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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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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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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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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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20. 세 영웅 (3)

DUMMY

"리오 지방의 마제드라고 합니다.


야만의 땅에서 왔기에


예의에 어설픈 부분이


있을지 모르나,


부디 은인께서


책망하지 말아 주십시오."


마제드는 이트라크에게


고개를 깊이 숙이며 예를 표했다.


이트라크는 그의 겸손한 태도에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는 이트라크입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오히려 제가 오늘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두 분의 눈부신 비무를


지켜보며 마치 안개 속에


감춰져 있던 무술의


진면목을 엿본 듯합니다.


물론, 수하일님은 정말


성난 호랑이 같으셨지만요."


농담 섞인 그의 말에


마제드도 잠시 웃음을 머금었지만,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그동안 무술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었는데,


이렇게 은혜까지 입으니


어떻게 그 보답을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은혜라니요, 마제드님.


저야말로 두 분의... 아니,


이제는 마제드님


한 분만 계시는군요,"


이트라크가 농담을 던지며


잠시 웃었다가


다시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히려 제가 두 분의


영웅을 뵐 수 있어


일생의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아버님께서도 기꺼이


성으로 초대하셨으니,


저와 함께 소인이 올리는


술 한 잔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제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그 술을 마다하겠습니까.


벌주라도 좋습니다.


한 입에 털어 넣겠습니다.


먼저 가시면 뒤따르겠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성을 향해 걸어갔다.


남은 투르크단의 단원들이


전투 현장을 정리하며 통제를 풀자,


누르가 왔다는 소식에 나온 백성들 마저도


그들을 뒤따라 성으로 향했다.


길을 걸으며


이트라크가 마제드에게


이번 사건의 전말을 물었고,


마제드는 부끄러운 듯 입을 열었다.


"사실, 제가 죄를 지어


관군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상인에게


약간의 은혜를 입은 적이 있어


그를 돕다 보니


오늘의 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마제드는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이어갔다.


쫓기는 몸이었던 마제드는


자신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의로운 상인, 하디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하디는 마지아 지방 출신의


평민이었지만,


평범하지 않은 큰 마음과


비범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의 부드러운 외모와


매끄러운 말솜씨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고,


그로 인해 그의 영향력은


마지아 지방을 넘어


이맘 지방까지 널리 퍼졌다.


하디는 이맘 지방의 주요 거점인


파키우 성에서


장사를 확장하려 했고,


마제드는 그를 돕기 위해


동행했던 것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장사를 막 시작하려던 찰나,


갑자기 몸집이 거대한 사내가


나타나더니 장사세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디는 비록 정당하지 않다고 느꼈지만,


낯선 타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장사세를 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돈을 내놓으려 했지만,


마제드는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부당하게 아무 이유 없이


상인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거한에게 분노한 마제드는


주저하지 않고 맞섰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거한이


바로 수하일이었다.


수하일은 이맘 지방에


자리 잡은 후,


강력한 무공을 바탕으로


수백 명의 패거리들을 모아


지역의 자경단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그의 무공은


이맘 지방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고,


그 명성을 이용해


상행의 보호자로 활동하며


지방 상인들에게


돈을 받고 있었다.


수하일의 역할은 겉으로 보기엔


수하일에게 돈을 주는


상인들을 보호하는 것이었기에,


이맘 지방과 마지아 지방 간의


오랜 반목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마지아 출신 상인 하디가


파키우 성에서


장사를 시작하려 하자,


파키우 성의 현지 상인들은


그를 곱게 보지 않았다.


그들은 하디와 그의 상단을


불편하게 여겨,


수하일에게 거짓을 고하였고,


하디를 내쫓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수하일은 상인들의 말만 믿고


하디의 상단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시비를 걸었다.


그는 하디와 그의 상단을


법적으로 내쫓을 명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력으로 그들을 쫓아내려 했던 것이다.


마제드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때 저는


하디의 의로움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상대와의 싸움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싸움은 점점


커져만 갔고,


그때 은인께서


저희를 구해주셨던 것 입니다."


이트라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제드의 말을 경청했다.


그의 표정에는 깊은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마제드님,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오늘 술을 마셔야 할


더 좋은 이유가 생겼군요.


오늘의 술은


단순히 벌을 위한 것이 아닌,


새로운 인연을 기리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마제드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하하, 그렇군요.


새로운 인연을 기리는 술이라면,


저도 한 잔 더 청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은 웃으며


나란히 성을 향해 걸어갔다.


마제드와의 대화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한 이트라크는


두 사람을 이렇게 하찮은 일로


더 이상 다투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제드와 함께 성으로 돌아가,


누르와 술을 나누며


앉아 있는 수하일 옆에


자리를 잡았다.


이트라크는 마제드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수하일에게 전하며,


하디라는 상인과


마제드의 결백함을


몇 번이고 설명했다.


수하일도 친한 장사치들의


말을 듣고 행동했지만,


마제드의 실력을 보고는


이런 경지의 사람이


나쁜 일을 했을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비록 마제드가


다짜고짜 시비를 건 수하일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었을지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수하일의 모습과


은인이라 생각하는


이트라크 역시


둘의 화해를 지속적으로 청하니,


마제드의 마음은


조금씩 누그러졌다.


마제드는 이트라크에게


하디의 상권 보호를


약속받고 나서야


수하일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제 두 영웅이


화해를 했으니,


이 우형의 잔을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의 화해를


확인한 이트라크는


술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방금 화해를 한 두 사람도


이트라크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술잔을 들었다.


세 영웅의 만남과


시대를 바꿀 인연이


이렇게 평범한 자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재미있는 일이다.


이미 몇 순배의 술이 돌아


취기가 오른 누르도 덩달아


술잔을 들어올렸다.


그 모습을 본 투르크단의


단원들도 하나같이


취한 상태에서도


일제히 술잔을 들었다.


“하나로는 세상의 티끌에 불과하니,


우리가 이렇게 뭉쳐 가족이 되었구나.


아임라크의 이름으로 묶인


나의 아이들아, 한잔하자!”


누르의 외침에


모두가 소리치며


술잔을 비워냈고,


그날의 술자리는


다음날 점심이 되도록


끝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이트라크는


말로만 두 영웅의 일을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마제드의 이야기에서


나온 의로운 상인


하디를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이트라크는 하디와의 대화를 통해


마제드의 말이 사실임을 재확인했고,


하디가 이맘 지방에서


장사를 하는 데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그는 하디가 성 안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직접 성주에게 고하고,


빠르게 일이 해결되도록


손을 썼다.


또한 수하일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하디의 상단에 대해서는,


이맘 지방에서 이동 시


상단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아임라크 용병단과 연결해


보호비를 할인해 주어


손해를 무마했다.


이트라크의 자비로운 결정에


마제드와 하디는 깊이 감복했고,


수하일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일을 직접 나서서


해결해준 이트라크에게


크게 빚진 기분을 느꼈다.


그러나 이트라크는


단순히 하디의 일만


해결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수하일을 통해


외부 상단의 진출을 방해하는


나쁜 상인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도록 했고,


파키우 성의 문제이던


수하일의 부하들 역시


아임라크 투르크단에 합류시켜


그들의 젊은 혈기를


다스리도록 했다.


수하일은 자신을 조정하며


뒤에서 꿍꿍이를 벌이던


상인들이 정리되는 것에 기뻐했고,


자신의 동생같던 부하들이


정식으로 투르크단에


입단하게 되니


큰 짐을 던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임라크 투르크단도


이번 일로 큰 이익을 보았다.


젊고 기본적인 무술을 익힌


수하일의 부하들을


투르크단에 합류시킴으로써


전력이 증가했고,


불량 집단이 사라지면서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이는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


투르크단의 체제와 명성을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트라크는 이번 사건에서


얻은 인연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엠마의 가르침을 깊이 새긴 그는,


마제드와 수하일뿐만 아니라


하디라는 상인에게서도


많은 것을 발견했다.


하디는 비록 무예에는


조예가 없었지만,


경영과 돈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의 거시적인 안목과


재기 넘치는 사고방식은


이트라크마저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트라크는 하디를


단순한 장사꾼으로만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누르에게 그를 투르크단의


재무관으로 추천했다.


누르도 하디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투르크단의 재정 관리인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하디는 마침내 허락했고,


그날 또 한 번 큰 잔치가 열렸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이트라크는 큰 인생의 선물을


얻은 느낌이었다.


그는 마제드, 수하일, 하디라는


세 명의 인재를 얻게 되었고,


이들은 각각 문무에 걸쳐


아임라크 투르크단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또한 하디의 상단을 흡수함으로써


아임라크 투르크단은


경제적 자립의 길을 열었다.


단순히 의뢰나 보호비로


벌어들이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


독립적인 무력 단체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후 이트라크는


마제드, 수하일과


매일 무공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큰 꿈을 공유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져 갔고,


마제드와 수하일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거처를


누르의 보호 아래로 옮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크라크와 마제드, 수하일은


투르크단 안에서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점차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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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01. 해와달 (1) 24.07.26 11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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