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채집으로 탑 아닌, 산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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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옹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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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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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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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봉인된 카타콤

DUMMY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도착해보니, 그곳에는 비스듬하게 파여진 지면이 나타났다.

사방이 무성한 넝쿨에 가려져 있어 지도가 없었다면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누군가 임의로 깎은 듯한 흙 계단이 아래로 나 있었고.

그 끝에는 사람 서너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문이 있었다.


“점순아 너는 여기서 좀 기다리렴.”


로운이 뒤를 돌아보며 말하자 점순이가 도리질을 치며 말했다.


“여기가 어딘데 그래요, 저도 들어갈래요.”


“안에 뭐가 있을지 아직 몰라. 먼저 들어가서 안전한지 보고 올게.”


점순이가 혼자 있으려니 살짝 겁먹은 것 같았다. 로운은 점순이에게 꼬물이들을 넘겨주며 함께 기다리라고 말했다.


“···알았어요. 빨리 와야 해요.”


그제야 두려움이 가라앉은 듯 로운에게 어서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었다.


로운은 열쇠를 꺼내어 문 구멍에 꽂았다.

육중한 돌문이 드득소리를 들썩거리자 로운은 재빨리 열쇠를 빼고 이를 지켜보았다.


돌문이 모두 열리고 로운이 들어가자 마자 문이 도로 닫혔다.

동시에 오랫동안 갇혀있던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조금 으스스하지만, 시원하군.’


한 발짝 내디디며 루빅스 공방으로 불을 밝히려는 순간,

벽면에 설치된 발광석들이 저절로 불을 밝혔다.


그러자 로운은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숨을 들이켰다.

무덤이나 스켈레톤 따위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사각형 모양의 광활한 공간에는 화려하면서도 기괴한 모습의 꽃들이 만개해있었다.


꽃과 줄기의 크기부터 과장되게 생긴 수술까지, 이곳의 마수 꽃들은 녹마산에서 본 것들보다 두 배는 더 크고 기괴했다.


‘먹이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 저리 크게 자랐지?’


유심히 보니, 이곳의 마수 꽃들은 서로를 영양분으로 삼아 자라고 있었는데, 약육강식의 본능으로 자신들의 몸집을 더욱 불리게 된 것 같았다.


마수 초를 발견한 루빅스 공방이 빙글빙글 돌며 로운의 결정을 기다렸다.


로운은 밖으로 나가 점순이와 꼬물이들을 데려왔다.

꼬물이들은 로운과 함께 신속한 채집을 하기 위해.

점순이는 마수 초를 키운 경험이 있었기에 채집하기 전에 키우고 싶은 꽃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우와-! 이게 다 마수 초들이라고요?!”


점순이는 거대한 마수 초들을 보더니 한동안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생존 본능으로 활력이 넘치는 마수 초들을 보니, 도박장에서 자신이 키웠던 마수 초들이 한없이 보잘것없게 느껴져서였다.


“대박! 저 마수 초는 정말 키우기 힘든데 완전 멋지게 자라 있어요!”


점순이가 뛰어다니며 마음에 드는 마수 초를 고르면 로운은 그것들을 루빅스 공방 안에 보관했다.

씨앗이 있으면 따로 채취해두었다.


“다 골랐지?”


“네, 오빠! 그런데 저 여기에 다른 거 심어도 돼요? 흔향초도 여기서 키우면 될 것 같아요!”


카타콤 안에는 마기를 머금은 충분한 흙이 있었기에 점순이는 여기에 텃밭을 꾸미고 싶어 했다.


“그럼, 우선 이 마수초들은 식인으로 변질할 것 같으니 다 치울게.”


로운은 처음부터 이곳을 마수 초 재배지로 삼을 생각이었다. 다만 마기 머금은 흙을 어떻게 구할지가 관건이었는데, 흙을 따로 깔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로운은 꼬물이들과 함께 모든 마수 초들을 채집했다.


[뼈다귀 마수 꽃을 채집하였습니다.]


[흡수/보관]


약재료에 쓰이지 않는 것들은 흡수하여 에너지만 추출하였다.


잠시 후, 마수 초들은 흔적도 없어졌고, 광활한 예비 텃밭이 마련되었다.


“오빠, 여기 또 문이 있어요.”


점순이가 손으로 가리킨 곳으로 가보니 조금 넓은 복도 끝에 문이 하나 보였다.

로운이 앞서서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점순이 못지않게 놀란 로운의 눈이 왕방울만큼 커졌다.


방 한가득, 수많은 나비를 닮은 마수 무리가 커다란 꽃잎 사이로 나풀나풀 날고 있는 게 아닌가.


‘포라티아 마수가 왜 여기 있지?’


포라티아 마수는 주로 식물계열 흑마법사들은 물론 일반 마수들도 키우는 마수로 다른 마수들보다 비교적 친근한 이미지를 준다.

하지만, 예민한 포라티아는 사육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런 포라티아가 이런 지하 묘지에서 자라고 있었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아마 이 밀폐된 곳에서 자유롭게 꿀을 먹으며 번식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로운의 뒤를 따라온 점순이가 포라티아를 보며 또다시 놀라며 물었다.


“꺄아, 너무 아름답다. 오빠, 채집할 거예요?”


로운이 잠시 망설이던 그때였다.


점순이의 외침에 침입자의 존재를 눈치챈 수많은 포라티아 마수들이 일제히 천장으로 날아올랐다.

이내 색색의 꽃가루를 로운을 향해 뿌려댔다.


로운은 재빨리 점순이를 감싸 안았다.

보호막이 생성되어 포라티아의 가루에 맞지 않았다.


“왜, 갖고 싶어? 저것들은 겉모습은 화려하고 예쁘지만, 마수는 마수야. 화려한 외모로 이목을 끈 후 각종 꽃가루로 목숨을 앗아가지.”


점순이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멍한 눈동자로 로운을 올려다보았다.


마수가 뿌린 꽃가루들이 로운의 보호막에 닿자 타닥거리며 사라졌다.


“···죄송해요.”


점순이는 마수의 화려한 겉모습에 반해서 조심스럽지 못하게 구는 바람에 로운이 위험해진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그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런데도 키워 보고 싶다면, 애벌레부터 키워봐.”


“네?”


꼬물이들과 포라티아 마수들을 순식간에 채집해 버린 로운.

그는 한쪽 구석으로 다가가 하얀 누에들을 가리켰다.


점순이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


집으로 돌아온 로운은 저녁 식사 후 마당에 나와 있는 도봉식을 보며 말했다.


“아저씨, 오늘 오후에 만락봉에 같이 가실 수 있으세요?”


“···뭐? 네가 거긴 왜 가느냐?”


“왜긴요, 채집하러 가는 거죠. 왜 놀라시고 그러세요?”


마수 사냥이라면 누구보다도 신나 할 도봉식이 정색한 표정으로 묻자 로운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혹시 상태 이상 마법을 걱정하여 그러는 건가?

로운이 그 문제에 대해 말하려고 할 때였다.

도봉식이 단호하게 말했다.


“허험, 아니··· 거긴 내일 가자꾸나. 오늘은 어딜 좀 가야 하거든.”


로운은 의외의 대답에 잠시 망설였다.

내일 가도 안 될 건 없었지만, 마수들이 오늘보다 내일, 얼마나 강해질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로운은 도봉식 없이 가는 것보단 있는 편이 훨씬 수월했기에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좋아요. 대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해요.”


로운이 웃으며 말하자 도봉식은 안심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날, 로운은 아침 일찍 시내 향했다.


오늘은 반우림도 만나고, 만락봉은 내일 가기로 했으니 ’다크 한‘의 가게에 가서 화염 골렘 부산물을 팔고, 만락봉에 도움 될 화살을 구매할 생각이다.


곧바로 도축장에 들러 하급 마수 사체와 부산물을 팔고, 다크 한의 가게로 향했다.


로운이 골렘 돌덩이를 꺼내며 물었다.


“이거 얼마에 팔 수 있죠?”


“화, 화염 골렘 보스를 잡으셨습니까? 손님?!”


첫 만남 때는 감정을 숨기며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던 다크 한이 이제는 대놓고 놀란 마음을 드러냈다.


“네, 바로 보고 아시는군요. 오늘은 마정석들도 많이 팔 거니까 계산 잘 해주시고요. 혹시 마법이 부여된 화살 있을까요?”


쉽게 팔리는 속성 마정석을 제외한 채굴에서 캔 다른 마정석들을 모두 꺼냈다.


로운이 가져온 물품들을 감탄 어린 눈으로 살펴보던 다크 한은 마지막 물음에 고개를 들었다.


“있고 말고요. 어떤 화살을 찾으시나요?”


“화염 마법이면 좋겠어요.”


다크 한이 박수를 치자 날렵한 눈빛의 부하 같은 직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기합 소리 한 번 내지 않더니 화염 골렘 돌덩어리와 마정석을 운반했다.


잠시 후, 다크 한은 화살이 가득 담긴 화살통 몇 개를 안고 왔다.


“이 화살들은 마법 ’파이어 볼‘과 같은 파괴력을 지녔고, 이건 주위의 것을 모두 불태워 버리는 화염 마법이···, 그리고 이건 폭발력이 담긴···.”


다크 한이 열심히 설명했지만, 로운이 바라는 기능들은 아니었다.


“파괴력이나 폭발력 같은 거 필요 없고, 그냥 살짝 달궈진 화살 같은 거 없을까요?”


“그건 너무 약할 텐테요 손님···.”


“네, 약한 걸 원해요. 네크라 껍질만 뚫으면 되거든요.”


로운이 말하자 다크 한의 야무지게 다문 입이 쩍 벌어졌다.


“손님, 설마 만락봉에 가시는 겁니까?!”


다크 한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묻어났지만, 그이 표정은 다시 침착하게 돌아와 있다.

다만 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만락봉에 간다던 손님들은 두 번 다시 보질 못했다.


기껏 초대장까지 줄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손님이었는데.

거물이다 싶었더니 이렇게 또 헤어지다니.


요즘 따라 손님 복이 지지리도 없는 것 같아 울적해진 다크 한.


“있으면 빨리 좀 갖다주시죠. 사장님.”


한동안 말이 없던 다크 한은 로운의 재촉하는 말에 부하를 시켜 그가 원하는 화살을 가져다주었다.


“서비스로 다른 기능 화살 몇 개 넣었습니다. 손님.”


“네, 안 주셔도 되는데, 아무튼 감사해요. 사장님.”


로운은 마수 사체를 훼손하지 않게 사냥했기에 필요한 화살은 아니었지만, 임시로 몇 개 챙겨 둔다고 나쁠 건 없었다.


“그럼,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십시오. 미리 명복을 빕니다. 손님.”


“?!”


로운은 이상하게 인사하는 다크 한을 뒤로하고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다다르자 노트북을 접고 일어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반우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로운이 나타난 방향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그녀의 몸이 로운이 다가오는 쪽을 향해있었다.


“일찍 나와 있었네요.”


로운이 내리자 그녀는 꼬물이들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냐옹-!”


꼬물이들도 그녀를 반기며 애교를 피워댔다.


반우림은 바로 벤츠에 앉아 노트북을 꺼내고는 만락봉 지점을 확대해 보여주었다.

꼬물이들도 로운의 무릎 위에 앉자 화면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나타난 콩쥐도 자기 전용 조각을 타고 반우림의 노트북을 내려다 보았다.


그녀가 보여준 화면 속 만락봉은 온통 거미줄로 도배되다시피 되어 있다.


- 모든 길이 거미줄에 막혀 있어.


반우림이 채팅창을 켜고 글자를 쳤다.

안 그래도 로운도 보며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 여기 들어가면 못 나와.


그녀는 다시 로운에게 거미줄의 위험성을 알렸다.


“흠···.”


한두 개의 거미줄은 도봉식의 힘으로도 충분하지만, 이건 아예···.

여기 들어갔다간 구멍이 숭숭 나 있는 식빵 속에서 헤매는 개미가 된 기분일 터였다.


“전에처럼 잠시 마나 흡수로 제압할 순 없어요?”


- 응. 그 기능은 범위가 너무 좁아서 안 돼. 그리고, 자주 쓸 수 없어.


“그럼 좋은 방법 없을까요?”


- 방법은 많지.


엥? 그럼 어서 내놓거라.

로운은 속으로만 말하며 그녀의 옆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키보드를 두드리기만 했다.


- 첫 번째 방법은, 네크라 마수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지나가는 거야. 움직일 땐 상태 이상 마법을 못 쓰니까 먹이를 향해 달려갈 땐 안전해.


“먹이 한두 마리론 안 되잖아요.”


로운은 식빵처럼 뒤덮힌 거미줄에 먹이를 던져 준다고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거미줄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까 큰 먹이가 걸리면 근처 네크라 마수들이 몰려들 거야.


“큰 먹이라면··· 어느 만큼일까요.”


- 사람 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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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인된 카타콤 NEW 8시간 전 77 4 12쪽
42 위기의 파트너십 24.09.18 207 10 13쪽
41 사이버 워커의 즉사기 24.09.17 270 14 14쪽
40 그녀는 능동형 각성자 24.09.15 381 16 13쪽
39 첫 게이트 배달(3) 24.09.14 416 14 14쪽
38 첫 게이트 배달(2) 24.09.13 447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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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정수가 깃든 서펜스 스테이크(1) 24.09.05 556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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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맹독봉 정복(1) 24.08.31 603 21 13쪽
26 신수지기(2) 24.08.30 628 23 14쪽
25 신수지기(1) +2 24.08.29 653 24 13쪽
24 선물(2) 24.08.28 651 23 14쪽
23 선물(1) 24.08.27 689 22 15쪽
22 장난감 공방 24.08.25 700 24 12쪽
21 각성 검사 24.08.24 714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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