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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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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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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월 셋째 주 (5)

DUMMY

끔뻑끔뻑.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는 신하나.


신소율은 식은땀을 흘리며 조카를 봤다.


“진짜 삼촌이야. 오늘 아침은 어제저녁에 먹다 남은 카레를 먹었고, 점심에는 사장님이 냉면 사줘서 먹고 왔잖아?”

“······?”


‘어떻게 알았지?’라는 하나의 얼굴.


“삼촌 맞다니까? 못된 마녀의 마법에 걸려서··· 아니, 나비 이모 말고 다른 마녀가 삼촌을 아기로 만들었어.”


10분이나 설명한 끝에, 신하나는 눈앞의 아기를 삼촌으로 받아들였다.


“으어··· 피곤하다.”


설득에 성공한 신소율은 식은땀을 닦았다.


이런 일이 있을까 봐 일부러 조카를 호출하지 않았던 건데!


“하여간 못된 시청자 때문에!”

-낄낄! 쌤통이다!

-벌 받은 거지!

-와! 티아마트, 도시락 몇 개째죠?


채팅창은 아까의 폭동이 ‘잘못 본 건가?’라고 생각될 정도로 평온했다.

신소율이 땀 흘리며 해명하는 모습을 보니 통쾌함에 속이 뻥 뚫렸다.


“소율아, 다 왔어.”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새하얀 도시가 보인다.

푸른 얼음으로 조각된 가로등. 도로 양옆에 쌓인 눈 언덕 속 포장마차.


“우아!”


고개를 빼꼼 내밀어 창밖을 본 신하나와 러즈의 눈동자가 2배로 커졌다.


“삼촌! 하얀 눈이 많아!”

“신기하지? 여기는 회색 돌과 갈색 흙 대신, 흰 눈과 파란 얼음으로 만든 도시야.”


12시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수도, 얼음도시에 기차가 들어선다.




[얼음도시]

등급 : 수도(Z)

소속 : 12시 나라

시장 : 이야 노르디

한줄 평가 :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얼음도시에 도착한 신소율은 가장 먼저 협회를 찾았다.


공략 협회.

사악한 던전으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공략자 단체다.


테이아 12개국에서 지원을 받는 범세계적 단체이며, 정식 공략자는 물건이나 집을 살 때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만.”


얼음으로 건축된 3층 건축물의 출입문으로 들어가자, 투명하면서 푸른 실내가 반겼다.


12시 나라의 공략 협회를 찾은 이유는 러즈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다.


공략 협회에는 공략자로 활동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담긴 여러 게시판이 있다.


“이벤트 게시판은 저쪽이네.”


이벤트 게시판에는 이 도시에서 발생한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모여 있어, 원하는 이벤트를 찾아갈 수 있다.


1층 왼편에 막대 과자처럼 일렬로 나열된 게시판.

빈 곳에 신소율이 서자, 게시판이 스르륵 낮아져 높이를 맞췄다.


“이벤트 검색, 검색어는 ‘행운’.”


주르륵.

한 나라의 수도라서 꽤 많은 이벤트 목록이 나열됐다.


진행했던 이벤트의 보고서를 작성해 협회에 제출하면, 모험 경험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어서 많은 공략자가 제출한다.


“누나랑 상관없어 보이는 게 많네? 검색 변경 ‘불운’.”


[‘불운’ 관련 이벤트]

등급           달성

A 파랑새의 깃털을 뽑아라  X

B 여름을 사랑한 눈사람   X

C 성냥팔이 소녀의 겨울나기 X


목록이 확 줄어들며 러즈 이벤트와 비슷해 보이는 이벤트가 추려졌다.


“파랑새, 눈사람, 성냥팔이··· 응?”


목록을 살펴보던 신소율은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모두 실패했잖아?”


달성 여부가 X. 거기다가···.


“끝이 비슷하네.”


[성냥팔이 소녀의 겨울나기]

발생 조건 : 성냥 10개 구매

달성 조건 : 성냥팔이 소녀가 자력으로 겨울을 날 수 있게 준비하자.

제한 시간 : 이주


진행 과정 : 자력 준비라는 말이 너무 어렵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돈을 주거나, 난방비를 내줘도 안 됩니다.

결국 난방비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조언 : 등급만 보면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사소한 [불운]들이 겹치면서 이벤트가 꼬입니다.


파랑새의 깃털을 가져오는 이벤트는 깃털은 뽑은 순간 온갖 불운이 차례대로 쏟아져, 결국 깃털을 잃어버리고 실패.


여름 정령을 사랑한 눈사람은 고백도 못 하고 녹아내려서 사망.


-미해결 이벤트다!

-뭐 이렇게 운이 없냐?

-이벤트 끝이 좋지 않네요?

-그만큼 해결했을 때의 보상은 짜릿하겠지!

-해결책은 안 적혀 있네?


당연하다. 해결책을 알았다면 이벤트에 성공했을 테니까.


신소율은 일단 정보를 정리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 해 봤자 이벤트가 재수 없다는 정도.”


성격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운이 없다는 의미다.


신소율은 러즈 이벤트를 다시 읽어봤다.


[누나의 행운]

러즈의 행운을 알아보자.


“목적은 러즈의 행운 알아보기. 행운을 알아봐? 아니, 행운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보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혹시 행운을 파악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야 하나?”


시청자에게 물어봤다.


“혹시 특이한 종족이나 직업 알고 계신 거 있나요?”

-드래곤! 요툰! 기간테스!

-신화학자! 연금 궁수! 광대!

-서큐버스! 메두사! 코볼트!

-그런 거, 우리보다 형이 더 잘 알잖아?

“그렇죠.”


지금까지 채팅창에 나온 모든 종족을 부려 먹어봤다.


“하지만 저라도 모든 종족과 직업의 특징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라서.”


기억력 이전에 너무 많아서 무리다.


한 가지 추측을 해봤다.


“이벤트를 진행하려면 운과 관련된 능력을 지닌 종족이나 직업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운과 관련된 능력?

“행운을 보거나, 다룰 수 있는 종족이 있지 않을까요?”

-행운을 본다고?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하지만 그럴듯한데?

-있으면 대박이다. 행운을 다뤄?

-그럼 운이 좋은 괴물을 찾아볼까?

-그런 괴물도 있어요?


시청자도 적극적으로 추리에 동참했다.


-우렁각시는 어때? 내 친구가 전생에서 나라를 구한 사람만 고용할 수 있다고 하던데?

-날씨의 정령 그루아가흐! 미인 그루아가흐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들었습니다!

“음··· 우렁이랑 그루는 다른 의미일 겁니다. 기술 중에 물품 습득 확률 올려주는 기술이 있거든요. 그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거겠죠.”


-물총새 알키오네는? 신비하게 생겨서 행운이 있을 것 같잖아?

-외모 따지면 나방 팅커벨도 추천!

“예뻐서 추천한 건 아니죠?”

-예쁘다면 당연히 알브! 청순한 료스알프와 섹시한 서큐버스!

-퇴폐적인 뱀파이어도 놓칠 수 없죠.

-흥! 하여간 남자들이란!

“알브는 남성들도 모델 뺨치는 얼굴인데요?”

-···어쩔 수 없지, 가볼래요?


새침한 댓글에 웃음이 터졌다.


“알브를 보고 싶다면 어비스로 놀러 가세요. 잘생긴 미남들과 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죽으라는 말이구만.


6대 미궁 어비스.

고용하기 힘들고, 관리는 더욱 어려운 알브의 던전이다.


어비스에서 데이트하려면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그러고 보니 알브 중에서 눈 좋은 애들이 있었는데?”


기억을 떠올려 봤다.

외형은 인간과 비슷하지만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종족 알브.


알브는 크게 보면 다섯 종족으로 나뉜다.


낮의 료스알프

밤의 뱀파이어

잠의 서큐버스

별의 그라이아이

지하의 드베르그


“얘네 종족 특성이··· 나무가 지형 보정, 박쥐가 흡혈, 베개가 수면, 안경이 시야, 땅꼬마가 제작 보정.”

-베개는 뭐야?

-서큐버스 아냐?

-아, 크크크.

-안경은 누구죠?

-그라이아이네. 걔네는 종족 특성으로 원거리 기술의 방향이 보이잖아?

“아! 맞다, 그라이아이!”


신소율은 손뼉을 쳤다.


“걔네 기술 중에 투시가 있어요!”

-투시라면 설마 그거입니까? 옷 입고 있어도 알몸이 보이는 그?!

-여기 신고합니다! 내용은 성희롱!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나만 이런 생각한 건 아니잖아요?


채팅창에 잠시 긍정의 침묵이 흘렀다.


“하하하. 투시는 조건을 만족해야 배울 수 있는 기술이라서, 그라이아이 중에서도 보유한 애들이 몇 없습니다.”


신소율도 배운 적이 없어서 잘 모른다.


“설마 싶지만 투시로 행운도 보인다는 그런 전개는 아니겠지?”

-에이, 설마!

-그래, 무슨 게임도 아니고. 앗! 여기 게임이었지!

-별다른 힌트도 없는데, 한 번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신소율도 그렇게 생각했다.


“삼촌!”


때마침 신하나가 러즈가 뛰어왔다.


신소율이 볼일을 보는 동안 두 소녀는 협회를 구경했다.

나비는 보호자로 동행.


양팔로 조카를 번쩍 들어준 후 빙빙 돌리는 신소율에게 나비가 물었다.


“뭐 좀 찾았어?”

“어, 대충. 기분 좋아 보이네?”

“후후.”


나비가 양손을 허리에 올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공략자 D급 2등!”


공략 협회에는 랭킹 시스템이 있다.

플레이어들은 던전 공략이나 이벤트로 모험 경험을 쌓고, 협회는 그 성과에 따라 순위를 정한다.

시작 등급인 F에서 E, D를 걸쳐 C, B, A로 올라간다.


“몇 번이나 사망한 누구와는 다르게, 난 안 죽고 모험 경험을 쌓았잖아? 그래서 온 김에 등급 갱신을 했더니··· 글쎄!”


몇 번이나 사망한 누구 씨. 신소율은 하도 리셋해서 현재 모험 경험이 0이다.


하지만 나비는 예전 장일 남매와 던전 공략부터, 최근에는 인어공주 이벤트.

무엇보다 A급 던전인 해적 요새를 공략하면서 모험 경험을 폭발적으로 쌓았다.


“덕분에 F등급 31등에서 세상에! E등급을 건너뛰고 D급으로 수직 상승! 깔깔깔!”


그렇게 좋은지 이까지 보이며 웃는 나비.


정원이 100명인 B등급이나, 천 명인 C등급은 아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D등급 1위를 걸쳐 C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언니! 축하해요!

-나비 누님이 D급 공략자라니··· .

-부럽다! 난 아직도 E 2,342등인데.

-전 C급이었는데 리셋해서 다시 F등급임···.

-···힘내세요!


나비가 신소율을 봤다.


“아쉽지?”

“뭐가?”

“넌 리셋 안 했으면 A급까지 노려볼 만했잖아?”


불의 거인 수르트, 체내 던전 카리브디스, 바다 괴물의 서쪽 바다와 대해류 공포의 화신까지.

남들은 하나도 경험하기 힘든 이벤트와 모험을 신소율은 몰아서 겪었다.

당연히 그동안 얻은 모험 경험도 기겁할 수치!


“어쩌면 A급 1위까지 갔었을지도!”


자기 일이 아닌데도 나비는 아까웠다.

하지만 당사자는 태연하다.


“A급은 안 바라니까 키나 좀 컸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m만 커져라. 그래봤자 150cm지만.


“풋.”


아기가 인상을 쓰자 나비는 머리카락 몇 가닥 없는 남자친구를 들어 올렸다.


“우쭈쭈, 누나가 과자 사줄게.”

“초코 과자가 좋아. 아래에 있는 두 숙녀는 딸기 맛으로.”


[인어공주 구출 달성!]

이벤트 수준     650

공략자 레벨      9

수준 차이 가산점  641%


시간 가산점      29%

기여도 가산점    200%


기본 경험       300만÷99명

총 가산점      870%

획득 모험 경험     29.4만


[추가 보상]

구출한 공주 한 명당 세이렌 왕국 공적 +100,000


기본 공적       70만÷99명

총 가산점      870%

보상 2배 적용

획득 공적     137,171


현재 세이렌 왕국 공적 : 238,732


“???”


갑자기 눈앞에 글자들이 나열됐다.


떨떠름해하는 남자친구를 안고 있던 나비가 소리를 질렀다.


“소율아! 나 이벤트 달성 떴어!”

“너도?”


그런데 보상을 받은 게 두 사람만이 아니다.


왼편에서 게시판을 보던 두 청년이 갑자기 호들갑을 떨었다.


“오오! 미쳤다! 야, 이거 봐봐. 나 세이렌 공적 7천이나 얻었어!”

“진짜? 네가 왜? 아! 너 초우 시아 산하 해적단이지?”


초우 시아와 산하 해적단 플레이어들도 모험 경험과 공적을 획득했다.


“신소율, 지금 세이렌 왕국에 있나 보네?”

“엊그제 리셋하지 않았어?”

“환생한 후 바로 해적선으로 갔겠지. 모델 뺨치는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겠다, 나라도 바로 간다!”

“훗!”


대화를 들은 나비가 새침하게 웃으며 쳐다본다.

그 시선이 마치 ‘나처럼 모델 뺨치는 여자친구가 있는 걸 감사한 줄 알아!’라고 말하는 것 같아 신소율은 피식 웃었다.


그때 다른 청년이 말했다.


“하긴. 클라라 청순하지, 착하지, 한 남자만 바라보지! 진짜 부럽다!”


싸늘···.

웃고 있던 나비의 시선이 겨울바람으로 변해 신소율을 때린다.

눈만 웃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 신소율은 덜덜덜.


겨울 마녀가 차갑게 내뱉었다.


“뭐해? 모델 뺨치는 청순한 네레이드한테 안 가고.”

“이것도 내가 잘못한 거야?”

“흥!”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     *


미남 해적선을 해상에 정박해 놓은 클라라는 인어공주들과 함께 세이렌 왕국의 수도에 방문했다.


[안데르세]

등급 Z

주인 트라이튼

공략 조건 2개

보스 : 트라이튼

직위 : 세이렌 왕족

공략 횟수 0


아름다운 바닷속 도시를 지나, 보석 아쿠아마린으로 건축된 투명한 왕성에 입장.


출입문에서 근무 서는 가오리 근위병을 따라 성의 중심, 홀로 들어섰다.


“아버지!”


일곱 자매가 홀의 가운데에 앉아 있는 왕관을 쓴 인어, 세이렌 왕국의 왕 트라이튼에게 헤엄쳐 갔다.


[인어공주 구출 달성!]


클라라는 글자를 치웠다.

던전 부하는 던전 주인의 손과 발 같은 존재라서 주인을 대신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딸과 재회한 트라이튼이 온화한 표정으로 클라라를 바라봤다.


“고맙구나.”

“제가 아니라 내 사랑이 한 거예요.”

“그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해다오.”


인사가 끝나자 셋째 공주 아델라가 말했다.


“아버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클라라는 사실···.”


아델라는 클라라의 순수한 사랑을 약간의 로맨틱을 첨가해 이야기했다.


“흑.”

“훌쩍, 훌쩍.”


어찌나 이야기가 애절한지 홀에 모여 있던 세이렌 귀족과 청새치 기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버지, 저는 그 남자가 인어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구나.”


트라이튼은 신소율을 인정했다.


인어를 위해 물거품이 되다니!


그 사랑이 진실하다는 증거.

욕심 많은 인간 종족치고는 참 난 놈이다.


트라이튼이 클라라를 보며 물었다.


“원하는 걸 말해보거라.”

“내 사랑이 있는 육지로 가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인어, 육지로 갈 수 없죠.”

“인간이 되고 싶은 건가? 그건 위험하다. 굳이 인간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할 수-.”

“제가 인간이요?”


의아하다는 클라라의 표정에서, 자기가 지레짐작했다는 걸 깨달은 트라이튼은 헛기침했다.


“크흠! 기사단이 네가 육지를 여행할 수 있게 지켜줄 것이다.”


홀 왼편에 서 있는 청새치 기사단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애절한 네레이드의 사랑 이야기가 순진한 기사님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800레벨이 넘는, 그것도 30마리로 이루어진 청새치 기사단이라면 걸어 다니는 A급 던전!


엄청난 전력이지만 클라라는 거절했다.


“왕국을 지키는 고결한 분들을 제 개인 사정 때문에 움직일 수는 없어요.”


애초에 클라라와 인어공주들이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저는 내 사랑의 던전을 가지고 내 사랑을 만나고 싶어요.”

“음.”


고지식한 트라이튼도 드디어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해상 선박 던전인 미남 해적선이 육지로도 갈 수 있게 개조해 주세요!


이런 말이다.

세이렌의 왕이자 Z던전 주인인 트라이튼에게도 그건 어려운 요구지만···.


“좋다.”


트라이튼은 허락했다.


“넌 세이렌 왕국의 세계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테이아의 모든 바다는 이어져 있다는 클라라의 학설.


세이렌들이 비웃던 그 말을, 이 네레이드는 증명했다.


그전까지는 바다의 끝에 낭떠러지가 있다고 믿었기에 움츠려 있던 세이렌 왕국이, 지금은 활발하게 해역(영토) 확장을 일으키는 중이다.


“왕국에 공헌한 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


왕좌에서 일어난 트라이튼은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홀의 중심으로 바닷물이 뭉쳐져, 지름 50m에 달하는 물의 바퀴가 하나도 아니고, 여덟 개가 만들어졌다.


휙.

트라이튼이 손을 들자, 물의 바퀴들이 정문을 통해 밖으로 사라졌다.


몇 초 후 클라라 앞에 글자가 나열되었다.


[던전에 ‘바닷물의 바퀴’가 장착됐습니다.]


[바닷물의 바퀴]

내구도 100,000/100,000

바퀴가 건조해지면 1분마다 내구도가 1 줄어든다.

물에 담그면 1분마다 내구도를 1 회복한다.


클라라는 허락을 구하고 왕성을 나와 해상으로 올라갔다.

구경하고 싶다며 인어공주들도 따라왔다.


“어쩜!”

“너무 예쁘다!”


선박 양옆으로 4개씩 붙어 있는 물의 바퀴.

이제 미남 해적선은 바다만이 아니라 육지로도 진출할 수 있다.


“좋아! 빨리 타!”


첫째 공주 아티나의 말에 인어공주들이 잽싸게 배에 탑승했다.


“아버지가 눈치채기 전에 도망가자!”

“좋았어! 파도 생성!”

“파도 생성! 파도타기!”


목적을 이룬 공주들은 일사분란하게 배를 출발시켰다.


이대로 세이렌의 수도에 남아봤자 예전처럼 지루한 생활의 반복.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이번 납치 사건을 경험한 꽉 막힌 아버지가 허락할 리 없다.


그래서 공주들이 계획한 게 가출!


“아빠, 죄송해요!”

“세상 구경하고 올게!”

“선물로 멋진 남자를 데려올게요!”


일곱 자매는 떠나가는 배 위에서 바닷속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물론, 바닷속 궁전에 있는 트라이튼에게 딸들의 인사가 들릴 리 없었다.


그로부터 30분 후.


“······.”


한참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딸들을 찾아 해상으로 나온 트라이튼은, 텅 빈 바다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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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9월 첫째 주 (8) NEW 20시간 전 10 2 24쪽
110 9월 첫째 주 (7) NEW 23시간 전 10 2 15쪽
109 9월 첫째 주 (6) 24.09.18 14 2 13쪽
108 9월 첫째 주 (5) 24.09.18 13 2 12쪽
107 9월 첫째 주 (4) 24.09.17 17 2 14쪽
106 9월 첫째 주 (3) 24.09.17 12 2 14쪽
105 9월 첫째 주 (2) 24.09.17 12 2 15쪽
104 9월 첫째 주 (1) 24.09.17 15 2 12쪽
103 8월 넷째 주 (4) 24.09.17 17 2 18쪽
102 8월 넷째 주 (3) 24.09.17 1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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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8월 넷째 주 (1) 24.09.16 19 2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22 2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9 2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20 2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21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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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8월 첫째 주 (2) 24.09.14 19 2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5 2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3 2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3 2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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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7월 셋째 주 (6) 24.09.11 24 2 14쪽
» 7월 셋째 주 (5) 24.09.10 26 2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3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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