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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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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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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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성장 (1)

DUMMY

한여름의 사막은 태양 아래 거대한 화덕과 같았다.


그 황량한 공간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모래 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지형조차 순식간에 변화하는 그곳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절망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부대가


그 사막을 가로질러 행진하고 있었다.


약 300명의 병사들은


사막의 가혹함에 익숙한 듯


터번과 토브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의 복장은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체온을


조절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말 대신 낙타를 탄 기병들과


발의 통기성을 높이고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샌들을 신은 보병들은


더위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했다.


그 중 맨 앞에서 행진하던


지휘관이 앞에 나타난 거대한 바위 지대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정지! 모두, 저기 큰 바위 지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 외침을 던진 이는 누르라 불리는 거대한 남자였다.


한눈에 봐도 그의 모습에서는 영웅적 기상이 느껴졌다.


그는 곰 같은 어깨와 범 같은 허리를


가진 거대한 체구에, 번뜩이는 눈빛을 가진 사나이였다.


굵은 사각턱과 짧은 수염은


태양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와


어우러져 강인한 인상을 주었다.


누르의 가문은 이맘 지방에서


대대로 명망 높은 집안으로,


특히 그들은 대검술로 유명했다.


그의 가문은 거대한 체구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대검술로 이맘 지방의


무력을 책임지는 유명한 무가였다.


그러나 그의 가문은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찬 탐관오리들에 의해


헐뜯는 공문이 조정에 올라가면서


멸문지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와중에 누르만이 연로한 검사장에 의해


구출되어 관부의 추적을 피해 도망치게 되었다.


가문에 대한 은혜를 잊지 않은


검사장은 누르를 보호하고


그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투르크단을 조직했다.


이 투르크단이 바로 역사상 최강의


무력 조직인 아임라크 투르크단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훨씬 나중의 일이다.


가문의 전통 검술과 마나 심법을 습득한 누르는


비범한 재능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에도 그 전쟁 집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명성은 17세의 나이에


습지를 통과하던 중 도적떼와 맞서


상인들을 구한 일화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임무를 마치고 투르크단이


각자의 길로 흩어져 복귀하던 중,


누르는 습지에서 도적들이 상인들을 약탈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누르가 나서려 했으나,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당시 단장이었던


검사장이 그런 누르의 행동을 제지했다.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우리는 겨우 둘 뿐이고, 저들은 수백이다.


너는 어찌하여 그토록 무모하게


나아가려 하는 것이냐?"


그러나 누르는 대답 대신에


강렬한 기세로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저기다! 저기 상인들을 약탈하는 도적떼가 있다.


우리 모두 저들을 물리쳐서 전공을 세우자!"


그의 목소리는 마나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넘치는 마나로 구성된 사자후는 사방에 울려 퍼졌다.


도적떼는 그 큰 소리에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관군이 자신들을 무찌르러 온 것으로 착각하여


혼비백산 도망치기 시작했다.


누르는 그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는 도적떼를


추격해 수십 명의 목숨을 거두었고,


결국 그 두령의 목을 베어오며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그리하여 누르의 무명이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두 번째로 유명한 사건은 이맘 지방의 파키우 성에서


큰 도적 두목 킴벌리를 처치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길목을 지키며


여행자들의 짐이나 털던 작은 도적단이었지만,


킴벌리라는 남자가 수백의 부하들을 이끌고 크게 도적단을


조직하면서 그들은 인근에서 가장 큰 도적단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킴벌리 도적단의 두목인 킴벌리는 강력한 무력과


한 대의 마장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한 개의 도적단이


가질 수 없는 수준의 무력을 도적단에 제공하여,


일반적인 군대로는 그들을 제압할 수 없었다.


이런 강력한 무력을 바탕으로 킴벌리 도적단이 갈수록 팽창하자,


노략질만으로는 그 많은 수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이맘 지방에서 가장 큰 성 중 하나인


파키우 성을 점령하게 되었다.


킴벌리에게 성을 빼앗긴 파키우 성주는 성을 되찾기 위해


주변의 여러 투르크단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킴벌리 도적단은 마장기와 수만의 도적떼를


앞세워 성을 견고하게 지켰다.


그렇게 되자 파키우 성주는 점점 조급해 졌다.


황제에게 하사 받은 성을 빼앗긴 데다


탈환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 와중에, 아임라크 투르크단과


기존에 관계가 있던 한 관리가 성주에게 조언을 올렸다.


“성주님, 이러고 계시면 아니되옵니다.


이맘 지방 특성상 주둔군이 없기에


성을 되찾을 관군도 없습니다.


또한 이 소식이 조정으로 전해진다면


황제 폐하의 진노를 어떻게 감당하시겠습니까!”


성주는 괴로운 심정으로 답했다.


“그 사실을 어찌 모르겠느냐!


하지만 해결책이 없으니


이리도 진정이 되지 않는 것이지.


아아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앞서 조언을 올렸던 관리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아임라크 투르크단에게 의뢰하십시오.


그들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성주는 그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하며


잠시 고민하듯 얼굴을 찌푸렸지만,


곧 다시 근심이 얼굴을 덮었다.


“그래 나도 들어본 투르크단이구나.


허나 날다 긴다 하는 투르크단도


킴벌리를 당해내지 못했는데, 과연 그들이라고 다르겠느냐?”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단원들은


모두 일당백의 용사들입니다.


그리고 그 단장 누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대단한 무인입니다."


그 말을 들은 성주는 마음을 결정하고


즉시 아임라크 투르크단에


사자를 보내 구원을 요청했다.


물론 투르크 단인 만큼


천금을 함께 보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때 누르는 이미 장성하여


늙은 검사장을 대신해 투르크단을 이끌며


그의 명성을 이맘 지방 전체에 퍼뜨리고 있었다.


파키우성 성주의 요청을 받아들인 누르는


투르크단을 이끌고 성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 공로로 누르는 중앙 조정에까지 이름이 알려졌고,


성주는 그를 곁에 두고자 아임라크 투르크단을


파키우성의 전속 투르크단으로 임명했다.


이후 누르의 투르크단은 파키우성을 넘어


이맘 지방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와 그의 투르크단은 십수 년 동안


이맘 지방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며,


마물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등 수많은 전공을 세웠다.


자연스레 그의 명성은 전국에 퍼져


많은 이들이 그의 투르크단에 들어오기를 갈망했다.


그러던 중, 파키우 성주로부터 사막을 가로막아


교역로를 위협하는 도적떼를 토벌해달라는


긴급 요청이 들어왔던 것이다.


이맘지방은 대대로 크리스 지방과의


교역을 통해 부를 축적해왔다.


크리스 지방과의 교역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해운을 이용하는 길과


육지를 이용하는 길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해운교역은 바다 마물들로 인해


가까운 베스티기움 만을 통과하지 못하고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고 거리가 짧은


육로인 이케아 습지를 주요 교역로로 이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교역로인 이케아 습지를 가로막고


지나는 상인들을 약탈하는 도적떼가 등장하자,


성주는 아임라크 투르크단에게 도적떼의 토벌을 명하였고,


누르는 그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그의 투르크단을 이끌고


긴급하게 사막을 횡단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누르가 군사들에게 잠시 쉴 것을 명하자, 한 청년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 청년은 180cm을 훌쩍 넘는 큰 키를 가지고 있었으며,


섬세한 선을 가진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 미소는 어떤 악의를 가진


사람의 마음이라도 녹일 수 있는 햇살 같았다.


하지만 그의 등 뒤에 걸린 거대한 대검은


그의 부드러운 외모와 대조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또한 누르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그가 얼마나 누르를 존경하는지 분명히 드러났다.


이 청년이 바로 이트라크였다.


6년 전, 상인들을 따라 이케아 습지를 건너


이맘 지방으로 온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맘 지방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그의 피부는 그을려 보기 좋게 변했고,


볼을 가로지르는 칼자국은 그를 알던 사람들조차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그의 인상을 변화시켰다.


누르는 바위 지대의 언덕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이트라크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


"아버님, 이제부터 어떤 작전으로 적을 무너뜨릴 예정이십니까?”


누르는 아들을 잠시 바라보더니 힘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제부터의 전투는 네가 이끌어 보아라.


너에게 이미 적을 물리칠 좋은 계책이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


그의 말투에서는 이트라크에 대한


기대와 흥분이 엿보였다.


그런 누르의 말을 들은 이트라크는


고민하는 듯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승패의 절반은 전투를 하는 지형에 달려 있다고들 하지요.


이케아 습지에서의 전투는 숫자가 적은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우리의 전장은 평지인 습지가 아니라 바로 이곳입니다!


도적들을 이 바위 지대로 유인해야 합니다.


이 곳에서 지형을 이용한 매복과 포위 작전을 펼친다면


능히 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겁니다."


이트라크는 성주로부터 받은 지형도를


펼쳐 보이며 자신의 계획을 누르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그의 눈은 전략을 설명하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때, 그런 그들의 뒤로 두 명 장수가 다가왔다.


바로 투르크단의 대장들인 무함마드와 오마르였다.


이트라크의 동지이자,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전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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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1. 드디어 불어오는 검은 바람 (1) 24.09.09 1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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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5. 움직이는 톱니바퀴 (1) 24.08.19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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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1. 용과 호랑이 (3) 24.08.05 2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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