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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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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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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7월 넷째 주 (2)

DUMMY

“안녕하십니까! 형님!”


신소율은 허리를 직각으로 만들며 우렁차게 인사했다.


-와, 진짜 망설임이 없네!

-자세 10! 타이밍 10! 예술 점수 10!

-올해 최고의 아부를 보인 모범 직장인상 수상.

“음! 막내아우!”


장이도 저벅저벅 걸어와 신소율을 와락 안아줬다.


“막내아우, 오랜만이군!”

“장이 형님,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냈지. 가세, 큰형님과 아우들은 마을회관에 있네.”

“마을회관이요?”


던전에 그런 건축물도 있나? 생각하는데, 장이가 먼저 등장한 실버백에게 말했다.


“칠돌아, 새참 먹고 마저 추수하자 구나.”


실버백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사 남매의 던전 부하인가 보다.


장이는 황금 논 사이로 신소율을 이끌었다.


“장이 형님! 이 벼들, 설마 형님들 논입니까?”


설마 했다.

아직 던전 정보가 뜨지 않았으니 이 논은 던전이 아니다.

그런데 던전 부하는 여기까지 나와 있고.


“이 근방에 추수할 준비가 된 논은 우리가 심은 거지.”


입이 쩍 벌어졌다.


러즈가 황금 바다로 착각할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논.

대충 봐도 D등급 던전보다 넓어 보이는데, 이 모든 논이 형님들 거라고?


“이거 추수하면 쌀이 몇 포대지?”


시스템 상점에 팔면 던전 점수가 수천만 원은 나오겠다.


신소율은 즉각 소리쳤다.


“존경합니다, 형님!”


잘 보여야겠다.


     *     *


장이를 따라 도착한 곳은 황금 논의 중앙.

학교 대강당으로 보이는 건물의 앞마당이다.


공터 겸 마당에는 넓은 평상이 있었는데, 그 위에 사람들이 모여 수박과 참외를 먹고 있다.


“형님, 막내아우가 왔습니다.”


평상에 누워있던 장일과 수박을 먹던 장삼. 참외를 깎고 있는 장순이 벌떡 일어났다.


“으하하, 막내야.”

“장일 형님, 잘 지내셨습니까! 이야, 더 남자다워지셨습니다!”

“호호, 첫째 동생도 왔네.”

“장순 언니! 세상에 그 반지 너무 예쁘다!”


-만나자마자 아부와 칭찬이 동시에!

-어디 사회생활 학원이라도 다니셨나?

“······.”


사다코는 두 사람의 완벽한 사회생활에 말을 잃었다.


“소율 아우.”

“장삼 형님! 보고 싶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어디 두고 왔나?”

“······.”


인사 대신 정수리를 가리키는 장삼의 손가락에 신소율은 침묵.


“호호, 거기 서 있지 말고 다들 여기로 올라오렴.”


신소율의 울적한 표정을 본 장순이 분위기를 환기했다.


장일이 막내의 어깨를 툭 쳤다.


“마, 저 처자는 누구고?”

“사다코라고 제 동료입니다. 아, 참고로 30대입니다.”

“안녕하세요.”


사다코는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낯설다.


신소율이 대신 크게 말했다.


“착한 만큼 부끄러움이 많습니다.”

“마! 설마 애인··· 으흠.”


장일은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렸다.

장순과 나비가 째려보고 있다.


눈치 없는 큰오빠에게 눈치를 안겨 준 장순은 러즈를 바라보았다.


“호호, 꼬마 아가씨는 누구?”

“러즈에요, 안녕하세요.”

“제 누나 겸 딸이죠.”


대체 어떤 관계가 그럴 수 있는지 사 남매는 진지하게 고민했고, 신소율은 말을 돌렸다.


“근데 형님들. 던전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겁니까?”


나비와 사다코는 물론, 아까부터 시청자들도 왜 던전 정보가 안 보이는지 의아했다.


“모르겠나, 막내아우? 저기일세.”


장이가 가리킨 건 대강당으로 보이는 건물.


“확실히. 이 주변에 제대로 된 건축물은 저기뿐이지만.”


신소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회관]

등급 F

주인 장순

공략 조건 3개

대결 : 실버백과 씨름 승리(1회)

대결 : 미노타우로스와 팔씨름

대결 : 나티와 줄다리기 승리

공략 횟수 123,712


“와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마을회관 주변에는 D던전 넓이의 황금 논이 있는데, 정작 마을회관은 F!


거기다 마을회관 안에 장일보다 큰 덩치들이 모여 있었다.


걸어 다니는 황소, 미노타우로스가 제일 먼저 신소율을 발견하고 물었다.


“대결하러 오셨소?”

“아니, 놀러 왔는데?”


아까 본 실버백도 있고, 곰처럼 배가 나온 나티도 보인다.

신소율을 발견한 짐승 종족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어떤 승부를 원하시오?”

“누구와 싸우고 싶으신가?”

“놀러 왔다고!”


위험하다 싶어 신소율은 잽싸게 회관을 나왔다.


“소율아, 왜 이렇게 금방 나와? 엄마얏!”


조금 늦게 걸어오던 나비가 마을회관을 나서는 미노타우로스와 나티를 보고 깜짝!


새로운 침입자를 본 짐승 보스들이 나비를 보며 물었다.


“누구와 싸우고 싶소?”

“어떤 승부를 원하십니까?”

“돌쇠야, 개똥아. 그 아이는 우리 손님이다.”


장이의 말에 돌쇠 나티와 개똥이 미노타우로스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실례했습니다, 아씨.”


개똥이가 장일을 본다.


“큰 어른. 쉬었으니 마저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마, 쉬엄쉬엄해라.”

“네, 어르신.”


돌쇠와 개똥이를 비롯한 짐승 종족들이 마당 한편에 놓인 농기구를 들고 황금 논으로 걸어갔다.


괭이와 쟁기를 어깨에 멘 미노타우르스의 뒷모습을 보고 신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익숙한 뒤태. 한 30년은 농사만 지어온 농부를 보는 것 같군!”

-전투력 상위 레벨로 유명한 미노타우르스가 농사를 짓네!

“심지어 보스도 열 명이 넘죠.”


돌쇠와 개똥이는 물론, 마을회관에 있던 녀석들 모두 말을 했었다.


나비는 비명을 질렀다.


“거짓말! 장순 언니! 저 애들 전부 보스에요?”

“대장 말하는 거지? 맞아! 개똥이와 돌쇠는 말할 줄 알아서 편해.”

“나 C던전인데! 내 던전보다 보스가 많아!”


나비의 좌절과 함께 채팅창도 시끄러워졌다.


-믿을 수가 없다··· F던전인데 보스가 10마리? 이게 말이 됩니까?

-대체 어떻게 한 걸까요?

-물어봐 주세요!

“그럴 필요가 있나 싶지만.”


시청자한테 여러 번 말한 적 있는데 기억 못 하나 보다.


신소율은 형님들을 봤다.


“형님들, 러즈가 황금 논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마, 아이들은 뛰어다녀야지.”

“호호, 공주님이 답답했구나.”


장순이 일어나 러즈의 작은 손을 잡았다.

장이도 일어났다.


“일터에 돌아갈 시간이군. 장순아, 네가 얘들을 안내해라.”

“맡겨둬, 둘째 오빠!”


     *     *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황금 논을 걸어간다.


추수가 한창인지 실버백, 나티, 미노타우로스들이 허리를 숙여 낫으로 벼를 베고 있다.


농사짓는 짐승이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는 러즈에게 장순이 말했다.


“호호, 우리 마을의 아침은 우렁찬 가훈으로 시작한단다.”

“가훈이 뭐예요?”


러즈의 질문에 장순이 농부들을 보며 소리쳤다.


“우리의 가훈!”


농부들이 일제히 허리를 펴고 우렁차게 외쳤다.


“농업이 발달해야 나라가 부강하다!”

“······!”


그 기세에 러즈는 깜짝! 신소율은 황당. 나비는 부끄러움. 사다코는 미소를 지었다.


-악! 역대급이다. 우리의 가훈이래, 크크크!

-오늘부로 우리 던전 가훈도 저거임!

-새치기 마세요! 우리 던전이 먼저입니다!

-나 참, 원조 족발 던전도 아니고.


장순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호호, 사람도 괴물도 밥을 먹고 살아가잖니? 그러니까 농업이야말로 나라의 근간이지.”

-제 아버지가 50년 전쯤에 저렇게 말씀하시고는 했는데··· 그립군요.

-50년 전이라면 윗분 연세가?!


채팅창에 잠시 미스터리가 지나갔다.


장순이 벼를 쓰다듬는다.


“낟알 하나하나에는 농부의 정성이 들어가 있단다.”

“장순 누님, 저 녀석들 농사 잘합니까?”

“그럼! 실버백은 성실하지! 나티는 힘이 좋지! 특히 미노타우로스가 한 번 쟁기질은 하면 논에 윤기가!”


얘네, 정말 소처럼 일했나 보다.


“어?”


농부들이 지나간 자리.

벼가 베어져 훤히 드러난 논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나비가 목소리를 높였다.


“장순 언니! 저기 사티로스도 던전 부하에요?”


걸어 다니는 염소처럼 털이 풍성한 사티로스.

짐승 종족 중에서 달토끼와 맞먹는 약체 종족이다.


나티와 미노타우로스가 있는 던전에 사티로스가 필요한가 싶어 물어본 건데, 장순이 흔쾌히 대답했다.


“그럼! 점순아!”

“네, 마님!”


머리에 리본을 단 사티로스 하나가 곧장 대답하며 부지런히 이쪽으로 걸어왔다.


-얘도 보스였누?

-아니, 대체 보스가 몇 마리야···?

-꺅! 핑크 리본 귀여워!


“마님! 마침 잘 오셨어요! 지금 막 빚은 막걸리에요!”


술을 빚는 양조업자 직업을 가진 사티로스 보스 점순이가 술그릇을 내밀었다.


“둘째 동생, 마셔봐.”


신소율은 점순이 내민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켰다.


“꿀꺽꿀꺽. 오! 맛있다!”


일반적으로 술은 빚고 나서 술이 발효될 시간이 필요하지만,


“호호, 이 아이들 손이 어찌나 야무진지! 술을 빚으면 약술이 된단다.”


양조업자 직업은 술, 사이다, 음료에 부가 효과가 있다.


장순이 점순에게 말했다.


“저녁까지는 시간이 제법 있으니, 새참으로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렴.”

“네, 마님!”


신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단한 농사에 새참이 빠질 수 없죠. 역시 누님이십니다!”

“그럼! 농부에게 막걸리는 필수지.”


그 뒤에도 드넓은 황금 논을 여기저기 둘러봤다.


바다는 무리지만 작은 호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논은 넓었고, 거기서 일하고 있는 던전 부하들은 더 많았다.

F던전에 600명이 넘는 던전 부하들이 있을 정도니까!


신소율은 개인 카메라를 봤다.


“이제 아셨죠?”

-뭘?

“기억 안 나면 됐습니다.”


F던전에 보스가 열둘.


달토끼와 라쿤 보스가 30을 넘어가는 신소율의 시골 던전만큼은 아니지만,

마을회관이 두 달 된 던전인 걸 생각하면 부하들의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다.


“종족이 100명이 넘기에 인구수 효과 적용. 밥을 굶을 일이 없고, 잘 곳도 있으니 마을 성장 효과까지 적용하고.”


여기에 팔씨름과 줄다리기.


“마을회관의 공략 조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던전에는 목숨이 위험한 전투가 없죠.”


사망률이 낮다는 건 던전 부하가 오래 산다는, 수명이 높다는 말이다.


“수명과 성장 확률은 정비례하고요.”


오래 살수록 보스가 될 확률은 높아진다.


“이게 농사 던전의 매력이죠. 알고 하신 건 아니겠지만.”


그건 확실하다.


     *     *


마을회관으로 돌아오자 사티로스들이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보람찬 하루를 끝마친 미노타우로스, 나티, 실버백 농부들도 쉼터 주변으로 복귀하고 있다.


곧이어 구수한 냄새와 함께 된장찌개와 김치전. 돼지 수육이 회관 앞에 차려졌다.


“자, 들자.”


동치미 국물을 한입 떠먹으며 장일이 물었다.


“막내야, 요괴 만나러 간다고?”

“네! 그런데 평범한 곳이 아니라 용이 나왔던 곳처럼 거대한 던전이라서 형님들을 모시고 싶어 들렸습니다.”


형님들 성격이라면 Y등급이든 6대 미궁이든 꺼리지 않겠지만···.


“마, 일이 한창이라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

“역시 그렇죠?”


농부들이 종일 일했는데도 찰랑찰랑한 벼가 아직도 절반 이상 남았다.

벼를 벤 후에는 쌀알을 터는 탈곡도 있고.


-농번기 시골은 바쁘지.

“마, 그래도 우리 생각해서 찾아왔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지. 둘째하고 셋째가 막내랑 같이 갔다 와라.”


신소율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형님! 농번기인 걸 뻔히 아는데, 도와드리지 못할망정 일손을 뺏을 수 있나요!”


평소에는 보기 힘든 예의 바른 자세와 말투로 신소율은 거절했다.


사 남매들은 ‘요즘 세상에 보기 힘든 참한 청년’이라며 흐뭇하게 웃었고,

나비와 시청자들은 어떻게 저런 말이 곧장 나오는지 어이가 없었다.


장이가 물었다.


“막내아우, 일손 말고 필요한 건 없는가?”

“동료를 지키기 위해서 방패병으로 전직할 생각인데, 쓸 만한 방어구를 빌릴 수 있을까요?”


사 남매의 성격이라면 거절해도 맨손으로 보내지 않겠지.


그래서 형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받기로 했다.

473레벨 방패병 직업인 장이라면 좋은 방어구도 많을 테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방에 서겠다니! 남자답군!”


장이는 크게 기뻐하며 주머니에서 방패를 세 개나 꺼냈다.


[추락 방패]

물리 공격력 232 (레벨*2)

마법 방어력 69.6 (레벨*0.6)

내구도 23,000/23,000

버튼을 누르면 낙하산이 펼쳐진다.


[이빨 방패]

물리 공격력 232 (레벨*2)

물리 방어력 69.6 (레벨*0.6)

내구도 23,000/23,000

버튼을 누르면 방패 테두리에 116cm (레벨) 칼날 8개가 솟아난다.


[갑옷 방패]

물리 공격력 232 (레벨*2)

물리 방어력 69.6 (레벨*0.6)

내구도 23,000/23,000

버튼을 누르면 신체 부위에 장착된다.

직업 방패병 전용


-추락, 이빨, 갑옷? 시스템 상점에 저런 것도 팔아?

-아니, 안 팔아요. 저거 다 수제품인 듯.

-대장장이가 만들었다고?


검, 창, 방패 같은 철제 장비를 만드는 직업 대장장이.


만들기를 좋아하고, 손재주가 좋은 금손들이 선택하는 생활 직업이다.

다만 플레이어 대장장이의 작품 중에는 엉뚱한 것도 많다.


-방패에 웬 낙하산?

-신체에 장착한다는 거 또 뭔데? 아이언맨이야?

-그래도 재밌어 보이잖아! 시스템 상점에서 파는 것들은 다 실용적이라 종류가 몇 개 없는데!


“장이 형님, 이 방패는 어떻게 얻으신 겁니까?”

“마을회관에 종종 오는 친구들이 있지. 매번 막걸리를 얻어먹기 미안하다며 이렇게 주고 가더군.”

-막걸릿값으로 방패를!

-어르신들은 씀씀이가 정말 크네요!

“깨끗하게 쓰고 돌려드리겠습니다.”

“돌려주지 않아도 되네.”

“감사합니다! 형님!”


통이 큰 형님들 배포에 허리를 직각으로 숙였다.


갑옷 방패는 주머니에 넣고, 다른 방패는 등에 멨다.

갑옷 방패는 온몸을 가릴 정도로 큰 직사각형이라서 움직이는 데 불편했다.

다른 방패는 가슴을 가릴 정도의 동그란 크기라 메기 편하다.


다시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는데, 사 남매와 던전 부하들이 갑자기 서쪽 하늘을 올려다봤다.


신소율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가,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체를 발견했다.


“하르피아이잖아?”


청소년 체형에 참새 날개가 달린 비행 종족 하르피아이.

줄여서 하피가 이동하고 있다.


“100마리가 넘는 것 같네? 단체로 어디 가는 거지?”

“여기로 오고 있다.”


장삼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던전 부하들도 밥그릇을 내려놨다.


“전투 대형!”


장삼의 외침에 회관 앞에서 식사하던 짐승들이 황금 논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동시에 논까지 날아온 하르피아이들은 날개를 접고 하강했다.


“짹짹.”

“쩝쩝.”


황금 논에 착륙한 하피들은 부지런히 벼의 껍질을 까서, 안에 있는 쌀을 부리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다 나티가 나타나면 쳐다보지도 않고 곧장 공중으로 날아갔다.


미노타우로스와 실버백이 부지런히 논을 뛰어다니며 쫓아내고 있지만, 효율은 글쎄···.


공중으로 상승한 하피는 하늘을 날아다니다, 던전 부하들이 없는 곳으로 다시 내려와 쌀을 골라 먹고 있다.

황금 논 곳곳에서 비슷한 장면이 일어나는 중이다.


휙, 휙.

사티로스 새총 궁수가 하늘에 돌을 쏘아보지만, 숫자도 적고, 애초에 사티로스의 공격력이라고 해 봤자 달토끼와 친구 할 수준.


하피는 대충 피한 후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이놈들! 농부의 피땀 어린 곡식을!”


화가 난 장일과 장이. 장삼도 달려들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신소율은 솔직히 감탄했다.


“식사하려고 던전을 터는 비행 종족이라니··· 이런 침입자는 나도 처음 보네.”


테이아 5년 차인 신소율한테도 신선한 목적의 침입자다.


-대규모 농사 던전의 단점인가!

“나비, 사다코.”


신소율처럼 황당해하던 두 사람은 뒤늦게 지팡이와 실 그림자를 뽑아냈다.


“물풍선!”

펑!

“짹!”


654레벨에 달하는 물 마법사의 마법에 얻어맞은 하피 수십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추락했다.


“짹짹?!”


퍽퍽, 퍽퍽.

사다코의 실 그림자에 잡힌 하피 기병은, 감정이 실린 나티의 어퍼컷에 맞고 차례대로 기절.


후드득후드득!

“······!”


위험을 감지했는지 하피들이 일제히 날아오른 후 도망갔다.


[계산표 1회]

입장 112명        +112

처치 0명

공략 0명

침입자가 소비한 시간    +4,032

침입자가 받은 피해량    +4,480


주민 하르피아이43 포획 +10,000

주민 하르피아이46 포획 +10,000

    :


공략대 레벨 보정    +216%


획득 점수       280,051


성장한 부하 3명

분실한 물품 784개


장순은 글자를 치우며 웃었다.


“동생들! 고마워.”


평소보다 못된 새들을 일찍 쫓아내서 쌀(분실한 물품)의 피해가 적다.


하피를 34마리나 추락시킨 나비가 물었다.


“언니, 쟤네들은 뭐예요?”

“못된 새들이지! 추수철만 되면 아까운 곡식을 먹어 치운다니까!”

“아니! 어디 던전이길래 건방지게 언니의 쌀을 훔쳐먹어!”


나비의 분노 가득한 목소리에 장순은 의아했다.


“던전? 인근에서 살아가는 새가 아니고?”

“그러기에는 수가 너무 많지 않아요? 소율아!”

“던전 소속일 거야. 하피는 텃새라 한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니까.”


비행 종족은 날개를 보면 어떤 새인지 구분할 수 있다.

하피는 참새처럼 한 던전에 머물며 살아가는 텃새다.


“세상에!”


장순은 눈을 크게 떴다.

지금까지는 날아가던 새들이 지나가는 길에 들린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둥지가 있었을 줄이야!


“그럼 그 둥지를 찾으면 못된 참새를 박멸할 수 있어?”

“다 잡는 건 어렵죠. 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던전 부하들은 사망 확률이 있어 한 번 쓰러트린다고 반드시 죽는 건 아니다.

그래도 숫자를 줄이면 피해도 줄어들 테니 시도해 볼 만하다.


“오빠한테 말해야겠다!”


마침 삼 형제가 돌아와 하피 포로 8마리를 마당에 던졌다.


“오빠들.”


장순은 동생들과 한 대화를 들려줬다.


“마, 괘씸한 참새 둥지가 근처에 있다고?”

“찾아볼까요?”


장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장일 형님, 소 한 마리만 데려가겠습니다.”

“마, 개똥아.”


신소율은 미노타우로스 개똥이 목에 올라타고 황금 논을 나섰다.


“이랴, 일단 서쪽으로 가자.”


해가 지는 서쪽에서 날아왔고, 도망도 서쪽으로 갔다.


“던전 주인이 없다면 서쪽이 확실하겠죠.”


주인 없는 던전에서 하피들이 배를 채우려고 움직였다면, 던전은 100% 서쪽에 있다.


-주인이 있으면?

“던전 주인이 있다면 빙 돌아왔을 가능성이 높죠.”


하피에게 던전 주인이 있고, 하피 식량(던전 점수)이 아까웠던 주인이 일부로 황금 논에서 무전취식을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던전 주인이 시켰다면 하피들이 정직하게 일직선으로 왔을 리 없다.


“범행 현장에 복잡하게 가는 게 범인의 심리니까!”

-추리물 찍냐?

-그럴 가능성이 높지.

-신소율 씨는 어떻게 저렇게 범인의 심정을 잘 알까요?

-그놈이 그놈이라서 그래.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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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8월 셋째 주 (2) 24.09.16 19 2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20 2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20 2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9 2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20 2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9 2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4 2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2 2 13쪽
» 7월 넷째 주 (2) 24.09.12 23 2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5 2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5 2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3 2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5 2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31 2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7 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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