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인 딸이 집착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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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섬
작품등록일 :
2024.07.28 22:03
최근연재일 :
2024.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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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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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푸른 머리의 신임교사

DUMMY

그렇게 작은 소동이 지니간 초저녘.

걸레짝이 되어버린 첼시의 장갑을 대신해 새로운 장갑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의 일 이었다.


초저녘의 교정을 거닐며 이제는 울먹임이 멈춘 아리엘에게 소년이 질문했다.


“그런데 그 싸가지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당연하지! 일반인은 몰라도 아카데미에 입학하려는 사람들 중에 마리우스 카르디에고를 모르는 사람은 카렌 뿐일거야! 4년전에 그 사람이 세운 공적은 가히 전설급이었다구!”

“흐응..첼시도 알고 있었어?”


소년의 질문에 첼시가 작게 고개를끄덕여왔다.


과연...잘난 체할 만한 실력은 된다는 걸까

하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어림 짐작에 불과하지만 카르디에고는 잘해봤자 파랑매.

진서윤과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정도의 실력이다.

플랜트라는 나라를 뒤집어버리는 괴물조차 단숨에 박살내버린 소년이다.

그런 소년의 앞에 카르디에고는 코끼리앞의 병아리,태풍앞의 선풍기에 불과한 것 이다.


그런 오만방자한 생각과 함꼐 오늘저녘 뭐 먹지? 따위의 여유를 부리던 때였다.

라라가 아리엘일행에게는 안들리게 조용히 물어왔다.


“그런데 카렌.. 정말 괜찮아? 최근에 마나오버로드라는 것 떄문에 골치아파했잖아. 마법 없이도 이길 수 있는거야?”


조심스럽게 정곡을 찔러오는 라라.

이에 소년이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아차차.





---------





초저녘의 노을빛으로 물든 한적한 교정.

그 교정의 한가운데를 아카데미의 귀족파를 대표하는 교사.

마리우스 카르디에고와 콧수염이 특징적인 남자미에르 볼로냐가 걸어나가고 있었다.


“올해의 열등민들중에는 불온분자가 많군요. 옛날이었다면 앞에 서는 것 조차 용납되지 않았을 텐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만을 토로해오는 콧수염의 남자.

이에 마리우스가 물어왔다.


“그보다 볼로냐 선생. 평민학생들의 이력은 확인하셨습니까?”


카르디에고의 질문에 콧수염의 남자가 당연한 듯이 말해왔다.


“그야 전부 갈갈이 찢어버렸죠! 읽어 볼 가치도 없잖아요? 열등민의 이력따위 안 봐도 뻔해요 뻔해.”


꼴도보기 싫다는듯 손사래를 쳐오는 미에르.

이에 카르디에고의 눈빛이 일순간 날카로워졌지만 콧수염의 남자가 그것을 눈치채는 일은 없었다.


“후우.. 알겠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만 실례하도록 하죠. 교무실에 볼일이 있어서..”


그 말과 함께 교무실의 방향으로 멀어져가는 카르디에고.

그 뒷모습에 미에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냈다.


“볼일 이라구요? 후후.. 의외에요. 당신에게 그런 면이 있을 줄은.”


그런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오며 미에르는 석양에 물든 복도를 걸어나갔다.



-----------



드르륵-!


모든 업무가 끝나 텅 빈 정적만이 남아있는 노을빛에 물든 교무실.

문을 다급하게 열어재끼는 소리에 푸른 단발의 여인이 시선을 돌려냈다.

그러자 여인과 시선이 마주친 남자. 마리우스 카르디에고가 여인의 존재에 안심하며 물어왔다.


“아직.. 퇴근하지 않으셨군요. 어땠나요? 교사로써의 첫 날은”


숨을 가다듬은 뒤 그답지 않은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로 소감을 물어오는 남자.

이에 푸른 단발의 여인의 눈썹이 한 순간 움찔거렸다.

하지만 곧 평온을 되찾은 듯 남자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지어내는 여인.


“흥미로웠어요. 교사의 직무에 대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듯 한 기분도 들고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렇군요! 역시 진선생이라면 이 아카데미의 훌륭함을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 뭐..”


남자의 열정적인 호응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여인.

하지만 여인의 의중을 눈치채지 못한 것 일까.

남자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심어둔 씨앗이 어떻게 자라날 지는 심어질 밭과 물을 주는 이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밭은 아카데미, 물을 주는 이는 저희들 교사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그런 미성숙한 씨앗들을 가르친다는 신성한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혼자서 주저리주저리 이런 저런 말들을 해오는 남자.

이에 여인이 웃음꽃을 피우며 호응해냈다.



“대단하시내요!”


개인적인 감정이라고는 1도 들어있지 않은 만들어진 미소와 영업멘트.

하지만 그 인위적인 반응조차 남자의 마음에는 쏙 들었던 걸까.

남자가 갑작스레 다가와 여인의 고운 손을 잡아내며 말했다.


“진선생.. 저는 여태까지 수 많은 교사들을 보아왔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여인에게 부드럽다 못해 부담스럽기까지한 시선을 날려오는 남자.


이에 여인이 애써 시선을 피해내며 답했다.


“그.. 그렇군요. 훌륭하세요.”

“그런 제가 감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에게는 이 아카데미의 교사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부디 임시교사가 아닌 정식교사로 이 아카데미에서 저와 함께 교사직을 수행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남자의 부담스러울 정도의 대공세.

그 압박적인 권유에 여인이 애써 최선의 답을 쥐어 짜냈다.


“그.. 오늘이 첫 날이기도 하고.. 섣불리 판단해서 좋을 건 없잖아요? 조금만 더 생각해보도록 할게요. 확신하기엔 이른 것 같아서요.”


그런 여인의 대답에 남자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것의 당신의 의사라면..”


급하게 쥐어짜낸 대답에 납득한 듯한 남자.

그에 여인이 안심한 순간이었다.


“그보다 진선생. 혹시 마치고 나서 선생의 시간을 조금만 빌릴 수 있을까요? 맛있는 디너와 함께 향후의 교무일에 대해 이야기를..”


남자의 기습적인 공격에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요!! 오늘은 오랜만에 언니와 약속이 있어서요! 죄송하지만 다음에...”

“그렇군요.. 참 좋은 식당인데..가족과의 식사자리에 외부인이 끼는 것도 실례겠지요. 다음을 기대하겠습니다.”

“네.. 그럼 이만 실례..”


그런 마지막 인삿말과 함께 총총거리는 발걸음으로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여인.

그 아름다운 뒷모습에 매료된 것 일까.

이미 그녀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음에도 카르디에고는 그녀가 사라진 텅빈 공간을 계속해서 응시해냈다.


참으로 훌륭한 여인이다.

아름다운 외모와 몸애 배여있는 격식과 품격.

점잖지만 결코 나약하지만은 않은 행동거지.

동방국가 사한의 명문가 ‘진’가문의 차녀로 혈통 또한 나무랄데가 없다.

심지어는 같은 핏줄로 바로 위에 있는 자매가 그 유명한 진서린..

혈통적으로나 사람적으로나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녀의 혈통이나 가족관계는 그에게 중요치 않았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교문에 들어선 그녀를 본 순간이었다.

카르디에고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 것 이다.


기본적으로 카르디에고는 인기가 많았다.

명문 백작가문이라는 뒷배경,뛰어난 수완과 그로 인해 딸려오는 평판, 날카롭지만 지적이고 화려한 분위기의 멋들어진 외모.


그야말로 모든것을 가진 그였지만 혼기가 가득 찬 나이였음에도 카르디에고에게 염문설이 없었던 이유는 그의 주변이 온통 그의 겉모습만을 보고 접근해오는 속물적인 여성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마침내 카르디에고는 만났다.

완벽한 그에게 걸맞는 완벽한 여성.

어쩌면 그녀와 함께라면 결혼이라는 밝은 미래를 꿈꿔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여성을 말이다.


“...”


한 순간 남자의 날카로운 눈으로 텅 비어버린 그녀의 책상이 보여왔다.

그 위에 홀로 덩그라니 놓여진 종이 한장.

그 종이에 적혀있는 글귀를 보며 카르디에고가 미소지었다.


‘진서윤’


카르디에고가 사모하는 ‘그녀’의 이름이었다.




---------




노을빛에 물든 교정을 거닐며 서윤은 생각했다.


'말 더럽게 많내.'


라고.

그리고는 한숨을 토해냈다.


카르디에고의 행동은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처음에는 나잇대가 가장 비슷해 보였기에 좋은 관계를 가져서 나쁠 건 없겠다는 생각에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것이 페인이었다.

처음 만날 때부터 대뜸 외모칭찬을 해오더니 저녘에는 데이트 권유...

잘생기고 유능한 사람인 건 알았지만 서윤이 바라는 연애의 형태는 조금 더 운명적이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런 소녀적인 것 이었다.

카르디에고는 사람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크게 호감이 가는 타입도 아니었던 것이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자기들만 잘났고 평범한 사람들은 아랫것 취급하는 극단적인 엘리트주의 성향...

적어도 고향에 살던 시절 평민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자랐던 서윤의 입장에서 긍정하기에는 힘든 성향이었다.


'도대체 내가 왜 아카데미의 교단에 서서 저런남자의 치근거림에 대해 고민을 해야하는 거지?'


서윤이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주먹을 쥐어잡았다.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4일전.

여인이 샤디브를 탈출하고 탈취한 문서를 연합의 수장 '클라리스'에게 넘기는 것으로 시작됐다.



...







"그렇군요.. 정말 잘 해주셨어요."


에메랄드 빛의 장식이 들어간 화려한 티아라를 쓴 여인이 말해왔다.


밤이 깊어 정확히 모습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달빛에 비친 실루엣만으로도 그녀가 심상치않은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것은 쉽사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 달밤의 실루엣에 가려진 여인이 말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연합의 수장으로써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저희는 위기에 대처할 시간을 얻었어요. 그 무엇보다 값진 성과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런 사정없는 칭찬에 서윤이 얼굴을 붉히며 말해왔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그래요. 그럼 파랑매. 당신은 이만 연합으로 돌아가 다시 진서윤으로써.."

"잠시만요 여제님!"


여인의 말을 다급히 끊어내는 서윤.

이에 놀라며 여인이 서윤의 의중을 물어왔다.


"왜 그러시죠?"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서윤은 이야기했다.

샤디브의 항구에서 만난 한 소년에 대해.

그리고 소년과 자신을 막아섰던 괴물에 대한 것과 그 괴물을 막기위해 희생된 소년에 대한 것.

그리고 그런 소년을 버리고 홀로 도망쳐나온 자신의 이야기까지도.


"그런 일이.. 혹시 그 소년의 생김새는 어땠나요?"


"그게.. 새하얀 머리에 푸른 눈을 하고 있는 열댓정도의 소년이었습니다."


그 말에 한 순간 여인의 눈이 흔들렸다.

새하얀 머리에 푸른 눈을 한 빙결마법을 쓰는 소년은 그녀가 아는 한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그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여인이 말했다.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훌륭한 인재를 잃었군요."


여인이 아쉬운듯 한 말을 해온 순간이었다.


"속단하기에는 이릅니다. 아직 그 소년이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일. 저를 다시 한 번 샤디브로 보내주신다면!"

"안됩니다."


서윤의 의견을 여인이 단칼에 끊어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당신이 목숨을 잃을 뻔한 적이 몇번이었죠? 지금 당신을 다시 그 곳으로 보낸다면 당신의 목숨을, 그리고 나아가 당신을 위해 희생한 소년의 의지까지도 욕보이는 짓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 여인의 단호한 답변에 서윤의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 스위처는 단 하나의 임무만을 위해 존재하는 직책. 이미 이 문서를 탈취해온 순간부터 당신은 스위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스위처 파랑매가 아닌 연합의 진서윤으로써 자리를 채워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여인의 단호한 명령에 긍정하며 서윤이 두 주먹을 꽉 쥐어냈다.

의지의 표명인 것 일까.

그 꽉 쥐어진 두 손을 본 순간이었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 여인이 말해왔다.


"서윤. 어쩌면 만회할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네?"


갑작스런 여인의 제안에 서윤이 의문부호를 띄운 순간이었다.


"우리는 그 하얀머리의 소년이라는 귀중한 인재를 잃었습니다. 그를 만회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 과연 뭘까요?"


정답이 짐작조차 가지 않는 질문에 서윤이 고개를 갸우뚱한 순간이었다.

여인이 답을 말해왔다.


"당신의 손으로 그 하얀 머리의 소년이상의 인재를 키워내는 것 이랍니다. 만회할 방법은 그것 뿐 이에요."

"예?"


어째서 결론이 그렇게 되냐는 태클을 걸 틈은 없었다.

정신이 들었을땐 불과 4일만에 여제의 추천을 통해 모든 수속절차가 완료되어 서윤은 헤르네스 아카데미의 신임교사가 되어있던 것 이다.

...



"하아아아..."


그렇게 과거회상을 마친 서윤이 한숨을 쉰 순간이었다.


'저기 저기 카렌! 이길 수 있는 거지? 박스의 사자가 되지는 않는 거지!?'

'시끄러워! 괜찮다고 했잖아. 걱정마 나는 지는 싸움은 안하는 주의니까.'


그런 시끌시끌한 말다툼소리가 텅 빈 복도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소음의 근원지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서윤의 옆을 스쳐지나가는 가면을 쓴 소년과 그 무리들.


한 순간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건 역시 가면을 쓴 소년과 요정.

그 기묘한 두 사람의 친구로 보이는 세 사람뿐이었다



그에 '잘못들은 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석양이 지는 교정의 뒤편으로 걸어나가는 서윤.

두 사람의 거리가 또 다시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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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P23:폭풍전야 24.08.05 6 0 10쪽
» EP22:푸른 머리의 신임교사 24.08.05 4 0 13쪽
21 EP21:결투신청 24.07.29 9 0 14쪽
20 EP20:실기시험(2) 24.07.28 11 0 12쪽
19 EP19:실기시험(1) 24.07.28 9 0 10쪽
18 EP18:카샤 그리고 현우 24.07.28 10 0 13쪽
17 EP17:의외의 얼굴 24.07.28 9 0 16쪽
16 EP16:그가 없는 봄 24.07.28 8 0 10쪽
15 EP15:헤르네스 입성 24.07.28 8 0 14쪽
14 EP14:아카데미 24.07.28 11 0 15쪽
13 EP13:정상이 아닌 두 사람 24.07.28 6 0 11쪽
12 EP12:이름 24.07.28 8 0 12쪽
11 EP11:구사일생 24.07.28 6 0 10쪽
10 EP10:결국 24.07.28 7 0 10쪽
9 EP09:오래된 맹세 24.07.28 8 0 10쪽
8 EP08:탈출 24.07.28 12 0 15쪽
7 EP07:수상한 첫 만남 24.07.28 13 0 14쪽
6 EP06:드디어 세계로 24.07.28 15 0 13쪽
5 EP05:본론 24.07.28 18 0 13쪽
4 EP04:너무 많이 아는 남자 24.07.28 20 0 13쪽
3 EP03:본모습 24.07.28 20 0 11쪽
2 EP02:평범한 고등학생 24.07.28 27 0 16쪽
1 EP01:죽음 24.07.28 5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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