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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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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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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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

DUMMY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유튜부 시청자 여러분. 낙원반장입니다. 오늘도 가장 핫한 소식을 제일 빠르게 가져왔습니다.”


서브채널이었던 낙원반장은 어느새 본계정인 렉카반장보다 더 성장해 버렸다.

어찌나 조회수가 달달한지, 낙원반장은 십일조까지 바칠 정도였다.

수익의 10%를 낙원과 유령에게 꾸준히 보냈다는 말이다.


“유령 님께서 얼마 전에 출소를 하셨습니다. 저도 출소일에 사진 한 장 찍으려고 기웃거려 봤는데요! 아쉽지만 못 들어갔습니다. 도로는 물론이고 인근 산책로까지도 다 통제가 돼 있더라고요.”


[좀 무섭네···. 대통령도 아닌데 사진조차 못 찍게 함?]

[이건 카더라긴 한데 낙원 소장이 직접 마중나갔단 얘기가 있더라.]


“예. 한 시청자 분께서 낙원 소장님께서 유령의 출소일에 맞춰 마중을 나갔다는 소문이 있다. 이런 언급을 해 주셨습니다. 다른 소문들도 무성한데, 아무래도 팩트 체크를 해 봐야지 않겠습니까? 마침 제가 또 청성교도소 측에 지인이 있어서 전화 연결 해 보겠습니다.”


전화는 바로 연결됐다.


-어. 빨판상어 거머리 쉐끼. 타이밍 진짜··· 하루종일 근무 서고 방금 잠들려고 했는데.


[방장 별명 실화냐.]

[사전에 협의도 안 하고 그냥 전화 때린거임?]

[라이브 수준이 날고기나 다름없네.]


“아. 지금 유튜부 촬영 중인데요. 청성 교도소에 근무하시는 익명의 교도관님?”

-큼. 크흠. 안녕하십니까 유튜부 시청자 여러분. 야이씨, 너는 미리 얘기를 좀 하든가···.


“바쁘고 바쁜 현대 사회니까 바로 본론부터 박을게요. 얼마 전에 낙원의 유령이 출소했지 않습니까? 복역은 성실히 했나요?”

-예. 아주 모범수였죠. 교도관들에게도 아주 깍듯했고 출역도 성실히 나갔고요. 사실 4개월차부터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됐는데, 본인이 심사 받기를 거절했습니다.


“아니, 가석방을 거부했단 말입니까? 왜요?”

-뭐, 이유는 본인만이 알겠죠. 그런데 사실 나가고 싶었으면 언제든 걸어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지 않나요? 점호 때 꼬박 방에 들어가 있는 것만도 우리는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보니 어떠셨습니까. 진짜로 존재감을 느낄 수가 없나요?”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귀신에 홀린 듯한 느낌이죠. 이건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뭐라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웬만하면 실제로 만나는 일은 없어야겠죠.


“아하··· 진짜로 그렇긴 하네요. 유령이 찾아오기라도 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니까요. 그럼 중요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낙원반장은 조명을 어둡게 하고 분위기를 잡았다.


“유령이 장재춘을 처벌하기 위해 교도소에 갔다는 건 사실인가요?”

-공식적으로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냥 소문일 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선 증거도 없거니와, 장재춘이 입은 상해의 원인은 대부분 자해입니다. 목공 노역 시 본인 부주의로 잘린 오른 손가락과, 교도관을 죽이려다 교도봉에 처맞고 두개골이 함몰된 것을 제외하면요.


“자해요?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손에 집히는 건 뭐든 잡고 스스로를 막 찔렀어요. 죽고 싶다면서. 제발 이 고통을 끝내 달라고요. 결국 파상풍 때문에 오른다리는 잘라냈고요. 결국 왼팔까지 완전히 불구가 되기 전까지는 계속 그랬죠.


“아니, 죄수가 자해를 하면 구속복 같은 걸 입히지 않나요?”

-인권 때문에 하루종일 입히지 말라던데요. 그러니까 틈날 때마다 자해를 했죠.


“그것 참 아이러니 그 자체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령의 출소일에 낙원 소장이 왔다는 것은 사실입니까? 교도소 측에서는 알 수밖에 없을 듯한데요.”

-아··· 어떤 여성이 단신으로 오긴 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낙원 소장이라면··· 그곳은 낙원이 맞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더 자세히 언급하면 위험할지도 몰라서 말은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하여간 잘 나간다고 지인들한테 소홀히 하지 마시고, 백만년만에 연락한 주제에 곤란한 인터뷰 좀 요구하지 마십쇼. 안 그래도 인원 적어서 근무 빡센데 진짜 확 그냥···.


낙원반장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아. 통신사 전화 품질이 좋지 않았는지 연결이 끊어지고 말았네요.”


[팩트체크 하려다 본인이 팩트폭격 당하자 바로 전화 끊어버리는 방장 수준 보소.]

[그래서 낙원 소장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데.]

[심술궂은 아줌마겠지 뭐. 대체 뭘 기대하냐?]

[목소리는 예쁘던데. 감히 소장님을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라.]

[응 다음 방구석 찐따 망상충. 이수정이 못생긴 아줌마라는 데 내 뽕알 두 쪽하고 전재산을 건다. 너는 뭘 걸래?]


해당 라이브는 시청자 채팅 내용과 함께 편집되었다.

조회수는 4천만.

이 영상을 필두로, 한동안 이수정의 외모에 대해 각종 가짜뉴스들이 난무했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 중 대부분이 다음과 같았다.


제목: 충격! 이수정 얼굴 최초 공개.

썸네일: 대충 아무 연예인 얼굴 강하게 블러처리.

내용: 뜬소문 짜깁기해 만든 어설픈 몽타주로 10분 울궈먹음. 소장 얼굴이 최초로 공개되면 정말 좋겠다는 낚시성 짙은 내용.


제목: 이수정 동창 증언! 그녀의 학창시절은?

썸네일: 졸업앨범 사진 모자이크 해놓고 빨간 동그라미.

내용: 동창 중에 이수정이란 애가 있었는데 똑똑하고 예쁘고 정의감이 강했다. 목소리도 비슷한 듯? 근데 동일인인지는 모르겠다. 워낙 동명이인이 많아서.


제목: 낙원 관련자가 직접 증언하는 이수정 소장!

썸네일: 교도소를 배경으로 해서 테두리 두꺼운 글씨 덕지덕지.

내용: 낙원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취준생의 인터뷰. 아직 낙원 퇴사자는 없어서 낙원 내부 정보를 알 수는 없음. 뇌피셜만이 난무하는 아무말 대잔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인기 있던 떡밥은 흔적조차 없이 묻혔다.

유령은 왜 자수를 했는가, 아마 장재춘 때문일 것이다 하는 떡밥.


장재춘에게는 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결국 장재춘은 영영 잊혀졌고, 피해자는 더 이상 장재춘 소식을 듣지 않아도 되었다.




***


“소장님. 그 낙원반장 영상 마지막에 알 두 쪽하고 전재산 건 새끼 아세요?”

“알지. 웃기더라.”


“신체 일부와 전재산. 회수해 올까요?”

“나는 신경 안 쓰는데, 정보 팀에서 그 사람 신상 털었거든?”


“잘 됐네요. 주소하고 인적사항만 알려 주시면 제가 바로 가서 응징할게요.”

“아무리 너라도 그럴 수는 없을 걸.”


“왜요? 저에게 불가능한 임무란 없습니다. 특히 소장님을 모욕한 놈은 가만 둘 수 없어요.”

“어머. 기쁘긴 한데··· 놈이 아니고 년이거든.”


“예···?”

“여자가 쓴 채팅이라고. 회수할 알도 없고, 확인해 보니까 재산이랄 건 없고 카드빚만 많대. 그냥 연체도 아니고 리볼빙.”


그럼 그렇지.

유영은 허탈하게 콧방귀를 꼈다.


소장도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나저나 이런 무의미한 일로 시간 낭비들 하는 꼴은 도저히 두고볼 수가 없네. 우리 영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데. 그 희생 정신은 알아주지도 않고.”

“누가 알아줬으면 해서 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다 몰라도 소장님이 알아주시잖아요. 저는 그거면 충분합니다.”


“아니. 내가 아니꼽다고. 직접 나서서 얘기해야겠어. 나무 말고 숲을 보라고. 교도관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영이가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 말야.”

“직접 나서서 얘기하시겠다는 게··· 혹시 그건 아니죠?”


“네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 생방송에 나가겠다고.”

“안 돼요, 소장님!”


“돼!”




***


어딜 가나 온통 낙원 얘기 뿐이었다.


“생방송 뉴스를 예고하기도 하나···? 그것도 일 주일 전부터?”

“글쎄. 보통 아침 뉴스 정도에서는 언급했던 듯도 하고. 일 주일 전부터 이러는 건 또 처음 본다. 그래도 그럴 만하지 않냐?”


“그렇긴 해. 게스트가 보통 사람이 아니니까. 아··· 이런 건 집에서 혼자 보기 아까운데.”

“이미 호프집 예약해 뒀다.”


“와··· 이 똑똑한 새끼. 고맙다!”

“진짜 고마운 줄이나 알아. 다섯 군데 전화해서 간신히 예약 성공했거든.”


사상 초유의 사태.

월드컵도 아닌 생방송 9시 뉴스를 보기 위해 술집에 예약을 걸다니.


대체 뉴스에서 어떤 대단한 소식을 들고 오길래 이렇게들 난리인 것일까?


TV에는 연일 다음과 같은 자막이 기본으로 깔려 있었다.


[낙원 소장 이수정 생방송 9시 뉴스에 최초 출연!]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나오더라도 얼굴을 가리고 나오겠지. 왜, 블라인드 뒤에 서서 실루엣으로만 나오는 거 있잖아.”

“아니야. 내가 프로파일링한 결과로는 절대로 이수정이 그런 치졸한 짓을 할 리가 없어.”


“프로파일링은 지랄하고. 너, 뭐 되냐? 니가 무슨 범죄학과 교수야?”

“이수정학과 명예교수다. 목소리 출연하는 방송만 백 번 돌려 봤고 관련 유튜브는 셀 수도 없이 봤으니까 좀 내 말을 믿어라.”


“에휴··· 제발 현실을 살아. 너 그러는 거 신종 불효야.”

“내기? 100만원 빵 콜?”



혹자는 낙원의 양지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망국의 징조로구만···. 범죄자들이 떵떵거리며 뉴스에 나온다고?”

“미디어에 범죄자들 떵떵거리며 나오는 거야 하루 이틀인가. 음주운전, 뺑소니, 사기, 도박, 병역법 위반, 폭행, 상해, 마약, 성범죄···.”


“아유, 그래. 너 잘났다, 잘났어. 그래도 이게 말이 되냐고. 뭐 잘났다고 얼굴까지 내비친다 그래?”

“그래서 너는 안 볼 거?”


“볼 거.”

“그럴 줄 알고 치킨집 예약해 둠.”


“굿.”



전국의 자영업자들은 쾌재를 불렀다.


“제발 자주 출연해 주시옵소서. 이수정 소장님.”

“당신! 공염불 그만 외고 치킨이나 튀겨!”


“에이씨! 오늘 하루만 100마리나 튀겼어! 조금만 쉬자!”

“이 양반이 정신 못 차렸지! 예쁜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 가지고는···!”


“아직 얼굴 공개도 안 했는데 그게 무슨 억측이야! 나는 정말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시끄러!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으이구! 누가 제약회사 주식 고점에 몰빵만 안 했어도!”


“마님. 조금 쉬시죠. 닭은 제가 튀기겠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모두들 숨죽여 뉴스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치킨이 식어가고 맥주에 김이 빠지는데도 아랑곳않았다.


긴장감마저 감도는 가운데, 뉴스 시작 전에 나오는 토막 광고가 끝났다.

곧이어 정겨운 시골의 풍경을 배경으로 시계는 8시 59분 57초, 58초, 59초, 9시.

익숙한 오프닝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두가 한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초집중한 상태.


“안녕하십니까. 전국의 시청자 여러분. 생방송 9시 뉴스. 유성현 앵커입니다. 오늘 방송, 국민 여러분의 기대가 크셨을 겁니다. 낙원의 이수정 소장님 출연해 주셨습니다.”


시작 시청률 60%.

정말 웬만한 사람들은 다 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시청률이었다.


거리에는 차가 다니지 않는 수준.

365일 막히는 올림픽대로가 뻥 뚫려 있는, 믿기 힘든 상태였다.


“안녕하십니까. 이수정입니다.”


카메라가 이수정을 비치자 찰나의 침묵 뒤에 커다란 환호가 쏟아졌다.

그 옛날,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을 확정시킨 승부차기 골인 때와 같은 우레소리였다.


생방송 뉴스 라이브 채팅창에 도네이션 멘트가 밀리긴 처음이었다.


[지금부터 나는 낙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나는 낙원과 지지관계를 넘어 동일시되며···!]

[이수정은 무죄요! 죄가 있다면 내 마음에 불을 지른 죄 뿐!]

[내 비루한 얼굴도 말이죠. 하나님이 이수정을 만들기 위해 연습삼아 조진 것이라 생각하면 만족스럽습니다.]

[낙원은 당장 취업문을 활짝 열어라! 국회와 정부는 낙원을 합법화해라! 낙원 사이트도 합법화 했잖아! 해줘! 해달라고!]


···주접도 이런 추접스런 주접이 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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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사이비 종교(7) 24.09.13 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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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사이비 종교(5) 24.09.11 8 1 14쪽
57 사이비 종교(4) 24.09.10 10 0 14쪽
56 사이비 종교(3) 24.09.09 10 0 14쪽
55 사이비 종교(2) 24.09.08 11 0 12쪽
54 사이비 종교(1) 24.09.07 9 0 13쪽
53 특별 훈련 24.09.06 11 0 13쪽
52 대통령의 의뢰 24.09.05 10 1 12쪽
51 필요악 24.09.04 11 0 13쪽
50 대통령의 진노 24.09.03 10 0 12쪽
» 호들갑 24.09.02 12 0 12쪽
48 사형수(7) 24.09.01 10 0 13쪽
47 사형수(6) 24.08.31 10 0 11쪽
46 사형수(5) 24.08.30 9 0 11쪽
45 사형수(4) 24.08.29 9 0 11쪽
44 사형수(3) 24.08.28 9 0 11쪽
43 사형수(2) 24.08.27 12 1 11쪽
42 사형수(1) 24.08.26 11 0 11쪽
41 단절과 이어짐 24.08.25 12 0 11쪽
40 유영과 소장의 데이트 24.08.24 13 0 12쪽
39 층간소음 보복 임무(3) 24.08.23 15 0 13쪽
38 층간소음 보복 임무(2) 24.08.22 15 1 10쪽
37 층간소음 보복 임무(1) 24.08.21 18 0 11쪽
36 걔 안 죽었는데요? 24.08.20 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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