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씹어먹는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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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노트
작품등록일 :
2024.07.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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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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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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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4일차 밤, 시체기사를 가늠하다.

DUMMY

"끄어어어어-!"


슈각-


뻗어오는 죽음의 손아귀. 역수로 쥔 나이프로 잘라낸다.


퍼걱-!


"끼엑-"


털푸덕.


시쳇더미의 머리 중 하나를 찍어내니, 몸체가 떨어져 나간다.


'과연. 그런 구조인가.'


허나 이런식으론, 좀비가 몰려올 때까지 이 시쳇더미를 죽일 수 없겠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신중하지 못한 결정은 하지 않았다.


'다 수가 있지.'


퍼억-! 퍼벅-!


나를 붙잡으려드는 손을 쳐내고, 깨물려드는 머리를 안전화로 짓밟는다.


그렇게 놈에게 접근했고-


퍽-!


도끼를 크게 휘둘러 놈의 신체에 길게 상처를 냈다.


"키에에엑-!"


비명을 지르는 녀석.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푸욱-!


주머니에 있던 통조림 폭탄을 재빠르게 그 상처에 박아넣고, 구르듯 거리를 벌렸다.


그 후...


"화염병."


"예,예!"


대기 중인 용달필에게 화염병을 건네받아, 불을 붙였다. 폭탄을 박아 넣은 방향으로 투척.


챙강-화르륵!


그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라탔고.


"출발."


부와아아아아앙-!


용달필은 기다렸다는 듯이 풀액셀을 밟았다.


5초쯤 지났을 때.


퍼벙-!


뒤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기괴한 살더미'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녀석을 처치했고.


[레벨이 증가했습니다.]

[5레벨을 달성함에 따라, 클래스 스킬 '사격강화'을 획득합니다.]


레벨이 오른데다, 스킬도 얻었다.


근데 그뿐이 아니었다.


[레벨이 증가했습니다.]

[레벨이 증가했습니다.]


[500코인을 획득합니다.]

[아이템 '망혼의 영핵'을 획득했습니다.


추가로 두 개나 오른 레벨. 거기다 많은 양의 코인에 웬 아이템까지.


"후우."


일단 각종 분석은 집에 가서 차차 해야겠다.


"혀, 형님."


"왜?"


"가는 길에 좀비들이..."


녀석의 말에 앞유리를 보니, 방금의 '부름'으로 몰려오기 시작한 좀비들이 보였다.


"너, 바보냐? 이쪽만 빠져나가서 언덕길로 올라가면 우리 집이잖아. 돌아가기라도 할거냐?"


"그렇긴한데..."


이 자식.


이 세상 속에서 자신이 '운전사'라는 클래스를 부여받은 의미를 모르는 건가.


"밀어버려."


"헉! 그런 방법이..."


이거, 갈 길이 먼 녀석이다.


퉁-터덩!


차체에 느껴지는 진동에도 동요하지 않는 중한은 지루하다는 듯, 턱에 손을 괴며 쉬었다.


한편, 달필은 이거로 몇 번째로 놀라는지 세기도 힘들었다.


'저 인간...물리기만 해도 좀비가 될텐데.'


그 거대한 녀석을 상대로 근접전을 했다. 심지어 사제폭탄과 무기를 활용하는 수준이 남달랐고.


'진짜 미친게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전투력이야.'


마치 오한이 드는 듯했지만, 이 트럭에 실린 물자를 생각하면 또 기분이 좋았다.


사실 그는 생활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 그때그때 사 먹거나 배달을 시키며 끼니를 때우는 편이었으니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먹을게 떨어진 참이었고, 소심한 성격상 그대로 굶어 죽을 팔자였다.


'으흐흐. 일단 콜라부터 먹어야...'


하지만 그는 몰랐다.


중한은 이 물자를 얻은 지분에 달필의 몫은 0%라 생각한다는 것을.


오늘은 어디까지나 사소한 역할이라도 맡길 수 있는지 데리고 다녀본 것. 5톤 트럭이야 마음만 먹으면 자신도 운전할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이 요지경인 이상, 공짜란 없다.


달필은 앞으로도 중한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구를 예정이었다. 노예계약이 한데다, 먹을게 인질로 잡힌지라 반항조차 할 수도 없다.


---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5톤 트럭은 집 근처 공터에 잘 주차해 놓았는데, 안에 있는 물자는 전부 비워버렸다.


어디로?


우리가 사는 이 행복빌라 안으로.


아무래도 차를 밖에 주차한 이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간을 들이면 절단기로 자물쇠를 자를 수도 있으니. 혹은 도끼로 짐칸의 벽을 찢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빈방에 물자들을 나눠 담았다. '집문서' 아이템을 얻으면서 시스템적인 '마스터 키' 기능을 쓸 수 있게됬거든.


참고로 용달필도 같이 옮겼다.


"혀, 형님...혹시 콜라랑 먹을 것 좀."


"옛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집문서의 다른 기능으론 입주자 현황을 확인하거나, 코인을 사용한 개조가 가능해졌다.


현재 이 행복빌라에 들어와 사는 건 용달필과 나, 둘 뿐으로 나온다.


첫날의 문신돼지. 그리고 집주인과 그의 사주를 받은 인간.


죽은 건 이 정도.


나머지는 첫날에 밖에 있다가, 돌아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남은 일들을 끝냈으니...남은 건 휴식이다.


이거 꽤 중요한 일이다.


생존주의적인 관점에선 정신적인 악영향도, 신체의 위협만큼이나 피해야 하는 요소다.


그러니 할 일을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확실히 풀어둬야 한다.


여태까진 취미로 사모은 전투식량이나 영양제, 통조림 등으로 퍽 재미없는 식사를 해왔다.


"하지만 이젠, 이게 있단 말이지."


티티티틱-화륵!


이번에 얻은 물자사이에 껴있던, 휴대용 가스렌지와 뷰테인가스.


조리가 가능해졌다 이거야.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스팸을 구운다. 거기에 김치까지.


참고로 김치는 작은 차량용 냉장고에 태양광 배터리를 사용해서 어떻게든 살려내고 있다.


이건 어떻게든 양보할 수 없단 말이지. 한국 사람은 김치를 먹어야 한다.


겨울이 되면 전기장판에나 배터리를 써야겠다마는.


'아직 한두 달 남았으니까...'


그때까지 조금만 버텨다오.


"... 잘 먹었습니다."


즉석밥에 스팸, 김치까지. 나름 호화로운 식사를 마쳤다.


몸이 노곤하게 풀리는 기분.


슬슬 그걸 외칠 때다.


"상태창."


띠링!


---

[이름 : 신중한]

[레벨] : 7

[클래스] : 특수부대원(★★★)

[특성] : 신중

[능력치]

-근력 : D++

-마력 : E

-정신 : C+++

-체력 : D++

-민첩 : D++

[스킬] : 탄환생성(LV.2),폭발물생성(LV.1),사격강화(LV.1)

[코인보유량] : 2,275

---


우선 마력이 F에서 E로 올랐다. 이를 통해 안 것은 스탯 옆의 +수치는 세 개까지. 그 후로는 다음 단계로 증가한다.


나머지 스탯은 뭐, 사소하게 조금씩 변했고.


중요한 건 스킬.


현재 탄환생성은 일반적인 탄을 만들 수 있다.


45ACP나 9mm 파라밸럼, 5.56mm NATO탄 같은 스탠다드 한 것들부터, 샷건은 12게이지만.


그외의 슬러그탄, 할로포인트나 철갑탄같은 것은 불가.


아마 레벨이 오름에 따라 얻을 수 있겠지.


폭발물제조도 그렇다. 군대에서나 쓸법한 폭탄들은 전부 불가. 해봤자 사제폭탄 쯤이나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얻은 사격강화.


친절하게도, 상태창은 시스템 메세지로 새로 얻은 스킬을 설명해 줬다.


[사격강화][LV.1]

[마력을 소비해, 1초간 발사하는 모든 투사체를 강화합니다.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강화방식이 달라집니다.]

[재사용 대기시간-1분]


뭐랄까.


"1초는 아쉽군."


레벨이 낮아서 그런 건지. 게다가 연속사용도 불가능하니...


'단발성 화력에나 써봐야겠는데.'


뭐, 나름 의미가 있긴 하다.


여태 소모품을 만드는 데에나 소비했던 마력. 이제는 그것을 공격하는 데도 쓸 수 있게 됐다.


'개인화기의 한계점도 넘을 수 있고.'


총은 누가 쏘든 같다. 애가 쏘든, 어른이 쏘든. 화약이 탄두를 밀어내는 결괏값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를 '마력'이란 비현실적인 자원을 통해 강화할 수 있게 됐으니.


'기괴한 살더미...12레벨이었지.'


전에 관찰했던 시체기사의 레벨은 20이었다.


"... 해볼 만한데?"


물론 녀석은 일종의 미끼다. 녀석의 진짜 전투력은 '부름'에 의한 집단전. 그리고 그때까지 시간을 버는 몸집이었으니.


게다가 상성 좋게 화염병과 폭탄, 산탄총을 모두 쓸 수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엄두도 못 냈겠지.


그래도, 견적을 내볼 순 있었다.


결국 현대화기는 일정수준의 화력은 보장해주니까. 레벨 차이도 뒤집을 수 있다.


나는 화이트보드 앞으로 갔다.


직-지익-


[차원상인의 정기방문은 7일마다.]

[현재 코인은 약 2000. 5, 6일차까지 최대한 모아두자.]

[7일차 밤, 차원상인에게 추가화력을 조달한다.]

.

.

.

[시체기사를 죽일 것.]


그렇게 다음 목표가 정해졌다.


참고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에 대한 분석이다. 어떤 임무를 하든 정보 없이 임할 순 없으니까.


시계를 본다.


시간은 어느덧 7시.


'...정보 좀 수집해 볼까.'


4일차인 지금까지 매일 밤 시체기사의 이동동선을 관찰했고, 녀석은 일정한 패턴 하에 정찰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를 위해 새로운 폭탄을 만들었다.


1레벨의 폭발물 생성으로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폭발물은 세 가지. 파이프 폭탄과 화염병, 그리고 통조림 폭탄이다.


기폭 방식으로 구분하자면 타이머형, 그리고 심지형으로 두 가지. 그리고 규격도 항상 같다.


허나 이번에 필요한 것은 스위치로 작동하는 단순한 물건이다. 그리고 무식하게 클 것이고.


남은 ANFO나 설탕을 이용한 기폭제는 스킬 덕에 필요 없어졌으니, 팔뚝보다 더 긴 파이프에 다 때려박고 캡을 용접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스위치가 눌리면 전류가 흘러 기폭.


이런 간단한 구조다. 참고로 스위치는 쓸모없는 폐가전을 분해해서 얻었다.


띠링!


[아이템 '파이프 폭탄'을 제작했습니다.]


[파이프 폭탄(E+)]

[기폭 방식을 물리 스위치로 변경하고, 폭약의 양을 늘렸습니다.]

[범위+, 위력++]


이걸 들고 녀석이 올 예정인 내리막길로 향했다. 녀석에겐 오르막길이겠다만.


"흠..."


전에 뿌려둔 기름의 상태가 영 아니다. 식용유는 쉽게 증발하지 않지만, 스며들기도 하고 좀비들이 계속 이곳에서 넘어지며 자신의 몸에 비벼대기도 했기 때문이다.


촤르륵-!


그럴 줄 알고, 전에 뿌리고 남은 폐유들을 다시 부었다. 이런 건 길가에 쌓아놔도 안 가져가거든. 새 식용유라면 모를까.


이거로 끝이 아니다. 나는 그 후로 각종 부비트랩과 가져온 폭탄까지 설치하고서야 집에 돌아와 쌍안경을 들고 기다렸다.


"슬슬 올 때가 됬는데."


[리치-데스몬드 휘하의 시체기사 9기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좋아. 때가 됐다.


잠시간 기다리자, 어둠 속에서 시체기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검을 어깨에 들쳐메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두운 갑옷을 입고 뻘건 안광을 쏘아대니 가히 위협적이다.


그뿐이 아니다.


그런 커다란 기사를 등에 이고도 아무렇지 않은, 가히 괴물같은 크기의 시체마(屍體馬).


덩치 큰 서러브레드가 1.5m~2.5m. 몸무게는 500kg쯤인데...


'더럽게 큰 놈들이군. 말이나, 그 위에 탄 놈이나.'


아마 전고 5~6m쯤. 무게는 얼마나 나갈지 가늠이 안 간다. 아마 1톤은 우습게 넘겠지.


다그닥-! 다그닥-!


그런 압도적인 체구를 갖고, 언덕길을 질주한다.


쿠당탕탕탕-!!


근데 좀 허당이다.


녀석은 전력질주하다가,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를 묶어놓은 로프를 마주했다. 딱 코너를 도는 시점에 설치해 놓아서 재빨리 대응하기 어려운 함정.


말은 어찌저찌 급하게 점프를 하려했지만, 오히려 걸려버렸다. 덩치가 큰 만큼 둔했으니. 결과 타고 있던 기사가 날아가 버린 상황.


호를 그리며 공중을 날던 녀석은, 치밀한 계산 하에 설치한 스위치 폭탄 위에 안착했다.


콰광-!!


엄청난 굉음. 거기다 로프 함정에 발이 걸리면, 낙하지점을 향해 화염병이 떨어지도록 해놨고.


챙강-화륵!


녀석은 두 가지 공격을 버텨야했다.


'이거로 해치울 수 있음 좋겠는데.'


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것은 욕심인 모양.


"흠..."


우선, 녀석은 폭발에 피해를 입었다. 여기저기 갑옷이 패이거나 생채기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멀쩡하게 일어났다.


'...어디 떨어진 곳도 없군.'


저 갑옷의 안에 든 것이, 좀비같은 시체라면 내구도가 좋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이런 폭발이라면 갑옷과 상관없이 어디 하나 떨어져 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군.


"오?"


거기다 몸에 들러붙은 화염마저 처리했다.


돌연 몸에서 검보랏빛의 기운을 내뿜더니, 공기중으로 화염을 몰아내는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그오오오오오오-!


그 후엔 분노의 포효까지.


쉽지 않겠는데 이거.


근데...


"흠."


못할 건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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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멸망 5일차, 결산. 24.08.10 103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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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멸망 5일차, 몰살. 24.08.08 111 8 13쪽
11 멸망 5일차, 웬디고. 24.08.07 109 7 13쪽
10 멸망 5일차, 집단충돌. 24.08.06 122 8 12쪽
9 멸망 5일차, 돌발 퀘스트. 24.08.05 121 7 12쪽
» 멸망 4일차 밤, 시체기사를 가늠하다. 24.08.04 123 7 12쪽
7 멸망 4일차, 괴물과 싸우다. 24.08.03 125 8 12쪽
6 멸망 4일차, 기괴한 살더미와 마주하다. 24.08.02 15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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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멸망 1일차 밤, 거래. 24.07.30 193 9 12쪽
2 멸망 1일차, 외부활동 +3 24.07.29 220 8 12쪽
1 멸망이 내 이웃이 되었다. 24.07.29 305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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