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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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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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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월 셋째 주 (2)

DUMMY

[지하 100층 입장!]

모험 경험 +100만


[레벨 업!]


“아!”


거꾸로 자라난 대형 나무들.

수백 m 아래의 땅, 101층.

100층과 101층을 잇는 거꾸로 폭포와 머리 위에 있는 거꾸로 천장 호수까지.


“거꾸로, 거꾸로! 모든 게 거꾸로야!”

“풉.”


남자친구의 웃음에 나비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여자친구가 삐지기 전에 신소율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비웃은 게 아니라 하나도 그렇게 말했거든. 아이처럼 귀엽다고 생각해서.”

“···흥.”


다행히 기분이 나쁘지 않은지 나비는 새침하게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사라졌다.


“?!”


땅도 안 보고 도도하게 걷더니만 발을 헛디뎌서 아래로 추락했다.


“낙하산 발동!”


다행히 뒤따라 뛰어내린 신소율이 곧장 나비를 잡은 후, 등에 멘 추락 방패의 낙하산을 펼쳤다.


펑!

낙하산이 펴지며 순간적으로 위로 상승.

그사이 사다코가 실 그림자를 퍼트려 두 사람을 나뭇가지 위로 끌어당겼다.


“소율아! 무서워! 무서웠어!”


나무를 밟고 나자 안심이 되는지 나비가 울먹였다.


“그래그래. 나도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무섭다.”

-형 반응속도 봤어?

-나비 떨어지자마자 쫓아가네!

-사랑의 힘이겠죠? 꺅! 로맨틱해!

-···할 말은 많은데 안 하겠습니다.

“윗분이 제 심정을 대신 말했네요.”


신소율은 낙하산을 접어 다시 방패로 만들었다.

원터치 형식이라 중앙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접힌다.


“가자.”


추락한 이후 아이처럼 손을 꼭 붙잡은 나비를 이끌고 나뭇가지를 걸었다.


신소율은 사다코에게 시선을 줬다.

그녀라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 충고했다.


“떨어질 것 같으면 나비 다리 잡고 버텨.”

“후후, 네.”

“‘네’라고 했어?!”


화들짝 놀란 나비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경계했다.


“여기서 공격당하면 답이 없겠다.”


공중전이라니!

비행 기술이 없는 침입자한테 너무 불리하다.


신소율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싸우면 답이 없지. 그래서 100층은 알브 안 와, 긴장 풀어.”


어비스의 분위기가 변하는 각 100층은 알브의 습격이 없다.


“우리를 발견해도 신경 안 써. 물론 이쪽이 먼저 공격하면 얄짤없지만.”


100, 200, 300층.

각 100단위 층에는 알브 도시가 있다.


도시 안에 있는 알브는 적게 잡아도 수천 명.

싸운다면 침입자는 당연히 전멸이다.


그걸 알기에 어비스의 던전 주인은 100단위 층을 비전투 구역으로 설정했고.


나비는 사다코를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역시 사다코! 같은 미궁인 용의 쉼터를 방목한 누구누구 씨하고는 딴판이야!”

“진짜, 용의 쉼터 주인이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


남자친구가 뻔뻔하게 받아치자 나비는 할 말을 잃었다.


“후후후.”


사다코는 다시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얼마 걷지 않아 거꾸로 나무 도시가 나타났다.


“소율아, 진짜 들어갈 거야?”


나무 기둥 창문으로 보이는 알브만 수백 명.

보스급으로 보이는 알브도 간간이 보였다.


그나마 사다코의 인형이 있으니까 만약의 사태에는 어찌어찌 도망갈 수···.


“잠깐! 오히려 더 위험한 거 아냐? 동족을 인형으로 만들었다고 화를 내면 어떻게?”

“그럼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야지.”


진심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하며 신소율은 도시로 들어갔다.

나비는 불안했지만 어비스의 전 주인. 사다코가 들어가는 걸 보고 안심하며 뒤따라 걸었다.


-여기가 태양도시구나!

-대박이다! 꿈결 마녀, 악몽 기사, 백작 뱀파이어까지! 고위 알브가 한가득이야!

-꺅! 꺅! 하나같이 너무 잘생겼다!

-료스알프 오빠! 사랑해요!


공개된 적이 없는 어비스의 핵심 구역. 태양도시가 처음으로 방송을 타자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그동안 많은 플레이어가 100층을 지나쳐 200층까지 내려갔지만, 태양도시로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


알브가 가득한 도시.

리셋의 위험이 너무 커 접근을 꺼렸으니까.


그런데 신소율은 대담하게 태양도시의 도로 중앙을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다.


-허허허. 난 저기 죽어도 못 갈 듯.

-당연하죠! 공격하지 않는다고 해도 700, 800레벨이 넘는 알브 사이를 걷는다니! 보통 배짱으로는 못 합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알브들이 하나같이 잘생겨서, 저 옆에 서 있을 자신이 없어. 나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 것 같아.

-······.


알브의 잘생김에 시청자들이 기죽은 사이, 신소율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포장마차를 찾았다.


“인간 남자다! 하나가 말한 삼촌인가 봐!”

“저기 뒤에 있는 인간 여자 좀 봐! 지하 여왕님과 같은 인형사래!”

“진짜 인형사야? 여왕님과 같은?”


신소율의 말대로 거리의 알브들은 공격하지 않고 구경하기만 했다.

다만 구경꾼 숫자가 조금 많다. 세 자릿수.


신소율은 여자친구가 긴장하지 않을까 싶어 쳐다봤는데···.


“흥!”


아까 두려워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허리를 활짝 편 채 걷고 있다.


“의외네, 안 무서워?”

“응. 오히려 열 받는데? 잘생기고 예쁜 것들이 대놓고 쳐다보니까 날 평가하는 것 같아서.”

“그놈의 성격 참.”


신소율은 여자친구의 손등에 입술을 댔다.


쪽.

“이 중에서 네가 제일 예뻐.”

“흥! 당연한 말을.”


여자친구의 도도한 답변에 신소율은 싱글벙글.

진짜 누구 여자친구인데 이렇게 예쁘냐?


-야! 야!

-누가 손잡으래!


채팅창에 잠시 폭언과 욕설이 쏟아졌지만, 그쪽으로 고개도 안 돌렸다.


얼마 걷지 않아 조카가 말했던 포장마차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포장마차 주인이 희미한 미소로 반겼다.


“네가 삼촌인가.”

“어, 우리 막둥이들은?”

“늦었군. 세 아이라면 별빛 도시로 갔다.”

“뭣이여?!”


포장마차 주인은 경악한 신소율에게 설명했다.


“일주일 뒤에 별빛 도시에서 아이돌 오디션이 열린다. 세 아이는 오디션에 참가하는 인큐버스를 따라 별빛 도시로 갔고.”


-던전에서 오디션도 열려?

-꺅! 미남 알브 오빠들의 오디션이라니!

-리셋해도 좋으니까 보고 싶다!

“······.”


채팅창의 흥분과 달리 신소율은 허무함에 그저 멍···.


신소율 뒤에 있던 사다코는 포장마차 주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헬라.”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포장마차 주인은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


사다코를 본 포장마차 주인은 잠시 말을 잃었다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눈으로 물었다.


“인형사, 당신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

“사다코.”

“외형만이 아니라 이름까지 닮았구나. 나의 여왕과.”


포장마차 주인과 사다코가 추억에 빠지는 동안, 나비는 남친의 어깨를 마구 흔들었다.


“소율아, 어떡할 거야? 우리 설마 200층까지 내려가?”


100층까지 내려오려고 이 고생을 했는데, 이제 200층까지 가자고?


“흐흐흐!”


남자친구의 입에서 돌연 웃음이 터져 나오자, 나비는 깜짝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내가 너무 정직하게 내려왔어. 이제 삐뚤어질 테다!”

“여기서 더?”

-여기서 더?


나비와 시청자들이 어이가 없어 반문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말!


그러거나 말거나 신소율은 포장마차 의자에 앉으며 소리쳤다.


“좋아! 밥 먹고, 푹 쉬고 내일 출발하자! 아저씨! 여기 치즈김밥하고 떡볶이! 어묵 국물 추가요!”


     *     *


신하나와 러즈를 태운 소심한 빗자루가 잔디 위를 날아간다.


“붕붕, 아기차가 나가요.”

“붕붕, 나가요!”


티아마트가 엄마 노래를 따라 부르며 주위를 빙그르르 돈다.

며칠 전 프로젠의 무대를 보고 나서부터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게 늘었다.


“프로젠 오빠.”

“고마워요, 러즈 양.”


러즈가 건넨 샌드위치를 받은 프로젠은 음식 광고를 찍는 것처럼 멋진 포즈로 빵을 우물거렸다.


얼마 날지 않아 작은 호수에 도착했다.


“내려갈까요?”

“네!”


인큐버스가 먼저 호수 안으로 들어가고, 두 소녀를 태운 빗자루와 아기용도 안으로 풍덩했다.


“안녕!”


휙휙.

은색 송사리와 붉은 붕어가 신하나의 인사에 반대편으로 헤엄쳤다.

정확하게는 신하나 뒤에서 입을 떡 벌린 티아마트를 보고 도망가는 중이다.


“하나야, 저쪽이야.”


러즈가 호수 바닥에 누운 현관문을 발견하고 알려줬다.

빗자루가 현관문 쪽으로 향한다.


똑똑.

예의 바르게 문을 두들긴 후 활짝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낮은 언덕과 글자가 소녀를 반겼다.


[지하 200층 입장!]

모험 경험 +200만


호수를 지나 도착한 200층은 두 소녀가 생각지도 못한 세계였다.


백설기처럼 하얗고 네모난 물건이 들판 여기저기에 가득하다.

8살 러즈는 물론, 4살 하나도 잘 아는 물건이다.


“침대다!”


신하나의 집에도 있는 푹신푹신한 침대가 200층에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 보게? 나도 어릴 때 친구들과 세 본 적이 있는데, 결국 포기했지.”


들판 위, 언덕 아래, 나무 옆에, 심지어 호수 위에도 침대가 떠 있다!


“온 세상이 침대야!”


신기한 광경에 신하나는 빗자루에서 내려 언덕 아래에 있는 침대에 올라갔다.

신하나와 러즈. 아기용이 함께 뒹굴 정도로 넓다.


“언니, 저기도 가보자!”


나무 옆 침대는 특이하게 소파처럼 ‘ㄴ’ 모양이다.

빗자루 위에서 뛰어 내리자 1m나 붕 떴다.


그리고 10걸음도 걷지 않아서 또 침대가 있다.

이번 건 벽처럼 그냥 세워놓은 형태.


“몸통 박치기!”


펑!

티아마트가 달려들어도 그대로 튕겨 나올 정도의 신축성!


작은 호수 위에는 침대 다섯 개가 꽃잎처럼 둥글게 떠 있어, 점프로 옮겨갈 수도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침대 위를 뛰어다니다, 신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침대 앞에 도착했다.


“우아!”


침대 위에 옷가게, 보석가게, 음식점, 여관이 있다.

이걸 침대라고 불러도 되는지 의아한 크기!


여기가 바로 잠과 꿈의 알브들이 세운 도시.


“달빛도시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프로젠이 손님을 안내했다.


“들어가자.”


     *     *


태양도시도 그랬지만 달빛도시 또한 의외의 방문객들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인간의 아이다!”

“놀라워! 태양도시에 머문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우리 도시는 무슨 일일까?”


신하나는 프로젠을 봤다.


“사람이 많아요!”


사람이 아니라 알브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신하나의 질문 공세에 몇 번 시달렸던 프로젠은 굳이 수정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아이돌, 걸그룹 오디션이 열리거든.”

“오디션! 프로젠 오빠가 춤춘다고 했어요!”

“다행이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솔직히 중간부터 이벤트가 소풍으로 바뀐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저기 돈가스 식당에서 밥 먹고 있어. 나는 기획사에 가서 등록하고 올게.”

“네!”




돈가스와 우동을 먹고 있는데 프로젠이 돌아왔다.


“등록하고 왔어.”

“언제 춤춰요?”


그래도 매니저란 자각은 있는지 동생 돈가스를 썰어주며 러즈가 물었다.


“1차 예선은 1시간 후에. 궁금하면 오디션 일정을 말해줄까?”

“네.”


매니저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지만, 프로젠은 두 아이에게 그런 건 안 바랬다.


신하나와 러즈는 프로젠에게 네잎클로버 같은 존재.

연예인의 가족인 인간 아이와 함께하면 자기도 연예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다.


아이돌과 걸그룹은 인큐버스와 서큐버스의 최고 인기 직위.

매달 어비스에서 수백이 넘는 알브들이 아이돌에 도전하지만, 그중 데뷔를 하는 건 고작 5명!


다섯 번째 도전 중인 프로젠은 수능을 보는 응시생처럼 사소한 미신에 매달릴 정도로 간절했다.


“무대는 총 4번이야. 예선 2번, 본선 2번.”


먼저 오늘 1차 예선을 본 후, 이틀 후 2차 예선을 본다.


“두 무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40명이 본선으로 진출해.”


본선도 두 번의 무대를 보인다.

다만 예선과는 조금 다르다.


“예선은 심사위원만 평가하지만, 본선은 무대를 구경하러 온 관객들도 점수를 줄 수 있어.”


본선 두 개 무대의 합산으로 점수를 매기며, 그중 1위에서 5위만···.


“아이돌이 될 수 있지! 이번에는 반드시!”


프로젠은 의지를 다지며 매니저들을 봤다.

옆에서 뭐라고 떠들든 돈가스를 꼭꼭 씹어먹는 신하나와 그 옆에서 접시를 핥고 있는 티아마트.

그래도 언니라고 러즈가 돈가스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서 프로젠에게 건넸다.


“아!”

“···냠.”


그래, 먹는 게 남는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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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9월 첫째 주 (6) 24.09.18 14 2 13쪽
108 9월 첫째 주 (5) 24.09.18 13 2 12쪽
107 9월 첫째 주 (4) 24.09.17 17 2 14쪽
106 9월 첫째 주 (3) 24.09.17 12 2 14쪽
105 9월 첫째 주 (2) 24.09.17 12 2 15쪽
104 9월 첫째 주 (1) 24.09.17 15 2 12쪽
103 8월 넷째 주 (4) 24.09.17 17 2 18쪽
102 8월 넷째 주 (3) 24.09.17 15 2 14쪽
101 8월 넷째 주 (2) 24.09.16 21 2 16쪽
100 8월 넷째 주 (1) 24.09.16 19 2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22 2 16쪽
» 8월 셋째 주 (2) 24.09.16 19 2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20 2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20 2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9 2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20 2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9 2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4 2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2 2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2 2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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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7월 셋째 주 (6) 24.09.11 23 2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5 2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3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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