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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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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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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8월 넷째 주 (4)

DUMMY

위이잉, 위이잉.

스마트폰을 든 김소혜는 한숨을 쉬었다.


“난리 났네.”


어린이집에 들러 조카를 데리고 남자친구 집에 도착한 지 겨우 16분.

그 짧은 사이에 그녀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첫 전화는 공항에 있다가 소식을 접한 매니저 언니.


“야! 얌전히 돌아가랬지. 누가 길 한복판에서 드라마 찍으래!”

“언니, 미안!”


기획사 실장님한테 한 소리 들었는지 화가 잔뜩 난 매니저 언니를 달래자, 이번에는 기획사의 보스인 실장님 전화가 왔다.


“소혜 씨, 지금 누구랑 있어?”

“소율 씨랑 있는데요?”

“······.”


잠깐 말은 잃은 실장은 어설프게 사귀냐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우리 쪽에서 어떻게 대응할까? 연기 연습이었다고 넘어갈래?”


지금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는 김소혜와 신소율의 다정한 모습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동영상은 또 언제 찍었대? 믿어줄 리도 없는데, 그냥 밝히죠. 요새 공개 연애하는 사람도 많은데.”

“괜찮겠어? 이미지 깎일 텐데?”


여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물론 김소혜는 연기력이 뛰어나서 큰 문제는 없겠지만.


“괜찮아요. 저런 거 보이고 숨기면 그게 별로죠.”

“알았어, 그렇게 발표할게. 그리고 신소율 씨한테도 전해줘. 제발, 이 이상의 문제는 참아달라고.”

“말한다고 들을 사람은 아니지만, 알았어요.”


거실에서 통화를 끝내고 부엌으로 가려는데 스마트폰이 다시 진동했다.


“끝나기 무섭게 전화가 오네. 이번엔 또 누구···.”


액정에 뜬 이름을 본 김소혜는 침을 꿀꺽 삼키고 조심스럽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응, 엄마.”

“삐- --- ---.”

뚝.


엄마의 찰진 욕설에 김소혜는 반사적으로 통화 종료를 눌렀다.


“아, 망했다.”


위이잉, 위이잉.

역시나 곧장 전화가, 게다가 이번에는 그냥 전화도 아니고 화상 통화다.


받기 싫지만 안 받았다가는 집까지 찾아올 게 뻔했다.


“하지만 잔소리가 1시간은 갈 텐데!”

“이모!”


진절머리를 치는 김소혜에게, 신하나가 가지튀김을 들고 통통 뛰어왔다.


“삼촌이 입에다 ‘아.’ 하래!”

“그래! 그거야!”


김소혜는 허리를 숙여서 하나를 껴안은 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 가시나가 손모가지를! 음··· 소혜야, 왜 이리 늦게 받았니?”


통화 연결과 동시에 성질을 내던 엄마가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매너 모드로 돌아섰다.


나이스! 작전 성공!


“엄마 미안! 남자친구 조카랑 놀아주다 보니 지금 받았어.”

“남자 친!!!··· 엄마는 믿기 힘드네?”


3옥타브까지 올라갔던 엄마의 목소리가 빠르게 평온해지자, 김소혜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여기는 남자친구 조카인 하나.”

“안녕하세요!”


신하나의 씩씩한 인사에 엄마의 얼굴이 멍해진다.

그 표정에서 후폭풍을 느낀 김소혜는 서둘러 양손으로 하나의 귀를 꼭 틀어막았다.

아무리 매너 모드라지만 딸내미가 외간 남자 집에 있는 걸 알았으니, 엄마가 참지 못하고 대폭발을···.


“꺅! 진짜 소율 오빠 집이라니!”

“······?”


엄마가 남자친구를 오빠라고 부르며 소녀 팬처럼 비명을 질렀다.

덕분에 딸내미 팔에 소름 돋았네!


“이모! 팔이 울퉁불퉁해!”


신하나가 신기한지 팔뚝을 만지작만지작.


“얘! 소율 오빠는 어디 계시니?”

“부엌에서 저녁하고 있는데?”

“가정적이야! 야! 부엌으로!”


당황스럽지만 일단 어마마마의 지령을 따른다.


취이익, 취이익.

부엌으로 들어가자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며 가지를 튀기던 남자친구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 볶음밥 남았어, 10분은 더 기다려.”

“어머! 어머! 어머!”

“······?”


웬 소녀 팬 목소리가?


신소율은 액정 속 중년 여성을 보고 김소혜에게 눈짓을 보냈다.


‘누구?’

“우리 엄마.”

“뭣이여?!”


후다닥 젓가락과 앞치마를 내려놓고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신소율입니다.”


여자친구의 어머니라니!

갑작스러운 만남이지만 신소율은 웃는 얼굴로 미래의 장모님을 봤다.


예비 사위의 싹싹한 인사에 장모님이 설레는 눈으로 소리쳤다.


“오빠! 팬이에요!”

“헤?”


김소혜는 감탄했다.

지옥 군주와 대해류도 만들지 못한 남자친구의 멍청한 얼굴을, 엄마는 첫 만남에서 만들었다!


“개인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정말 한 편, 한 편이 너무 재밌어요! 요새 어비스 편도 밤잠을 설쳐가며 시청하고 있답니다. 호호호!”

“······.”

“나중에 소혜랑 같이 꼭 집에 놀러 오세요!”

“······.”


김소혜가 발을 꾸욱 밟자, 신소율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네! 반드시 가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우리 사랑하는 딸, 소혜야.”


오싹!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듣는 사랑한다는 말에, 팔에 또 소름이!


“조만간 집에 좀 들리렴. 엄마가 할 말이 있단다.”


김소혜는 이 순간 확신했다.


‘자기랑 같이 가야겠다.’


혼자 가면 엄마한테 리셋이다.


     *     *


사다코는 들판을 걸었다.


신소율과 나비는 없다.

아까 잠깐 접속하더니 살려달라는 말을 하고 다시 나갔다.

정말 뭘 하고 다니는지.


“후후.”


홀로 어비스에 남겨졌지만 사다코는 걱정하지 않았다.

일행과 194층까지 내려왔고, 그녀한테는 인형이 있으니까.


신소율이 보여준 협상 능력을 활용해, 침입자를 찾아온 흡혈귀 보스한테 제안했다.


“알브 여섯을 풀어줄게요. 200층까지 보내주세요.”

“좋다! 바빠 죽겠어서 일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하니까!”


간단하게 거래 성립.


알브에게 미운털이 잔뜩 박힌 신소율이 있었다면 거래가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지금은 사다코 혼자.


거기다 알브도 꽤 정신이 없었다.


“왜 이렇게 침입자가 늘어난 거야? 덕분에 오디션도 구경 못 하네.”


투덜거리며 떠나는 흡혈귀를 보면서 사다코는 작게 웃었다.

던전 부하들한테는 안된 말이지만, 알브가 정신없이 바쁜 것도 신소율 때문이다.


-어비스 구경하러 갈 사람!

-어비스 관광객을 모집합니다! 목적지는 100층 태양도시!

-태양도시에 마약김밥 팔러 갑니다! 같이 상거래 떠날 상인들 오세요!


그동안 6대 미궁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접근을 꺼리던 사람들.


그런데 신소율의 개인 방송을 통해 친근함을 느끼고, 탐험과 공략의 가능성까지 발견했다.


-신생아로 태어난 다음 어비스로 가는 거야!

-알브는 아기를 공격하지 않으니까 공략 확률 100%!

-아기인 척해서 꽃미남 인큐버스 오빠한테 안겨야지!


각종 편법과 사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어비스를 방문하면서, 알브들은 몰려오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정신없이 층을 올라가고 있다.

신소율이 있었다면 쌤통이라고 만나는 알브마다 놀리겠지만, 사다코는 속으로 힘내라고 말하면서 걸었다.


[지하 200층 입장!]

모험 경험 +200만


그렇게 걷다 보니 지하 200층.

거대한 침대가 있는 달빛도시에 입장했다.


“빨리 가자! 프로젠의 무대 시작한대!”

“춤추는 드래곤도 나오는 거지?”

“그렇다니까!”


정신없이 달려가는 인큐버스들.

바로 옆에 인간 사다코가 있는데도 눈길을 안 준다.

오늘이 오디션 2차 본선이 있는 날이라서 그렇다.


이맘때 매달 달빛도시를 찾았던 사다코도 익숙하게 오디션이 열리는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이모다!”


길을 걷던 중 앳된 목소리가 사다코를 멈춰 세웠다.


“사다코 이모! 안녕하세요!”

“하나 씨?”

“네!”


부지런히 달려와 씩씩하게 답하는 꼬마 아이. 신하나다.


“삼촌은요?”

“삼촌은 이따가 온 대요.”

“히히! 그럼 우리 둘이 응원하러 가요! 프로젠 오빠하고 디아가 춤 춰요!”


사다코는 신하나의 손에 이끌렸다.


     *     *


“엄마!”

“하나 매니저, 왔군요.”


오디션 무대 뒤편에서 티아마트와 프로젠. 러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러즈는 사다코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소율이랑 있던 할머니! 혹시 소율이도 왔나요?”

“소율 씨는 안 왔어요.”

“휴.”


가출 소녀 러즈는 동생이 없다는 말에 안도하면서도 조금 서운한 눈치다.


오디션 스태프가 다가왔다.


“프로젠 씨, 매니저 아직 안 왔습니까?”

“왔습니다.”

“그럼 1분 후에 무대 시작하겠습니다.”

“네!”


곧 최종 무대를 앞둔 프로젠은 신하나를 봤다.


“하나 매니저, 해줄 말이 있습니까?”

“삼촌이 1위 못 하면 디아 배 터질 때까지 밥 사래요!”


그랬다가는 티아마트의 식비로 파산하겠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오를 다진 프로젠은 무대로 향했다.


-호우, 호우, 쿵, 쿵, 예아!

“프로젠! 프로젠!”


춤을 추는 프로젠, 환호하는 관객들.

그리고 덩실덩실 리듬을 타며 무대로 향하는 아기용까지.


“꺅! 디아다!”

“디아! 디아! 디아!”


춤추는 드래곤이 등장한 순간 분위기가 한 번 더 달아올랐고, 달빛도시 전체가 열기에 휩싸였다.


움푹.

그때, 프로젠이 밟고 있던 바닥이 갑자기 꺼졌다.


“훗.”


프로젠은 당황하지 않고 빠져나와, 무대 뒤에서 지켜보는 러즈에게 엄지를 들어줬다.


러즈의 주변 사람은 운이 없어지는 행운 충전 모드에 대해 들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러즈 매니저가 겨우 이런 문제로 침울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탁, 탁, 팍팍.

괜찮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프로젠은 더욱 열정적으로 춤을 췄다.




“나 때문에···.”


프로젠의 예상대로 러즈는 시무룩하게 몸을 돌렸다.

그의 행운을 흡수하지 못하게 멀리 떨어질 생각이다.


몸을 돌린 소녀의 작은 손을 누군가 잡았다.

사다코가 러즈를 쳐다보고 있다.


“네 잘못이 아니야.”


평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소곤소곤 말하던 개미 목소리가 아니다.


“넌 잘못한 거 없어.”


존댓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있으면 프로젠 오빠가 힘들어요.”


자책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에, 사다코는 무릎을 꿇고 소녀를 껴안았다.

작은 소녀에게서 자기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사다코는 누군가에게도 말한 적 없는 속마음을 러즈에게 알려줬다.


“나는 가수였어.”




18살에 가수로 데뷔한 사다코는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 그녀만의 음색과 가창력으로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유명해진 탓일까?

인기와 비례해 그녀를 시기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유 없는 비방에 시달리는 일도 잦아졌다.


사다코는 괜찮았다.


“가족이, 내 주위 사람들이 지켜줬으니까.”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사다코를 지켜줬고, 그녀 대신 고통에 시달렸다.


어느 날, 부모님이 딸에게 향하는 악의. 악성 댓글을 읽고 우는 걸 봤다.

그때야 눈치챘다.


“나 때문이야.”


사다코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좋아하던 노래도 그만뒀다.


“그 뒤로 나는 숨었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다.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외롭고 그리웠어.”


혼자라는 외로움. 눈을 감으면 귓가를 떠도는 멜로디.


“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 가족이 상처받아. 그래서 그 마음을 꼭꼭 숨겼어.”


숨기고 외면하는 괴로운 나날.


그러다 만났다. 테이아를.


“던전이라는 무대에, 던전 부하라는 관객을 모아, 그 앞에서 노래를 불렀지.”


그건 즐거웠다.

너무 기뻐서 사다코는 더 큰 무대, 던전을 넓혔고. 더 많은 관객, 알브를 고용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게 지하로 숨어들었어.”


테이아 최대 규모의 지하 던전, 미궁 어비스는 그렇게 생겨났다.




사다코는 러즈의 눈을 똑바로 봤다.


“나처럼 숨으면 안 돼. 도망가지 마.”


미궁 어비스의 던전 주인, 지하 여왕 사다코.

던전의 정점에 선 미궁 주인 중 하나지만, 사다코는 알고 있다.


“슬퍼도 사람들 곁에 있어. 그래야 해.”


자신이 여전히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대로 나가고 싶어 하는걸!


“그럼 가요!”


신하나는 손을 번쩍 들어서 사다코 이모와 러즈 언니의 손을 잡았다.


사다코 이모가 하는 말은 어려워서 잘 모르지만, 이모가 노래하고 싶다는 건 알겠다.

그럼 간단하다!


“무대로 가면 노래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의 손을 잡은 신하나는 무대로 다다닥 달려갔다.


“······?”

“······?”

-호우, 호우, 쿵, 쿵, 예아!

“저 인간 여자는 누구지?”

“갑자기 왜 무대로?”

“인간 아이들도 있어!”


관객이 수군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자, 무대 한복판!


“딸꾹!”

“······.”


러즈는 너무 놀라서 딸꾹질을, 사다코는 침묵했다.

두 사람을 데리고 나온 신하나는 아기용에게 달려가 옆에서 해맑게 율동을 췄다.


이 무대의 주인. 프로젠은 갑작스러운 무대 난입에도 태연했다.


“음··· 그냥 추자!”


무대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그의 평정심을 흔들 수는 없다!


“프로젠 씨.”


사다코는 그런 인큐버스를 쳐다봤다.


“제가 노래를 불러도 괜찮을까요?”


두둠칫 두둠칫.

동그라미 오케이 사인을 보내며 프로젠이 마이크를 던졌다.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은 사다코는 숨을 들이쉬었다.

이대로 무대를 나갈 수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 자리에 서자 익숙한 감정이 몸을 감싼다.


익숙한 무대, 나의 던전.

익숙한 관객, 나의 알브들.

익숙한 팬, 심사위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꿈의 여왕이 사다코의 입술을 열게 했다.


“도망치고 싶은 거야!”


쾅!

목소리가 마이크의 음량에 증폭돼 공기를 때린 순간, 관객들은 작은 전율을 느꼈다.


“현실이란 녀석에!”


폭발적인 음량이 터져 나오며 무대는 물론 달빛도시 전체로 퍼져간다.

도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손님과 화장품 가게 직원들의 고개가 무대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인간은 꿈을 위해 살아가는걸!”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소리를 지를 때마다 피부의 솜털이 솟구치는 느낌.


달빛도시에 머무는 모든 알브의 귀가 무대를 향해 쫑긋했고, 노래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하아, 하아.”


노래가 끝내고 거칠게 숨을 들이쉬는 사다코.


“우와아!”


동시에 달빛도시가 들썩일 정도로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끝내준다! 저 여자는 대체 누구지?”

“인간 중에 저런 가창력을 보유한 가수가 있다고?”

“아아, 정말 황홀한 무대였어!”

“예전에 보았던 여왕님의 무대가 떠올라!”


심사위원들도 벌떡 일어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사다코가 등장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자리를 박찼던 꿈의 여왕은 눈물까지 글썽였다.


“언니···.”


꿈의 여왕은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치 저곳에 자신들의 던전 주인이자, 무대의 여신이 서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주인은 아니다.

시스템이 그렇게 말한다.


눈물을 닦은 여왕이 황홀한 무대를 보여준 인간 여성을 쳐다봤다.


“사다코 언니 못지않은 무대였어.”


이 말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오랜만에 듣는 팬의 찬사에 사다코는 작게 웃었다.


“저기···.”


그때 프로젠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제 무대는요?”

“······.”


순간 심사위원과 관객들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이거 프로젠의 무대였는데, 인간 여성이 끼어들면서···.


“아, 맞다! 네 무대였지?”

“미, 미안. 네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네?”

“춤을 췄나?”


내 머리에 지우개가 들어간 것처럼 깔끔하게 지워진 프로젠!


1차 예선의 악몽을 다시 마주한 프로젠은 허허 웃었다.


“괜찮습니다. 저도 춤을 추는 걸 잊을 정도의 노래였으니.”


프로젠은 대인배가 됐다.


오디션의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5위 안에 들어간 알브는 아이돌이 된다.

그리고 프로젠은···.


[프로젠]

직업 : 스트릿 댄서 1,201 > 1,301레벨

기술 : 윈드밀A, 에어트랙A

직위 : 후보생 > 올해 최고의 아이돌


2차 본선은 사다코에게 묻힌 감이 없잖아 있지만···.

사실 완벽하게 묻혔다.


그래도 1차 본선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기에 당당히 오디션 1위에 올랐다.


프로젠이 아이돌이 됐으니 아이들이 받았던 이벤트도 당연히 달성.


[아이돌의 매니저 달성!]

이벤트 수준    450

공략자 레벨    440

수준 차이 가산점   10%


인원 가산점    200%


기본 경험       30만

총 가산점     210%

획득 모험 경험     93만


[추가 보상]

기본 보상 : 금 동전 1개

1위 보상 : 직업 ‘매니저’ 전직 가능

3위 보상 : 종족 인큐버스의 호감

5위 보상 : 프로젠의 호감

프로젠의 고용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선물 살 수 있어!”


신하나는 아빠와 삼촌 생일 선물을 살 생각에 폴짝폴짝.


“축하해요!”


러즈는 프로젠이 꿈을 이룬 걸 진심으로 기뻐했다.


“두 매니저 덕분입니다.”


프로젠은 자신을 아이돌로 만든 두 매니저에게 고개 숙여 감사했다.


“러즈 양은 이제 어디로 갈 거죠?”

“나는···.”


질문을 받은 러즈는 프로젠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제 담당 연예인과 헤어진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욱씬거린다.


러즈의 습기 찬 눈동자를 본 프로젠은 제안했다.


“오디션에서 데뷔한 아이돌들은 어비스의 각 도시로 순회공연을 갈 수 있습니다.”


지방 공연 돈다.


프로젠은 러즈에게 손을 내밀었다.


“러즈 양. 한 번 더 제 매니저를 맡아주지 않겠습니까?”


그 제안에 러즈의 작은 가슴은 세차게 콩닥콩닥.

붉어진 얼굴로 러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떡하지?’


다섯 걸음 뒤에서 지켜보던 사다코는 고민했다.


‘말릴까?’


신소율을 생각하면 말려야 한다.

하지만 소녀의 환한 미소가 무엇인지 사다코도 안다.


‘사랑이구나!’


아아! 그 누가 사랑에 빠진 소녀를 막을 수 있을까!


‘미안해요, 소율 씨.’


사다코는 눈을 질끈 감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울보 빗자루]

비행 가능

최대 속력 -cm/s (레벨)

소모 마나 1초마다 1

내구도 16,000/16,000

피해를 입으면 5초 동안 50% 가속


“러즈 씨.”


빗자루를 사랑에 빠진 소녀에게 건네줬다.


“어비스의 저층은 걷기 힘들어요. 이걸 타세요.”


자기 키보다 기다란 빗자루를 받은 러즈는 사다코를 올려다봤다.


“저는 조금 더 도망갈 거예요. 괜찮아요! 혼자가 아니니까.”


당당한 가출 선언!


“그러니까 사다코 할머니도 함께 도망가 줄 사람을 찾으세요. 그러면 슬프지 않을 거예요!”


8살 소녀한테 연애하라고 추천받았다.


“이모!”


티아마트가 오디션 참가상으로 받은 산더미만 한 과자를, 주머니에 다 넣은 신하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이모! 노래 잘해요! 아기 코끼리 불러주세요!”


두 소녀의 관심에 사다코의 입가가 활짝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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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9월 첫째 주 (8) NEW 20시간 전 10 2 24쪽
110 9월 첫째 주 (7) NEW 23시간 전 10 2 15쪽
109 9월 첫째 주 (6) 24.09.18 14 2 13쪽
108 9월 첫째 주 (5) 24.09.18 13 2 12쪽
107 9월 첫째 주 (4) 24.09.17 17 2 14쪽
106 9월 첫째 주 (3) 24.09.17 12 2 14쪽
105 9월 첫째 주 (2) 24.09.17 12 2 15쪽
104 9월 첫째 주 (1) 24.09.17 15 2 12쪽
» 8월 넷째 주 (4) 24.09.17 17 2 18쪽
102 8월 넷째 주 (3) 24.09.17 15 2 14쪽
101 8월 넷째 주 (2) 24.09.16 21 2 16쪽
100 8월 넷째 주 (1) 24.09.16 19 2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21 2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8 2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20 2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20 2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9 2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20 2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9 2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4 2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2 2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2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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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7월 셋째 주 (7) 24.09.11 25 2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3 2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5 2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31 2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7 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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