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채집으로 탑 아닌, 산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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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옹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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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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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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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봉 정복(3)

DUMMY


약초밭에 물을 주고 있던 이학수

심상치 않은 기운에 불현듯 일어나 녹마산을 바라보았다.


[맹독봉 베놈 울프의 서식지가 ‘녹마산 지킴이’에게 정복되었습니다.]


[맹독봉의 정기 일부 돌아옵니다.]


일부 힘이 돌아온 이학수는 독이 끊임없이 나오는 맹독의 항아리와 그 힘을 차단하기 위해 쳤던 결계를 떠올렸다.


그 항아리는 아무도 건드릴 수 없었다.

근처에 가는 즉시 녹아내렸으므로.

그런데 서식지가 정복되었다는 건 누군가가 독항아리를 없앴다는 뜻.


‘설마, 도봉식 발견한 건가···.

허나, 도봉식은 그 독을 견디지 못할 것인데···’


그때, 시끄러워진 커뮤니티를 보고 나서야 무슨 일인지 알게 되었다.


‘로운이, 내 아들이···.’


이학수는 로운이 베놈 울프의 서식지를 토벌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아들의 능력이 특출났지만, 그 독 장벽을 무슨 수로 깨뜨렸을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감회가 새로웠다.


이학수는 과거, 녹마산과 신수들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결계를 쳤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힘 일부와 함께 아들 로운의 잠재된 힘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로운이 타고난 엄청난 잠재력을 결계에 사용한 것이다.


그간 아들의 힘을 빌렸다는 죄책감과 로운이 자라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봐 얼마나 마음 졸이며 살았는지 모른다.


로운이 스무 살이 될 때였다.

아들의 힘이 가장 많이 봉인되어있는 열 번째 봉우리.


우연인지는 몰라도 어미 고양이 신수가 그곳을 정복하고 난 후 죽고 말았다.


그로 인해 아들의 능력 일부가 서서히 깨어났고, 이학수는 남겨진 새끼들을 거두었다.


‘기특한 녀석···.’


로운이 나중에라도 국가직 각성자로 가길 원한다면 놓아줘야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들의 힘이 녹마산을 위해 쓰일 수 있어 기뻤다.


로운과 도봉식이 베놈 울프 서식지의 맹독의 항아리를 탈환했다면 다음은 ‘녹스 서펜스’의 서식지로 향할 터였다.


하지만, 그들이 서식지에 도착할 무렵이면 해가 지고 있을 것이다.

마기가 짙어지면 녹스 서펜스 독의 위력이 한층 강해진다.


그것들의 독은 베놈 울프 보스의 독 장벽보다 훨씬 강력했다.

서펜스의 독은 스며드는 습성이 있어 보호막도 뚫어 버리는 데다 해독제가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무리하지 말고, 어서 돌아와야 할 텐데···.’


**


[맹독의 항아리를 획득하였습니다.]


[보관/흡수]


로운은 보관을 선택했다.

베놈 울프의 독은 그 어떤 독보다 강력하니까 반드시 쓰임이 있을 터였다.


그때였다.

루빅스 공방에서 메시지를 보냈다.


[고대 서적 봉인 해제가 완료되었습니다.]


‘거참 오래 걸렸네.’


로운은 아버지 이학수가 다운그레이드 물약 제조법 때 받은 고대 서적이 담긴 조각을 들여다보았다.


“혹시, 맹독으로 뭐 만들 수 있는 거 있어?”


로운이 묻자, 루빅스 공방은 고대 서적의 내용을 일부 알려주었다.


[독 중화제]


- 모든 독을 중화하여 중독된 물질을 본연의 성질로 되돌릴 수 있다.


*주의 사항 : 해독제와 사용 금지


‘음? 중화제라고?’


레시피를 살펴보니 제조 등급은 중급이었지만, 효과는 거의 레전드인 것 같았다.


‘주의 사항만 조심해서 쓰면 되겠네.’


이게 은근히 까다롭긴 했다.

해독제에도 몇몇 독초가 들어가기도 했고, 반대로 독 중화제에도 독이 들어가니 서로의 독 성분을 방해하여 나타나는 부작용이 천차만별일 테니까.


“재료 있으면 만들어 놔 줘.”


고대 서적에는 대부분 디버프 계열 레시피가 적혀 있었는데, 중화제는 정화수만큼은 아니지만, 번번이 들어갔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독 중화제를 제조합니다···1]

[독 중화제를 제조합니다···2]


제조 속도가 빠른 건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때, 띠링 소리가 울리며 채팅창이 열렸다.

인제 보니, 온라인 공방에서 온 메시지만 알람이 울리는 것 같았다.


- 항아리 위치 가르쳐 줬으니, 약속은 반드시 지키세요!


‘음? 무슨 약속을 말하는 거지?’


가만히 기억을 더듬고 있는데, 지도 그림이 떠올랐다.


- 지도에 남긴 위치로 내일 저녁 5시에 고양이들을 데리고 오세요. 반드시 혼자와야 합니다.


‘아, 혹시 고양이 만지게 해달라는 그거 말하는 건가?’


로운은 마치 아이를 찾고 싶다면 5시까지 혼자 오라는 유괴범처럼 구는 사이버 워커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다음에 이어지는 메시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 만약 내 말을 어길 시엔, 마법 네트워크망 연결은 없던 일로 함은 물론이고, 내 영역 안에 당신의 사이트가 접속하지 못하도록 영구 차단할 거예요.


- ···알겠음


사이버 워커는 그 말을 끝으로 이제 볼일을 다 본 사람처럼 더는 말이 없었다.


‘별 희한한 눔이 다 있네···.’


좋아하는 표현이 서툰 건지 몰라도, 울 꼬물이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은 것 같았다.


‘흠, 그래도 협박까지 할 필요야 있나.’


로운은 돌아온 콩쥐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 주며 생각했다.


‘울 콩쥐는 안 보고 싶은가?’


너무 작아서 아직 못 본 걸 수도 있다.

잘됐어. 이상한 놈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으니까.


‘콩쥐야 계속 꽁꽁숨어 있거라.’


로운은 사실, 콩쥐가 맹독 항아리 곁으로 다가갈 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었다.


항아리를 감싸고 있는 독 보호막을 뚫기 위해 중급 해독제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할 것 같았고, 그러다 보면 해독제가 모자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녀석은 보호막과 항아리가 있는 돌 안으로 일말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뿐히 통과해버렸다.

그 덕에 일을 쉽게 끝낼 수 있었다.


콩쥐가 아니었다면 해독약도 다 떨어지고, 결국 도봉식의 말처럼 포기하고 내려가야 했을 수도 있었다.


“콩쥐는 오늘 특별식 만들어줄게.”


물론 로운이 만들 건 아니고.

요리 각성자인 어머니 손수희 여사가 만들 거지만.


“냐아옹-?!”


뭐냥, 내 것도 당연히 만들어주겠지? 라고 하는 수랑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래, 욘석들. 우리 다 같이 손수희 여사한테 가서 만들어 달래자.”


“미옹-! 미옹-!”


솔이가 신이 났는지 구급차처럼 박자를 맞추며 울어댔다.

아마, 맛난 밥-! 만난 밥-! 뭐 이런 말을 반복 중일 것이다.


로운이 꼬물이들과 콩쥐를 보며 혼잣말하고 있자 얼빠진 얼굴로 서 있던 도봉식이 물었다.


“신수들 말을 알아들어?”


“···뭐 대충요.”


로운은 과거, S급 테이머였기에 녀석들의 말을 대충 감으로 알아듣는 중이었다.

그런데, 신수지기들은 신수들의 말을 못 알아듣는 건가?


의문이 든 로운이 도봉식에게 물어 보았다.


“인간이 무슨 수로 알아듣겠냐. 신에 가까운 신수들의 말씀을.”


“에?”


“니 아버지랑 로운 네가 특별한 거란다.”


흐흠, 말씀이라뇨, 고작 밥 달라는 말인데요.

로운은 차마 회귀 전 자신이 테이머여서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어 입을 다물었다.


신수들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테이머로서의 경험 때문인지, 아니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신수 말을 알아듣는 게 특별한 건가? 로운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이학수가 신수들과 주절주절 말하는 걸 봐서 그런지 그 모습이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도봉식이 꼬물이들보며 웃고 있는 동안 로운은 미션 창을 확인해 보았다.


◇ 녹마산의 봉우리 정복

- 마기로 잠식된 열두 개의 봉우리를 정복하여 마기를 정화하고 마수들을 토벌하세요.


[녹마산에 마독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열두 개의 봉우리 중 ‘맹독봉’을 정복하여 이를 막아 주세요.]


1. 중급 마수 ‘베놈 울프’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정화하세요.


- 베놈 울프 120마리 (120/120)

- 정화 물약 제조 200개 (0/200)

- 살무초 씨앗 50개 채집 (0/50)


마릿수가 모자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120마리 모두 잡았다.

거의 아이언 술사가 잡은 것이었다.


미션 창을 확인하며 루빅스 공방으로 정화 물약 제조를 자동으로 돌려놓았다.


“이제 약초 좀 캐다가 내려가죠.”


로운이 주위에 널린 살무초를 보며 말하자 도봉식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마수 초는 뭣하러?”


“씨앗 좀 채취하려고요.”


로운의 말에 도봉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건조한 땅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마수초 채집은 약초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캐야만 했기에 시간이 좀 걸릴 터였다.

안 그러면 금방 시들어 버릴 테니까.


“난 채집할 줄 모르니, 한숨 자련다.”


“주무실 시간은 안 될 텐데요.”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내려가려고?”


도봉식이 눕혔던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아니요. 곧 끝날 거라서요.”


“?”


로운의 말이 끝나자 꼬물이들이 살무초 밭으로 뛰어갔다. 동시에 루빅스 공방 조각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촤라락-


투명한 루빅스 공방들이 살무초 위를 스쳐 지나갔다.

지나간 자리로 누가 오려 낸 듯 뿌리째 사라지는 살무초들.


도봉식은 입을 떡 벌리며 로운에게 물었다.


“로운아, 그 장난감 같은 조각들 말이다. 정말 채집한 게 맞어? 보고 또 봐도 놀랍구나.”


로운은 씩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정화 물약 제조 200개 (30/200)

- 살무초 씨앗 50개 채집 (70/50)


살무초는 금방 채집했고, 정화 물약 제조가 남았다.

도봉식과 수다 떠는 사이 어느덧 30개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더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상해서 공방 안을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정화수가 부족하다.


“아저씨, 내려가는 길에 약수터에 좀 들러요.”


“왜, 물초라도 캐려고?”


“아니요. 정화수 좀 구하려고요.”


도봉식은 로운이 정화수 추출물 재료인 물초를 캐는 게 아닌 정화수를 구한다는 말에 의아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로운이 착각했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약수물은 정화수를 대체할 수 없어. 예전엔 정화수 연못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서펜스 서식지에 있지. 헌데, 그 뱀 새끼들이 그 귀한 정화수를 독물로 바꿔 버렸다는구나.”


도봉식은 분하고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

술사에게는 정화수가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했다. 물약을 많이 제조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약재료의 부재 다음으로 정화수의 부족이었으니까.


“그럼 서펜스 서식지로 가요. 온 김에 다 채집하죠. 뭐.”


로운은 쉬엄쉬엄하려고 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물초의 정화수는 루빅스 공방으로 추출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양이 그리 많지 않았고, 겨울이 되면 물초는 물론이고, 녹마산의 많은 약초가 사라질 터였다.


“헌데, 이번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서펜스의 독은 그 어떤 해독제로도 해독할 수 없으니까.”


맞는 말이었다. 아이언 술사는 몸을 쇳덩이로 만들어 방어할 능력이 되겠지만, 로운은 보호막이 전부였다.

하지만 서펜스의 독은 보호막에 들러붙었다가 스며들어 온다.

보호막을 해제하자마자 서펜스에게 물릴 것이고.


“전 괜찮아요. 아저씨.”


“······.”


도봉식이 재차 말렸지만, 로운은 서펜스 서식지로 이미 마음을 굳힌듯했다.


도봉식이 서펜스들을 처리할 동안 정화수도 담고, 서펜스 알도 찾고, 고기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서펜스 알은 먹을 수도 있지만, 알의 성질을 변화시켜 부화시킬 수도 있었다.


물론, 이건 쉬운 일이 아니긴 했지만, 부화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판다면 그 가격이 최소 1억은 넘는다.


‘알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지.’


그뿐만 아니었다.

세펜트 고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풍부한 영약이라고 마수 도감에 적혔었다.


당연히 마기를 제거하고 먹어야겠지만.

서펜스 고기 맛은 담백하고 쫄깃쫄깃하여 꼬챙이에 꽂아서 구워 먹으면 겉바 속촉으로 그 맛이 일품이었다.


한마디로 뭣하나 빼 먹을 수 없는 약재료와 부산물들이었다.


‘하, 다 잡으면 바로 구워 먹어 봐야겠군.’


새로운 약재료들과 정화수를 얻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로운은


멀찍이 걱정 가득한 얼굴을 한 도봉식을 향해 소리쳤다.


“아저씨, 어서 가자고요!”


“냐오옹-!”

“미옹-, 미옹-!”


도봉식은 뭐 마려운 사람처럼 안절부절 서 있다가 꼬물이들까지 재촉하자 마지못해 움직였다.


그는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댔다.


“이학수가 지랄해도 난 모른다. 난 싫댔는데, 로운이 네가 조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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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장난감 공방 24.08.25 54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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