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부용지
작품등록일 :
2024.07.25 14:3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3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2,234
추천수 :
26
글자수 :
347,799

작성
24.09.16 22:25
조회
6
추천
0
글자
16쪽

해외 출국

DUMMY

“소장님. 어느 나라로 가면 좋을까요?”

“설마 해외로 갈 생각이었어?”


“그럼요?”

“가면야 좋지만 우리는 출국이 불가능할 텐데···.”


“그거라면 해결해 놨습니다. 정의철한테 받아내야 할 빚이 있었거든요.”


정말로 출국불가 리스트에 이수정과 유영은 빠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정의철···. 정의롭고 공정한 척은 다 하더니.

참 실망스럽지 않은가.


범죄자랑 결탁하다니.

그것도 최악의 범죄자와.

정말 정치인들의 속은 죄 꺼먼 것일까.


결탁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빚 받으러 왔습니다.’

‘빚? 무슨 빚?’


‘희망교 명부 탈취 의뢰. 기억 나시죠? 접수 보수와 성공 보수를 따로 받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아차. 아직도 제가 성공 보수를 받지 못했네요?’


정의철은 새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

마치 자식이 어릴 때 건넨 ‘소원권 1회’ 쿠폰이 성인식 이후에 튀어나온 셈.

그야말로 악랄했다.


게다가 부탁 또한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었으니.


‘저랑 소장님 출국제한 풀어 주세요. 저도 여행이란 걸 가 보려고요.’

‘뭐? 말도 안 돼! 이제 대한민국에 너네보다 더 큰 범죄자는 없다고! 국내에도 좋은 데 많아!’


‘그럼 당장 잡아 가시든가요. 연락처 집주소 다 알면서.’


일 잘하는 놈들은 안하무인이다.

어차피 자신의 대체품이 없다는 걸 잘 알아서 그렇다.


결국 정의철은 그 뒤로도 개털리고 나서야 울며 겨자먹기로 출국제한을 풀었다.


우는 놈한테 겨자를 처먹이는 놈.

유영이었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을까?


투명한 정부.

출국금지 리스트 역시 공개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국민들 또한 알았다.

어느새 리스트에 유영과 이수정이 빠져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흐린 눈··· 흐린 눈.

보고도 못 본 척 눈가리고 아웅.


와중에 눈치 없는 놈은 있기 마련이었지만.


[님들 봄? 유영이랑 이수정, 출국금지 명단에서 사라졌는데.]

[친구야 눈치 챙겨···. 너만 봤겠니?]

[아··· 죄송. 그냥 기사 한 줄 안 나길래···.]

[기자들 눈치가 빠르겠니, 안 빠르겠니?]

[죄송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아가리 닥치겠습니다.]

[그래. 밥은 챙겨 먹고 다니지···? 걱정된다.]



그렇게 낙원은 명실상부히 필요악으로 거듭났다.


모두가 그 존재는 알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는.

‘말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어떻게 했을지는 말 안 해도 뻔하네. 많이 컸구나··· 우리 영이. 뉴스 데스크 나가서 정의철한테 털릴 때 내가 구해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엊그제라뇨. 2년도 더 지난 일 아닙니까. 그새 강산이 변했습니다.”


“감개무량하구나. 어느새 이렇게 늠름해지다니.”

“놀리지 마십시오.”


“그나저나··· 우리같은 중범죄자가 명단에서 빠졌는데 기사 한 줄 안 뜨다니. 나는 빠진 줄도 몰랐잖아. 새삼 무섭다···. 나라 꼴이 이게 말이 돼?”

“그러게요. 정말 청렴한 정치인이란 없나 봅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존재니까.”


“그럼. 그리고 나는 욕할 자격 없어. 나도 이기적인걸.”

“왜요? 소장님만큼 희생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십쇼.”


“나와라. 유 영.”


여행을 앞두고 들뜬 것일까?

하잘것없는 농담에도 하하호호, 낄낄깔깔.

난리가 나고 말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나라 꼴이 정말 말이 아니었다.

최악의 범죄자들이 춘풍 호시절을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소장님은 어떤 여행 스타일을 선호하십니까. 관광? 휴양?”

“원래는 이것저것 보고 먹고 다니고 싶은데··· 요즘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네. 너무 바쁘게만 살아서.”


“몰디브는 어떨까요? 말로는 많이 들어봤는데.”

“좋지. 수영복 쇼핑 가야겠네.”



여행은 출발하기 직전이 제일 들뜨는 법.

둘은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보낼 생각에 신이 났다.


소장은 산재해 있는 일을 다 미루고 떠나기로 했다.

낙원 설립 이래 최초의 소장 휴가였다.


일감이 폭증한 것은 유영의 탓이 컸다.

하지만 결국 의뢰를 다 쳐낸 것도 유영의 덕이었다.


결국에 범죄율이 급감했으니, 잠시 떠나도 좋지 않을까.

이수정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때, 어울려?”


수영복을 입고 나타난 이수정.


유영은 눈 둘 곳을 찾지 못했다.

해변에서라면 모르겠지만, 백화점에서 수영복 입은 모습이라니···.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예···. 잘 어울립니다.”

“보지도 않고! 고개 들어 보라니까?”


이수정은 즐기고 있었다.

유영이 곤란해하는 모습을.


그러나 정말 곤란한 일은 그 직후에 찾아왔다.



[발신자 정의철]


지긋지긋한 찰거머리가 또 전화했다.



***


“안 돼요. 안 됩니다. 억지 부리는 것도 정도가 있죠.”

-부탁하네. 부탁한다잖아!


“저도 부탁 좀 할게요. 제발 좀 쉽시다. 이제 출국만 하면 되는데 이게 무슨 억지예요! 3개월은 내버려 두기로 했잖아요!”

-3개월이라. 이미 지났잖나? 자네가 의뢰를 접수한 게 반 년 전이니까.


유영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분명히 그 소리는 전화기 너머로도 들렸을 터.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건 아니시겠죠? 임무 종료 후 3개월을 의미하는 거였잖아요. 아저씨, 상식적으로 행동합시다.”


정의철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애송이였던 녀석은 이제 무서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애써 당당한 척 하고 있었다.

강짜라도 놔야만 했으니까.

그게 본인의 신념을 실천하는 유일한 길이었으니까.


-계약은 신중히 했어야지.

“신중이고 지랄이고 안 합니다. 안 하면 어쩔 건데요?”


-이수정 소장에게 물어라도 봐 주게. 제발 부탁이네.

“뭔데요.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데요!”


-매국노.



정의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취임한 지 고작 1년.

그런데도 스트레스가 어찌나 많았는지 흰머리가 꽤나 늘었다.

잘 때 이를 가는지, 어금니도 하나 빠졌다.


-혹시 그 뉴스 봤나? 우리 측 블랙요원 명단을 북한에 뿌린 개새끼 말이야.

“보긴 봤는데, 그거야말로 국가가 처단해야 할 일 아닙니까? 딱 봐도 국가보안법 위반, 간첩 혐의 적용 가능하겠구만.”


-그럴 수 있으면 전화도 안 했지. 그 놈··· 간첩 혐의로 처벌할 수가 없네. 해봤자 징역 4년 정도 나올 거라는 게 사법부 판단이야.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말해 줄 수야 있지만 결론은 그렇다고.


유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왜 이리도 지독하게 사람을 쥐어짜는지.


“그래서요. 뭐 어쩌라고요? 죽여 달라는 말이에요? 지금 대통령이 살인 교사를 하시는 겁니까?”



정의철은 참담한 목소리로 담담히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래. 이제부터는 나도 죄인일세. 자네에게 살인 청부를 하려는 거니까.


유영은 놀란 가슴으로 침묵했다.

정의철이···? 범죄자가 되겠다고?


-미안하네. 면목이 없네. 사실 나도 모른 체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야. 하지만··· 도저히 그냥은 못 넘어가겠어. 손을 더럽히더라도 말이지. 이게 내가 생각하는 정의니까.


손을 부들부들 떠는 정의철.

그 어느 때보다도 무력했고,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분노가 치솟았다.



대한민국 형법 제 98조. 간첩죄.

적국을 위해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의 형벌에 처한다.


적국이라 함은, 북한‘만’을 의미한다.

이조차도 북한은 정식 국가가 아니기에 폭넓게 해석한 것.


군사기밀을 유출한 군무원은 중국 해커에게 정보를 팔아넘겼다.

따라서 간첩 혐의가 적용할 수 없었다.


중국은 적국이 아니니까.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나는 내가 정의하는 간첩을 방조할 수가 없을 뿐이야. 그 새끼는 전재산을 몰수하고 사형수로 평생 복역을 시켜도 모자라. 그조차도 불가능하지만.


적진에서 블랙 요원들의 연락이 끊겼다.

북한의 법은 대한민국 법처럼 말랑말랑하지 않다.


즉시 총살.

3대 멸족.

블랙 요원들의 가족들까지 사살된다는 얘기였다.


-이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무슨 법이 이 따위야!


법을 바꾸기엔 늦었다.

대통령 권한도 아니지만 입법부에 요청한다 해도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니···.

외양간 고쳐봤자 소는 도망간 뒤일 터.


-우리는 휴전 중일 뿐이네!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고! 그런데 대한민국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괴뢰군 새끼들한테 국가 기밀을 떠넘기고도 고작 4년···?


전화기를 들고 있는 정의철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정의철은 배신이라면 이제 치가 떨렸으니까.


그런데 조국에 몸던진 자들의 믿음을 웬 이기적인 새끼 하나가 배신해버린 것이다.

놈을 국가가 내버려 둔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배신이 아니겠는가.


정의철은 배신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국가를 믿고 헌신하며 가짜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블랙요원들··· 그리고 불안한 적진에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까지도. 그 파렴치한 새끼가 모두 죽인 거야! 국가의 이름으로 처단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걸세! 나라 꼴이 아주 우스워질 거라고! 쪽팔려서 대한민국 대통령 하겠나!


이러한 대의명분이 있으니··· 유영도 이제는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대통령님. 일단 진정하십시오. 소장님하고 얘기해 볼 테니까요.”


이수정의 결정은 어떨까.



소장은 유영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전화 바꿨습니다. 이수정입니다. 통화 내용은 다 들었어요.”

-이수정 소장···. 부탁하네. 이건 국가의 의뢰일세. 제발 부탁이야. 내가 범죄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좋네. 꼭 의뢰 수락해 주시게나.


피곤한지 눈을 감싸쥐는 이수정.


“... 의뢰는 거절하겠습니다.”


유영도 놀라고 정의철도 놀랐다.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게!

“백 번 생각해도 결론은 같으니까 제발 찡얼거리지 좀 마세요. 대통령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요.”


-부끄러움? 나라를 팔아넘긴 개자식을 합법적으로 처단할 길이 없다는 게 더욱 수치스럽네! 그 꼴을 가만히 두고만 보란 말인가! 나는 차라리 범죄자로 사는 길을 택하겠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대통령이시잖아요. 범죄를 저지르지 마십시오.”


그런데 이 일.

정의철에게는 의미가 굉장히 큰 사건이었나 보다.


-그럼··· 내가 하야하면 수락해 주겠나?


심지어는 유영마저 소장의 손을 붙잡았다.


“그래도··· 진짜 딱 이번 일까지만 하고 갈까요···? 저는 괜찮습니다.”

“영아. 낙원은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의뢰를 거절한 적이 없어. 하지만 이번 의뢰는 거절할 거야. 그러니까 설득하려 하지 마.”


정의철은 흐느끼듯 외쳤다.


-믿··· 믿었는데···! 그래도 나는 이수정 소장을 믿었는데···!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냔 말이야!


배신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이수정만큼은 그런 쓰레기를 모른체하지 않을 것이라 의심치 않았으니.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엔 일렀다.


“한국 말은 끝까지 들으십시오. 정의철 대통령님.”


유영의 표정이 빵끗 폈다.

아까까지는 의뢰 맡기 싫다고 징징대던 녀석이.


정의철 또한 눈물을 삼켰다.

그럼 그렇지. 믿었다고.



이수정은 한숨을 푸욱 내뱉었다.

스트레스로 따지면 일국의 대통령보다도 이수정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의뢰는 거절입니다. 대통령을 범죄자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이번 일은 아예 잊어 버리십시오.”


무서운 눈빛이었다.

지금 이수정도 정의철 못지않게 열받았으니까.


블랙 요원들의 가정을 파괴해버린 놈이다.

이수정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포인트.


다만 이수정에게 정의철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최흉의 사냥꾼을 대가 없이 부릴 수 있다는 점이랄까.


“낙원 최고의 직원이 ‘단독 행동’에 나설 겁니다.”

-고··· 고맙네! 내가 이 은혜는···!


“눈치없이 행동하지 마세요. 고마울 일도 없고, 은혜 운운할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발, 이번 일 끝나면 우리 영이 좀 쉬게 해 주세요. 결국 고생하는 건 제가 아니니까.”

-이름 석 자 걸고 약속하겠네.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끊습니다. 뉴스 나오는 거 보니 얼굴이 많이 상하셨던데 대통령님도 제발 쉬어가며 하십시오. 아시겠어요?”

-알겠네···. 신경 써줘서 고맙군.


이수정은 전화를 툭 끊었다.



쉴 줄 모르는 세 사람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한국인들은 그게 문제였다.

참··· 쉴 줄을 모른다는 점.


각자의 명분 아래 의뢰가 접수됐다.


국가를 배신한 죄.

수많은 가정을 파괴한 죄.


그리고··· 휴식을 방해한 죄.


그러나 가장 가벼운 명분을 가진 자.

가장 무거운 형벌을 내릴 것이었다.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부산의 외진 산간.

불쌍한 늙은 노인을 추적하는 새파랗게 젊은 사내가 있다.


손에는 흉악한 것이 들려 있다.

종합 영양제.


그것이 왜 흉악한가.


본디 그 자체로 흉악한 물건은 없다.

같은 칼이라도 의도에 의해 흉악해지기 마련이니까.

요리를 위함이냐, 해하기 위함이냐.


종합 영양제에 담긴 의도는 더없이 사악했다.


‘먹고 건강해져서 오래오래 살아라.’


그래야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으니.



“찾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전설의 124 부대, 남파공작원 출신.

동생을 찾기 위해 지옥을 헤치고 나온 전설적인 간첩.

리 웅 철.


세월은 그의 실력을 앗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더욱 노련해진 두뇌와 더욱 가벼워진 몸놀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칠 수 없었다.


누가 벗어날 수 있으랴.

낙원의 유령이 목표로 삼았다면.


“제··· 제발. 나 좀 내버려 두라! 내래 간절히 부탁하갔어!”

“그러죠. 딱 이번 일까지만 하고요.”



착취라는 것은 쇠사슬과 닮았다.

벗어날 수 없고, 연쇄적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은 유령을 착취하고.

유영은 기꺼이 소장에게 착취당하며.

대포동은 섣불리 계약한 죄로 악마에게 착취당한다.


“이, 이번에는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시키려고 하는 거이야!”

“왜 이러세요? 섭섭하게. 저는 감당할 수 있는 임무만을 드립니다.”


어째 코치에게 나쁜 물이 드는 듯한 유영.

얼마 전에 들었던 말이었다.


‘그 분'께서는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을 주신다.


“자, 일단 이것부터 드세요. 이게 아주 효과가 직빵이랍니다. 낙원 의료 팀에서 개발한 신약인데요. 요통 치통 근육통은 물론 관절염까지 완화해 주고, 40살은 젊어진 듯 팔팔하게 활기가 돈답니다.”

“기··· 기러면 이거이 마약 아니네? 이, 일 없다야! 안 먹겠다 이 말이시!”


불쌍한 리웅철.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은 없었다.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 해내는 녀석.

유영이었으니까.


“시··· 싫어! 내래 안 먹겠어! 억지로 입에 처넣지 말라우! 윽··· 커헉!”

“꼭꼭 씹어 삼켜야지 착한 어르신이지요? 자. 반항하지 말고··· 다 삼키세요. 이번 임무, 아무래도 도움을 좀 받아야 할 것 같으니까.”





“뭐··· 뭐라? 분당 30000회를 찌르는 송곳을 만들어 달라고···?”

“네. 정확히.”


‘적당히 해, 이 미친 새끼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갑옷 노인은 꾹 참았다.

어차피 거절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았기에.


그것은 일종의 체념이었다.

피할 수 없으니 즐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알겠네. 내 노력해 보지.”

“늘 감사합니다. 여기 영양제 드시죠. 아! 그리고 갑옷도 부탁드릴게요. 비살상용 뭉툭한 철필(鐵筆)이랑요.”


“내 하나만 물어도 되겠나···? 대체 뭔 지랄을 하려고 그러는 게야?”

“국가 기밀이라서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죄송합니다.”



유영의 분노는 국가 원수(元帥)가 바란 대로, 국가의 원수(怨讐)에게 향할 것이었다.

그 과정에는 죄 없는 사람들의 수없는 희생이 따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유영은 해외로 출국하긴 할 것이다.

하하호호 즐거운 여행은 아니겠지만, 본인이 자초한 일 아니겠는가.


수라의 길을 걷기로 한 자.

일신의 행복을 바라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쌓은 업보가 많았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복수명문! 사립 낙원교도소'로 제목 변경 예정입니다. 24.08.07 34 0 -
65 매국노(1) 24.09.17 3 0 14쪽
» 해외 출국 24.09.16 7 0 16쪽
63 매국노(2) 24.09.15 7 0 14쪽
62 휴가 계획 24.09.15 7 0 15쪽
61 휴식 24.09.14 8 1 17쪽
60 사이비 종교(7) 24.09.13 8 0 16쪽
59 사이비 종교(6) 24.09.12 10 0 14쪽
58 사이비 종교(5) 24.09.11 8 1 14쪽
57 사이비 종교(4) 24.09.10 10 0 14쪽
56 사이비 종교(3) 24.09.09 10 0 14쪽
55 사이비 종교(2) 24.09.08 11 0 12쪽
54 사이비 종교(1) 24.09.07 10 0 13쪽
53 특별 훈련 24.09.06 11 0 13쪽
52 대통령의 의뢰 24.09.05 10 1 12쪽
51 필요악 24.09.04 12 0 13쪽
50 대통령의 진노 24.09.03 11 0 12쪽
49 호들갑 24.09.02 13 0 12쪽
48 사형수(7) 24.09.01 12 0 13쪽
47 사형수(6) 24.08.31 11 0 11쪽
46 사형수(5) 24.08.30 11 0 11쪽
45 사형수(4) 24.08.29 11 0 11쪽
44 사형수(3) 24.08.28 9 0 11쪽
43 사형수(2) 24.08.27 12 1 11쪽
42 사형수(1) 24.08.26 11 0 11쪽
41 단절과 이어짐 24.08.25 13 0 11쪽
40 유영과 소장의 데이트 24.08.24 14 0 12쪽
39 층간소음 보복 임무(3) 24.08.23 16 0 13쪽
38 층간소음 보복 임무(2) 24.08.22 16 1 10쪽
37 층간소음 보복 임무(1) 24.08.21 18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