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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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가면
그림/삽화
은빛가면
작품등록일 :
2024.07.26 18:09
최근연재일 :
2024.09.1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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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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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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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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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7. 움직이는 톱니바퀴 (3)

DUMMY

이트라크는 스스로에게


속삭이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의 얼굴에는 결의가 가득했고,


두 눈은 폭풍의 중심을 향해 번뜩였다.


발걸음은 망설임 없이 빠르고 단호했다.


붉은 섬광이 대지를 가로지르듯,


이트라크는 그 소용돌이 속으로


무섭게 파고들었다.


"쿠와앙!!!"


천지를 가르는 듯한


거대한 폭발음이 주변을 뒤흔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대지가


울부짖는 것처럼 무겁고도 강력했다.


충격파는 순식간에 넓은 지역을 휩쓸었고,


수십 미터 떨어져 있던


사람들조차 땅에 쓰러뜨렸다.


비명 소리와 함께 피를 흘리며


귀를 막는 이들이 속출했고,


혼란이 아비규환처럼 이어졌다.


그러나 아임라크 투르크단의


단원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혼란 속에서도 그들은 침착하게


군중을 더 멀리 후퇴시키고,


부상자들을 신속하게 뒤로 후송했다.


그들의 시선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한가운데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았다.


마치 그곳에서 벌어지는 격전이


그들에게는 익숙한 일인 양,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


마제드는 그날 자신이


목격한 광경에 숨을 삼켰다.


그는 이미 수시간 동안


언월도를 휘두르는 강자와


맞서 싸우고 있었고,


그 끝을 보지 못한 채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상대의 무기는 자신과 동일한 중병기였고,


그날의 싸움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순간, 마제드와 상대방 사이에


갑자기 붉은 빛을 두른 청년이 등장했다.


청년은 단숨에 자신의 황룡창과


상대의 무겁고도 위력적인 언월도를 동시에 막아낸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도 마제드는 경악했다.


눈앞의 청년은 결코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가 감히 마제드의 황룡창과


상대의 언월도를 한 번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지닌 힘이 범상치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이 청년의 등장만으로도 전투의 긴장감이 달라졌다.


'저 청년은 분명, 보통의 무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제드는 처음으로 느껴지는 긴장감에


눈을 번뜩이며 자신도 모르게 그 청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마제드는 리오 지방의 오지,


프리망스에서 태어난 사내였다.


키는 2미터를 훌쩍 넘기며,


몸은 산처럼 커다랗고 단단했다.


그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흔히 야만적이고 거친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실제로 그의 외모는


차분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두건이


이마에 단단히 묶여 있었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검은 머리는 단정하게 땋여 있었다.


그의 피부는 짙은 대추빛을 띠었고,


그 위에 빛나는 땀방울이


그의 강렬한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부리부리한 눈매는


날카롭고도 깊은 시선을 던졌으며,


그 아래로 굳게 다문 두꺼운 입술은


결연한 의지와 단호함을 암시하고 있었다.


마제드의 외모는 한눈에 보아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 안에는 단단한 내면의 힘이 숨어 있었다.


마제드는 프리망스에서 태어나 자란, 전사 였다.


그곳은 끊임없는 싸움과 죽음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곳이었고,


그곳에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마물들과 맞서 싸우며 그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 나갔다.


전투는 그의 삶의 일부였고,


죽음은 그에게 두려움이 아닌


또 다른 도전일 뿐이었다.


어느 날, 그의 탁월한 자질을 알아본


이름 없는 한 영웅이 그에게 다가왔다.


영웅은 마제드에게 황룡창을 건네주며


창술의 비법을 전수해주었다.


그날 이후 마제드는


그 가르침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영웅의 가르침을 몸으로 익히고,


창술을 갈고닦으며 마물과의 싸움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갔다.


그의 창술은 마치 살아 있는 용처럼 강렬했다.


한 번 찌르면 산을 꿰뚫고,


휘두르면 주변의 숲이 휩쓸리는 듯한 위력을 지녔다.


전설처럼 전해지던 창술은 그의 손에서 현실이 되었고,


그의 이름은 프리망스뿐만 아니라


리오 지방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의 공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를 무너뜨렸고,


그의 이름은 점차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마제드는 그 힘을 인정받아


인근 성주에게서 관직을 받았다.


하지만 그 성주는 이미 악행으로 널리 알려진 자였다.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자신을 치장하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에 급급했다.


어느 날 성주는 마제드를 호출했다.


반역죄로 몰린 한 가족을 처형하고,


그중 어린 소녀만은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마제드는 아무 말 없이 그 명령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가난에 찌든 가족과


초라한 몰골의 어린 소녀뿐이었다.


그런데도 그 소녀의 아름다움은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강렬했다.


비루한 모습 속에서도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는


마제드에게 성주의 의도를 깨닫게 했다.


그 순간, 마제드의 가슴 속에


서서히 불길이 타올랐다.


지금까지 자신이 충성을 바쳐왔던


성주가 얼마나 더러운 일을 벌여왔는지,


그가 얼마나 악랄하게 백성들을


짓밟아 왔는지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마제드는 성주의 탐욕과 부패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심이 서자,


그는 성주의 궁궐로 곧장 달려갔다.


그곳에서 그는 단호하게


부패한 성주를 처단했다.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일격에 성주의 목숨을 끊은 후,


그는 도망자가 되었다.


관병들의 추격이 끊이지 않았지만,


마제드는 늘 한 발 앞서


그들의 손아귀를 피해 다녔다.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그는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결코 굽히지 않았다.


성주의 권력 아래에서조차


자신의 정의를 지켰던 마제드에게,


그 깨끗한 신념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숱한 위험 속에서도 그는 오직 그것만을 붙들었다.


그런 그를 몰래 도와준 것은 한 상단이었다.


그 상단은 목숨을 걸고 마제드를 숨겨주었고,


마제드는 그들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


자신을 숨겨준 상단에 빚을 갚기 위해


그는 다시 무기를 들었다.


오늘, 그 빚을 갚기 위해


전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뜻밖의 상황에서 오히려 침착함을 되찾은


마제드는 한 발 물러서며 창을 거두려 했다.


그러나 그의 상대는


아직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거대한 언월도를 다시금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트라크가 그 사이에 끼어들었지만,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


마치 그 앞에 선


모두를 제거하겠다는 듯,


이트라크를 포함한


두 사람을 향해 언월도를 거침없이 휘둘렀다.


언월도는 압도적인 크기와 무게를 자랑했다.


겉보기만으로도 그 무게는


100킬로그램은 족히 넘어 보였고,


그 강철의 덩어리는


단순한 무기가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파괴적인 힘이었다.


마제드가 자랑하던 황룡창도 강력한 무기였으나,


이 언월도의 거대한 무게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일 정도였다.


언월도가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공기가 갈라지고, 그 궤적을 따라 땅이 진동했다.


단순히 벤다는 것을 넘어,


그 무기의 크기와 무게는


휘두를 때마다 압도적인 파괴력을 내뿜었다.


게다가, 그 언월도에 실린 마나의 기운은


이트라크조차도 한 번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도 강력했다.


"감히 내 언월도를 막다니,


네 놈의 만용이 과하구나!


어디, 한 번 더 막아 보거라!"


수하일은 거대한 기합과 함께


언월도를 번쩍 들어 올리며


이트라크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외침이 전장을 가르자마자,


자연스레 이트라크와 수하일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마제드는 이미 수하일과 한나절 넘게 싸우며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수하일의 언월도는 전혀 그 날카로움을


잃지 않은 채 위협적으로 날아들었다.


이트라크는 그 엄청난 무기의


압도적인 위력에 내심 놀랐으나,


이 하찮은 곳에서


목숨을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에 모든 힘을 다해


언월도를 막아냈다.


그의 보검은 누르가 직접 하사한 것으로,


이름이 있을 정도로 귀한 보검 이었지만,


그와 맞서고 있는 수하일의 언월도 또한


푸른 드래곤이 새겨진 범상치 않은 무기였다.


두 무기는 하늘과 땅을 가르듯이 충돌했고,


그 충격은 전장을 울렸다.


이트라크는 마치 거대한 파도와


맞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보검은 그 순간,


자신의 운명을 걸고 있는 것처럼


강력한 힘을 내뿜으며 언월도를 받아냈다.


수하일의 공격은 맹렬했고,


그 언월도는 마치 수하일의 분노를


대변하듯이 번개처럼 빠르고 날카로웠다.


그러나 이트라크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의 보검은 매서운 반격으로 응수하며,


수하일의 언월도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장은 그들의 싸움으로 인해 더욱 격렬해졌고,


마제드는 그 중심에서 이들이 벌이는


싸움의 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트라크와 수하일,


두 사람의 싸움은 단순한 무력의 대결을 넘어,


서로의 자존심과 운명을 건 결투로 번져갔다.


수하일은 셉템 지방의


카일로스 출신으로,


마제드보다 조금 작은 키였지만,


여전히 그의 존재감은


거대한 성벽처럼 압도적이었다.


190cm를 훌쩍 넘는 그의 덩치는,


마치 거대한 짐승과도 같았다.


그 성난 눈은 마치 호랑이의


날카로운 눈빛을 닮았고,


매서운 코와 정돈되지 않은 수염은


그의 야성적인 기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머리칼은 마치 그의 성격처럼


뻣뻣하게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으며,


그 육중한 체격은 마제드조차도


위축되게 할 만큼 위압적이었다.


성벽처럼 단단한 그의 몸은,


전장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결의를 품고 있는 듯했다.


수하일은 셉템 지방의 카일로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언월도법을 수련하며,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무장 가문이었다.


이 가문은 막심 제국이 통합되기 전까지


'후'라는 왕국을 다스리던 왕가였고,


무려 4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명문이었다.


제국이 통합된 후에도


그 전통은 계속 이어졌고,


가문은 셉템 지방을


대표하는 무가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그러나 수하일이 어린 시절이던 어느 날,


엘로힘 교단이 가문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그들에게 반역죄를 씌우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가문은 하루아침에 몰락했고,


수하일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노복과 함께 도망자의 길을 떠났다.


평온했던 날들은 끝이 났고,


그에게 남은 것은 가문의 붕괴와 끝없는 도주뿐이었다.


하지만 수하일은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도망치는 중에도 그는


노복과 함께 끊임없이 무공을 연마했다.


그에게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고,


그 책임감이 그의 힘을 키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수하일의 무공은


더욱 깊어졌고,


어느새 그는 가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사로 성장했다.


수하일이 전장을 누비며 쌓아온


승리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수백 번의 전투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그의 자신감은 바로


그 무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상대를 가늠할 필요도 없이,


그는 언제나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오늘, 그 자신감에


미세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마제드라는 거한과


한나절 동안 맞붙어도


결판을 내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젊은 어린 청년 하나가


그 싸움에 끼어들었다.


마제드도 벅찼지만,


이트라크는 그 둘의 치열한 대결을


단숨에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자였다.


수하일은 그 강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이트라크의 무력은


단순히 강한 수준을 넘어섰다.


그가 느끼던 압도적인 자신감이 순간적으로 흔들렸고,


그의 마음에는 당혹감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그 당혹감은 곧 사라졌다.


수하일은 경악이 분노로 바뀌는 순간,


이 싸움이 더 이상


단순한 결투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의 자존심과 가문의 명예가 걸린 전투였다.


그는 다시 언월도를 꽉 움켜쥐고 이를 악물었다.


이 싸움은 이제 승패의 문제가 아닌,


그가 지닌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싸움이 된 것이다.


수하일은 온 힘을 다해 언월도를 휘둘렀고,


이트라크는 그를 막아내며 결투는 더욱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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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7. 움직이는 톱니바퀴 (3) 24.08.26 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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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01. 해와달 (1) 24.07.26 11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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