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인 딸이 집착해온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성섬
작품등록일 :
2024.07.28 22:03
최근연재일 :
2024.08.05 06: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00
추천수 :
0
글자수 :
128,958

작성
24.07.28 22:16
조회
7
추천
0
글자
10쪽

EP10:결국

DUMMY



쓸쓸한 정적과 차디찬 바람만이 넘실거리는 한밤의 바닷길.


자욱한 새벽녘의 밤안개를 걷어내며 한 여인을 태운 중형보트 한 대가 칠흑의 바닷길 한가운데를 질주하고 있었다.


콰앙-!


등 뒤에서는 보트의 모터음과 함께 여러 폭발음과 이음등이 들려왔지만 파랑매가 뒤를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그저 앞만을 보고 보트를 전진시킬 뿐.

그것이 살아남은 그녀, 파랑매의.. 아니 진서윤이 짊어진 의무이자 책임이었다.


...

그렇게 앞만을 보고 달려나간지도 20여분.

어느새 귀를 괴롭히던 폭파음은 잦아들고 넘실거리는 파도소리와 그 사이를 질주하는 보트의 모터음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보트에 탑재되어있는 GPS를 확인하자 곧 보트가 샤디브 해안을 벗어나 헤르네스가 위치한 글로리아대륙의 해역에 무사히 들어온 것이 확인 되었다.


“하아..”


그제 서야 온 몸을 감싸고 있던 긴장이 풀린 듯 한숨을 내쉬는 서윤.


됐다.

이것으로 1년에 걸친 임무는 성공이나 다름없다.

이제 이 문서를 무사히 연합에 가져다주기만 하면 모든 것은 끝난다.

인류는 다가올 위기에 대비할 시간을 얻은 것 이다.

서윤이 연합에 참전하고 나서 올린 최고의 쾌거임은 분명했다.


그리 되내이던 때였다.


여인이 자리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다.

그 직후 주저앉은 서윤의 손 위로 무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뚝-

뚝-


하고 서윤의 호수같은 눈동자로부터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눈물.


살아남은 것이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샤디브 해역을 빠져나가자마자 처음으로 느꼈던 감정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직후.

곧바로 찾아온 것은 바로 누군가를 희생하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었다.


그것도 자신보다는 한참은 어릴 소년을 남기고 도망쳤다는 죄책감.

그 온몸을 조여오는 죄책감을 느끼며 서윤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가장 증오스러운 것은 이런 슬픔과 자책을 느끼면서도 보트의 키를 돌려 소년을 구하러 간다는 선택을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무력함이었다.


그랬기에 여인은 그저 작게 흐느꼈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보트의 유리창을 두드려오는 바닷바람만큼이나 쓸쓸하고 차가운..

그런 밤 이었다.






----------






콰앙-!!


날아오던 미사일이 양단되어 소년의 양쪽으로 빗겨 날아가 폭발하는 소리였다.


그 직후 자신에게 덤벼오는 레이저검을 들고 있는 아머드 슈트들을 360도 회전하며 한 번에 양단해버리는 소년.


방금이 마지막 아머드 슈트들이다.

그리 생각한 직후였다.


고고고고-!


소년이 서있던 빙판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원인을 눈치 챈 소년이 재빨리 도약하자마자 좀 전까지 소년이 서있던 빙판길이 여섯 갈래로 갈라졌다.

그와 동시에 빙판을 가루로 만들어버리며 바닷물로부터 솟아 나오는 플랜트.


“젠장...! 이래서 이름이 플랜트(Plant)였던 거냐! 대가리가 꽃이라서가 아니었구만!!”


플랜트 탓에 바닷물로 풍덩풍덩 떨어지는 아머드 슈트들의 잔해를 보며 생각했다.

전부 녀석의 내부에서부터 나온 녀석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녀석의 이름의 어원 따위를 고민할 틈은 없었다.

소년이 떨어지며 바다로 빠지기 직전 재빨리 손을 내밀어 근처의 바닷물을 통째로 얼려버리는 소년.

얼어버린 바닷물이 곧 빙산이 되어 착지하는 소년의 발판이 된다.


무사히 착지에 성공한 소년을 바라보며 녀석이 말해왔다.


“GBS01의 잔존 병력 0. 프로토콜 R-04에 따라 본기가 직접 처리하겠음.”


녀석이 그리 지껄인 직후였다.


“우선처리대상 ‘파랑매’의 권역이탈 확인. 최우선처리대상 제거후 신속히 추격하겠음.”


녀석이 흘린 말에 소년이 반응했다.


‘권역이탈? 파랑매.. 아니 서윤이 무사히 빠져나간 건가? 다행이야’


라는 생각과 함께 안심하는 소년.

하지만 그럴 틈은 없었다.


삐-


녀석이 기분 나쁜 이명과 함께 행동을 완전히 정지했다.

눈 역할을 하는 붉은 렌즈를 소년쪽으로 향한 체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플랜트.


갑작스레 멈춘 녀석의 움직임에 소년이 의문을 가진 순간이었다.

녀석의 렌즈에서 뿜어져 나오던 붉은 빛이 소년이 서있던 빙판위로 응집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손톱만한 크기로 작아져버린 붉은 빛.

그것은 빛이라기보다는 점에 가까웠다.

그 행동의 의중을 알 수 없어 소년이 침을 삼켜낸 순간이었다.


공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소년이 당황할 새도 없이 소년의 주위를 열기가 감싸더니 플랜트의 눈으로부터 붉은 파동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때는 늦었다.

소년이 공격을 눈치 챌 틈도 없이 녀석의 눈에서부터 뿜어져나온 붉은 파동이 바다를 갈라내더니 곧 거대하고 길다란 몸체를 흐느적거리며 지평선의 밤안개를, 그를 넘어 하늘의 구름들 까지도 반으로 갈라내었다.


쿠와아아아악-!


모든 것이 뒤찢기는 소리와 함께 바다와 바람, 하늘너머의 대기까지.

세계의 모든 것이 플랜트의 붉은 파동에 의해 양단 되었다.

이 붉은 파동이야말로 군단이 샤디브를 지배할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


샤디브와 그 주변국들을 벌벌 떨게 만든 재앙 ‘적화’였다.



...



곧 일시적으로 이등분되어 있던 바다의 갈라진 틈이 밀려오는 바닷물들에 다시 채워져 나가기 시작했다.

‘적화‘에 의해 가열되어진 바닷물들과 차가운 새벽녘의 바닷물이 뒤섞여 만들어진 거대한 수증기가 플랜트의 사방을 덮었다.

그 탓에 시야가 어두웠지만 상관없었다.

플랜트의 레이더에서 소년의 생명반응은 진작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최우선목표대상 제거 완료. 최우선목표 파랑매의 추격 속행.”


라며 녀석이 보트가 사라져간 쪽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


“자이로.. 그 썩은 딸피 자식. 그 때 확실하게 죽여 뒀어야 했는데..”


들려온 목소리를 감지해낸 플랜트가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이었다.


“여우같은 영감탱이.. 도대체 뭘 만든 거야?”


좀 전까지 먼지 한 톨 없이 제거 되었을 거라 생각했던 하얀 소년이 어느새 플랜트의 길이만큼이나 거대한 빙산위에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나 자이로라고 해야하나.. 고작 기계 따위가 이 정도로 발전할 줄이야.”


소년이 말을 마친 순간이었다.

녀석이 또 다시 붉은 스파크를 튀기며 몸부림치더니 소년을 향해 왔다.


“최우선목표대상 변경 철회. 제압 재실시.”


그 말과 동시에 녀석이 또 다시 세상을 갈라냈던 붉은 파동을 방사해내려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국 기계란 말이야.”



한 순간이었다.

이변은 플랜트가 알아채지도 못할 시간에 고요하고 신속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주변의 분위기가.

아니 현재 플랜트가 위치해있던 해안가의 ‘기온’이 달라지고 있었다.


“최우선목표대상의 성질변화를 감지, 그와 동시에 주변의 온도변화 감지.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음. 원인파악 불가.”


녀석의 주변부터 근처 해안가전체의 기온이 실시간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변한 건 기온뿐만이 아니었다.


소년이

아까 전 까지 빙검만으로 아머드 슈트의 대군과 나라를 집어삼킨 괴물 플랜트와 맞서 싸우던 하얀 소년이 달라져 있었다.


현재 플랜트의 눈앞에 서있는 건 조금 전 까지 자신과 싸우고 있던 인간 검사가 아니었다.


그 사실을 플랜트가 인지한 순간이었다.


“어이. 내가 파랑매.. 서윤이를 먼저 보낸 이유가 단순히 시간을 끌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지?”


그 불길한 혼잣말이 들려온 직후였다.

소년의 주변으로부터 푸른 빛.

플랜트로써는 그 한계를 측량할 수 없는 방대한 마력들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하긴 고철덩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



그 말과 동시였다.

녀석이 거대하고 길다란 몸뚱이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최우선목표대상의 마력측정 불가. 작전중단 권고. 후퇴..”


녀석의 경고가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녀석의 몸체가 바닷물에서부터 천천히 얼어붙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전 시스템 손상률 80% 범용시스템 구동불가, 전투시스템 구동불가, 기동불가. 대상을 최고 위험도 전력으로 판별, 대상의 데이터 전송준비. 대상의 데이터 전송준비.’


녀석이 얼어붙어가는 몸으로부터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얀 소년.

백황의 데이터를 군단의 자이로박사에게로 수신할 준비를 하던 도중이었다.



플랜트의 붉은 렌즈 너머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빙검을 쥔 하얀 소년이 보여 왔다.


그 직후였다.


촤악-!!!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공중을 갈랐다.

그 직후였다.


반으로 갈라져버리는 플랜트의 머리.

그를 시작으로 머리 부분으로부터 검격이 이어진 듯 녀석의 길다란 몸체가 반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전히 양단되어진 녀석의 몸체가 무너져 내리더니 바다로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국토섬멸병기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닌 거대한

얼음덩이에 불과해져버린 플랜트


그를 증명하듯 얼음속에 갇힌 녀석이 뿜어내던 붉은 불빛들이 하나 둘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샤디브의 악몽이 종식을 맞이한 날 이었다.




----------




시끄러운 모터음이 귀를 괴롭혀오는 보트내부의 선실.


푸른 단발의 여인 서윤이 유리창너머 밤바다의 칠흑만을 주시하고 있던 때였다.

한 순간 등뒤로부터 느껴지는 옅은 마력의 기운에 서윤이 고개를 돌렸다.


‘뭐지..?’


하지만 정확한 분석을 할 틈도 없이 옅어져가는 마력

이에 여인이 다시 전방의 유리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시적인 찰나의 시간이었기에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어딘가에서 한 번 느껴보았던 익숙한 기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기에 서윤은 그저 앞만을 바라보며 보트를 조종해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인 딸이 집착해온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EP23:폭풍전야 24.08.05 7 0 10쪽
22 EP22:푸른 머리의 신임교사 24.08.05 5 0 13쪽
21 EP21:결투신청 24.07.29 9 0 14쪽
20 EP20:실기시험(2) 24.07.28 11 0 12쪽
19 EP19:실기시험(1) 24.07.28 9 0 10쪽
18 EP18:카샤 그리고 현우 24.07.28 10 0 13쪽
17 EP17:의외의 얼굴 24.07.28 9 0 16쪽
16 EP16:그가 없는 봄 24.07.28 8 0 10쪽
15 EP15:헤르네스 입성 24.07.28 8 0 14쪽
14 EP14:아카데미 24.07.28 11 0 15쪽
13 EP13:정상이 아닌 두 사람 24.07.28 6 0 11쪽
12 EP12:이름 24.07.28 8 0 12쪽
11 EP11:구사일생 24.07.28 6 0 10쪽
» EP10:결국 24.07.28 8 0 10쪽
9 EP09:오래된 맹세 24.07.28 8 0 10쪽
8 EP08:탈출 24.07.28 12 0 15쪽
7 EP07:수상한 첫 만남 24.07.28 13 0 14쪽
6 EP06:드디어 세계로 24.07.28 15 0 13쪽
5 EP05:본론 24.07.28 18 0 13쪽
4 EP04:너무 많이 아는 남자 24.07.28 20 0 13쪽
3 EP03:본모습 24.07.28 20 0 11쪽
2 EP02:평범한 고등학생 24.07.28 28 0 16쪽
1 EP01:죽음 24.07.28 53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