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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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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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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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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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1. 해와달 (1)

DUMMY

태양은 하늘 한가운데서 뜨거운 불꽃을 태우며 찬란하게 빛나지만,


그 눈부신 광채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보름달은 밤하늘을 은은하게 밝혀 어둠을 살며시 물러가게 하지만,


그 부드러운 빛도 영구적일 수는 없다.


행성 데이아의 판데아 대륙은 오랜 세월 동안 막심 제국의 단일 통치 아래 통합되어 있었다.


하지만 13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어져 온 그 지배도 이제 서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정치의 진정한 무게는 그 속에 담긴 뜻의 순수함과 정의로움에 달려 있다.


이러한 정치의 무게가 가볍게 다뤄질 때,


사람들의 삶은 그 의미를 잃고 만다.


비참해진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덜어줄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된다.


이러한 절박한 바람이 사람들을 종교의 품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종교는 때로 사람들의 절망을 악용하여 그들을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몰아넣는다.


구원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종교는 희망의 등불이 아닌, 벗어날 수 없는 어둠의 사슬이 되어버린다.


막심제국과 함께 태동한 엘로힘교는 처음에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처럼


백성들에게 인의와 협행을 전하며 그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시간은 잔인하게도,


세월 속에 숨겨진 부패의 씨앗을 조용히 자라게 했다.


원래 종교는 정치가 굴곡지거나 방향을 잃을 때,


그 길을 바로잡는 지표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 힘은 어느새 부덕한 종교인들의 배를 채우는 데만 사용되었다.


1130년, 엘로힘교에 의해 도입된 면죄부 제도는


제국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돈으로 죄를 사면받을 수 있는 이 규정은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범죄의 유혹을 증폭시켰다.


초대 막심 황제가 열정적으로 수호하려 했던 법에 의한 지배라는


국가의 기초 원칙조차 이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변하는 법의 잣대는 사회 내 깊은 분열을 야기했다.


엘로힘교는 귀족 작위를 하나의 상품처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제국 내의 작위와 그에 따른 권한 및 지위는


이제 공적인 공헌이나 개인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게 되었다.


금전의 힘에 좌우되는 국가 운영은 점차 탈선의 길을 걷게 되었고,


이러한 부패는 사회의 기반을 서서히 무너뜨렸다.


작위가 돈의 무게에 따라 결정되기 시작하면서,


그 욕망은 점점 백성들의 숨통을 조여왔다.


재산이 많은 이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투어 줄을 섰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지출해 작위를 획득했다.


그렇게 귀족이 된 이들은 부족해진 돈을 보충하기 위해


아래에 있는 백성들로부터 혹독한 세금을 징수했다.


이러한 끊임없는 악순환은 백성들을 점점 더 궁핍하게 만들었고,


그 중 일부는 생존을 위해 다른 백성들을 약탈하는 도적으로 변해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세상이 이토록 혼란스럽고 불안정해지면서 고아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받아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생존조차 버거운 세상에서 다른 이의 부양을 떠맡을 여력이 사람들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불빛 같은 존재가 있었으니,


판데아 대륙 남단의 팔레스타라라는 작은 해변 마을에


한 고아원이 조용히 문을 열고 있었다.


그곳을 지키는 한 여성은 세상이 아무리 혹독하게 몰아쳐도


아이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이 작은 고아원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재앙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두 번째 삶을 선물했다.


그 선물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더 높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아이들에게 주었다.


세상이 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기에,


대학조차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고아원은 다양한 교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그 교육은 생존, 사회, 정치, 경제, 심지어 군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었다.


한 겨울, 눈이 오는 어느 저녁, 고아원의 원장은


세 명의 젊은이들을 조용한 방으로 초대했다.


창 밖으로 조용히 내리는 하얀 눈발이 방 안의 무거운 공기를 더욱 짙게 만들고 있었다.


원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진지함과 위엄이 깃든 눈빛으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세상은 혼란스럽고, 백성들은 그 속에서 점점 더 고단해지고 있습니다.


도처에서 도적들이 기승을 부려 백성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지요.


이런 암울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세 젊은이 중 가장 건장한 청년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외쳤다.


"우리 제국이 지금 처한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종교인들의 부도덕한 행위에 있습니다!


그들은 엘로힘의 고귀한 가르침을 외면한 채,


오직 자신들의 탐욕만을 쫓고 있습니다.


이런 부정을 바로잡고, 엘로힘의 참된 가르침을 제국에 다시 전파한다면,


우리 제국은 분명히 다시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한 방 안에서, 청년의 목소리만이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17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당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깊은 눈과 짙은 눈썹 속에는 비범함이 숨겨져 있었지만,


가느다란 입술은 그를 가볍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의 이름은 마본이었다.


그는 크리스 지역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평화로운 삶을 꿈꾸던 작은 무가 출신이었지만,


5년 전 벌어진 농민 봉기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의 아버지는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군대의 지휘관이었지만,


결국 농민군에 패하고 말았다.


그 사건 이후, 마본은 가족을 잃었고,


낯선 땅을 방황하다가 결국 이 고아원의 문턱을 넘게 되었다.


그날, 그 시각 마본은 부모를 잃은 슬픔과 함께


험난한 세상을 향한 원망을 안고 고아원의 문을 두드렸다.


막심 제국과 엘로힘교, 그리고 그를 이 고독한 세상에 홀로 남겨둔


모든 것에 대한 분노가 그의 가슴에 가득했다.


하지만 고아원에서 경험한 따뜻한 일상, 제공받은 교육,


그리고 다른 원아들과의 교류는 서서히 그의 마음을 변화시켜 나갔다.


강렬했던 세상에 대한 원망은 점차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바뀌었다.


마본은 사건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배후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를 교육을 통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원망은 이제 막연한 감정에서 벗어나,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마본의 뜨거운 말에 원장은 잠시 고요한 공기 속에서 그 말을 소화하려 애썼다.


그의 눈에는 무거운 진실의 무게와 함께 어린 제자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렇구나, 마본아,"


원장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천천히 흘러나오는 강물 같았다.


"네가 한 말에는 분명 진실이 담겨 있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란다."


그 말이 끝나자, 방 안은 잠시 더욱 고요해졌다. 곧 이어 원장의 음성이 공간을 메우며 울려퍼졌다.


"종교인들의 부패는 수백 년에 걸쳐 쌓인 것이란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어. 이것은 널리 알려진 진실이지.


하지만, 이 부패를 인지하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를 반쯤 해결한 것으로 생각해도 돼.


문제만 제대로 직시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을 찾는 것 정도야 우리가 함께라면 극복할 수 없는 일도 아니야."


원장은 그의 어린 제자 마본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 속에는 이 젊은이가 언젠가 이 중대한 진실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세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담겨 있었다.


마본과 원장의 대화에 묵묵히 귀를 기울이던 셋 중


유일한 여성인 어썰브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어린 나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단호하고 뚜렷했다.


"현재 세상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군주들입니다."


어썰브는 16세의 소녀라고는 믿기 어려운 탄탄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큰 키와 근육으로 꽉 찬 팔과 다리는


그녀가 무술에 얼마나 몰두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방 안의 공기가 잠시 그녀의 말로 멈췄다.


원장과 마본은 어썰브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의 큰 은빛 눈동자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시각과 철저한 판단력이 빛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썰브는 이미 세상의 복잡한 문제와 직면해왔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왔음을 그 눈빛이 말해주었다.


그녀의 긴 은색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묶여 있었고,


그 아래로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지닌 얼굴과 보석 같은 푸른 눈이 보였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무표정한 얼굴과 대비되어,


마치 어떠한 감정도 없는 인형을 연상시켰다.


작가의말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렵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며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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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2. 드디어 불어오는 검은 바람 (2) 24.09.12 11 0 11쪽
22 021. 드디어 불어오는 검은 바람 (1) 24.09.09 16 0 9쪽
21 020. 세 영웅 (3) 24.09.05 19 0 11쪽
20 019. 세 영웅 (2) 24.09.02 13 0 9쪽
19 018. 세 영웅 (1) 24.08.29 17 0 9쪽
18 017. 움직이는 톱니바퀴 (3) 24.08.26 19 1 12쪽
17 016. 움직이는 톱니바퀴 (2) 24.08.22 20 2 13쪽
16 015. 움직이는 톱니바퀴 (1) 24.08.19 25 0 10쪽
15 014. 또 한명의 영웅 (2) 24.08.15 22 0 10쪽
14 013. 또 한명의 영웅 (1) 24.08.12 25 0 9쪽
13 012. 용과 호랑이 (4) 24.08.08 23 0 8쪽
12 011. 용과 호랑이 (3) 24.08.05 25 0 8쪽
11 010. 용과 호랑이 (2) 24.08.01 26 0 11쪽
10 009. 용과 호랑이 (1) 24.07.29 32 1 9쪽
9 008. 성장 (3) 24.07.26 30 1 9쪽
8 007. 성장 (2) 24.07.26 26 0 9쪽
7 006. 성장 (1) 24.07.26 27 0 10쪽
6 005. 선택 24.07.26 28 0 13쪽
5 004. 마물 (2) 24.07.26 29 0 10쪽
4 003. 마물 (1) 24.07.26 36 1 9쪽
3 002. 해와달 (2) 24.07.26 55 1 8쪽
» 001. 해와달 (1) 24.07.26 118 2 9쪽
1 000. 프롤로그 - 금서 "어느 동화책" 24.07.26 155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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