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인 딸이 집착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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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섬
작품등록일 :
2024.07.28 22:03
최근연재일 :
2024.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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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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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정상이 아닌 두 사람

DUMMY


“그래서 이제 어쩔 거야?”


은색 머리에 귀여운 인상을 한 여신의 사자.

라라가 물어왔다.


“헤르네스로 갈꺼야 그리고 모험가 길드에 들어가서 대활약.. 아니 적당한 활약으로 연합내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다져놓을 필요가 있어.”

“왜? 그냥 팍팍 나쁜 놈들을 잡으면 되는 거 아니야? 듣자하니 군단은 아직도 건재하다고 들었는데”


소녀의 단순한 질문에 소년이 손가락을 흔들며 답했다.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일단 길드에 들어가서 의뢰를 해결하면 보수가 나와. 그러면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이 된다고 할 수 있지.”

“그렇구나!!”

“그리고 애초에 전투는 전쟁의 과정중에 하나일 뿐이야. 적과 아군을 분석하고 싸움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와 장소, 승리의 득과 패배의 실을 비교하고 결정하는 건 유감스럽지만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그것은 과거에도 다르지 않았다.

애초에 과거 소년이 단순한 모험가였던 시절에도 소년의 힘을 쓸 장소를 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일이었다.

전쟁에서는 무력도 중요하지만 그 무력을 사용할 시기와 장소도 중요하다는 것 이다.


다만 그런 소년의 설명이 어려웠는지 라라는 고개를 갸우뚱 할 뿐 이었다.


“어쨌든 그 길드라는 곳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그러면 밥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거고!”

“나는 라이라가 너를 보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이마를 짚으며 어딘가에서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을 소녀의 얼굴을 떠올리는 소년.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한 소리 해주겠다.


“어쨌든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활약을 해서 승진을 하느냐 인데.. 라이라가 말한 위기가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이상 최대한 빨리 승진을 해야 할 거야."

"그래? 그러면 어제 카렌이 만난 하늘색 언니한테 가면 금방 승진시켜주지 않을까? 그 길다란 걸 잡았다고 하면 어느정도 대접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늘색 언니라면 서윤을 말하는 거겠고, 길다란 거라면.. 플랜트를 말하는 건가?


“그건 곤란해.”

“왜?”

“그건 초고속 승진정도가 아니라 연합의 간부까지 오르게 되거나 전도유망한 초특급취급을 받게 될 거야. 주목도가 확 올라버리겠지.”

“좋은 거 아냐?”

“승승장구하기 위해서 여기에 온 건 아니니까 말이야.”


라라의 이해를 돕기위해 소년이 나뭇가지를 이용해 흙바닥에 글을 써나가기시작했다.


“비유하자면 나는 연합의 입장에서는 최종병기나 다름 없어.”

“자신감이 엄청나내”

“정말로 현실이 그렇다고.”


어떤 싸움을 하든 상대로부터 전력을 숨기는 건 중요하다.

그것은 전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카렌의 힘을 굳이 ‘나 여기에 있소’하고 공공연히 알릴 필요는 없다는 것 이다.


“물론 진서윤을 찾아가면 당장에는 좋은 대접도 받고 생활은 윤택해지겠지만.. 이왕이면 ‘전 용사’이자 ‘전 마왕’이라는 전력을 상대한테 철저히 감추고 있다가 결정적일 때 활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지 않겠냐는 거지. 대충 이해가 돼?”

“으음.. 응 대충 이해됐어!”


소녀의 대답을 의심하며 흙바닥에 써져있던 글씨를 지워내던 순간이었다.

한 순간 대화에서 이질감을 느낀 소년이 라라에게 물었다.


“잠깐 라라. 너가 플랜트를 해치운 일을 어떻게 알아?”

“어?”


소년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라라의 눈이 휘둥그래 졌다.

그러더니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어? 플랜트? 그게 뭐더라?”


그 어색한 연기에 소년이 물었다.


“너.. 설마 그 자리에 있었는데 비겁하게 숨어있었던 거냐?”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도통 모르겠는 거얼?”

“맞군..”


그러고 보니 이상하긴 했다.

라이라가 보낸 천사라는 녀석이 처음 소년이 떨어졌던 샤디브의 항구에서는 코빼기도 안보이다가 한참은 떨어져 있는 글로리아 대륙에서 비로소 모습을 보인 것 자체가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처음부터 붙어있는 게 당연했는데도 말이다.


“세상에! 천사라는 녀석이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현세에서 천사라고 한다면 조금 더 신성한 이미지라고.”

“그건 너희들 생각이야! 천사도 그런 거에 맞으면 죽는다구!”

“뭐 그렇긴 하겠지만... 잠깐만 혹시 쓰러진 나를 여기로 옮긴 것도?”

“응 내가 했어.”


과연 그런건가..

이제서야 오랜 의문 하나가 풀렸다.


“그런데 어떻게? 너가 나를 들고 옮겼을 것 같지는 않은데.”

“당연하지! 영웅씨를 여기로 이동시킨 건 바로 나의 특수능력이야!”

“특수능력?”


소년의 되물음에 소녀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설명해왔다.


“여신님이 주신 능력이야! 나한테는 세계 어디라도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특수 능력 '텔레포트'가 있어!”

“정말로!? 대단한데!?”


처음으로 라라의 쓸모있는 구석을 찾아낸 듯 했다.

만약 정말로 세계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꽤나 큰 도움이 될 터.

어쩌면 소년의 ‘모험가로 활약해서 연합에 들어간다’라는 계획이 꽤나 앞당겨 질지도 모른다.


그 맘을 아는 건지 소녀가 어깨를 펴내며 잘난 체 했다.


“흐흥 나도 꽤나 쓸모 있지?”

“확실히... 그럼 지금 당장 걸어서 이동할 필요 없이 헤르네스로 이동시켜 주겠어?”


소년의 부탁에 소녀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그건 안돼.”

“어? 왜?”

“이 능력은 한 번 사용하면 거리에 비례해서 다시 사용하는데 시간이 걸려.”


“뭐? 그렇다는 건?”

“응. 당분간은 사용 못해. 상당히 먼 곳이니까 거기.”

“그런 건가..”


하긴 그런 편리한 능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상당히 범용성이 높은 능력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애매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뭐.. 그래도 너의 그 능력 덕에 산건 사실이니까. 글로리아 대륙으로 이동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고.. 거기에 대해서는 감사할게.”

“정말? 헤헤”


고작 가벼운 감사인사에도 해맑게 웃어오는 라라.

그 해맑은 미소에 소년 또한 작게 웃어보였다.


“아 그런데 나이트울프한테는 왜 잡혀있었던 거야?”

“배고파서 잡아먹으려다가 역으로 잡혀버렸어!”

“OxO”



...





그렇게 소년이 라라의 상식수준에 기겁하고 있던 때였다.


두두두-


들려오는 다수의 발소리에 소년이 신경을 날카롭게 세웠다.


“왜 그래 카렌?”

“잠깐 기다려봐. 뭔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어. 꽤 많이.”

“그래? 내가 한 번 볼까?”

“그럴 수 있겠어?”

“그럼! 날개는 폼으로 달려있는 게 아니라고!”


라고 말하며 하늘위로 날아오르는 라라.

잠시 후 소녀가 외쳤다.


“사람들이 늑대녀석들한테 쫓기고 있어!”

“뭐?”


소녀의 외침에 소년이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뜀박질을 시작했다.


그렇게 내달리기도 잠시.

라라의 말대로 나이트울프무리들에게 쫓기고 있는 소년1명과 소녀2명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보여왔다.

다만 그들의 차림새를 눈치 챈 카렌이 발걸음을 멈춰내고 멀찌감치 관망하기 시작했다.

이에 라라가 물어왔다.


“왜 그래? 구하려는 거 아니였어?”

“원래는 그럴려고 했는데 봐바”


소년이 가장 뒤에서 도망치고있는 붉은 머리의 소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녀석은 검사고 앞의 두 여자애는 마법사랑 레인저야. 아무래도 신출내기 모험가파티로 보여.”

“그래서?”

“생사를 넘나드는 수난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는 하지(경험담) 이걸 도와줘 버리면 저 녀석들의 성장할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야.”


소년의 나사가 몇 개 빠져있는 논리에 소녀가 기겁하며 답했다.


“나때도 그렇고.. 카렌.. 혹시 싸이코패스?”

“아.. 아니야!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도 겪어봐야 비로소 진정한 모험가로 거듭날 수 있는 거라고!”


소년이 그런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던 때였다.

잠시후 한참을 도주하던 모험가들이 발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등을 돌려 전투준비를 하는 소년과 소녀들.


이에 라라가 의문을 표해왔다.


“싸우려는 건가?”

“그런가 봐. 그나저나 제법인데?”

“왜?”


소년의 뜬금없는 칭찬에 라라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리를 봐바. 늑대들이 언덕밑에 있고 모험가들이 언덕에 위치해있지?”

“응.”

“저건 상대적으로 지친 탓도 있겠지만 싸우기에 유리한 환경을 찾은 덕에 도망을 멈춘걸 거야. 초보치고는 좋은 판단인걸.”


그렇게 소년이 설명을 마친 순간이었다.


“왜?”

“보통 싸움에서는 위를 선점하는 쪽이 아래에 있는 쪽보다 유리하니까.”

“왜?”

“중력 때문이야.”

“중력!”


소년의 설명에 납득한 듯 라라가 말을 곱씹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그게 왜 좋은 판단이야?”

“누르는 힘이 더해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안끝난다. 라라..”


그렇게 두 사람이 쓸데없는 만담을 해내던 도중이었다.

나이트울프들의 전진을 막아내던 소년의 자세가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몇 마리의 늑대가 활과 마법을 쏘아내던 소녀들에게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진형의 붕괴.

초보자 파티의 대위기였다.

이에 카렌이 반응했다.


‘슬슬 때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소년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라라가 물어왔다.


“드디어 구하러 갈 생각이 든거야?”

“그래. 슬슬 위험해 보여서 말이야.”


그 말과 동시에 소년이 팔을 앞으로 뻗어내며 외쳤다.


“눈꽃이여! 혹한속에 피어나는 꽃잎으로 그 심장을 궤뚫어라!”


사실 이런 유치한 언령 따위 외칠 필요도, 의미도 없었지만 왠지 유치한 코드가 먹힐 것 같은 라라의 앞이었기에 멋들어지게 외쳐냈다.


그러자 언령과 동시에 푸른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땅에서 솟아난 거대한 눈꽃들에 늑대녀석들이 꼬챙이가 되어...


버리는 일은 없었다.


뭐야? 어째서?

왜 마법이 발동하지 않는거지?


그렇게 소년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해하고 있던 때였다.


“뭐하는 거야?”


라라가 물어왔다.

여전히 늑대들은 모험가들과 아슬아슬한 전투를 지속중이었고 소년은 팔을 앞으로 뻗은 체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라라가 말을 덧붙혀왔다.


“그런데 방금 그 오글거리는 주문은 뭐야? 꼭 해야 하는 거야?”


라라의 순수하지만 마음을 콕콕 찔러오는 말에 소년이 당황하며 외쳤다.


“그.. 금방 갔다올게!”


그런 멋쩍은 말과함께 다급히 빙검을 생성해내며 늑대들의 무리로 뛰어드는 소년.

그 한심한 뒷모습에 라라가 고개를 저으며 읊조렸다.


“카렌도 정상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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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P17:의외의 얼굴 24.07.28 12 0 16쪽
16 EP16:그가 없는 봄 24.07.28 12 0 10쪽
15 EP15:헤르네스 입성 24.07.28 10 0 14쪽
14 EP14:아카데미 24.07.28 12 0 15쪽
» EP13:정상이 아닌 두 사람 24.07.28 8 0 11쪽
12 EP12:이름 24.07.28 10 0 12쪽
11 EP11:구사일생 24.07.28 8 0 10쪽
10 EP10:결국 24.07.28 9 0 10쪽
9 EP09:오래된 맹세 24.07.28 10 0 10쪽
8 EP08:탈출 24.07.28 14 0 15쪽
7 EP07:수상한 첫 만남 24.07.28 15 0 14쪽
6 EP06:드디어 세계로 24.07.28 17 0 13쪽
5 EP05:본론 24.07.28 19 0 13쪽
4 EP04:너무 많이 아는 남자 24.07.28 24 0 13쪽
3 EP03:본모습 24.07.28 22 0 11쪽
2 EP02:평범한 고등학생 24.07.28 29 0 16쪽
1 EP01:죽음 24.07.28 5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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