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 미친 성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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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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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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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시아

DUMMY

종교적 감동의 도가니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대주교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했다.


그는 우선 교황이 있는 본단에 성녀가 나타났음을 알리라 지시했다.


마음 같아선 꽁꽁 숨겨두고 이곳에 최대만 많은 정을 붙이게끔 하고 싶지만 이런 중요하고도 경사스러운 일은 숨기고 있을 재간이 없다.


그리고 수석신부와 수녀장을 통해 기억을 잃은 성녀에게 성녀로서의 지식과 교양등을 교육하라 지시했다.


성녀는 교황과 더불어 교단의 간판과도 같은 존재, 성녀의 언행 하나하나가 교단의 이미지에 직결될 정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니 성녀는 교단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그 몸가짐과 언행에 만민을 아우르는 기품이 있어야만 한다.


혹자는 교황보다 성녀가 더 중요한 존재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정도다.


교황이 없는 시기는 거의 없지만 성녀가 없는 시기는 흔하니까.


이번 성녀만 해도 근 70여년 만에 나타난 귀하디 귀한 존재인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다른 종교단체들과의 경쟁이 극에 치달은 상태에선 성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그런 중요한 존재이니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우로 손에 물 하나 묻히지 않게 모셔야 한다.


따라서 입는 옷과 먹는 음식, 지내는 방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면에서 교황과 동일한 수준의 대우를 하라 명하고 가능한 모든 편의를 봐줄 것을 명했다.


심지어 부족한 게 있으면 아낌없이 쓰라고 그간 자린고비처럼 모아온 사비까지 몽땅 내놓았다.


그렇게 급한 일을 처리한 대주교는 한숨 돌림과 동시에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내가 누구? 성녀를 배출한 교구장.


성녀 아십니까? 저희 교구 출신입니다.


성녀께서 다음 대의 교황으로 안드레아 대주교님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하십니다!


크으으.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더 짜릿한 건 저것들이 전부 확정된 미래요,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는 분명 프레시아의 은총이 틀림없다.


필시 프레시아께서 이 빌어먹을 던전도시에 박혀 온갖 사건사고나 처리하며 늙어가는 자신의 헌신을 알아보고 이를 가여이 여겨 성녀를 내려주신 것이리라.


성녀를 무탈하게 키워내기만 하면! 자신은 다음대의 교황이 되고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성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교단 역사에도 몇 없을 가장 압도적인 힘을 지닌 교황이 되리라.


그리고 그것은 누워서 케이크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기억을 잃었다 한들 성녀로서 받들어 모셔지는 삶을 거부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심지어 델리시아의 나이는 고작 12살. 한창 먹고 자는 것 만으로도 아주 민감할 나이다.


누구도 부럽지 않을 최상급의 음식과 침구! 공주와도 같은 대우! 고풍스러운 옷감으로 만든 의복과 교황 수준의 의전!


자신이 생각해도 쉬이 거부하기 어려운, 아주 탐나고 기분 좋은 것들이다.


그러니 이곳 생활에 길들이는 것도 전혀 어렵지 않을 터.


'교황은 분명 직접 이곳에 행차하고 성녀를 대려가려 하겠지. 성녀를 배출한 교구의 교구장이라는 것으로도 명예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 성녀가 자기 뜻으로 이 교구에 직접 남겠다고 말하면? 그땐 교황조차 강제성을 발휘할 수 없어. 성녀와 교황은 동격이니까.'


'그러니 승부다. 교황이 올 때까지, 황제 부럽지 않은 대우로 성녀의 마음을 잡는 거다! 스스로 이 교구에 남도록! 교황보다 이 나를 선택하도록!'


대주교는 자신의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에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때.


"대, 대주교님 큰일입니다! 서, 성녀님이...!"


수석신부와 수녀장이 사색이 되어 그를 찾아왔다.


"대체 무슨 일인가! 성녀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그, 그게..."


둘은 한참을 우물쭈물 하다 결국 입을 열었다.


"성녀께서 식사를... 식사를 거부하고 계십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대체 왜? 내가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들로 준비하라 하지 않았던가? 식사를 거부하다니 대체 왜..."


"그... 무슨 칼을 돌려줄때까지 절대 식사하지 않겠다고..."


"?????"


대주교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나 이내 강인한 정신력으로 제대로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그들이 설명한 바는 다음과 같다.


성녀, 델리시아는 던전에서 나올 때 칼 세자루를 지니고 있었는데 성녀로 추정되는 그녀가 지니고 있기엔 지나치게 위험하다 여겨 추후 다시 돌려 준다 한 뒤 여러 짐들과 함께 보관했다고 한다.


그렇게 성유물 보관소에서의 성녀 검증이 끝난 이후 성녀는 자신의 검들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런 위험한 것들을 성녀의 손에 어떻게 쥐어 주겠는가?


어떤 사달이 날지 알고? 만약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책임은 누가 지고?


그래서 수녀장과 수석신부가 잘 타이르며 어영부영, 차일피일 미루려고 했더니 갑자기 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고급진 음식을 거부할 사람이 있을까? 놔두면 그래도 먹지 않을까? 싶어 음식을 치우지 않고 놔뒀는데도 하루 내내 전혀 손대지 않았다.


검들을 건네받기 전까지는 절대 식사하지 않겠다고.


'설마...'


대주교의 머릿속에 한 가지 불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던전의 광기...?'


델리시아는 중증 전이 후유증으로 기억 대부분을 잃은 상태다.


즉, 정체성의 상실로 인한 혼란을 겪고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델리시아의 말에 따르면 델리시아는 세실리아를 만나기 전 자신의 힘으로 칼을 들고 고블린들과 싸웠다고 했지.


어쩌면 그 과정에서 던전의 영향으로 칼에 대한 어떤 집착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


던전도시 교구의 교구장으로서 던전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수많은 악영향과 사례들을 접해온 그다.


'신이시여... 제발 광기가 아닌 단순한 집착이나 어린아이의 치기 정도로만 넘어가기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수녀장과 수석신부에게 다시 한번 델리시아를 설득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칼은 너무 위험하니 차라리 목검을 가져다주고 옆에서 잘 지켜보라고.


둘은 대주교의 말대로 해 보겠다며 물러 갔다.


안타깝게도 대주교가 생각할 수 있는건 딱 여기까지였다.


델리시아가 그저 운 좋게 고블린 몇 마리 잡고서 견습 마법사인 세실리아를 만나 던전을 빠져나온줄 아는 것이다.


애초에 성녀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정신이 팔려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데 온 정신을 다 쓰느라 던전에서 자세히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알아야 겠다는데 생각이 미치질 못했다.


아마 델리시아가 어떤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알았더라면 검에 대한 집착이 차라리 단순 '광기' 수준이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지어 물조차 마시지 않는다고!?"


대주교는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마주했다.


***


'아니 이 인간들 왜 칼을 안 줘. 내건데.'


금방 돌려 준다더니 어영부영 흐지부지 절대 돌려 줄 생각이 없나보다.


그때 순순히 넘겨 주는 게 아니었는데... 멍청한 내 자신이 한탄스럽다.


손에 칼이 없으니 밥이 넘어갈리 있나. 밥맛도 없고 반항심만 가득 생긴다.


한창 성장기인 델리시아를 위해서도 적당히 협조해주려 했는데 말이지...


그나마 룰루가 있어서 물이라도 몰래 마실수 있는 게 다행이다.


식사는 몰라도 물도 안마시는걸 보면 아마 똥줄 좀 탈거다. 사람은 물을 안마시면 금방 골로 가거든.


- 근데 오빠, 진짜 칼 엄청 좋아하시네요. 완전 어린애같아.


'야 칼이 뭐 어때서. 남자들은 애 어른 할 거 없이 칼에 환장해. 그리고 너도 한참 어린애거든?'


- 저 다 컸거든요? 열두 살이면 완전 어른인뎅.


아, 델리시아와는 완전히 말을 텄다.


푹신한 고급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동안 심상속에서 수많은 대화를 나눴거든.


주변에 감시자(?)가 있어 이런 대화에 도가 텄다.


델리시아는 그동안 꿈의 형태로 내 삶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아주 자세히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이며 대충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정도는 알게 된 것이다.


델리시아가 꿈을 통해 본 나는 수상할 정도로 검을 사랑하는 엄청 강한 아저씨였다는데 아저씨 호칭은 수정해 달라고 하자 흔쾌히 오빠로 바꿔 주었다.


정말 고맙다! 호칭은 중대 사항이다...


어쨌든 델리시아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물어보며 이야기를 들었다.


델리시아는 고아출신이고 대부분 축복교단에서의 기억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기에 딱히 특별할 건 없다고.


그렇게 평범하게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처럼 수녀 지망생이 되었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 게 있었다면 그녀의 호기심.


델리시아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참 많았다.


언제나 '왜요?'를 입에 달고 살았고 아무라 혼나거나 철이 들 나이에 가까워 져도 (중세 어른의 기준은 12~15세다...) 궁금증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루한 교단 내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교단 밖 세상은 어떨까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델리시아는 교단 안에서 마주치는, 밖에 대해 알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말을 걸고 질문하고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하지만 그런 델리시아의 시도 대부분은 실패했다.


심지어 실패한 것도 모자라 작은 벌까지 연달아 받게 되었다.


수녀가 될 몸으로 방정맞에 돌아다닐 시간에 교리 공부나 더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억울한 게 있다면 델리시아는 교리공부 만큼은 빼먹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한다.


신이 실존하는 세계인 것도 있고 유행병에 걸려 크게 아파 사경을 헤맬때마다 프레시아의 축복과 기원의 힘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고.


그리고 그럴 때마다 프레시아 여신의 사랑을 느껴 점점 더 깊이 숭배하게 되었다나 뭐라나.


어찌 보면 병간호 해주는 어머니 느낌도 없잖아 있긴 하다. 엄마 사랑은 인정이지.


어쨌든 델리시아의 신앙심과 호기심은 점점 더 커지게 되었고 마침내 무서운 인상때문에 아무도 말 걸지 않는 성전사 마틴에게도 말을 걸게 되었다.


의외로 그는 델리시아의 걱정과 달리 엄한 얼굴로 꾸짖는 대신 단답이나마 대답을 해주었다.


그 이후로 델리시아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마틴에게 많은 것들을 듣고 배울 수 있었다.


마틴도 점점 대화가 익숙해 지는지 단답이 아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고.


성전사는 성기사와 함께 교단의 무력을 담당하는 핵심 직군이다.


그만큼 던전도 자주 들어가고 그에따라 아주 재밌고 흥미로우며 무시무시하면서 두근거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러다 들켜서 수녀들에게 한 소리 듣고 벌을 받는 건 이젠 일상처럼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교단 내에서만 생활하는 이들은 다들 저마다 델리시아와 비슷한 처지였기에 너무 심하게 나무라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신 델리시아가 그렇게 주워들은 이야기를 다른 수녀들과 동기들에게 재밌게 들려주는 식으로 해 줘야 했다고.


성전사를 통해 들은 바깥세상 이야기는 수녀들도 참 좋아했다나 뭐라나.


어쨌든 그날도 감자바구니 몇 개를 혼자 다듬는 형벌(?) 아닌 형벌을 받았는데 이변이 생겼다.


감자를 다듬던 중 웬 기이한 푸른빛에 휩싸이더니 순식간에 던전에 떨어지게 된 것이다.


전이포탈에 대한 악명은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할 만큼 자자하다.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는 던전에 버려 버려야지' 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이게 왜 진짜냐고.)


일단 휘말리면 거의 무조건 괴물들에게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다.


난데없이 던전에 떨어져 고블린들을 마주한 델리시아는 공포에 사로잡혀 어둠 속을 내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따라잡히자 살기 위해 죽자살자 칼을 휘두르며 끊임없이 신을 부르짖었다고.


그렇게 고블린 몇 마리를 죽였지만 평생 싸움이라곤 해 본적 없는 어린 소녀가 얼마나 싸울 수 있었겠나.


체력고갈과 상처들로 금방 한계를 맞이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던 찰나 자신에게 신의 힘이 깃드는걸 느꼈다 한다.


힘과 용기가 솟아나고 상처가 치료되었으며 따스한 온기가 전신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감각.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떻게 하면 그 힘을 불러낼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축복과 기원의 힘 말이다.


추측건데 아마 이때 프레시아의 성녀가 된 게 아닐까 싶다.


신께서 자신을 지켜 주고 계신다는 생각에 델리시아는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힘도 무한히 불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었는지 결국 끊임없이 나타난 고블린들에 의해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17마리나 되는 고블린을 혼자 상대했으니 신의 힘이 대단하다 해야 할지 델리시아의 의지력이 대단하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3마리는 내가 죽였지만.)


그렇게 죽어 가면서도 신께 마지막 기도를 올린 델리시아는 이젠 정말 프레시아의 품에 안기게 될 줄 알았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내가 델리시아의 몸에 빙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째선지 내가 빙의한 이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던 신의 힘이 몸에 깃들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델리시아는 이때의 나를 신 또는 신의 사자 같은 존재라 생각했다고.


그래서 이 빙의 자체를 신의 뜻으로 생각한다는데...


역시 프레시아는 조금 의심스럽다. 아무리 봐도 내 빙의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아무튼, 그렇게 내게 몸을 맡긴 이후로는 보고 들을 순 있었지만 꿈을 꾸듯 부유하는 느낌으로 현실과 내 기억속을 오가며 흐릿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종종 몽롱한 정신으로 뭔가 대답해줬다고 하는데 이건 가끔 대답해줬던 걸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내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델리시아는 프레시아의 품에 안길 각오를 하고 프레시아의 축복을 사용했다고.


애초에 기진맥진한 의식만 남은 상태에서 그만한 축복을 사용했기에 영혼에 큰 충격을 받아 그 이후론 의식이 끊겨버린 것이다.


죽지 않은 게 정말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거의 사자소생에 가까운 기적을 일으켰으니까.


어쨌든 이쯤 되면 프레시아라는 신은 델리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게 확실하다.


프레시아는 델리시아가 처음 던전에 떨어졌을 때도 직접 힘을 내려 줬고 내가 빙의했을 때도 힘을 내려 줬다.


그런데 왜 내가 고블린 무리와 싸우며 죽을 뻔했을 때는 직접 힘을 내려주지 않았을까?


나나 델리시아가 신의 권능을 간청하길 기다렸을까?


나는 신의 권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델리시아의 영혼도 한계에 내몰린 상태였는데?


그땐 정말 죽음에 거의 몸을 담그고 있었다. 죽게 놔둘거면 뭐 하러 성녀로 삼고 힘을 내려 준단 말인가.


간이며 쓸개며 전부 빼줄것처럼 구는 대주교만 봐도 성녀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런 성녀가 던전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다가 정작 죽기 직전일 땐 외면한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추측건데 어쩌면 나의 빙의 이후 제대로 힘을 쓰지 못 하는 상태가 되었다거나?


혹은 남을 멋대로 빙의시킨 대가를 치르고 있다거나?


후... 이 이상은 모르겠다.


어쨌든 중요한 건 델리시아가 깨어났다는 거다.


나는 델리시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몸의 주도권을 옮길 수 있는지도 실험해 봤지만 나나 델리시아나 당장은 방법이 없었다.


아무튼 우린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도 많이 해소됐다.


빙의에 관한 전말과 비밀, 그리고 돌아갈 방법만 알게 되면 소원이 없겠군.


그렇게 되면 나도 이 몸을 델리시아에게 돌려줄 수 있겠지.


그렇게 되는 게 분명 최선이다. 빙의물 최고의 해피엔딩이라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난 반드시 네 몸을 돌려줄 테니까.'


그런데 반드시 몸을 되돌려 줄거란 말에 델리시아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 왜요?


'응..?'


- 왜 돌려주려고 하는거에요?


뭐지.


주인이 따로 있으면 뭐든 돌려줘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아니 그야... 원래 네 몸이잖니?'


- 그냥 오빠가 그대로 쭉 쓰면 안 돼요? 제 몸.


...델리시아야 그게 무슨 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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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던전이여 우리가 왔다 24.09.06 14 0 16쪽
31 자신있어 24.09.05 17 0 15쪽
30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3) 24.09.04 15 0 15쪽
29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2) 24.09.03 15 0 15쪽
28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1) 24.09.02 17 0 17쪽
27 델리시아의 꿈 24.08.30 22 0 15쪽
26 일어나세요 24.08.29 26 0 17쪽
25 더티 파이트 24.08.28 25 0 18쪽
24 호의 24.08.27 24 0 17쪽
23 경력 있는 신입 24.08.26 23 0 16쪽
22 휴식 24.08.23 25 0 18쪽
21 탐험가 24.08.22 25 0 17쪽
20 짐승들 24.08.21 25 0 14쪽
19 예측불가 24.08.20 27 0 17쪽
18 야속한 운명 24.08.19 27 1 18쪽
17 루나 24.08.16 30 0 19쪽
16 삼위일체 24.08.15 2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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