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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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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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9. 용과 호랑이 (1)

DUMMY

막심 제국의 수도 루는 1300년간


판데아 대륙을 지배한 거대한 제국의 심장부였다.


수천만 인구가 밀집한 이 도시는


처음부터 그렇게 크진 않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인구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크기가 확장될 수밖에 없었다.


15년 막심 왕국의 침략으로 정복 전쟁이 시작되자,


안전한 땅을 찾아 헤매던 백성들은


전쟁을 시작한 국가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루로 몰려들었다.


매일 수천 명씩 늘어나는 피난민들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에는 천막을 세워 간신히 수용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입되는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났고,


이는 곧 루의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막심 제국의 수도 루는 세계 최고의 마도사이자


마도 공학자인 막심의 지도하에


발전한 마도 공학과 첨단 개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각종 마도 기기를 이용한 첨단 시설은 세심한 부분까지 일반화되어,


루는 전쟁 전에도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혔다.


이로 인해 단순히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뿐만 아니라,


판데아 대륙의 모든 인류가 살고 싶어하고,


실제로 살기 위해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루의 인구의 증가는 더욱 가속화 되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루는 결국 인구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확장 초기, 루는 기존 성곽 밖에


단순한 주거 시설과 건축물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설을 방어하기 위해 임시적인 방어 시설이 세워졌고,


이는 성곽 밖 지역의 기초적인 뼈대를 형성했다.


성곽 밖 지역의 확장과 발전에 따라


더욱 견고한 방어 시설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새로운 성곽이 계획되고 건설되었다.


이러한 확장은 정복 전쟁 이후


마황 아담과의 전쟁 동안에도 계속되었으며,


아담과의 전쟁이 끝난 후에도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설치된 성곽은 현재 10개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막심 제국의 수도 루는


세상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도시이자, 세계 최고의 난공불락의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반복적으로 지어진 10개의 성곽은


단순히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게 되었다.


어느샌가 인간들의 비틀린 욕망은


성곽을 경계선으로 삼아


안과 밖의 사람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성곽 외부에 새로운 방어 시설을 설치했을 뿐이었다.


새로운 성곽이 생기면, 구 성곽 내부는


상업 시설이나 궁전, 교회 등


도시의 중요한 기능을 가진 구조물과 사람들이 남게 되었다.


반면, 새롭게 세워진 성곽 외부는 주거 지역이나 농지,


작업장 등 비교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건물들이 자리하게 되었다.


성곽이 기능에 따라 나뉘면서 자연스럽게


상류층과 귀족들은 성곽 내부 중심지에 머물렀고,


평민과 노동자 계층은 성곽 외부의


새로 생긴 지역에 거주하게 되었다.


이렇게 성곽이 10번이나 세워지고


130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면서,


성곽은 사람들의 위치를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


몇 번째 성곽 내에서 사는지, 어떤 건물에 사는지가


그 사람을 증명하는 명함이 되었다.


이 명함은 사람들을 억압하고 관리하는 분명한 기준이 되었다.


이러한 기준은 사람들 사이에 차별을 야기했고,


루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질투와 시기,


그리고 서로를 비교하고 이에 절망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팽배해졌다.


처음 막심 황제의 장대한 계획에


이러한 결과가 예상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완벽한 평화를 이룩한 지금,


정복 전쟁 당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황제는 결코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시커먼 속내를 감추고 있는 높은 성곽에서도,


5번째 내성곽의 고급 기루에서는 오늘도 큰 소리가 나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술집의 탁자 앞에


두 남자가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남자는 큰 체구에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사내로


그의 이름은 알렉산더였다.


크리스 지방의 작은 도시 출신인 그는


거대한 덩치와 표정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압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호랑이 같은 그의 앞에 앉은 남자는


알렉산더가 뭐라고 하든 생각에 깊이 잠긴 듯,


멍하니 술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형님, 여기서 이렇게 술만 마시고 있을 셈이요?


아무리 상심이 크다지만 고향땅을 등지고


루로 와서 어언 3년,


그 큰 돈을 쓰고 말단 관직을 샀으면


뭐라도 해야지, 어찌 이렇게 술만 드신단 말이오?"


알렉산더가 큰 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그런 그의 말에 앞에 앉은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그렇구나. 벌써 3년이구나.


내 친구들은 고향땅에서 잘 있을지..."


"아니, 무슨 그런 답답한 말씀을 하시오.


사내가 큰 뜻을 품고 몸을 일으켜 세웠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가봐야 하는 거 아니겠소!"


알렉산더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며 화가 난 듯 보였다.


그런 알렉산더의 말에 사내는 한번 흘끗 그를 보더니,


대꾸도 없이 갑자기 시를 읊기 시작했다.


"큰 해가 떨어지는데 산과 강은 여전히 푸르구나.


성 안뜰에는 봄이 찾아와 풀과 나무가 무성한데,


봄이 오는 것에 감동해 꽃잎에 눈물을 떨어뜨리고,


저물어 가는 이별의 슬픔에 새의 울음소리마저 가슴에 저미는구나.


떨기떨기 떨어지는 붉은 꽃잎들 어언 200장을 세고 있는데,


집에서 온 편지 닿을 길이 없구나.


조막만한 아해의 머리가 어느새 이리 커졌거늘,


행할 길 없는 충심에 머리핀도 제자리가 아니구나"


그의 시를 듣는 동안 알렉산더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그의 마음을 울리고 있었다.


알렉산더 앞에서 아름다운 시를 읊는 이의 이름은 션이었다.


크리스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골목 대장 노릇을 하던 인물로,


그의 깊은 눈과 두툼한 눈썹은


하늘의 지혜를 담고 있는 듯 하였고,


그의 두툼한 팔과 다리는 그의 무예 실력을 짐작케 했다.


션 일당은 고향 땅에서 치안대 역할을 하며


상인이나 장사꾼들에게 상납금을 받는 조그마한 무리였다.


션은 어릴 때부터 친구와 친족들과 함께 시작한 그 일을,


가세가 기울면서 사라졌다가, 어느 날 뛰어난 무예와 병법을


익히고 돌아와 더욱 확장시켜 나갔다.


션은 골목 대장 노릇을 하면서도


문무를 배우는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부족하다 생각하는 서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그런 그를 알아본 대장군 출신인


한나에게서 얼마간 가르침까지 받았다.


그 가르침은 여태껏 침잠해 있던


션의 생각을 뒤흔드는 토대가 되었고,


그렇게 흔들린 작은 생각은


곧 그가 가지고 있던 작은 지지 기반을


모두 처분하고 작은 관직을 사서 루까지 오게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술을 금하고 철저하게 문무를 닦아


조정에 그 이름을 알렸는데,


특히 그의 깨끗한 이름이 조정에 널리 알려진 계기가 있었다.


션은 1성관 관문장이란 관직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일만금을 지불했고,


모자란 부분은 할아버지의 이름까지 팔아


성도 루의 관문장이 되었다.


그러나 그가 관직을 얻게 된 과정과는 상관없이,


그는 부하들의 허물을 엄격히 꾸짖고,


정확한 법적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하여


부정을 저지르는 누구라도 그를 두려워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로힘 교단의 상단 마차가


1성관 앞에 도착했다.


당시에도 엘로힘 교단의 힘은 막강하여,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막심 제국의 황제조차도 바꿀 수 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교단의 마차를


션의 부하가 검문하겠다고 요구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법적으로는 나라의 관문을 지날 때


대공의 마차조차 검문을 받아야 했지만,


강성해진 엘로힘 교단의 힘에


여태껏 누구도 그들을 가로막지 못했다.


그러나 션에게 철저하게 교육 받은


병사 중 한 명이 그 마차 앞을 막았다.


이에 화가나 마차에서 내린 한명의 성직자가


무자비하게 그 병사를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차에서 내린 성직자의 이름은 사무엘이었다.


그는 나중에 엘로힘 교단의 교황이 되어


성군 전쟁인 엘로힘 전쟁을 일으키는 인물이 된다.


그날 사무엘은 불법적으로 노예를 운반하던 중이었다.


그러단 중 겨우 관문 병사가 그를 가로막자


화가 난 사무엘은 상단을 호위하기 위해 동행했던


성기사까지 동원해 병사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팼다.


그리고 다시 마차에 타고 1성관을 지나가려 하는데,


션이 나타나 침착하게 마차를 막으며 사무엘에게 말했다.


작가의말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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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6. 움직이는 톱니바퀴 (2) 24.08.22 20 2 13쪽
16 015. 움직이는 톱니바퀴 (1) 24.08.19 25 0 10쪽
15 014. 또 한명의 영웅 (2) 24.08.15 21 0 10쪽
14 013. 또 한명의 영웅 (1) 24.08.12 24 0 9쪽
13 012. 용과 호랑이 (4) 24.08.08 22 0 8쪽
12 011. 용과 호랑이 (3) 24.08.05 24 0 8쪽
11 010. 용과 호랑이 (2) 24.08.01 26 0 11쪽
» 009. 용과 호랑이 (1) 24.07.29 32 1 9쪽
9 008. 성장 (3) 24.07.26 29 1 9쪽
8 007. 성장 (2) 24.07.26 25 0 9쪽
7 006. 성장 (1) 24.07.26 2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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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4. 마물 (2) 24.07.26 28 0 10쪽
4 003. 마물 (1) 24.07.26 35 1 9쪽
3 002. 해와달 (2) 24.07.26 53 1 8쪽
2 001. 해와달 (1) 24.07.26 117 2 9쪽
1 000. 프롤로그 - 금서 "어느 동화책" 24.07.26 153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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