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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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작품등록일 :
2024.07.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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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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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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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DUMMY

미스터 후가 다시 합류하고 나서의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플레이어는 다시 일어나 미스터 후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미스터 후의 공격을 맞았다.

그리고 그 주춤거리는 틈을 파견과 경비가 놓칠 리가 없었다.

경비는 플레이어가 빈틈을 보이자마자, 팔에 찬 장비를 작동 시킨 후, 뒤에서 플레이어의 옆구리에 보디블로우를 날렸다.

그러자 플레이어는 마치 장난감처럼 튕겨나간 뒤, 2층 구석에 있는 오락실 문을 부수고 날아갔다.

예상을 뛰어넘은 괴력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파견이 경비에게 다가가 말했다.

“괜찮아?”

“괜찮다. 망가진 거 같은데 재생포션을 마셨으니 천천히 회복되겠지.”

파견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미스터 후와 함께 오락실 안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 따라 들어가자마자, 곰인형 들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간신히 고개를 틀어 피하자 벽에 부딧힌 곰인형이 속에 들어있는 흰 솜을 토하며 폭발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양손에 곰인형을 글러브처럼 낀채로 나타났다.

파견이 웃었다.

“의외로 깜찍한 면이 있네.”

“맞아보면 전혀 깜찍하지 않을 걸.”

플레이어는 그렇게 말하며, 파견에게 달려들었다. 파견은 그 주먹을 피하며 팔에 찬 장비를 작동시켰다.

장비에서 나오는, 섬짓한 모터소리에 플레이어는 멈칫했고 그 틈을 노리고 미스터 후가 플레이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플레이어는 그 주먹을 피하며 미스터 후의 턱을 잽으로 강타했다. 하지만 공격은 이어지지 못했다. 미스터 후가 언제나처럼 그 공격을 맞으면서, 반격을 했기 때문이다.

잽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내딛었던 왼발을 미스터 후가 로우킥으로 걷어차버리자, 플레이어는 바로 자빠져버렸다. 이후 곧바로 낙법을 해서 일어섰지만, 그때는 이미 파견의 주먹이 얼굴을 향한 뒤였다.

플레이어는 황급히 인형을 교차해 막았지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인형이 폭발하면서 플레이어는 두 번째 인형뽑기 기기를 부수고 처박혔다.

나는 주저앉은 파견을 향해, 미스터 후는 플레이어를 향해 달려갔다.

내가 말했다.

“괜찮아요?”

내 말에 파견은 미간을 찌푸리며 웃었다.

“빌어먹을, 경비 녀석. 뭐가 괜찮다는 거야. 팔의 뼈가 다 조각나는 느낌인데. 여전히 센 척 허세는 엄청 부린다니까.”

그리고 그때, 나는 황급히 몸을 낮췄다.

안에서 인형뽑기 기계가 통째로 날아왔기 때문이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인형 뽑기 기계가 부서지면서, 안에 있던 플레이어가 튀어나와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미스터 후는 천천히 오락실에서 나와, 플레이어를 향해 다가갔다.

플레이어는 몸을 일으키자마자 욕설을 내뱉으며 미스터 후를 향해 달려나가 날아차기를 날렸다.

언제나 그랬지만 방어를 하지않는 미스터 후는, 그 공격을 그대로 받으며, 플레이어의 발을 잡고 자신에게 가해진 힘을 이용해서 뒤로 집어던졌다. 그러자 플레이어는 아스팔트로 된 기둥을 부수며 처박혔다.

그리고 어느새 그 뒤에서 나타난 경비가 장치를 작동시키며 주먹을 휘둘렀다, 플레이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플레이어의 주먹이 기둥을 부수며 튄 파편에 얼굴을 맞았는지, 잠깐 동작을 멈췄다.

그 틈이면 충분했다.

나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 플레이어의 다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플레이어가 발목을 맞고는 바닥에 뒹굴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미스터 후가 달려가 걷어찼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플레이어가 아스팔트 벽을 부수며 쳐박혔다.

파견은 몸을 일으키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의도를 읽고,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 건네주었다.

파견은 내가 건넨 나이프를 받아들고는 플레이어에게 향했다.

플레이어는 벽에서 내려와, 퉤 침을 뱉었다.

“씨발. 비겁하게 4대 1이야?”

“이 바닥에 비겁하고 안 비겁하고가 어딨어. 그리고 따지고 보면 반칙하는 네가 제일 비겁한 거지.”

플레이어는 파견의 말에 뭐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린 뒤, 말했다.

“내가 이건 진짜 추해서 안하려고 했는데, 니가 먼저 선빵 친거다.”

“뭐 보여줄게 더 남으셨어?”

플레이어는 파견의 말에 이를 드러내며 선언했다.

“내가 진짜 비겁한게 뭔지 보여주지.”


***


그 뒤 몇분 동안 있었던 일을 나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멀쩡한 건, 너 하나 뿐이냐?”

플레이어의 말대로, 나를 제외한 모두가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권총을 들어 플레이어를 겨눴다. 플레이어가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그거 안 통한다고. 어차피 나를 죽이지도 못하잖아. 그리고, 만약 쏜다고 해도 내가 피해서 반격할 거라니까?”

플레이어는 그렇게 말한 뒤, 손으로 주변에 쓰러진 이들을 가리켰다.

“이렇게 말이야.”

나는 이를 악물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겉보기에는 별것이 아니었다.

진짜 비겁한게 뭔지 보여주겠다고 한 뒤에, 플레이어가 취한 행동은 가만히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파견이 겁먹었냐고 도발해도,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미스터 후가 먼저 공격을 시도했고, 그러자 플레이어는 엄청난 속도로 그 공격을 흘린 뒤 반격을 했다.

그 광경을 보고 심상찮음을 감지한 파견은 경비와 눈으로 신호를 주고 받은 뒤 동시에 공격을 시도했고,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어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내가 웬만하면 반격스킬Counter Skill은 안쓰려고 했는데, 니들이 그렇게 비겁하게 나오면 어쩔 수 없잖아?”

“······스킬은 뭐지?”

시간을 벌기 위해 던진 내 질문에 플레이어는 씩 웃었다.

“어차피 살 날이 별로 안남은 거 같으니, 내가 친절히 설명해주지. 내가 레벨업하면 스킬포인트란 걸 받거든. 그걸로 여러 가지 기술들을 배울수 있어. 하지만 난 그 스킬포인트를 아껴놨지. 왜냐하면 안그래도 엄청 세니까! 스킬까지 쓰면 재미없지 않겠어?”

그렇지 않냐고 플레이어는 내게 동의를 구했다. 나는 물론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플레이어 뒤에서 파견이 몰래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며, 스킬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반격스킬을 쓰면 어떻게 되냐고? 뭐, 쉽지. 너희가 공격할 때 나한테 표시가 뜨거든. 그때 내가 반응만 하면 너희 공격을 완벽히 흘리면서, 반격을 할 수 있지.”

이렇게, 라고 하며 플레이어는 뒤에서 찔러든 파견의 나이프를 피했다.

나는 재빨리 총으로 플레이어를 노렸지만, 플레이어는 순식간에 파견에게 칼을 빼앗은 뒤 자신의 앞에 세워 방패로 삼았다.

파견이 말했다.

“쏴.”

“의미없어. 원거리도 반격할 수 있거든. 피한 다음에, 내가 이 나이프를 슉하고 던지면 으억, 하고 넌 죽는거지.”

“그럼 내가 널 죽일거야.”

파견의 말에, 플레이어는 파견을 보았다. 파견은 플레이어를 돌아보며 웃었다.

“이해 못했어? 그 빈틈을 노리고 내가 널 쓰러뜨릴거라고.”

플레이어는 파견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넌 대단한 여자야.”

“강간범에게 칭찬을 받다니, 듣기만 해도 귀가 더럽네. 아, 강간범은 아닌가? 고자라서 못했으니까.”

플레이어는 나이프로 파견의 남은 한쪽 눈을 찔렀다. 파견이 비명대신 외쳤다.

“지금이야!”

나는 주저없이 플레이어의 팔을 향해 총을 쏘았다. 그 충격에 플레이어는 파견을 놓쳤고, 나는 그런 플레이어를 향해 온몸으로 태클을 시도했다.

“대가리가 비었냐? 반격한다니까.”

내 시야에서 플레이어가 사라지자마자, 등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져 앞으로 튕겨나갔다.

순간 호흡을 못할 정도라서 낙법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뒹굴었다.

나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호흡할 때마다 온몸이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아마도 플레이어가 내 태클을 위로 뛰어넘으면서 내 등을 걷어찬 모양이었다.

“알겠냐? 네 그런 발악은 아무 의미가 없어.”

나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바르게 섰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나를 비웃는 플레이어를 향해 말했다.

“과연 그럴까?”

나는 총을 빼들어 플레이어에게 겨눴다. 그런 내 공격에 반격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움직이려는 찰나,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파견이 던진 나이프가 플레이어어의 오른 어깨 깊숙이 박혔다.


플레이어는 믿겨지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두 눈이 멀쩡해진 파견이 있었다. 파견은 빈 포션 병과 안대를 벗어던지며 웃었다.

“싸움은 기본적으로 3라운드라고. 애송아.”

그 말과 동시에, 경비가 가지고 있던 2개의 회복포션으로 회복을 마친 경비와 미스터 후가 플레이어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플레이어가 품에서 회복포션을 꺼내는 것을 보자마자 포션을 노리고 총을 쏘았다.

그리고는 기운이 다해 바닥에 주저 앉았다. 플레이어의 공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모르겠지만, 숨쉴때마다 고통이 너무 심해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일어서야해.

나는 손목을 깨물어 고통을 참아내며 다시 일어섰다.

상황은 다시 반전되어 우리의 우세였다. 플레이어는 반격스킬로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파견이 상처 입힌 오른 어깨 쪽으로는 제대로 된 반격을 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다.

미스터 후의 주먹을 어깨에 맞고 뒤로 굴러떨어진 플레이어가, 난간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하 이 새끼들. 지들은 포션을 쓰고, 나는 못 쓰게 한다 이거지?”

“왜, 또 양심없이 비겁하다고 하게?”

파견의 말에 플레이어는 씩 웃으며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럼 이것도 못쓰게 해봐, 새끼들아!”

나는 반사적으로 포션이라고 생각해서 총을 꺼내 그것을 노렸지만, 그건 포션이 아니었다.

파견이 알려준 자료에서 본 수류탄과 똑같이 생긴 그것을 보고 나는 소리쳤다.

“피해요!”


***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눈앞이 먼지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기어서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사방이 시멘트 파편으로 자욱했다.

앞으로 가던 내 앞에 무언가가 가로로 놓여 있었다. 검은색의 그것을 살피던 나는, 그게 파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순간 숨이 멎을 뻔했다. 하지만 아랫입술을 깨물어 정신을 차리고, 파견을 눕혀 맥박을 재었다.

다행히 맥박은 남아있었다. 수류탄을 보자마자 반응해서 그런지 몰라도 다행히 얼굴과 몸에는 큰 상처는 없었으나, 팔과 등에는 파편때문인지 상처가 심각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파견의 품을 뒤졌다. 내 기억이 맞다면 파견은 회복포션을 하나 가지고 있어야했다

나와 경비, 파견은 각각 회복 포션을 두 개씩 가지고 있었으니까.

나는 파견의 품에서 회복포션을 찾아내고는, 그것을 입에 머금은 뒤 파견의 입에 흘려보냈다.

포션을 전부 먹였지만, 의식은 어쩌지 못하는지 파견은 여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나는 경비와 미스터 후에게 생각이 미쳤다. 그 두 사람이 무사하길 빌며 뒤지던 중에,

위 층에서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찾았다. 이 쥐새끼 같은 년.”

“여자는 오래 기다리게 하는 남자를 싫어한다구요.”

“여전히 아가리만 살아있네.”

“당신은 여전히 말하는게 서툴고요. 아 그것만 서툰게 아니던가요?”

“닥쳐! 이 개년이, 그때처럼 찢어버릴라!”

“해봐요, 언제든지.”

나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위층으로 향했다. 위에서 계속해서 플레이어와 설유진의 대화가 들려왔다.

“후우, 내가 두 번이나 속을 줄 알아? 거기에 함정이 설치되어있지? 그 귀청 떨어지게 만드는 함정 말이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요.”

“시치미 떼도 소용없어, 지난 번에 습격했을 때 차에 뭔가 부착되어 있었단 말이야. 그게 갑자기 펑하고 터져서 귀 떨어질뻔 했단 말이지. 그 거 설치되어 있는거지? 응? 그래서 날 거기로 오라고 유인하는 거잖아?”

나는 플레이어의 말에 철렁 심장이 내려앉았다.

빌어먹을, 그 때 살기 위해 설치해놓은 섬광탄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이야.

“그러면 들어와서 확인해보시던가요.”

“네가 나와.”

“싫다면요?”

“그럼 계속 거기에 있어. 나는 네 동료들, 전부 잡아서 너한테 했던 것처럼 고문해줄 테니까. 그걸 계속 지켜보고만 있으라고.”

“나갈게요.”

그러지 말라는 외침이 목에서 멤돌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건 목소리 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최대한 빨리 가고 싶었지만, 몸이 엉망진창이 된 탓인지, 팔과 다리도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위에서 설유진의 비명소리가 멀어져 갔다. 나는 피가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깨물고, 몸에 남아있는 온 힘을 다해 위로 올라갔다.

마침내 설유진이 있을 4층에 도달했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옥상으로 향하는 문이, 섬짓한 소리를 내며 끼이익 댈 뿐이었다.

나는 초인적인 힘으로 옥상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그러자 거기에는, 사장이 설유진을 인질로 삼은 플레이어와 대치하고 있었다.


플레이어는 뒤에서 등장한 나를 돌아보며, 히죽 웃었다.

“관객이 하나 더 늘었네?”

나는 가쁘게 숨을 몰아쉰 다음, 목에서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말했다.

“그녀를 놔줘.”

“너희는 재미없게 똑같은 소리 밖에 못하나?”

플레이어는 히죽 웃으며, 나와 사장을 번갈아가며 가리켰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얌전히 놔줄 거 같아?”

플레이어는 그렇게 말하며, 내 총을 설유진의 목에 들이밀며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사장이 말했다.

“거래를 하자.”

“거래? 지금 너희들이 거래를 할 처지로 보여?”

“윤회SAMSARA 프로젝트의 비밀을 말해주지.”

사장의 말에 플레이어는 순간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히죽 웃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왜 거래를 해야하지? 그냥 고문해서 알아내면 되는데.”

“난 자살할 거야. 그럼 이번 세계World에서, 너는 날 만나지 못해. 그리고 비밀을 알 수 없고.”

“그런거 관심없어. 어차피 다음 세계에서 널 찾아내서 족치면······.”

“다음 세계가 없다면?”

“······그건 무슨 소리지?”

“알고 싶다면, 먼저 여자를 놔줘.”

플레이어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하늘을 향해 비명을 질렀다.

“아, 씨발 몰라! 없으면 마는거지! 내 알바 아니야! 난 그냥 이 세상을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이렇게!”

플레이어는 갑자기 설유진의 옷을 찢어버렸다.

나는 순간 움찔해서 플레이어에게 달려들었지만, 플레이어는 오히려 내게 설유진의 나체를 들어보이며 웃었다.

“함부로 움직여도 될까? 그랬다간, 이 여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말이야.”

플레이어는 기분 나쁜 웃음 소리를 내며 내가 보는 앞에서, 설유진의 몸을 희롱했다,

나는 경악해서 설유진의 알몸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았다.


그런 내 표정을 보고 플레이어는 입이 찢어져라 웃기 시작했다.

설유진이, 내 표정을 피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제발, 눈을 감아줘.”

내 이에서 빠드득, 소리가 났다. 하지만 내가 할수 있는 건 없었다. 다만, 그녀의 바람대로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옥상에서 플레이어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런 약한 목소리는 처음 듣는데. 너, 설마 저 남자를 좋아했던 거야? 응? 그런 거야?”

설유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눈 떠. 두 눈으로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거기 서서 똑똑히 지켜보고 있으라고.”

나는 그 말을 무시했다. 그러자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야, 내가 눈뜨라고 했지. 어이, 한소희, 저 남자한테, 뭐야, 왜 너도 눈 감고 있어? 이 여자 몸에 뭐가······.”

그 뒤의 일은 순식간이었지만 내게는 무척이나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려 시선을 피하고,

설유진의 몸에 설치되어있던 섬광탄을 맞은 플레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에, 플레이어에게 내던져진 설유진이 옥상 난간 너머로 떨어지고 있었던까지.


나는 옥상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구하지 못했다. 구할수 있을리 없었다.

다만, 나를 향한 설유진의 미소만 볼수 있었을 뿐이다.

“보지마!”

설유진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사장이 달려들어 내 눈을 가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중얼거렸다.

“보지마. 보면 안돼. 천천히, 내 쪽을 돌아봐.”

사장의 목소리는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나는 대신, 두 눈을 붙잡고 옥상 위를 굴러다니는 플레이어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품속에 총을 꺼내어 플레이어에게 겨눴다.

내 입에서, 내가 할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친 말들이 튀어나왔다.

“이, 이 개새끼! 넌, 넌 내가 반드시 죽여버릴거야!”

분노로 권총을 잡은 손이 떨렸다. 뒤에서 사장이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 귀에는 플레이어의 역겨운 신음 소리만 들렸다.

그 소리를 세상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래야만 했다.

내가 방아쇠를 당길 찰나,


누군가 나를 걷어찼다.


누군지 몰라도 죽여버리겠다고 고개를 돌렸을때, 내 눈앞에는 만신창이가 된 파견이 서 있었다.

파견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러면, 그러면 안돼.”

“하지만, 이 자식이! 이자식이 설유진을!”

“알아!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파견은 소리친 다음, 내게 다가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붙잡았다. 그리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가쁘게 숨을 쉬며 말했다.

“소원.”

“······예?”

“내가 말한 소원, 기억하고 있지? 너 기억력은 좋잖아.”

나는 파견의 말에 작전을 수행하기 전날을 떠올렸다.


‘적어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아줘.’


파견이 말했다.

“자신을,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아달라고 했잖아.”

나는 이를 악물었다.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분노가, 설움이 눈을 타고 흘러내렸다.

파견은 그런 나를 말없이 안았다.


플레이어의 비명, 그리고 내 울음이 뒤섞인 끔찍한 소음 속에서 사장의 나지막한 말이 내 귀에 오랫동안 남았다.


“드디어, 끝이 났네.”



작가의말

독자님들에게 연재가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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