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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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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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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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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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8. 성장 (3)

DUMMY

기세등등하던 도적떼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적의 정확한 수도 파악하지 못한 채,


앞뒤로 나타난 적들에게 패닉 상태에 빠진 그들은


혼비백산하며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이트라크의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이다! 모두 반전하여 적들을 주살하라!"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병사들은 오랜 시간


기다리며 철저하게 준비한 함정을 발동시켰다.


함정이 발동되자 아임라크 투르크단이 달려들었고,


도적떼는 덫에 걸린 쥐처럼 무력하게 쓰러졌다.


그때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이놈들! 감히 키우 도적단의


이름을 더럽혀도 유분수지!


누가 적을 등 뒤에 두고 도망을 가느냐!"


키우의 목소리는 사막의 뜨거운 바람처럼 거칠고 냉혹했다.


그의 검은 불꽃처럼 날카롭게


뒤돌아 도망치던 한 도적의 목을 베었다.


피가 모래 위로 떨어져 어두운 얼룩을 남겼다.


그의 옆에는 마른 몸에 로브를 걸친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눈은 계산적인 빛을 내며 전장을 빠르게 훑고 있었다.


이 마법사는 키우 도적단의 단 한 명뿐인 마법사이자 책사였다.


그의 지혜 덕분에 도적단은 여러 차례 관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그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고 있었다.


강맹했던 키우 도적단이 이렇게 빠르게


무너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키우의 얼굴에는 황망함이 서려 있었지만,


여전히 강단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다시금 전장을 가로질렀다.


"누르야! 숨지 말고 나와라!


네 졸개들만 희생시키지 말고,


나와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자!"


키우가 부하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크게 소리치자, 맞은편에서 누르가 아닌


이트라크가 쏜살같이 낙타를 몰아 키우에게 달려갔다.


마나를 움직여 낙타를 모는


이트라크의 움직임은 거의 유령 같았다.


그는 마치 시간을 조종하는 자처럼


쏜살같이 순식간에 키우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 든 검은 마나의 찬란한 빛을 발하였고,


그 기세는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했다.


"개가 짖는다고, 사자가 달려들 필요는 없지."


낮게 울려 퍼지는 이트라크의 목소리는 차갑고도 냉정했다.


그의 검은 키우의 목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키우의 눈에는 두려움이 서렸다.


그는 이트라크가 휘두르는 검의 실체를 거의 포착할 수 없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의 몸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고,


겨우 한번 이트라크의 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물러남은 불안정했고, 곧 들이닥친


이트라크의 검을 제대로 방어할 수 없었다.


이트라크의 검이 공기를 가르고 키우의 검과


부딪치는 소리는 전장을 진동시켰다.


"쾅!"


겨우 한 번의 검이 교차된 뒤, 이트라크의 검은


손쉽게 키우의 방어를 뚫고 그의 옷자락을 스치며 지나갔다.


키우는 순간 자신의 삶이 한줄기 실처럼


이트라크의 손가락 사이로 통과하는 것처럼 느꼈다.


그는 이트라크와 맞설 수 없음을 깨닫고,


자존심이 상했음에도 생존 본능이


우선하여 말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키우는 전장을 가로지르며


뒤편의 남은 도적 잔당을 향해 달려갔고,


그의 뒤로 이트라크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도망치는 짐승은 원래 여러 곳에서 모는 법이지!"


"으하하하하! 멍청한 똥강아지는


어디로 도망 가느냐!


여기 무함마드도 있다. 내창을 받아 보겠느냐!"


"여기 오마를의 쌍검도 있다. 내게 오거라!"


어느새 협곡의 후미를 막고 있던 두 대장들까지 달려들자,


키우는 감히 대항할 생각도 못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키우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는 데에는 내심 계산된 계획이 있었다.


도적이 되어 산채를 연 후,


수많은 관군과의 전투를 벌이던 중


한 멍청한 귀족의 마장기를 부하들과 함께 탈취하게 되었다.


그렇게 탈취한 마장기를 그는 관군과의 전투에 사용하였고,


그의 도적단과 함께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 마장기로 인해 키우 도적단의 이름은 마장기를 소유한 도적단으로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지금 이 상황을 뒤엎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 마장기를 타는 것이라고


판단한 키우는 마장기를 향해 도망쳤던 것이다.


키우는 자신을 따라오는 몇 남지 않은 부하들과 함께 죽기 살기로


싸우면서 어렵게 한 가닥 길을 뚫었다.


길이 보이자마자 키우는 자신을 돕던 부하들을 뒤에 남겨둔채로


힘을 모아 자신을 가로막는 투르크단을 헤치며


바위지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얼마간 달려가자, 키우는 도적단의 선봉대를 뒤따라오다


투르크단에 습격당한 본대 일부와 혼란에 빠진 후속 부대를 만났다.


키우는 상황을 파악하고자 그의 앞을 막고 서 상황을 묻는


자신의 부하들을 급하게 칼로 베며 맨 뒤의 큰 마도 차량로 향했다.


"이...이녀석들이 나를 무슨 옆집 개처럼 생각하는구나!


가만두지 않겠다!"


분함에 화가 잔뜩난 그는 마도 차량에 도착하자마자


말에서 내려 마도 차량으로 올라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춰 있던


마도 차량의 지붕이 양쪽으로 열리더니


그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트라크는 자신들을 향해 전장을 가로지르며


다가오는 마장기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역시 마장기였군... 그것이 없었다면,


어찌 이런 어중이떠중이 도적들이


관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트라크의 눈은 누르에게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마장기는 제국에서 직접 관리하며,


제국을 위해 헌신하는 자들에게 대여 형식으로 빌려 주는 물건이었다.


단순이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현 시대의 힘과 권력의 상징인 마장기를


아임라크 투르크단에서 소유한 이는 현재 누르뿐이었기 때문에


이트라크의 부릅뜬 눈은 자연스럽게 누르를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


이트라크의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퍼졌다.


그 순간, 누르의 발밑에서 눈부신 빛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며, 황색의 마장기 '자히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키우가 소환한 마장기는 초대 막심 황제가


하늘로부터 하사받은 마신기를


모방하여 처음으로 제작된 1세대 기체였다.


전쟁용으로 만들어졌으나, 개발 당시


마도 기술의 부족으로 마신기에 비하면


크기가 반도 되지 않았고 마나 소모도 막대했다.


하지만 마신기의 반도 안되는 크기라고 해도


20m 정도의 거대한 마장기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운송하기란 불가능 했다.


그래서 1세대 마장기는 주로 마도 차량에 실려 다니며,


결정적인 순간에만 투입되는 범용 기체였다.


그러나 '자히르'는 달랐다. 2세대 마장기로,


1세대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마신기의 기능을 유사하게 재현해냈다.


특히나 2세대 마장기는 소환과 이공간 보관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든 즉시 불러낼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의 형체를 보다 완벽하게 모방하고 있어,


1세대 마장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현재 제국에서는 1세대 마장기를 주력으로 삼아


범용기로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2세대 마장기는 특별한 기체로,


주로 무장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무장들만이 사용하는 특별한 기체였다.


누르의 '자히르'는 특히 사막에 특화된 기체로,


누르에 맞춰 개조된 기체였다.


이맘 지방의 주력기인 ‘비록’이 짧은 단도를 장비하는 것과 달리,


'자히르'는 15미터가 넘는 거대한 대검을 소지하고 있었다.


또한 고등급의 마나 메탈을 사용하여


경량화된 바디는 모래 위를 날렵하게 달릴 수 있게 해주었다.


'자히르'의 심장인 마나석은 상급 마나석을 사용하여


누르의 넘치는 마나를 30배 이상 증폭시켜,


그 강대한 힘은 마장기의 무게조차 임의로 조절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트라크는 전장 한가운데에서


누르의 자히르가 키우의 마장기를


반으로 쪼개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다 끝났군.'


그의 시선은 키우의 마장기를 벤 후에도


전장을 휩쓸고 다니는 '자히르'의 황홀한 움직임을 따라가다


전장에 있는 모두를 향해 크게 외쳤다.


"아임라크 투르크단 단장 누르가 도적단 두목 키우를 베었다!"


그의 목소리에 힘입어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병사들은 기세등등하게 함성을 질렀다.


마지막까지 도망치던 도적들도


그 소리를 듣고는 결국 한 명도 빠짐없이 항복했다.


이트라크는 투르크 단이 도적들을 묶는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옛 생각이 떠올랐다.


"벌써 6년이 지났구나... 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살아는 있을까?"


그의 눈가에는 서글픈 기억이 서렸다.


전장의 혼란 속에서도, 이트라크의 마음속에는 평화로운 과거의 한 조각이 떠올랐다.


그때의 기억은 마치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그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다.


작가의말

표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처음으로 그림도 그려 보았습니다. 너무 촌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차차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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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1. 드디어 불어오는 검은 바람 (1) 24.09.09 15 0 9쪽
21 020. 세 영웅 (3) 24.09.05 19 0 11쪽
20 019. 세 영웅 (2) 24.09.02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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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6. 움직이는 톱니바퀴 (2) 24.08.22 20 2 13쪽
16 015. 움직이는 톱니바퀴 (1) 24.08.19 25 0 10쪽
15 014. 또 한명의 영웅 (2) 24.08.15 21 0 10쪽
14 013. 또 한명의 영웅 (1) 24.08.12 25 0 9쪽
13 012. 용과 호랑이 (4) 24.08.08 22 0 8쪽
12 011. 용과 호랑이 (3) 24.08.05 25 0 8쪽
11 010. 용과 호랑이 (2) 24.08.01 26 0 11쪽
10 009. 용과 호랑이 (1) 24.07.29 32 1 9쪽
» 008. 성장 (3) 24.07.26 30 1 9쪽
8 007. 성장 (2) 24.07.26 25 0 9쪽
7 006. 성장 (1) 24.07.26 26 0 10쪽
6 005. 선택 24.07.26 2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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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03. 마물 (1) 24.07.26 35 1 9쪽
3 002. 해와달 (2) 24.07.26 53 1 8쪽
2 001. 해와달 (1) 24.07.26 117 2 9쪽
1 000. 프롤로그 - 금서 "어느 동화책" 24.07.26 153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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