐, 왜 우리한테 이제와서 알려주는 거냐, 정했으면 왜 아까 장미에게 말해주지 않았냐, 등등의 생각이 내 속에서 맴돌다가 장소를 듣는 순간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다.

내가 물었다.

“······어디라고요?”

“중간 보스의 아지트라고. 이틀 뒤에, 장미랑 거기서 사업확장에 대해 논의할 거야. 그러니 내일도 좀 바쁠거야. 미리 가서 업무협조도 구해야하고, 장소 섭외 관련해서 중간보스랑 이야기 해야 되니까. 아, 그냥 업무협약을 맺어버릴까? 이사는 좀 알아?”

나는 사장이 내뱉은 말을 분명히 듣고, 글자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전부 기억했지만 그것과 이해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져서 사장에게 물었다.

“······잠깐만요. 뭘 한다고요?”

“업무협약. M.O.U 말이야. 혹시 잘 아냐고.”

“아니, 그게 아니라 장미랑 사업확장에 대해 논의하신다고요? 쫓아내는게 아니라? 그리고 내일 바로 중간보스랑 만나서 협조를 구한다고요?”

내 말에 사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왜 놀라? 처음 듣는 것처럼. 전에 회의때 다 이야기 해줬잖아. 사업확장에 대해서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고, 그리고 중간보스와 협력에 대해서도 모두가 찬성했잖아?”

나는 사장의 말에 내 머릿속의 기억을 점검했다.


그래, 사장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너무 생략되어 있었을 뿐이다.


나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중얼 거렸다.

“······애초에, 그때 사장님이 사업확장을 하겠다는게 장미를 집어 삼키겠다는 뜻이었군요.”

“이제 겨우 이해한거야?”

“카지노에 간건, 그 조직와 연계하겠다는게 아니라 장미를 약화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고요.”

“날파리는 쫓아내도 사라지지 않아. 그럴 바에는 통째로 삼키는게 낫지.”

“그래서 내일 중간 보스를 만나서 미리 우리 편으로 끌어들인 다음, 그 후에 장미를 불러 들이면······.”


장미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로, 우리에게 사로잡힌거나 다름없게 된다.


고개를 돌아보자, 사장이 나를 보며 히죽이죽 웃고 있었다.

“정말 기대되지 않아?” 하고, 사장은 히죽 웃었다.

나는 그 뻔뻔한 태도에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자신은 있어요?”

“무슨 자신?”

“중간 보스가 순순히 우리 말을 들을 거라는 자신이요.”

“사람이면 말은 통하겠지. 그럼 조종 할 수 있어.”

말도 안되는 소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사장은 휴대폰을 툭툭 건드렸다.

“아까 전부터 뭘 그렇게 보십니까?”

“SNS에 달린 댓글들. 보고 있으면 되게 웃겨. 그냥 사진 보고 껄떡대는 놈들이랑, 나랑 설유진이 누군지 알아보고 발광하는 놈들까지. 너 대체 거기서 무슨 짓을 하고 다녔던 거야?”

사장의 말에 설유진은 턱을 궨 채로 담담하게 말했다.

“대충 사람을 보면 뭘 원하는지 아니까, 알고 맞춰 준 거지.”

“치부가 드러난 것도 모르고 좋아라 했겠군.”

사장이 설유진의 말에 낄낄 웃었다. 파견은 맞장구치며 웃다가, 내 의자 등받이에 얼굴을 가져다대며 속삭였다.

“지금 뭔소리 하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지만, 모르는게 좋을 거 같네요.”

“그래서, 이사. 좀 전에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 뭐가요?”

나는 파견과 속삭이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서 대답했다. 사장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까 MOU에 대해 잘 아냐고 물었잖아.”

“······대충은 아는데 직접 해본적은 없는데요.”

“그럼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봐.”

“잘 아는 사람이요?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은 없는데요.”

사장은 휴대폰을 백에 넣으며, 나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있잖아. 모르는게 없는, 우리 퇴직자님 말이야.”


***


“자, 여기요.”

나는 병에 든 커피를 꺼내 비서, 아니 전 비서에게 건네주었다.

전 비서는 내게 건넨 커피의 라벨을 보고 눈을 찌푸렸다.

“왜 그래요?”

“아뇨, 점점 더 독한 걸 먹는거 같아서요.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많이 걱정되시나 봐요.”

“아뇨. 그냥 뒤졌으면 좋겠네요. 그런 기집애.”

훈훈한 대답을 기대하고 있던 내 말에 전 비서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병을 연 다음 단숨에 들이켰다.

마치 생맥주를 원샷하는 것처럼 벌컥벌컥 마신 후, 캬 하는 소리를 낸 뒤에 전 비서가 나를 보았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아뇨, 그렇게 편한 모습을 보니 한 결 보기 좋아서요.”

“반면에 그쪽은 하루 사이에 비쩍 말랐네요. 걔 비서 역할 해보니 소감이 어때요?”

“혹시 복귀할 마음 있어요?”

내 말에 전 비서는 대답 대신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정색하며 말했다.

“걔가 먼저 사과하기까진 절대 안 돌아가요.”

······글렀구만.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전 비서를 따라 밤의 강가를 보며 커피를 들이켰다.

입안에 감도는 독한 쓴맛과 단맛을 음미하며, 내가 말했다.

“해보니 알겠어요.”

“뭐가요?”

“전에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요.” 하고 말하며, 지금의 사장의 모습은, 폭주기관차 같다고 나는 덧붙였다.

“전에 모든걸 저한테 맡기고 얌전히 사장실에서 퍼질러 잘때가 더 나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못하는 걸 안 거죠. 그랬다가 이사가 위험해졌으니까요.”

“······예?”

“대신 자기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거에요. 걔는. 자기는 사회적 지위가 있으니, 함부로 건들지 못하니까.”

그것도 일시적이지만, 하고 전 비서가 말했다. 그리고 나서 내게 지금 회사 안의 사정은 어떤지 물었다.

내가 말했다.

“내일 갑자기 중간 보스랑 만나기로 해서 정신없는 상황이죠. 파견과 경비는 갑자기 자기들끼리 떠들더니 투척 훈련을 시작했고, 알바는 내일을 위한 분장 도구 준비. 시설 영감은 계속 신경질 내며 뭔가를 계속 만들고 있고, 그리고 전산은 SNS쪽을 보면서 반응을 수집하고 있고요.”

“이사는요?”

“저는 뭐, 훈련도 하고, 내일 있을 업무에 대한 계획도 점검하고 사장 뒤치다꺼리도 하고······.”

“이렇게 저랑 만나서 시간 보내도 돼요?”

“괜찮아요, 아마도?”

괜찮겠지? 어차피 이렇게 만난 것도 내일 일에 필요한 사전작업이니까······.

“그 거긴 괜찮아요?”

“아, 그 가문 쪽이요? 네. 평소대로에요. 무서울 정도로.”

전 비서는 뒤의 말에 힘을 주어 말했다.

“최근에 그 SNS건 때문에 좀 시끄러워지긴 했지만요.”

“아, 사장도 찍혀 있었으니까······.”

“그것보다 설유진, 그 여자 때문이 더 큰거 같던데요. 생각보다 정치권이나 재계쪽에서도 시끌시끌하더라고요. 생각보다 훨씬 큰 거물이었나 봐요.”

그래서 차안에서 사장이 거기서 대체 뭐했냐고 설유진에게 다시 물어봤던 거였나.

그 부분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기도 했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아, 대신 병에든 커피만 홀짝였다.

전 비서가 말했다.

“전에 말한거 기억하고 있어요?”

“뭐가요?”

“그 회사 안에서 멀쩡한 건 이사 뿐이라는 말이요.”

“솔직히 그정도는 아닌거 같은데요.”“

내 말에 비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 말고 회사에는 모두 현실에서 동떨어진, 아니면 떨어지길 원하는 이들이라고.

“그게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렇기에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 내가 잘해야 한다며, 사장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나는 처음에는 쑥쓰러워서 어쩔줄을 몰라 하다가,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진지한 것을 깨닫고 나도 진지하게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충 분위기 상 작별할 때가 되자, 나는 본래 목적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 사실 제가 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는데요.”

“자 여기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 비서는 백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주었다.

USB였다.

“이게 뭡니까?”

“업무협약 자료 필요하잖아요. 제가 만든 자료를 담아뒀으니 그거 그대로 준비하면 되요.”

“어, 어떻게 그걸 알고 있어요?”

내 말에 비서는 웃으면서, 내게 다가와 카지노에서처럼 내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나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후, 내 귀에 속삭였다.

“이렇게 옷에 도청기를 붙였거든요.”

내 멱살을 놓으며, 비서는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멍하게 서있는 나를 보며 뒷짐을 진채로 미소지었다.

나는 얼이 빠진 채로, 전 비서에게 물었다.

“······혹시 지금도 붙였어요?”

“글세요. 한번 맞춰볼래요?”

비서는 깔깔 웃으며, 그럼 내일 보자며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정말 저 사람도 다른 여자들 못지 않게 무서운 사람이야.

하긴 저 정도되야 사장 같은 제멋대로인 사람을 보좌할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내일을 대비해 기름이나 넣고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시동을 걸었다.

근데 가면서 조금 이상한 말을 들은거 같은데.


······내일 보자고?


***


그리고 다음날. 전 비서가 준 자료 덕분에 제시간에 맞춰 모든 준비를 갖추고, 중간보스를 향해 출발할 때,

나는 내일 보자던 전 비서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사장의 언니와 전 비서가, 막 지하에서 빠져나가는 차 앞을 가로 막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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